우리나라 살고싶은 곳 - 금강변의 고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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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jy9713
2024.01.06. 18:35조회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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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일의 새로 쓰는 택리지 1 : 살고 싶은 곳
금강변의 고을들
적등산(赤登山: 적상산을 말하는 듯함) 남쪽 용담에 주줄천(珠崒川)이 있고, 금산에는 잠원천(潛原川)이 있다. 장수에는 장계(長溪)가 있고, 무주에는 주계(朱溪)를 꼽을 수 있다. 이 네 곳은 시내와 산이 지극히 아름답고 토지가 비옥하여, 목화와 벼가 잘된다. 들판에는 농사 지을 물이 풍부해 풍년과 흉년을 모르는데, 이러한 점은 또 태백산ㆍ소백산 지역과 황강 상류의 지역에 비할 바가 아니다.
- 『택리지』 「복거총론」
이중환은 예안과 안동, 순흥, 예천 등 태백산과 소백산 아래의 지역을 ‘신이 가르쳐 준 복지’라 하여 전국 제일의 거주지로 꼽았다. 백두대간이 지나는 길목에 태백산, 각화산, 문수산, 선달산, 소백산 등 큰 산이 자리 잡고 있으며 그 산 아래에 낙동강의 지류인 금계천, 죽계천, 사천, 낙화암천, 운곡천, 황지천, 철암천 등 수많은 물줄기가 사람이 살 만한 땅을 펼쳐 놓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로부터 이곳 양백지역(兩百地域)은 정감록의 비결처이자 십승지 중의 한 곳으로 알려져 왔다.
그리고 두 번째로 꼽았던 곳이 진안, 금산, 장수, 무주 등의 금강 상류 일대이다. 현재 진안의 운장산 자락에서 발원한 주자천은 경치가 좋기로 소문난 운일암(雲日巖)과 반일암(半日巖)을 지난 뒤 용담댐으로 접어들었다가 금강으로 합류하고 금산의 봉황천과 조정천 역시 금강으로 접어든다. 또한 장수의 장계천은 장수천과 합하면서 금강으로 유입되고, 무주의 남대천은 구천동 계곡을 지난 뒤 무주읍 대차리에서 금강으로 들어간다.
대둔산 구름다리
금강 상류 일대는 시내와 산세는 뛰어나지만 들이 넓지 않다. 이중환이 살았던 당시에 삶이 팍팍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 일대는 이중환이 기록한 바와 같이 시내와 산세는 뛰어나지만 들이 넓지 않아 당시에 삶이 팍팍할 수밖에 없었다. 근래에 접어들어 금산과 진안 일대는 인삼의 주산지로, 장수는 사과로, 무주는 관광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이중환은 “네 고을 중간에 전도(前島)ㆍ후도(後島)ㆍ죽도(竹島)라는 경치 좋은 곳이 있다”라고 하였는데, 전도와 후도는 금산군 부리면 방우리 일대의 앞섬과 뒷섬을 이르는 말이며, 죽도는 현재 용담댐이 있는 진안군 상전면에 위치한 곳으로 조선조 중엽 기축옥사의 주인공 정여립이 의문사한 곳이다.
이중환 역시 “비록 냇가와 산의 좋은 경치는 있지만, 농사지을 땅이 조금은 멀고 많지 않은 것이 결점이다. 그러나 네 고을의 동쪽과 서쪽은 산이 높고 골짜기가 깊기 때문에 난리를 피할 만한 곳이 가장 많다”라고 하여 생리가 부족함을 지적하고 있다. 반면에 골이 깊어 인공의 손길을 타지 않아 요즘에는 피로에 지친 도시민의 휴식처가 되거나 전원생활을 즐기려는 사람에게 알맞은 곳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진안 주천의 운일암, 반일암과 용담댐 등을 지나 북쪽으로 흘러내려간 금강은 다시 동쪽으로 굽이쳐 제원을 지나 영동군 양산면에 이르러 양산팔경을 펼쳐 놓는다.
영동 죽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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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변의 고을들 (신정일의 새로 쓰는 택리지 1 : 살고 싶은 곳, 2012. 10. 5., 신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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