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8월 14일 갑자기 일본 총리 기시다는 기자회견을 자청합니다. 일본 언론들과 국민들은 난카이 대지진과 관련된 일이 아니겠냐고 판단하는 분위기였습니다. 하지만 기시다의 입을 통해 나온 것 다음달에 있을 예정인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에 불출마하겠다는 것이였습니다. 일본 자민당 총재가 일본의 총리를 맡게 되는 것을 감안하면 기시다는 총리 연임을 포기한 것입니다. 물론 그동안 낮은 지지율과 이런 저런 당내 정치자금 스캔들로 연임이 가능할까 여겨진 것도 사실이기 때문에 그다지 놀랄 소식은 아닌 것으로 받아드려지는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기시다의 불출마 선언이 시기상 상당히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습니다. 지진과 잇딴 태풍으로 일본 전역이 뒤숭숭한데다 일본 최대명절 연휴 전날 갑자기 국민에게 불안을 줄 수 있는 발표를 하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 자민당 내에서도 나오고 있습니다.
기시다의 불출마소식은 국민들에게 또 다른 반응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기시다의 불출마는 정치적 결정이 아닌 또 다른 요인이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이른바 총리 기시다가 총리를 그만 두겠다는 것에 뭔가 말하지 못할 원인이 있을 것이라는 반응입니다. 이른바 일본 탈출이라는 자신의 목표를 위해 스스로 물러나는 쪽을 택했다는 생각입니다. 총리 기시다는 최근에 대지진과 관련된 여러가지 정보를 입수하고 그와 관련된 자신만의 결단을 한 것이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국민들이 그렇게 판단할 수도 있는 정황증거가 존재합니다. 총리 기시다의 행보가 지난 8월 8일 일본 미야자키현 앞바다에서 발생한 7.1의 강진이후 달라졌다는 시각입니다. 그리고 이어서 일본 기상청은 난카이 대지진 경보를 발령했습니다. 어마어마한 지진이 일본 난카이 해역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입니다. 또한 지난 9일 후쿠시마원전에서 발생한 대규모 오염물질 유출사건도 총리 기시다의 심정에 변화를 줬을 수도 있다는 의견입니다. 실제로 미야자키현 지진이후 총리 기시다의 행보에 의문을 제기하는 소리가 많습니다.
지금 일본에서는 '기시다의 실종된 48시간'이라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기시다는 예정된 중앙아시아 5개국 방문을 전격 취소했습니다. 국내에서 대규모 지진이 발생할 것에 대비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그는 총리관저에 숨어버립니다. 이틀동안 단 한발자국도 나서지 않았다고 일본 언론은 보도하고 있습니다. 지진피해자들에 대한 구조활동과 응급대책 마련을 위해 총리 관저에 머물렀다고 말했지만 석연치 않은 해명입니다. 방재담당상과 지진 대응을 협의하고 대책 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지만 방재담당상과의 회의에 기시다는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렇다면 그 시간동안 그는 무엇을 했고 무엇을 생각했을까요.
일본인들 상당수는 총리 기시다가 누구도 막을 수 없는 최악의 재난을 앞두고 일본의 최고 책임자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에 대단한 위기감과 부담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과 조만간 닥칠 대재앙에 스스로 살 궁리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을 하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한국전쟁때 수도 서울을 버리고 달아나던 한국의 당시 대통령인 이승만을 소환하는 부류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자신은 남쪽으로 달아나면서 서울의 시민들에게는 서울을 사수하라는 방송을 해댄 한국의 대통령처럼 기시다도 그런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죠. 미국의 영화인 돈 룩업에 나오는 미국 대통령과 핵심 간부들이 국민들에게는 거대 혜성이 날아오는 하늘을 처다보지도 말고 평온하게 행동하라고 한 뒤 자신들은 몰래 준비한 위성을 타고 지구탈출을 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것입니다.
2024년 8월 15일은 일본이 태평양 전쟁에서 패망한지 79주년 되는 날입니다. 한국도 갈라진 광복절 행사를 하면서 뒤숭숭한 분위기속에 하루를 보냈지만 지금 일본도 매우 뒤숭숭한 가운데 한국의 추석과 비슷한 명절인 오봉절을 지내고 있습니다. 일본인들의 대다수는 이런 저런 소식 즉 난카이 대지진이 그야말로 조만간 발생할 것이고 앞으로 많은 태풍들이 일본을 강타해 큰 피해를 줄 것이라는 소식에 뒤숭숭한 분위기속에 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일본 언론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일본인들의 불안감은 최근 급등하고 있는 항공편 티켓값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가격이 평소가격보다 4배에서 8배까지 치솟고 있습니다. 오봉절 연휴를 맞아 해외로 나가려는 사람들이 급증한 탓입니다. 단순한 여행목적이 아닌 자연대재난을 일시적으로 피해보려는 인파로 추정됩니다.여기에 일본에 거주하는 중국인들이 대거 자국으로 돌아가려는 움직임도 티켓값 폭등을 야기하고 있다고 일본 관광업계는 보고 있습니다.
일본인들은 이런 상황을 지켜보면서 과연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물론 총리 기시다가 정말 일본 탈출을 생각해 총리직 재도전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국가에 대재난이 예고되어 있는데 최고 책임자라는 인물이 책임을 지지않겠다는 몸짓을 보인 것이라고 판단할 수도 있습니다. 대재난앞에 국민들을 버리고 혼자 살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그런 책임자를 믿고 사는 것이 맞는 것인지 회의감이 들 수도 있습니다. 지금 벌어지는 일본과 한국의 사정은 일종의 동병상련의 심정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억측일까요. 솔직히 광복절에 일본을 거론하기도 생각하기도 싫지만 현실이 그렇지 않습니다. 여기저기가 뒤숭숭합니다.
2024년 8월 16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