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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투병일기(여기에 쓰세요):
안녕하세요?
카페를 알게 된 후 자주 들어와서 좋은 정보 얻었는데, 글은 처음 쓰네요.
제가 그랬듯이 수술을 앞두고 있는 분들께 제 경험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해서 수술 후기를 올립니다.
1. 발병 확인
제가 평소 튼튼하고 소화력도 좋은데, 어느날 새벽에 배가 아파서 혹시 장염이 아닌가 싶어 동네 내과에 갔다가,
의사선생님이 갑상선이 많이 부어 보인다며 초음파를 해보시더니,
왼쪽갑상선에 이상한 결절이 보인다며 서울성모병원에 진료의뢰서를 써 주셨습니다.
선생님께서는 미리 걱정할 필요는 없고 양성일 가능성이 크니 검사 한 번 해보라고 말씀하셨지만,
표정은 좀 심각한 것 같아서 대강 마음 준비는 하고 성모병원에서 조직검사(세침검사)한 후 갑상선 유두암 확진을 받았습니다.
왼쪽 0.9cm. 초음파상으로는 초기에 해당한다고 하더군요.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이 없었기 때문에, 막상 암이라고 하니 좀 막막하고 당황스럽기는 했는데, 이렇게 된거 어쩌겠냐 싶어 빨리 받아들이고 갑상선암에 대해 정보를 수집했습니다.
2. 수술 방법, 수술할 병원 및 의사 선생님 정하기
수술 방법은 로봇 수술을 하기로 정했습니다.
일단 미혼에, 엄마께서 뇌출혈 수술을 받은 적이 있어서 너무 놀라실까 봐 말씀드리지 않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엄마들은 말씀드린 만큼만 걱정해 주시면 되는데, 항상 너무 크게 걱정을 하셔서... 그게 다 자식 사랑하는 마음인 줄은 알지만,
과년한 딸은 그래서 너무 죄송하기만 합니다. 어쨌든 암에 걸린 것도 불효, 말씀드리지 않은 것도 불효... 그래서 평생 비밀로 하기로 형제들과 약속하고..)
로봇수술에 대한 여러 문제점들을 읽다 보니, 고민은 되더군요. 그래도 로봇수술로 결정.
제 판단으로는 목절개나 로봇 수술이나 수술 방법과 비용의 차이일 뿐, 수술 경과에는 큰 차이는 없을 것 같았습니다.
제 판단에 확신이 서지 않으면, 나중에 어디가 조금만 아파도 로봇 수술을 해서 아픈 것처럼 생각이 들까 봐서요.
로봇 수술 경험이 많은 신촌세브란스 병원을 선택했고, 정웅윤 선생님은 대기자가 많다고 해서 정종주 선생님께 받기로 했습니다.
3. 입원 - 수술 - 퇴원(12월 23일~12월 27일(4박 5일))
1) 12월 23일 입원
오후 4시에 갑상선암 수술에 대한 설명회를 들을 후, 입원 수속을 밟아서 1인실(하루 33만원~ㅜㅜ)에 입원했습니다.
크리스마스 연휴에 제 병간호를 해 줘야 하는 동생을 위해 입원 내내 1인실을 쓰기로 했습니다.
정종주 선생님이 회진 오셔서 내일 10~12시 사이에 수술할 거고, 걱정하지 말고 푹 자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밤 12시부터 금식.
2) 12월 24일 수술
새벽에 간호사님이 여러가지 수술 전 조치를 취하느라 몇 번 오셨습니다.
6시 50분쯤 간호사님이 다시 등장.
간호사님이 지금 수술 들어간다고 긴 머리를 양갈래로 묶으라고 고무줄을 주시고, 곧 이어 수술실로 갔습니다.
자다 말고 수술을 하게 되니깐 이게 뭔일인가 싶어서 정신이 없더라고요.
얼마 후 로봇수술방에 들어가고, 한 의사 선생님이 호흡기 같은 걸 씌워 주며 숨을 쉬라고 해서 두 번쯤 숨을 쉬다가
"이제 마취되는 건가요?"라고 물어봤더니 "네~" 하셨고 "아아~~~" 했는데 그 이후에 기억이 없습니다.
얼마 후, 누가 이름을 부르길래 대답을 했어요. 왼쪽 목이 좀 뻐근한 걸 느끼고야, 수술 끝났구나 싶었어요.
수술 대기실에서부터 병실로 올 때까지 3시간 30분(아침 7시~ 11시 30분) 걸렸습니다.
병실로 옮겨져서 말을 해보니 목소리는 잘 나왔습니다.
병실에 오자마자 얼마 안 있어서 혼자서 화장실에 다녀왔고, 심호흡도 열심히 조금 했습니다.
기도삽관 때문에 목이 좀 아픈 거 빼고는 특별히 아픈 데는 없었고, 저녁에 나온 죽도 잘 먹었습니다.
의사선생님이 회진 오셔서 역시 로봇 수술이 회복이 빠르다며 밥 먹을 수 있으면 밥먹어도 된다고 하셨습니다.
제가 워낙에 체력도 좋고 수영도 열심히 하는데, 그것도 한 몫 한 듯합니다.
수술을 앞두신 분들은 열심히 운동을 해 놓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친구들이 문병 와 있었는데, 선생님이 수다 떨지 말라고 그러다 목소리 안 나온다며 될 수 있으면 말하지 말라며 엄포를 놓으셨습니다.
3) 12월 25일~26일(수술 다음날, 다다음날)
선생님의 말씀처럼 전날 수다를 많이 떨었더니, 목소리가 갔습니다..ㅠㅠ
그래서 필요한 말만 속삭였습니다.(자고로, 선생님 말씀은 잘 들어야 합니다...^^::)
목 운동은 좀 당기기는 해도 참을 만 해서 열심히 했습니다.
식사 후에는 병동을 두 바퀴씩 돌았습니다. 수술 다음날 오후쯤, 팔에 링거를 다 뽑은 후부터는 움직이기가 훨씬 자유로웠습니다.
가래는 계속 조금씩 나오고, 기침도 간혹 했습니다.
손발저림이나 두통, 구토 같은 것은 없었고요. 잘 때, 침대머리를 높이고 베개는 안 베고 잤더니 어지럼증도 없었습니다.
수술 다음날 동생이 머리 감겨줘서 머리는 감았고, 샤워는 못 했습니다.
4) 12월 27일 퇴원
아침에 의사 선생님이 회진 오셔서 퇴원해도 되니, 잘 쉬고 일주일 후에 보자고 하셨습니다.
이후 전공의 선생님이 오셔서 배액 주머니를 빼주셨습니다.
입원비는 로봇수술에 1인실 사용으로 9백만원 가까이 나왔습니다.(보험으로 해결~)
4. 퇴원 후 생활
퇴원 후 5일까지는 먹어야 할 약이 많아서 규칙적으로 식사를 했습니다.
집에서는 생각날 때마다 목과 어깨운동을 열심히 했습니다.
운동을 많이 할수록 목과 겨드랑이 주위가 유연해집니다. 상처가 아무는 중인지, 당기는 느낌도 있습니다.
내 살 같지 않은 느낌은 여전한데요. 이것은 시간이 지나야 좋아진다고 했고,
그 느낌 자체는 생활하는 데 아무런 지장을 주지 않아서 별로 신경 쓰이지 않습니다.
목소리는 정상으로 돌아왔는데, 그래도 말을 조금 많이 하면 성대쪽이 금방 피곤해지는 것 같아요.
샤워는 걍~ 안 했습니다. 날이 너무 춥고, 상처에 물 안 들어가게 샤워하기도 쉽지 않고, 해도 동생이 도와줘야 하니깐 미안하기도 하고 해서 좀 지저분해도 며칠만 참자~~ 하는 맘으로다가...ㅋㅋ
5. 수술 후 첫 외래(1월 5일)
수술에서 떼어 낸 조직으로 검사한 결과, 전이없는 초기암으로 진단되었습니다.
다른 치료 없이 씬지로이드 하루 1알씩만 먹으면 되고, 3개월 후 다시 피검사하기로 했습니다.
이제 샤워나 간단한 목욕은 해도 되지만, 상처가 벌어질 수 있으니 상처를 물에 불리지 말라고 합니다.
음식은 가리지 말고, 운동은 한 달 정도는 가벼운 운동만. 수영은 상처가 잘 아문 후에 하는 것이 좋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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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쓰다 보니 길어졌네요.
신촌세브란스 의사 선생님과 간호사님들은 다들 친절하십니다.
특히 정종주 선생님은 제 입원기간이 크리스마스 연휴 기간이었는데 하루도 빼먹지 않고 회진을 오셨고,
굉장히 친절하시고, 질문에 답도 잘 해주십니다.
의료진의 친절함만으로도 아픈 사람들은 한결 맘이 놓이잖아요.
사람이 안 아프면 좋겠지만, 그렇게 살기는 쉽지 않으니
아파도 잘 이겨내야 하는데 이때는 마음 먹기가 참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저는 저에게 생긴 병에 대해 절망하고, 앞으로 일을 걱정하기보다는,
수술 잘 받고, 잘 치료하고, 잘 관리하며 즐겁게 살고자 노력하려 합니다.
카페 모든 회원님들 아자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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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수술 잘하셨네요 로봇수술 방가워요 저두 작년유두암 2개혹 6월로봇수술로 했어요~~수술전엔 걱정했었는데 하구나니 흉터두 목에없어 좋더라구여 잘먹구 운동하구 맘편히 사십시다 나비님
차분하게 정리 잘해주셨네요~ 수술을 앞두고 있는 저를 비롯한 환우님들께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저두 수술방법을 고민하다가 절개로 결정했는데, 로봇쪽도 땡기네요~~ ㅎ
음~ 너무나 정리가 잘 된 글 감사드려요 1월 8일 수술을 앞두고 긴장상태인데 글을 읽어보니 많은 힘이 되네요 전 0.4 인데 저도 전이 없이 신지로만 끝났으면 하는 바램 간절합니다.
저도 작년2월 18일 세브란스에서 정웅윤 선생님께 수술받았구요 접수하고 2개월후 수술날짜 잡혀서 수술했는데 혹도 커지고 더 많이 생겨서 걱정했는데 수술하고 동의하고 검사후 다행히 깨끗하다고 하네요 다른건 다 비슷한데 3개월만에 피검사라는데 저는6개월만에 검사하자셔서 아직 기다리는중이고 너무 바쁘신지 또 미뤄져서 걱정입니다 스트레스와 피곤을 피할수가 없어서 재발했을까 싶어 잠이 안오네요..
로봇 수술을 처음에 권유받았으나 주변 가족분들의 걱정을 반영하여 결국 절개하였는데 로봇수술도 좋았을 듯...
암튼 건강해지셨다니 좋네요. 전이없는 초기암이라는 결과 나오고 3개월 후 피검사하는 것도 비슷하구요. 축하드려요~!!!
그런데 전이없는 초기암은 세포 모양이 다른 것인가요? 결과가 좋다고 말씀하셔서 전 암이 아닌가 했거든요. 궁금... ^_^ *^^*
저도 9월달에 신촌 남기현선생님께 다빈치로봇수술받았어여~ ㅎ 흉터가 목이아니라 선택하게됐었거든여..아직..젊어서.. ^^;; 보험도들어놨던터라..;;; 전 동위원소 치료받고 어제 퇴원했는데... 결과가 어떡해나올지.. 참 궁굼해여..ㅠ 18일에 병원가서 듣게될텐데... 잘못되서 또 하는건아닌지..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