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과학학술지 네이처가 발표한 2024 네이처 인덱스 결과가 화제다.
과학 논문 수와 영향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결과 중국이 처음으로 미국을 추월했다는 내용이다.
피인용수 기준으로 상위 1%급 논문 수를 기준으로 하면 2020년에 이미 중국이 미국을 앞서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중국에서 발표하는 모든 논문이 뛰어나다는 뜻은 아니다.
빙산의 모양과 비슷하게 우수한 논문들 아래에 질 낮은 혹은 시험적 성격의 논문들이 엄청나게 많이 깔려있다.
달리 생각하면 이런 시험적 논문들이 형성해놓은 두터운 기반 위에 뛰어난 논문이 얹힐 수 있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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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논문수·영향력 미국 추월
다양한 산업 속 대안기술 축적
폭넓은 부문 딥테크 창업 중요
기초연구도 여러 분야 키워야
」
중국, 틈새시장서 다양한 기술 축적
중국 허베이성에 위치한 리튬 배터리 공장.
2022년 기준 세계 배터리 생산의 77%를 중국이 차지했다. [AFP=연합뉴스]
미국·영국·프랑스·독일·일본 등은 1800년대 산업혁명 이후 앞서거니 뒤서거니 근대 과학기술과 산업의 경험을 축적해왔다.
중국은 넓은 시장, 즉 공간을 기반으로 짧은 시간에 많은 경험을 축적함으로써 기술선진국에 비해 부족한 시간을 극복했다.
그러나 중국의 시장을 단지 규모가 큰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한 면만 본 것이다.
시장의 규모가 아니라 다양성을 보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최근 배터리 산업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는 리튬인산철 기술이다.
2000년대부터 싹이 돋기 시작했지만,
우리나라가 현재 세계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삼원계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도 낮고
저온에서의 성능저하도 뚜렷해 2류로 취급되었던 기술이다.
그러나 중국은 첨단의 승용차가 아니라 용량이 낮아도 되는 시내 공용버스라는 실험장을 활용해서
많은 시행착오를 빠르게 축적한 끝에 성능이 급속히 올라갔고,
지금은 글로벌 배터리 시장의 무서운 다크호스로 자리 잡았다.
자세히 살펴보면, 리튬인산철 기술뿐 아니라 전고체·반고체·나트륨·바나듐 배터리 등 아직 완전히 성숙하지 않은 기술들이 중국의 다양한 틈새시장에서 시행착오를 쌓아가는 중이다. 나트륨 배터리만 하더라도 국내에서는 아직 연구단계이지만, 중국에서는 이미 전기오토바이와 전기차에 실제 탑재를 하면서 기술축적을 하고 있을 정도다. 요약하자면 중국 배터리 산업은 시장이 크기 때문이 아니라 다양하기 때문에 2류 기술이든, 3류 기술이든 나름의 틈새시장에서 다양한 대안기술들로 실험하면서 축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애플이 포기한 전기차 내놓은 샤오미
많은 수의 기업이 아니라 다양한 종류의 기업이 존재하게 되면,
산업 생태계가 다양해져 새로운 실험을 하기에 용이해진다.
올해 4월 샤오미가 전기차를 만들겠다고 발표한 지 3년 만에 신차를 선보였다.
애플이 2014년 애플카를 만들겠다고 선언했지만 13조원 이상을 투자한 끝에
2024년 2월 공식적으로 포기 의사를 밝힌 것과 대조적이다.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경험이 없는 기업이라고 하더라도 전기차를 만들어보겠다고 도전적 질문을 던졌을 때
주변에 조합할 수 있는 다양한 산업기반이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중국 산업의 다양성에도 한계가 있다.
무엇보다 신재생에너지나 차세대자동차·인공지능·반도체 등
중국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있는 분야에 이런 다양성의 효과가 집중되어 있다.
몇 개 분야에 대해 선택적으로 발달하고 있는 학술연구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정부가 손전등을 켜준 몇 개의 밝은 분야를 중심으로 자원이 집중되고 있는 ‘통제된 다양성’이라는 것인데,
이 때문에 혁신의 성장세가 계속 유지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산업이 현재 중국 정부가 관심을 가지고 있고,
그 결과 중국발 혁신이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는 대부분의 분야에서
중국과 경쟁하고 있기 때문에 고민이 있을 수밖에 없다.
기업 벤처투자가 가교 역할 해줘야
우리를 돌아보면 무엇보다 대안적 기술들의 스케일업이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지 못한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그러나 조금 달리 생각해보면 우리에게 기회가 없는 것이 아니다.
무엇보다 한국은 이미 반도체에서 첨단 해양플랜트와 우주발사체까지 거의 전 분야를 망라한 폭넓은 산업기반을 가지고 있다.
이 정도로 넓은 산업기반을 가진 국가는 미국·중국·일본 외에 한국이 유일하다.
첨단기술의 아이디어가 있을 때 적용해볼 수 있는 거의 모든 현장이 갖추어져 있다는 이야기다.
지금 시점에서 기존 산업이 미처 관심을 두지 않았던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기술기반의 딥테크(deep-tech) 창업이 중요한 이유다.
결정적으로 기존 기업들이 맞은편에서 손뼉을 마주쳐줘야 한다.
딥테크 창업기업이 제시하는 다양하고 반짝이는,
그러나 아직 성숙하지 않은 아이디어를 기존 산업현장에서 선도적으로 채택해주면서
주도적으로 스케일업을 해나가는 노력을 해줘야 한다.
아직 여러 가지 이유로 국내에서 활성화되지 않고 있는 기업 벤처투자도 이 과정에서 중요한 가교역할을 할 수 있다.
한국 혁신생태계의 다양성 확보를 위해 또 한가지 빼놓을 수 없는 일은 다양한 기초연구의 싹을 키우는 일이다.
반도체 등 현재 잘나가는 몇 가지 분야의 기술만 잔뜩 있어서는 다음 단계의 창발적 혁신을 기대할 수 없다.
네모나고 노란 레고블록만 잔뜩 가지고 있으면 만들어 볼 수 있는 장난감이 제한된 것과 같다.
주력산업에 연구개발 투자를 집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혁신생태계의 풀뿌리 토양이라고 할 다양한 기초연구를 꾸준히 지원하는 일도 그 못지않게 중요하다.
탁월한 기술은 다양성이라는 토대 위에서 피는 꽃이다.
이정동 서울대 공대 교수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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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튬은 대학수학능력시험이나 예시 문항에 자주 등장했다.
2011학년도 수능 과학탐구영역 화학Ⅱ 1번 문제의 정답은 ‘①리튬(Li)’이었다.
지문으로 제시된 신문 기사가 서술하는 금속을 고르는 문제였다.
‘금속 중 가장 가볍고, 높은 전압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휴대용 2차 전지의 재료로 널리 사용된다’는
내용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과학 지식이라기보다 시사 상식에 가까운 문제였다.
교육과정평가원이 제시한 2022학년도 수능 예시 문항 국어 영역에서는
무려 5개 문항이 리튬 충전지와 관련된 지문을 읽고 푸는 문제였다.
그만큼 리튬이 일상생활 속에서 많이 접하는 금속이 됐다는 걸 방증한다.
식칼로도 쉽게 잘릴 정도로 무르고
공기 중 수분과 반응하면 높은 열을 내지만
전도율이 높은 리튬은 여러 산업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다.
PC와 노트북, 휴대전화 등이 소형화, 경량화되면서 리튬 이온 배터리가 각광을 받았다.
항공기 동체나 핵폭탄 제조과정에도 리튬이 주목받고 있다.
리튬을 함유한 알루미늄은 항공기 동체의 균열 방지 성능을 높여줄 뿐 아니라
무게를 줄일 수 있게 해준다.
리튬의 동위원소는 수소폭탄의 핵심 물질이다.
조울증 치료약에도 리튬이 쓰인다.
증시에서는 리튬이 테마주를 형성하기도 했다.
전기차가 대중화되면서 배터리 재료로 사용되는 리튬 가격이 폭등하자
관련 주가도 비상했다.
그러나 리튬 가격이 폭락세로 돌아서면서 주가도 찬물을 뒤집어썼다.
배터리 양극재 글로벌 1위 기업인 에코프로비엠 주가는 한 때 58만4000원까지 치솟았으나
1년도 안 돼 3분의 1 이하 가격으로 폭락했다.
23명의 목숨을 앗아간 경기도 화성 리튬 전지 공장의 화재 사고는
이 회사의 모기업인 에스코넥의 주가를 5일 만에 29% 끌어내렸다.
리튬을 산업 소재로 쓴 지는 오래됐지만 안전사고를 막는 노력은 소홀했다.
폭발하면 물로도 쉽게 진화되지 않는 화학적 특성을 감안할 때
일상생활에 널리 쓰이는 리튬에 대한 종합적인 안전 대책이 필요하다.
전석운 논설위원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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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튬 그 자체로는 반응시 화재의 위험성이 있어서 사용하기 어렵고
화합물 형태로 사용합니다.
배터리의 구성 요소로는 양극재, 음극재, 전해질, 분리막이 있는데요.
이중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양극재입니다.
LiCoO2(리튬코발트산화물)같은 양극재가 리튬이온배터리를 구동시키죠.
이 물질은 고체 격자 안에 리튬이온이 들어가 있는 형태입니다. Li+ 입니다.
고체 격자를 구성하는 Co3+이 Co4+가 되면서 전자를 잃게 되고요.
이 전자는 음극재인 흑연쪽으로 가면서 전류가 흐르게 됩니다.
이 때 양극재인 LiCoO2 구조 안에 갇혀 있던 Li+가 빠져 나와서
역시 음극재로 이동하고 흑연이 전자를 받아들이면서
Li+이 이온 형태로 흑연의 층상에 갇히게 됩니다.
이 과정을 충전이라 하고 그 반대과정을 방전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Li+은 전자와는 아무 상관없이
양극재와 음극재를 충방전시에 왔다갔다 하고 있는 것입니다.
전자는 양극재나 음극재에서 나오고요. 참 신기합니다.
그럼 Li+말고도 다른 물질도 가능할까요? 물론 가능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이건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리튬이온을 쓰는 근본적인 이유는 에너지 밀도 때문이라고 생각되어 집니다.
양극재에서 Li+가 많이 결합되어 있을 수록 전자가 더 많이 나오니까
배터리의 용량이 커질 겁니다.
여기서 리튬은 금속 중에서 가장 가볍고 작은 물질이라는 데에 있습니다.
작으니까 밀도를 더 높일 수 있겠지요.
수소연료에도 리튬은 중요합니다.
정확히는 생산된 수소를 저장하기 위한 물질로 리튬이 사용됩니다.
수소화리튬(LiH)이나 리튬아마이드(LiNH2)가 수소를 잔뜩 잡아둘 수 있죠.
특히나 요즘은 암모니아보레인(NH3BH3)과 리튬을 결합시킨 물질이
가장 뛰어난 효율을 보이는 것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출처] 리튬 Li|작성자 SEM 씰링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