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마지막 여론조사 1위가 대선 승리”… 응답률 끌어올리기 총력
[대선 D―7]
마지막 조사, 각 진영 기세에 영향… 부동층 흡수에도 중요한 역할
“2일까지 조사 적극 응해달라” 독려
“사전투표율 높아야 유리한 결과” 여야 ‘4, 5일 투표’ 띄우기도 사활
더불어민주당(왼쪽 사진)과 국민의힘이 각각 제작한 여론조사 참여 독려 포스터. 3일부터 조사한 여론조사 결과는 9일 투표 마감 시간까지 공표가 금지된다. 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포스터에는 모두 ‘여론조사에 응답해야 후보가 승리합니다’라고 적혀 있다. 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 제공
3·9대선이 3일부터 이른바 ‘깜깜이 선거’ 기간에 진입하게 된다. 공직선거법에 따라 선거일 6일 전부터 실시하는 여론조사는 그 결과를 공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선 전 마지막으로 공표되는 여론조사 결과는 남은 선거운동 기간 동안 각 후보 진영의 기세에 큰 영향을 끼친다. 표심을 확정하지 못한 부동층을 흡수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여야는 여론조사 응답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각각 지지층을 상대로 총력전에 나섰다.
○ “마지막 조사에서 이기면 대선도 이긴다”
한국갤럽에서 실시해온 대선 전 여론조사와 실제 득표 결과를 비교해보면 1997년 15대 대선부터 2017년 19대 대선까지 모두 ‘마지막 여론조사’의 1위 후보가 최종 승리를 거머쥐었다. 선거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을 규정한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이 제정된 1994년 이후부터 따졌다. 19대 대선에선 이례적으로 2, 3위가 달라졌지만 나머지 선거에서는 주요 후보자들의 순위도 그대로 유지됐다.
이 때문에 각 당은 마지막 여론조사 결과가 승기를 좌우할 주요한 변수라고 보고 지지자들을 대상으로 “여론조사 전화를 꼭 받아 달라”라는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은 한국갤럽, 한국리서치, 리얼미터 등 주요 여론조사 기관별 전화번호가 담긴 포스터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유하며 지지층 결집을 호소하고 있다. 한 중진 의원은 “아직까진 이 후보가 백중 열세라는 판단에 따라 이번 주 여론조사에서 ‘골든 크로스’를 이뤄내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민주당 지지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지난달 말부터 “여론조사에 응답해야 이재명이 승리합니다”라는 문구가 실린 포스터가 연일 올라오고 있다. 여기에는 “‘02’로 걸려오는 전화 받기” “중간에 끊지 않기” 등의 구체적인 응답 방식이 담겨 있다.
국민의힘도 “2일까지 진행되는 여론조사 결과로 판세가 좌우된다”며 지지자들을 독려하고 나섰다. 홍보물에는 “02와 070으로 시작하는 집전화·휴대전화 연락을 모두 받고, 끝까지 들은 뒤 끊어 달라”며 “SNS를 통해 하루 10명에게 전파해 달라”는 지침을 담았다.
일부 여론조사에 대해선 공개 불만을 내놓기도 했다. 지난달 28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그간의 ARS 조사 외에 전화면접 조사까지 진행해 두 결과를 함께 발표한 것을 놓고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은 1일 “전문가들조차 특정 후보에게 유리한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조작이 예정된 조사로 의심된다는 의견을 내놨다”고 지적했다.
○ 여야 모두 “사전투표 나와 달라” 독려
여야는 4, 5일 진행되는 사전투표 띄우기에도 사활을 걸고 있다. 민주당은 역대 주요 선거에서 사전투표율이 높을수록 유리한 결과가 나왔던 만큼 사전투표도 독려하고 있다. 이 후보 역시 연일 유세에서 “사전투표 열심히 해주고 주변에도 많이 권장해 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유세 일정에 맞춰 사전투표를 하는 방안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국민의힘 역시 당 지도부와 의원들에게 ‘사전투표 후 SNS 홍보’를 당부하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세에 지지층을 투표소로 최대한 끌어낼 방법은 사전투표뿐이라는 판단에서다. 이준석 대표는 1일 “4일 광주에서 당 청년보좌역들과 함께 사전투표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국민의힘은 보수층 일각에서 제기하는 ‘부정선거 의혹’을 불식하기 위해 조작 투표 가능성이 없다는 ‘팩트 체크’ 홍보물도 전파하고 나섰다.
홍정수 기자, 허동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