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와 첫 만남
밥을 얻어 먹으며 시작되었습니다.
다음 날 또 찾아가 밥 얻어 먹고
얻어먹고 얻어먹고 대접받고 얻어먹고 대접받고
한 달 동안 여섯 번을 얻어 먹었습니다.
네 번을 부탁드려 얻어 먹고
한 번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다리 밑에서 이야기하다가
한 번은 생신잔치에 초대받아
대접 받았습니다.
평소 하루 먹을 양의 밥을 한끼에 먹기도하고
이틀 먹을 정도의 밥을 한끼에 먹기도하고
많았지만 먹었습니다.
손수 차려주셔서 참 맛있고
저보다 더 많이 드시는 할아버지 앞에서 사양않고 먹었습니다.
'남기면 쓰나 차린거 다먹어'
제가 참 잘 먹어서 행복합니다.
약속하고 잊었을까봐
센터로 찾아오셔서
데리고 가 주십니다.
할아버지 발 길마다 흥이 묻어나고
뜨거운 햇살아래 웃음 꽃이 피어오름니다.
이틀 전에 고기를 사두셨다가
김치가 안들어 간 김치찌게 지져주시고
할아버지와 함께있으면
아들이냐고 묻는 사람도 있습니다.
웃으시면 '우리집에 온 손님'
학생이 아닌 큰 총각이라 불러 주십니다.
참고로 박시현 선생님은 새 신랑입니다.
할아버지와 함께 식사 하면서
다음 주에 고향으로 돌아 간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한 참을 바라보시더니
'내년에도 와'
내년에도 밥 먹으러 올께요.
다른 학생들 많이 데리고 와도 되죠?
말없이 웃으십니다.
평소에도 배웅나오셔 주셨지만
오늘은 계속 뒤를 돌아 보게 됩니다.
할아버지께서 두 손을 높이들고
저희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흔들어 주십니다.
할아버지를 뵐 때면 편안합니다.
첫댓글 할아버지께서 동훈이 대접하며 사는 재미 느끼셨겠다. 동훈이가 할아버지 존재감을 높여드렸구나. 어르신께 인사드리고 밥 얻어먹는 것 만으로도 참 훌륭한 농촌사회사업이로구나. 게다가 동훈이가 예를 갖추어 대했으니 참 고맙다.
박시현선생님께서 새 신랑이라는 별명을 가졌을 때, 아~ 이미 관계가 좋구나. 관계가 되니 어르신께서 이런 별명을 지어 주시지. 라고 생각했어요. 새 신랑 다음으로 형은 큰 총각이라는 별명을 가지게 되었을 때, 아~ 형도 어르신과의 관계가 깊어지는 구나.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별명을 지어 주실만큼의 관계를 맺으려면 어떡게 어르신에게 다가갈지. 형의 행동, 모습이 모두 귀합니다.
동훈.. 군에서 처럼 할머니께 얻어먹던 그 사랑을 농활에선 할아버지께 밥 대접 받았군요. 예전 보다 말은 줄었지만, 눈빛에선 더 많은 이야기를 쏟아내는 동훈이 자랑스럽습니다. 수고 많았습니다. 수료식을 축하드려요.
첫댓글 할아버지께서 동훈이 대접하며 사는 재미 느끼셨겠다. 동훈이가 할아버지 존재감을 높여드렸구나. 어르신께 인사드리고 밥 얻어먹는 것 만으로도 참 훌륭한 농촌사회사업이로구나. 게다가 동훈이가 예를 갖추어 대했으니 참 고맙다.
박시현선생님께서 새 신랑이라는 별명을 가졌을 때, 아~ 이미 관계가 좋구나. 관계가 되니 어르신께서 이런 별명을 지어 주시지. 라고 생각했어요. 새 신랑 다음으로 형은 큰 총각이라는 별명을 가지게 되었을 때, 아~ 형도 어르신과의 관계가 깊어지는 구나.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별명을 지어 주실만큼의 관계를 맺으려면 어떡게 어르신에게 다가갈지. 형의 행동, 모습이 모두 귀합니다.
동훈.. 군에서 처럼 할머니께 얻어먹던 그 사랑을 농활에선 할아버지께 밥 대접 받았군요. 예전 보다 말은 줄었지만, 눈빛에선 더 많은 이야기를 쏟아내는 동훈이 자랑스럽습니다. 수고 많았습니다. 수료식을 축하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