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 : 8월 10일 토요일 출발 ~8월 15일 부산도착
회비 : 각자 십만원-(배삯포함 단,자전거 대여료는 제외)
계획 :
* 자전거 하이킹 완주를 위해 죽도록 달린다
* 잠은 텐트에서 자야만하며 음식은 해먹는다
* 우리는 극기훈련이므로 간식은 일체 용납하지않는다
* 남자는 무거운짐을 들어야하며 여자는 다치지않는다
인원 : 남자 둘 (병아리 29살, 태경이 27살)
여자 셋 (경희씨 29살, 미숙이 28살, 나 30살 ^^)
참고 : 병아리랑 미숙이는 연인사이임
7시30분출발인 배를 6시부터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떠난다는 설레임에 다들 일찌감치 여객터미널로 도착했습니다.
경희씨는 (봄 부석사때 한가마 시스터즈중 한명) 뇌물이라며 언니가 김밥이랑
먹거리를 양손가득 가져다주시고 가는바람에 땅바닥에 앉아 김밥부터 까먹었습니다.
뇌물인즉, 자전거를 못타도 구박하지말 것!!
-물론 구박할 일은 없었습니다. 끝까지 읽어보시면 아시겠지만-
이름이 [애물단지]인 제 자전거는 제주 하이킹내내 이름값을 톡톡히 했습니다.
맨 첨 이름값은 그걸 집에서부터 병아리가 여객터미널까지 타고내려왔고
배에 실을때는 접어서 실어야하는줄알고 접는바람에 20kg이 넘는걸 들고간다고
태경이가 끙끙거리며 긴 계단을 올랐답니다.
알고보니 그냥 일반자전거도 화물칸에 안실어도 되더군요 ^^;
-예매할 때 아가씨는 분명히 접어야한다고 했는데...거짓말쟁이-
2등 객실엔 생각보다 사람이 별로없었습니다.
40명 정원이라더니 20명도 안되는 인원이 넓은 방을 썼는데
소문대로 에어컨이 얼마나 빵~빵하게 나오던지 동사할뻔했습니다.
침낭두개를 펼쳐서 5명이 괜히 친한척 모여앉아 준비해간 프린트물을 돌려보며
일정을 어떻게 짤것인가를 의논하며 후르츠깡통을 까서 먹으며 흐흐흐 ^^
나중에서야 찬 바람이 나오는 천장 구멍을 찾아서 막았더니
우리를 무지 놀라운 시선으로 바라보더군요.
키작은 머시마둘이 천장에 손닿느라고 용을썼으니 얼마나 우꼈을까나...!
참, 우낀 패거리를 봤습니다.
우리 맞은편에 쭈루룩 누운 남자 5명이였는데 그중 한사람만 침낭이 있었는데
우리처럼 쫙~~펴서 다리만이라도 다같이 덮는게 아니라
지퍼를 채워서 혼자만 그속에 쏙~~ 들어가 자는겁니다.
같이온 다른 아이들은 추어서 어쩔줄을 몰라하는데 혼자서 그렇게 버티고있는
강심장&뻔대를 보면서 별 희안한 녀석이 다있다... 싶더군요.
다들 여름에 제주가는 배 타시거든 미리 침낭을 준비하고
또 친구들이랑 같이가면 펼쳐서 체온으로 서로를 따뜻하게 하세요
배가 5부두를 지나고... 부산이 점점 멀어집니다.
기념으로 사진 몇방 찍고,
간만에 타는 배라 그런지 기름냄새에 미리 멀미약가지 먹었더니 졸음이~~~
그뒤로 제주에 도착할때까지 전 아무것도 모릅니다. ㅋㅋ
사실 부산에서 제주까지의 거리가 11시간 짜리는 아닙니다.
여수에서 제주도 3시간 30분이니까...
고로 부산에서 출발하는 배가 제주까지 지그제그로 가던지
태평양을 돌아가는지 아님 그냥 바다위에 둥실~떠있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담엔 꼭 선장아저씨한테 물어봐야겠습니다 ㅎㅎㅎ
스피커에서 스텐바이가 어떻고 저떻고~~하는 방송으로 잠을 깨워서 일어났습니다.
겨우겨우 일어났더니 다들 벌써 배낭매고 나갈준비를 하느라 부산스럽지만
눈이 안떠져서 멍~~하니 앉아있었더니
제주항의 사정으로 2시간후에야 땅에 닿을수 있다고 다시 방송을 합니다.
아싸~~ 자자!!! 벌러덩 누워서 2시간동안 바다에 둥둥 떠있었습니다.
이미 잠을 깬 아이들은 객실밖으로 나가 [한라산이 보이니, 안보이니]로 꽤나 시끄럽고
배도 연착이란걸 한다며 궁시렁 거리지만 아침의 여유로움에 괜히 기분이 좋습니다.
나의 [애물단지]빼고는 제주도에서 일반자전거 2대와 전기자전거 2대를 빌리기로했었는데
그 아저씨들은 2시간전부터 부두에서 기다렸을텐데도 오히려 우리에게 지루했겠다고
위로(?)의 말씀까지 해주십니다.
첨엔 일반자전거는 남자둘이 타고 전기자전거는 여자둘이 타려고했는데
그림으로만 보던 전기자전거가 생각외로 너무 무거워서 -충전식 자전거-
한번 넘어지게되면 일으킬수도 없을듯하고
오토바이처럼 핸들을 당겨서 작동시키는거라 한번도 타본적없는 여자아이들에겐
도리어 더 위험하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결국 텐트랑 무게가 나가는 짐들은 전기자전거에 실고 남자아이들이 타고
일반자전거를 여자아이들이 타기로 계획을 수정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하이킹.
5명이서 오락가락하는 비를 맞으며 행복한 마음으로 바퀴를 굴렸답니다.
그 행복한 마음에 들떠서 자전거 바퀴 구른지 5분만에 내리막에서 아스팔트로
슬라이딩을 멋지게 하는 바람에 양쪽 무릎 까지고 팔꿈치에서 피가 철철흐르고
종아리는 채인에 긇혀서 모습이 가관입니다.
역시,,
사고는 초보가 내는게 아니라 어설픈 프로(?)가 내는건가봅니다. ㅎㅎㅎ
아이들의 염려를 받으며 미안스런 마음에 그뒤로는 무지 조심해서 탔답니다.
해가 안나니 뜨겁지않은 도로를 바닷바람 맞으며 신이 났습니다
협재까지가는길은 바다도 간간히 보이고 참 좋았습니다.
거의 처음이라던 여자둘도 그런대로 자전거 속도를 우리에게 맞추었습니다.
중간중간 언덕에 돗자리펴고 가족끼리 휴가나온듯한 사람들의 모습이 많이 보였습니다
물통에 물도 채우고,,,
오전엔 빗방울도 보이던 하늘이 12시가 넘어가니까 햇볕이 쨍쨍입니다.
썬크림 꺼내바르고,,,, 연신 물을 마셔가며,,, 작은 가게를 볼때마다 아이스크림을
입에 하나씩 물고,,,, 여름은 여름인가봅니다.
쭈쭈바하나 먹으러 들어간 슈퍼에선 수도꼭지 틀어 세수도하고,
화장실도 다녀오고, 평상에앉아 사투리에 킥킥 거리기도 하면서 말입니다.
아까 넘어져 끼고있던 하얀장갑은 아주 무서운 모습으로 찢어져있는데
손을 움직일때마다 땅을 짚은곳이 많이 쓰라렸습니다.
곽지해수욕장까지 가는길에 사고가 있었는지 119가 달려갑니다.
놀라서 가봤더니 남자둘이 왔나본데 기브스까지하는걸로봐선 내리막에서
한바퀴를 완전히 굴렸던지.... 조심해야합니다..
곽지해수욕장에서 점심을 먹기로하고 잠깐 텐트를 쳤습니다.
그 유명하다는 노천탕....
아이들은 그새 힘들고 지쳤는지 노천이고, 바다고 다 필요없다며 겨우 점심만 먹곤
텐트에 누워버립니다.
일정만 아니였다면 아마 곽지에서 그냥 야영을 했을테지만
갈길도 멀고,,,,
한시간정도 휴식을 취하는동안 전 태풍 때문에 미역이 떠다니는
바다에 발 잠깐 담그고 노천탕이 어떻게 생겼는지 들어가 얼음물같이 차운 그물이
신기해 한참이나 놀다가 텐트로 돌아왔습니다.
용천수라 노천탕안에는 조그만 고기들도 살고있었는데
비누를 사용하지말라고 써붙여놔도 샴푸까지 사용하는 아줌마들이 있으니...
태풍탓인지 아무래도 바다가 예전 가을의 그 느낌은 아니지싶어 약간 실망스럽지만
처음과 처음이 아니것이 어떻게 같을수가 있겠습니까....
중간에서 많이 노닥거린탓에 해질녘에야 협재해수욕장에 도착했습니다.
삐끼할머니들운 자전거 다섯 대로 우~~~몰려 드시더니 서로 자기집으로 가자십니다
첨엔 민박할 생각이 없었는데 왜 우리가 민박집으로 들어가게됐는지 그걸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
그래도 날씨탓에 민박여유가 많았던지 5명이 자기에 큰 방과 욕실.화장실이 실내에 있는
나름대로 깨끗한 방을 삼만원에 빌렸답니다.
언넝 배낭풀어놓고 입은채로 협재로 뛰어갔는데 사람들이 백사장에 우~~몰려있습니다.
무슨 촬영을 하는 분위기라 “뭐지?”하며 시쿤둥한채 느긋느긋 걸어가는데
뒤에서 달려오는 어떤 여자가 정우성이라며 뛰는겁니다.
정우성이란 단어를 듣는 순간
다친 다리랑 팔꿈치는 생각도 안나고 선전에서 버스보다 빠른 아줌마처럼 그렇게 뛰었습니다.
정말 정우성이더군요 - 제가 정우성을 젤 좋아하거든요 ^___________^
헤벌레~~~해선 수영도 안하고 한참이나 넋놓고 바라보다가 옆에서 뜯어말려서야
겨우 바다에 들어갔습니다.
협재.... 해운대바다는 여기에 비하면 바다도 아닙니다.
바다의 소금기에 아까 다친 상처들이 아우성을 칩니다
“앗 따거,,,,, 우띠~~~~” 썰물로 비양도까지 바닷길이 절반이상 열린 그 바다에서 미친 듯이
놀았답니다. 바다가 그렇게 깨끗하다니!!!!! 이건 기적입니다
민박을 잡았기에 샤워도 편하게하고 이슬언니가 삼겹살을 사들고 찾아왔습니다.
평상에앉아 제주 삼겹살을 먹으며 한라산이란 소주를 마시며 -6명이서 한병을 채 먹지못했음-
이~~~쁜 초생달보며 여름날 가을같은 하늘풍경이 떠나온자를 행복하게 합니다.
내일 과연 우리가 일어날수나 있을지... 의문스러워하면 잠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