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민근 SH공사 사장은 지난 1989년 공사가 설립된 후 20년 만에 선임된 첫 민간인 출신 최고경영자(CEO)다.
2009년 3월 11대 SH공사 사장으로 건설업체 사장을 지낸 그가 공모절차를 거쳐 취임했다.
서울시 고위 공무원을 지낸 인물이 서울시 산하 SH공사의 역대 사장 자리를 줄곧 맡았던 관례가 깨진 것이다.
그 뒤 SH공사는 말 그대로 '환골탈태(換骨奪胎)'했다. 그간 타성에 젖어 있던 SH공사에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유 사장은 건설업계에서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경동고와 연세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1982년 두산건설에 입사한 이래 25년 넘도록 건설경영 분야에서 최고 전문가로 승승장구했다. 2003년 5월에는 47세라는 최연소 나이에 두산건설 부사장으로 전격 발탁돼 경영능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고(故) 박용오 전 두산그룹 회장이 평소 그의 진취적인 태도와 건설업에 대한 탁월한 감각을 높이 평가해 특별히 아꼈다고 한다.
유 사장이 두산건설에서 사회 생활을 시작한 것은 부친인 고 유청 전 국회의원과 고 박두병 두산그룹 초대회장의 인연에서 출발한다. 서울대 상과대학 전신인 경성고등상업학교 동문으로 각각 총동창회 회장과 부회장을 맡았던 박두병 전 회장과 유청 전 의원은 평소 의형제처럼 지낸 사이였다. 유 사장의 부친은 '기왕 회사에서 월급쟁이로 일을 배울 거면 두산그룹에서 시작하라'고 조언했고 그로 인해 20여년을 '두산맨'으로 활동하게 된 것이다.
유 사장의 몸 속에는 '정치 DNA'가 흐른다. 4ㆍ5ㆍ6ㆍ8대 등 4선 국회의원과 신민당 전당대회 의장 등을 지낸 유 전 의원의 8남매 중 막내 아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치활동에 대한 의사를 묻자 유 사장은 "선친께서 평소 정치에는 절대 발을 들여놓지 말라"는 유훈을 남기셨다며 손사래를 쳤다.
그는 "사실 아버님께서 정치를 오래하셨지만 근본은 교육자셨다"며 "살아생전에 정치를 하지 말라는 말씀을 많이 들었기 때문에 단 한번도 정치를 해보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유 전 의원은 정치에 입문하기 전에는 전주북중ㆍ전주고ㆍ전주상고 교장을 역임했다.
심지어 유 사장의 큰 매형인 정구영 전 검찰총장은 결혼 전에 장모의 요청으로 '정치는 절대 하지 않겠다'는 각서까지 쓰고서야 결혼승낙을 받았다고 한다.
그런 탓에 유 사장은 주변에서 정치에 입문해 보라는 숱한 유혹을 받았지만 건설맨으로 외길을 꾸준히 걸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유 사장은 현 정부의 실세인 임태희 대통령실장과 고교 동기동창이다. 또 한일건설 대표이사를 그만 두고 한동안 재충전의 시간을 가졌던 2008~2009년 한나라당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소'의 건설 및 부동산 분야 정책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당시 연구소장은 국회의원이었던 임 실장이 맡고 있었다.
이런 인연 때문에 임 실장의 입김이 유 사장 선임절차에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줄기차게 제기됐다.
그러나 유 사장은 경동고 학창시절 둘도 없는 단짝 친구로 어울렸던 임 실장과 오랜 우정을 쌓아온 것은 맞지만 인사 관련 의혹은 사실과 다르다며 억울해 했다.
유 사장은 "서로 정말로 격의 없는 친구인데 사람들은 그렇게 보지 않는 것 같아 서운한 게 솔직한 심정"이라며 "SH공사 사장에 공모했을 때에도 당당하게 실력으로 통과했는데 주변에서 색안경을 쓰고 바라볼 때 섭섭했다"고 말했다.
한편 유행가 '대머리 총각'으로 유명한 가수 김상희씨는 유 사장의 큰 형인 유훈근 전 동해펄프 회장의 부인으로 그에게는 큰 형수다. 경동고 선배인 이지송 LH 사장의 경우 평소 그의 멘토로 많은 조언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약력
▦1956년 전북 전주 ▦1975년 경동고 ▦1980년 연세대 행정학과 ▦1982년 두산건설 입사 ▦2003년 두산건설 부사장(영업본부장) ▦2007년 한일건설 부사장ㆍ대표이사 사장 ▦2008년 여의도연구소 건설ㆍ부동산 분야 정책 자문위원
첫댓글 더욱 발전하시기를 .. . !!
열심히 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