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대국문학과동아리문학기행반제100차기념문학기행자료집부록◇
조정래 대하소설-----------------------------------------------
[태太백白산山맥脈] 가요 <울고넘는 박달재>로 부르며 읽는다
모두는 다방으로 들어갔다. 네댓 명의 소님이 두 테이블에 나누어 앉아 있었고, <울고넘는 박달재>가 다방 안을 출렁출렁 넘쳐흐르고 있었다. ‘빨갱이’라는 말만큼이나 유행하고 있는 노래렸다.
“소리 쥑여.”
염상구는 레지에게 눈꼬리를 세웠다. 그리고 그 눈길을 한쪽 테이블로 옮겼다. 그때 벌써 젊은이 넷은 부리나케 의자들 사이를 빠져 나가고 있었다. 청년단원들이었다.
-제1부 恨의 모닥불. 13, 냉철한 비판을 생리로 가진 역사의 정체는 무엇인가 -에서
가요<울고 넘는 박달재>-반야월 작시, 김교성 곡, 박재홍 노래
천둥산 박달재를 울고넘는 우리님아. 물항라 저고리가 궂은비에 젖는구려
왕거미 집을짓는 고개마다 구비마다. 울었소 소리쳤소 이가슴이 터지도록
제1부, 恨의 모닥불, 제1권 (1)일출 없는 새벽
<1>
그믐달 동녘하늘 비스듬이 걸렸구나. 포구와 햇솜같은 갈대밭은 아득하다.
바닷가 긴방죽끝 벌교읍이 잠들었네. 그믈이 무서워서 기러기뗀 떠나는가.
<2>
사팔년 시월하순 정하섭의 육십리길. 현부자 제각별장 흉흉해도 모녀살아.
불쌍한 사람덜편 나쁘기사 허겄는가. 황금빛 비파두개 비파잡는 흰꽃소화.
제1부, 恨의 모닥불, 제1권 (2)가슴으로 이어진 물줄기
<3>
뺏긴지 밥그럭을 찾아묵도 못한다면. 고것이 사내새끼 아니지라 아니지라.
아버지 우리들짓 계란으로 바위쳐도. 그려도 혀야지라 하대치는 혀야지라.
<4>
피타고 남서부터 매듭매듭 맺힌恨을. 풀라고 발싸심혀 아들불쌍 판석영감
못가져 못배우면 한세상은 팍팍한걸. 뻘밭에 돌을박고 목숨처럼 돌을박고.
제1부, 恨의 모닥불, 제1권 (3)민족의 발견
<5>
불꽃을 물고타는 한개비의 담배담배. 있는자 자기들만 사람인줄 알고있지.
염상진 그들자만 고맙게도 생각하지. 그함정 그가설곳 평등세상 혁명완수.
<6>
갯바닥 소화다리 죽음들이 질펀질펀. 문서방 못보겄소 징혀서더 못보겄소.
김범우 민족발견 절대다수 민중중심. 친일한 반역세력 완전제거 정치배제.
제1부, 恨의 모닥불, 제1권 (4)소화, 하얀 꽃이라는 이름의 무당
<7>
비파를 함께먹던 그소년에 몸을주고. 흔드네 은혜갚음 빚갚음도 아니라고.
긴세월 지나면서 변치않고 쏠린마음. 피토해 울다지친 풀꾹새의 울음울음.
<8>
그분왜 가난한편 불쌍한편 되었을까. 새순이 마디마디 돋아난듯 기운살아.
뜨겁게 불길처럼 추다추다 사라져도. 신령님 뜻인디요 신령님의 뜻인디요.
제1부, 恨의 모닥불, 제1권 (5)조계산 숯막
<9>
햇덩이 같은열기 혁명의힘 폭발해서. 반동의 세력일거 태워없애 혁명천지.
위해서 올린깃발 이기회를 놓치다니. 조계산 오랜숯막 비바람도 못막겠네.
<10>
이눔아 시상살이 갱물처럼 흐르는겨. 큰줄기 따라감서 지몫아치 잡고앞봐.
그러면 시나브로 풀리닝께 맘을고쳐. 선상님 별딴거지 염무칠의 숯된가슴.
제1부, 恨의 모닥불, 제1권 (6)나라가 공산당 맹글고 지주가 빨갱이 맹근당께요
<11>
내텃밭 배추속살 쥔것보다 더여물지. 나라는 농지개혁 말대포만 펑펑쏘고.
지주는 고짓거리 우린누굴 의지혀요. 그들이 맹글지라 공산당을 빨갱이를.
<12>
벌교는 일인들이 구성개발 수탈목적. 포구끝 선수머리 여수부산 뱃길줄여.
철교밑 선착장에 밀물타고 통통통배. 하지마 벌교에서 주먹자랑 돈자랑을.
제1부, 恨의 모닥불, 제1권 (7)그리고 청년단
<13>
선창서 일본선원 죽이고서 도망쳤던. 염상구 해방되자 독립투사 둔갑하고.
땅벌과 철교위서 목숨걸어 오야붕돼. 청년단 감찰부장 형과맞서 가슴통쾌.
제1부, 恨의 모닥불, 제1권 (8)이념 이전의 인간
<14>
봉건적 사회체제 어떻게든 극복되고. 친일파 반민세력 냉정엄정 처벌해서.
한민족 나라세워 우선으로 해야할일. 농민이 팔할이니 농지개혁 필수필수.
<15>
한민당 친일지주 미군정을 등에업고. 이승만 통일조국 나몰라라 집권야욕.
눈도둘 기호도둘 꾹눌러봐 향보단원. 염상구 졸개들과 실성한듯 외쳐대고.
제1부, 恨의 모닥불, 제1권 (9)문딩이 가시내, 팔자도 참 험하게 변했다
<16>
경찰과 피해가족 청년단의 세손가락. 고것이 바로긍께 생사결정 총구머엉.
자식과 산다면야 구더기도 마다할까. 순심이 들몰댁은 살고싶소 살고싶소.
<17>
고읍들 언제봐도 엄마처럼 그리운땅. 제석산 떠오르달 징광산을 넘어갈때.
추석밤 풍성했지 한뙈기땅 없었어도. 그때가 그립구먼 눈물처럼 그립당께.
<18>
아부지 허는일이 워찌해서 나쁘다요. 길남이 그물음에 들몰댁은 가슴섬뜩.
멸공단 보복으로 시아부지 판석영감. 한많은 세상살이 마감하니 통곡통곡.
제1부, 恨의 모닥불, 제1권 (10) 암약(暗躍)
<19>
키쪼깐 젊은양반 입심한분 칡넝쿨시. 눈자위 가무스름 국밥주모 가슴뻐근.
무산자 혁명완수 그다음은 바로그것. 하대치 침넘기고 사는구나 바라때를.
첫댓글 전남 벌교 보성 쪽으로 산행을 가시면 잠깐이라도 [태백산맥]의 배경지를 찾아 보세요. 산에 배인 우리 조상들의 숨결-- 느껴야 진정한 산행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