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공선사'를 대변해본다면...
이준석 개혁신당이 노인들의 지하철 무임승차제도 폐지 공약이 논란이 되고있다. 1984년부터 시작된 40년이 된 제도다.
현재 법상 노인의 나이는 만 65세로 지하철이 무료인 건데 지하철의 적자가 심각해지면서부터 이 제도를 놓고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고 급기야 개혁신당의 공약까지 나온 것이다.
○ 인식은 공감가는데...
1. 인구 구조상 문제
제도 도입 당시의 노인 인구 비율과 지금의 노인 인구 비율이 크게 차이 나고 지금 지하철 운송 수입 자체가 거의 변하지 않는 상황 속에서 무임승차 비율이 올라가면서 지하철 적자가 누적되고 있다.
2. 재정 문제
지금까지는 지하철 공채로 메꾸고 있는 상황이었지만 자본 잠식까지 되고나면 국세 지원이 들어가야 한다.
3. 공정성에 문제
서울 지하철이 처음 도입되고 지방에도 광역시에는 지하철들이 도입됐지만 역세권이나 대도시권이 아닌 곳에 거주하는 노인분들은 오히려 제 값 다 내고 대중교통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 지하철 요즘은...
대한민국 1550원, 일본 1620원, 프랑스 2550원, 캐나다 2980원, 미국 3400원, 영국 3790원 정도이다.
○ 말인즉슨
세대 갈라치기다, 혐오다, 이렇게 나올 것 같으면 대한민국 아무것도 개혁 아젠다는 다루지 못한다. 이런 점에 있어서는 공약으로 공론화해 공감하는 제도를 만드는게 좋을것 같다는게 사실이다.
○ 팩트가 아니건데...
이준석은 4호선 51개 지하철역 중에서 가장 무임승차 비율이 높은 역이 경마장역이라고 하면서 이게 어떻게 젊은 세대에 받아들여질지 한번 살펴봐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한건 그가 왜 세대간 갈라치기를 한다는 소리를 듣는지를 스스로 자인하고 있지는 않는지 돌아봐야 한다.
○ 팩트는...
서울시 600여개 넘는 지하철역 중 교통카드 정산시스템으로 확인된 서울시 자료제공에 의하면 2022년 9월까지 무임승차가 가장많은 역은 1호선 종로3가역, 제기역, 청량리역 순이다. 그가 말한 경마장역은 한참 아래다.
○ 의도가 무엇인가?
무임승차로 경마장이나 다닌다고 국민을 호도하는 것이라면 젊음 정치인 답지않은 구태다. 그점은 잘못된 것이다.
○ 지공선사
우리가 사용하는 말중에는 한자성어 혹은 고사성어가 있는데 이는 비유적인 내용을 담은 함축된 글자로 상황, 감정, 사람의 심리 등을 묘사한 관용구 이다.
요즘 한글전용 세대인 MZ세대들이 사자성어(四子成語)를 유머스럽게 해석한 것이 여럿이 있는데 그중에 하나가 지공선사(指空禪師)다.
지공선사라는 말에는 지하철 공짜로 탄다는 의미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 지공성사(指空禪師)는...
인도 출신의 승려로 실존적인 인물로써 아주 유명한 분이다. 인도 마갈타국의 왕자였는데 고려 축숙왕때 우리나라에 들어와 인도 제일의 불교 성지인 나란타사(那爛陀寺)가 있던 곳과 비슷한 산자락을 찾아서 경기도 양주시 회암동 천보산(天寶山)에 회암사(檜巖寺)를 창건하고 불교진흥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지금은 회암사(檜巖寺)가 모두 불에타 소실되고 회암사 부지만 남았는데 여기에는 지공선사 부도와 석등 나옹선사 부도와 석등 또 무학대사비와 회암사지 부도탑만 남아있다.
요즘 유행하는 은어적인 지공선사는 지하철을 공짜로 타는 사람이다.
만 65세가 되면 우리 정부에서 지공선사의 작위를 준다. 지하철 공짜로 타고 경노석에 앉아서 지긋이 눈감고 참선하라는 자격증으로 누구나 나이만 되면 저절로 주어지는 자격이며 남녀, 학벌, 경력, 재산의 구분이 없다.
노인들에게 지하철 공짜로 타는 노인복지는 전세계에서 대한민국이 유일하다. 여자의 경우에는 지공녀 또는 지공여사라고 부른다.
서울에서 지하철로 가장멀리 갈수 있는곳은 신창, 용문, 소요산, 문산, 오이도, 송도, 춘천, 인천공항이라 하는데 이곳은 언제라도 무료로 갈수 있다.
그런데 요즘 지하철의 만성적인 적자 문제로 지공선사의 입지가 바뀔수도 있게 되었다.
서울 사는 65세 이상 3010명을 대상으로 ‘노인의 기준’을 물었더니 72.6세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지금 65~69세에게 ‘당신은 노인이냐’고 물어보면 ‘그렇다’고 답할 사람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70세 중에도 스스로 노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노년기’는 나이만으로 일반화하기 어렵고 개인 차도 크다. 미국의 노인의학 전문의 루이스 애런슨은 “노화의 속도와 폭이야말로 사람마다 천차만별”이라고 했다.
실제로 몸 관리를 잘하는 90세는 그렇지 않은 70세보다도 건강할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 '65세 노인’ 기준은...
독일 ‘철혈 재상’ 오토 폰 비스마르크(1815~1898)에서 연원을 찾을수 있다. 1889년 연금제도를 도입하면서 지급 연령을 65세 이상으로 잡았다.
당시 독일 남성의 기대수명이 47세였다. 비스마르크의 ‘65세 연금’은 그저 정치적 선전이나 다름없었다.
미국에서는 20세기 초 대공황 와중에 루스벨트 대통령이 노령연금을 도입하면서 지급 기준을 65세로 잡았다.
유엔도 인구 분류에서 65세 이상을 고령층으로 보고 있다.
경제학자 존 쇼번은 ‘내년에 죽을 확률이 2% 이상이면 노인, 4% 이상이면 고령 노인’이라는 독특한 노인 분류 방식을 제시했다. 그 기준에 따르면 미국의 남성은 65세, 여성은 73세 이상이면 노인이다.
이제는 유엔도 인식을 달리 해 청년 기준은 18세부터 65세까지이고 66세부터 79세까지는 장년, 노인은 80세 부터다.
노화를 자연 현상이 아닌 질병으로 보는 시각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 세포 내 염색체 끝에서 염색체를 보호하는 ‘텔로미어’가 짧아지고 약해져 세포 분열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 노화라는 것이다. 텔로미어를 지킬 수 있으면 노화는 일어나지 않을수도 있다.
그래서 노화 역행(회춘) 연구도 한창이다. 2012년 노벨상 수상자인 일본 쿄토대 야마나카 신야 교수는 다 자란 성체 세포를 원시 상태로 돌릴수 있는 인자를 찾아내 ‘야마나카 인자’로 명명했다.
우리 몸은 세포로 구성돼 있어 노화된 세포를 되돌릴 수만 있으면 이론적으로 회춘도 가능하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러시아계 억만장자 유리 밀러와 함께, 노화 역행을 연구하는 스타트업 알토스 랩스에 30억달러를 투자했다.
과학계에선 노화 극복을 시간문제로 보는 사람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부유하면 100세도 청년, 그렇지 않으면 70세 노인인 세상이 올지도 모르겠다.
대구시가 지하철 무임승차 연령을 만 65세에서 70세로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머지않아 초고령사회가 오는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국민들 스스로가 노인을 73세로 보고 있으니, 늦기 전에 노인 기준을 바꾸는 것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