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4:19]
정월 십일에 백성이 요단에서 올라와서 여리고 동편 지경 길갈에 진 치매...."
정월 십 일 - 이스라엘 백성들이 마침내 요단 강을 건너 가나안 땅을 밟은 이 날은 그들이 애굽에서 나온지 40년에서 만 4일이 모자라는 날로서, 곧 유월절 어린 양을 예비하는 날이었다). 그러므로 여기 이처럼 정확한 날짜가 서술된 것은 유월절 규례와 연관시켜 말하기 위함이었다. 한편 '정월'은 히브리어로 '아빕' 월인데, '아빕'은 이미 익었으나 여전히 푸른 색깔을 띤 부드러운 보리를 뜻한다. 이 시기는 '모맥 거두는 시기'와 일치하는 시기로 오늘날 태양력의 3월 말이나 4월 초에 해당되는데, 바벨론 포로기 이후에는 '니산'월이라 불리웠다.
이처럼 하나님께서 이 날에 이스라엘 백성들을 가나안 땅으로 들여보내신 것은 그들로 하여금 가나안 땅에서 유월절을 예비하고 지키게 함으로써 그들이 하나님께 성별된 민족임을 깨달아 알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뿐만 아니라 그들이 애굽에서 유월절의 기적을 통해 구원받은 점을 기억하며, 그 구원이 요단을 건넘으로써 마침내 완성되었다는 것을 느끼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길갈 - '굴리다'란 뜻을 가진 동사 '갈랄'에서 파생한 이 명칭은 이스라엘이 애굽에서 해방되어 목적지인 약속의 땅 가나안에 도착함으로써
과거 애굽에서 겪은 노예의 수치를 모두 굴려 버렸다는 뜻으로 명명된 것이다. 한편 요단 강 언덕으로부터 약 8km 가량 떨어진 이곳 '길갈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나안 땅에서 진(陣) 친 첫 숙영지이자 가나안 정복 전쟁을 위한 교두보였다. 따라서 이후 전개되는 가나안 정복 전쟁은 물론, 사사 시대및 초기 왕국 시대에 이르기까지 이곳 길갈은 이스라엘의 정치적, 군사적, 종교적 중심지로서 특히 중요한 성읍이 되었던 것이다. 한편 오늘날 그 위치는 '길벳 엘 메프질'로 추정되고 있다.
[수 4:20] "여호수아가 그 요단에서 가져 온 열 두 돌을 길갈에 세우고..." 열 두 돌을 길갈에 세우고 - 열 두 돌을 세운 목적은 이스라엘 전체 12지파로 하여금 여호수아 시대 뿐 아니라 오고 오는 세대를 통하여 요단 강 도하의 이적을 베푸신 하나님의 크신 은혜와 이적을 기억하고 찬양하며 기리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길갈에 기념비를 세운 이유는 길갈이 요단 강 도하 지점으로부터 가장 가까운 거리에 위치한 성읍으로, 도강 후 최초의 이스라엘 숙영지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