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화요일
워터파크가 새로 리뉴얼을 해서, 새로 생긴 짜릿한 놀이기구를 사람들이 타는걸 봤다. 큰 보트가 물결타고 내려오다가 멈추는 놀이기구였는데, 너무 시원하고 재밌어보였다. 와 저거 진짜 재밌겠다! 하고 뒤에 있던 일행에게 말하고 좀 여운을 느껴보다가 동네로 내려왔다. 밤이어서 아파트단지를 걸어가는데, 내가 화단의 흙을 밟고 나무 아래로 지나가고 있었다. 흙이 젖어 축축했다. 지렁이라도 있는거 아냐 하며 내려다보니, 지렁이가 아니라 새끼뱀들이 있었다. 큰 뱀도 있으면 어쩌지 했는데 새끼뱀들의 어미 아비 큰뱀들도 나와 쉭쉭거리며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물릴까봐 무서워 얼른 빠져나오려는데, 나무 위에도 커다란 뱀들이 있었다. 나는 재빨리 빠져나왔지만, 때마침 빠져나온 반대길가를 걸어가던 외국인 아주머니 한분(히스패닉?)과 아이 셋(모두 남자아이)이 있었는데, 뱀들이 아이를 한 마리당 한명씩 물어 휘감아 가버리는것이었다. 그런데 아이들을 휘감은 뱀은 갑자기 사람의 현신이 되어 팔뚝에 뱀 문신을 한 갱단 세명이 되어 애들을 안고 납치해갔다. 아주머니는 되찾을 생각도 못하는거같았다. 나랑 고모가 같이 있었는데, 고모가 안타까워서, "애들이 약간 모자라다고 하지..그러면 예외되는데(안 뺏길 수 있는데). 내 아들도 그렇게 지켰어요"하고 서툰 영어로 말해줬다. 그러나 그 아주머니는 "내 아들들이 아니에요"하고 역시 서툰 영어로 말했다. 고모는 한가지 방법을 더 말해준거같은데, 그쪽에서 못알아듣자 "두가지 트랙으로 알려줘서 혼동을 줬네요. 미안해요 투 트랙으로 줬어"하고는 뚫린 철망을 지나 고모의 아파트동이 있는 쪽으로 들어갔다. 갑자기 고모가 어디서 전화를 받았고, 나에게 큰고모도 오셔서 같이 시간보낼거라했다. 저녁식탁이 차려졌고, 여럿이 둘러앉았는데 내 앞에 커다랗고 신비로운, 약간 빈티지스러운 청동색의 위스키병이 있었다. 내가 집어서 옆자리 고모에게 놓자, 고모는 병을 따 술을 좀 따르더니 내게 줬다. 술 맛이 정말..기가 막히게 좋았다. 향도 너무 좋았다. 너무 맛있다고 했더니 고모가, 이거 35년산이야, 정말 비싸고 오래된 좋은 술이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