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騰은 朕(짐:나)과 馬(마:말)로 짜인 글자다. 朕이 발음성분이요 馬가 의미성분이다. 馬가 의미성분이라면 이 글자는 본래 말과 관련된 뜻을 갖고 있었을 것이다. '설문해자(說文解字)'의 풀이를 보면 傳(전:전할)과 같다고 되어 있다. 그런데 傳은 전달(傳達) 전송(傳送)과 같이 '무엇을 전하다'라는 뜻이니 말과는 별 관련이 없는 듯하다. 그러나 책의 앞뒤를 찬찬히 읽어보면 傳은 '전하다'라는 뜻이 아니고 지금은 잘 쓰이지 않는 '역사(驛舍)의 말 또는 수레'를 가리키는 것임을 알 수 있다. 또 부연하기를 馬(개마)라는 뜻도 있다고 했으니 馬는 '거세(去勢)한 말'을 뜻하다. 이러고 보면 騰의 의미성분이 馬인 이유가 설명이 된다. 驛舍의 말이나 수레는 하룻밤을 쉬고 가는 나그네가 여정(旅程)을 재촉하여 타고 달리라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여기서 騰의 또다른 의미인 '타다' '달리다' 등이 유추되어 나오게 된다. 글자의 뜻은 세상의 변화와 함께 변하는 법. '驛舍의 말'이 소용없어진 지금 騰은 본래의 뜻보다는 '용솟음치다'의 뜻으로 쓰여 騰蛟起鳳(등교기봉:솟아오르는 교룡과 올라가는 봉황, 즉 출중한 인재)과 같은 성어(成語)에 쓰이고, 특히 물가(物價)나 주가(株價)와 관련된 말에 사용된다. 그리하여 急騰(급등) 反騰(반등) 騰落(등락) 騰貴(등귀) 등의 사용처가 있다. 김영찬 동의대 중문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