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0만 폐업 시대
도시의 거리를 걷다 보면 무심코 고개를 갸웃 했을지도 모르겠다. 불과 얼마 전까지 손님들로 북적이던 식당 자리에는 갑자기 '임대 문의'라는 현수막이 붙어 있고, 정들었던 단골 가게가 소리 없이 사라진 풍경들. 내수 경기가 어렵다는 말을 동네 골목에서 온몸으로 체감할 수 있는 시기다.
작년 한 해, 국세청 집계에 따르면 문을 닫은 개인사업자가 100만80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95년 이래 처음으로 100만명을 돌파한 수치란다.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더 많은 이들이 생업을 포기했다는 뜻이다. 폐업 사유의 압도적 1위는 '사업 부진'이었다. 특히 우리 주변의 음식점, 소매업 등 소상공인이 그 직격탄을 맞았다. 소매점과 음식점업에서만 폐업자가 45만명 넘게 나왔다.
한국은행은 최근 발표한 금융안정상황 보고서에서 올해 1분기(1~3월) 취약 자영업자의 대출 연체율은 12.24%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취약 자영업자는 여러 금융회사에서 돈을 빌린 다중 채무자이면서 저소득이거나 저신용자인 대출자를 뜻한다. 가게 문을 닫을 수도, 그렇다고 빚을 갚을 수도 없는 진퇴양난에 빠진 이들이 그만큼 많다는 의미다. 이는 단순히 경제 지표의 악화를 넘어 한 가정의 존립이 위협받는 '조용한 비명'과도 같다.
최근 가게나 마트에서는 '떨이'나 값을 내린 식품을 구입하는 사람들도 많아 보인다. 주변에서는 다들 장보기가 무섭다고들 한다. 또 온라인에서는 '마감 할인 중개 앱'도 인기란다. 거시적인 경제 지표의 반등이나 대규모 지원책 발표도 중요하지만, 지금 서민들에게 필요한 것은 내일의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망이다. 정부는 더 낮은 자세로 귀 기울이고, 정책의 온기 또한 힘겨운 서민들을 먼저 감싸안을 수 있도록 세심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