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집에 돌아왔습니다.
지난 글들은 게스트하우스에서 밤에 올린 글이라 사진이 없어 약간의 사진을 추가했습니다.
본래 여행기를 쓰려고한 의도가 아니였기 때문에 사진도 별로 찍지않았습니다.
셋째날:
꿀잠을 잤습니다.오늘은 2016년 마지막 날입니다.
시험삼아 걸어보니 여전히 걷기 힘듭니다.
발상태가 악화될까봐 샤워는 못하고 세수만 하기로 했습니다.
복도에 거울과 세면기 3개 나란히 있는 세면장에서 세수를 합니다.
먼저 나온 여자게스트가 양치질을 하고있는데 무려 전동칫솔을 쓰고있습니다.
세수까지는 괜찮은데 면도하는 모습을 보여주기에는 민망해서 딴청을 좀 떨다가‘
그냥 면도기로 벅벅 문질러댑니다. 세면기가 좀 작지만 머리도 마구마구 감습니다.
젖은 머리를 수건으로 닦으며 방에 와서 룸메이트들에게 오늘 일정을 물어보니 한 친구는 성산 근처에있는
아쿠아리움에 간다고합니다. 미리 할인권을 사놨다고합니다.
다큐 영화일을 한다는 또 다른 친구는 세화리 근처를 둘러보고 이곳 게스트하우스에 하루 더 머문다고 합니다.
일찍 출발한 사람들도있고 여기에서 더 묵을 사람들은 아침도 거르고 아직 늦잠수행중입니다.
아침을 먹으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대부분 성산에 가서 하루자고 새해 해돋이를 본다고합니다.
저는 해맞이 까지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오늘도 걸어서 제주도의 3시방향인 성산까지 걸어가기로 계획했었습니다.
오늘은 말일이라서 성산쪽에 사람들이 엄청 몰릴것이고 숙소 또한 구하기 힘들것이라 합니다.
저는 더 이상 걸을 수 없어 고민합니다.
그냥 포기하고 집으로 갈까? 오늘은 비행기 표가 없을텐데... 공항까지 되돌아가서 렌트카를 빌려서 돌아나닐까??
아니면 혼자서 렌트카를 타고 다니는 사람에게 일정 비용을 부담하는 조건으로 빌붙어 다닐까?
버스를 타고 성산을 피해 한적한 곳에 가서 하루 빈둥거리면서 물집도 말리고 쉬기로 했습니다.
룸메와 버스정류장으로 가는길에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습니다.
아직 학생이라 군대문제, 진로문제, 생기지도않은?? 여친문제 등을 애기했습니다.
제가 몇 마디 해주었지만 아마도 조언이라기 보다는 꼰데의 잔소리쯤으로 들렸을 것 같습니다.
세화시장에 있는 버스정류장에 붙어있는 버스시간표를 보니 지명이 생소해서인지 어디가 어딘지 감도오지 않습니다.
무작정 성산을 지나쳐있는 표선리로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왠지 착한느낌의 지명같습니다.
버스를 타고 가다보니 성산일출봉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거대합니다.
마치 영화 크로스인카운터에 나오는 광경같습니다.
차를 타고 오면 이렇게 빠른데 이 거리를 걸어서 온다면 이틀정도는 걸릴것 같습니다. 성산에서 룸메친구가 내립니다. 여기에서 버스를 갈아타고 아쿠아리움에 간다고합니다. “즐거운 여행 되세요”라는 인사말을 건넵니다.
성산 이곳은 대단히 번화한 관광지인것 같습니다. 식당, 팬션들이 빽빽하고 여기저기 공사중입니다.
표선에 내렸습니다. 절뚝거리면서 바닷가를 찾아갑니다.
날씨도 흐리고 바람이 약간 불고 해변은 오전이라 그런지 분위기가 썰렁합니다.
가까운곳에 민속촌이 있습니다만 생략합니다.
그런데 아까부터 개한마리가 제 주위를 앞서거니 뒷서거니하며 맴돕니다.
무심한척 하지만 일정거리를 두고 저를 안내하는 느낌입니다. 심지어 기다렸다가 횡단보도도 같이 건넙니다.
개치고는 기특한 놈 같습니다.
마땅히 머물곳도 없고 해서 이르지만 점심을 먹기로 하고 번화가 쪽으로 왔습니다.
뭔가 특별한 것을 먹고싶어 말로만 듣던 고기국수를 먹어보기로 하고 허름한 식당에서 고기국수를 먹어보았습니다.
기대가 너무 큰 탓이었는지 맛이 별로입니다. 국물은 짜고 아삭거리는 돼지비계가 거슬립니다. 나오는 길에 귤 2개를 얻어왔습니다. 나중에 현지인에게 물어보니 고기국수는 잘하는?? 전문점에서 먹어야 제맛을 볼수있다고 합니다.
걷기도 힘들고 해서 아까 버스 내릴때 보였던 게스트하우스로 가기로 했습니다.
좀 낡아보이지만 저기에 가면 이제 편히 쉴 수 있겠구나 하는 기대로 바삐 갑니다.
그런데 문이 잠겨있네요. 전화를 해보니 주인내외가 쇼핑중이랍니다.
몸이 좋지않아 좀 일찍 쉬려한다고 사정 말씀을 드렸더니 금방 올테니 조금만 기다리라고 합니다.
보통 게스트 하우스는 오후 4~5시에 오픈합니다.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1층 March룸을 배정 받았습니다. 여기 게스트하우스는 방마다 욕실이 따로 있고 TV도 있어서 혼자서 빈둥거리기에 딱 좋습니다.
두시간 정도를 누워서 쉬고 있다보니 게스트들이 들어오는 소리가 밖에서 들려옵니다.
그런데 제방에는 6시가 넘도록 아무도 들어오지 않습니다.
점심을 부실하게 먹어서 배가고픕니다. 주인장에게 해물뚝배기집을 여쭈어보니 바닷가까지 걸어나가야 한답니다.
또 저녁을 혼자 먹어야하는 상황입니다.
식당들을 탐색하다 첫 번째 식당에서 혼자 먹을 수 있는 메뉴가 없다며 퇴짜를 맞습니다.
또다른 식당을 찾다가 갈비집이지만 메뉴를 보니 전복뚝배기가 있는 식당을 찾았습니다.
남들은 연말이라 친지들과 즐거운데 나혼자 저녁을 먹자니 처량한 느낌도 듭니다.
저에게는 한라산 맑은물이 있으니 행복합니다.
첫댓글 재미있게 잘봤습니다 걷기여행하고 사나흘이 고비입니다. 무릎과 종아리가 엄청 아프죠 ㅎ 그것만 지나면 오히려 힘이 붙어서 수월해지고 한라산 갔다올때는 뛰어갔다 뛰어내려왔습니다ㅎ 뚝배기가 참 맛있어 보이네요 저도 여행 끝나고 숙소에 오면서 막걸리 한병 사가지고 와서 먹으니 혼자라도 행복하더군요 심지어는 낮에 점심대신 막걸리 한병먹고 술김에 걷기도 했습니다 물론 선그라스는 필수 ㅎ 어디든 낯선곳에 있든 요즘은 돌아가는 버스찾기 아주 쉽습니다 네이버 길찾기 앱 깔아두면 어디에 있든 돌아가는길과 버스편 금방 알려줍니다 여행이 너무 싱거워졌죠 ㅎ
다 좋은 말씀이십니다. 길찾기앱이 가끔씩 멈춰서 구글꺼랑 네이버꺼 번갈아 썼습니다. 썬글라스, 로션이 없어서 고생했습니다.
집에 잘 돌아오셧군여~ 고생하셨지만 2016년 보람있는 마무리네요~ ^^
글 잘읽었습니다~ 발도 얼른 낫앗으면 좋겟네요^^
고맙습니다. 발은 이틀만에 나아졌습니다.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훌쩍 떠나는 여행 부럽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글이 좋네요~~
제주 십수년전 단기로 몇달 취업해서 노형동 선세방 살며 여기저기 쏘다녔습니다 집값도 뛰기전이라 오래된 연립하나 사서 정착할까 고민도 했었던 정감어린 동네, 하지만 어느 이상 뿌리내리는 것이 쉽지않더군요 시민단체네트웍이 인맥이되고 인연이 되긴했지만 거기까지였지요 사연많고 지금도 자주 찾지만 다녀가신 한곳 한곳이 제게는 기억이 많네요 잘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