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ssing link", 즉 잃어버린 고리라고 하여 현생인류로의 중간적인 진화과정을 나타내 주는 화석을 찾을 수 없다라고 하는데...책을 쭉 읽다보니... 아니군요...이쪽 방면에서는 이미 풍부한 화석과 연구가 진행되어... 사실상 잃어버린 고리라고 할만한 중간화석의 공백이 거의 없군요...
물론 생소한 학술용어가 좀 많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책도 앏은 편이라 단시간내에 재미있게 읽으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인간의 얼굴을 한 과학, 시대와 사회를 읽는 과학, 인간의 미래를 비추는 과학을 표방하며 시작된 [인간과 과학]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이다. 우주의 탄생에서 출발하여 생명의 출현, 인간의 기원과 진화의 장대한 역사를 웅장하게 그려내고 있는 책이다.
'최초의 인간' 혹은 '인류의 조상'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루시. 이 책이 갖고 있는 문제의식의 핵심은 넓적다리뼈와 정강이뼈 사이를 이루는 '루시의 무릎'에 있다. 지금까지 인간의 직접적인 조상으로 여겨졌던, 저자 자신이 발견한 루시가 인류의 직계조상이라는 견해를 일찌감치 포기하고 루시가 인간의 조상이 아니라는 학설을 내세우며 '최초의 인간 루시'를 다시 조명해 봐야 한다는 쉽지 않은 과제를 던지는 저자는 새로운 화석의 등장과 루시의 무릎을 논거로 루시에게 새로운 위치를 부여하고자 한다.
바로 직립과 두발보행을 했지만 불안정한 무릎, 그리고 오히려 나무를 기어오르는 수상(樹上)생활의 특징이 나타나는 신체구조로 보아 루시는 완전한 두발보행을 하는 존재라기보다는 두 가지 이동방식을 갖춘 존재라는 것을 밝힌다. 그리고 루시와 거의 동시대에 살았던 아나멘시스종이 안정된 두발보행을 보인다는 점등 루시를 인간의 직계조상으로 바라보기에 의구심이 들게하는 몇 가지를 들어 새로운 문제의식을 제시하고 루시가 최초의 인간이라는 위치를 빼앗긴 상황에서도 여전히 사라지지 않는 상징적인 의미를 여러 문학작품과 저자 자신과의 관련 속에서 재미있게 그려내고 있다.
[ 저자 개 ]
저자 : 이브 코팡
콜레쥬 드 프랑스 고인류학과 선사학 정교수이다. 1934년 영국에서 태어난 그는 어려서부터 선사학에 깊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고등학교와 대학교 시절에는 여러 발굴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1956년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에 소속되어 국제 탐사단의 일원으로 세계 각지에서 화석 발굴작업에 참여했다. 그리고 화석의 발견과 연구 성과를 인정받아 과학아카데미, 국립과학연구센터 등으로부터 수많은 상을 수여했다. 특히 1974년 도널드 요한슨등과 함께 지금까지 인류의 조상으로 간주되어온 오스트랄로피테쿠스 화석, 일명 '루시'를 발견했다.
현재 과학아카데미 회원이기도 하며『원숭이, 아프리카 그리고 인간』『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등 많은 책을 저술하였다.
[ 목차 ]
역자 서문
머리말
제1장 선인류, 인간 이전의 인간의 역사 - 호미니드의 기원
제2장 사람들, 인간과 함께 하는 인간의 역사 - 인간의 기원
제3장 연대기 - 발굴과정과 인식에 대한 역사
제4장 자전적인 이야기 - 인간의 역사를 찾아나선 나의 역사
제5장 루시 화석 - 인류 발자취 역사의 주인공 이야기
제6장 상징으로서의 루시 - 영웅이 된 루시가 남긴 이야기들
맺음말
[ 책속으로 ]
앙드레 르루와-구르앙은 기발한 방법으로 연속되는 시간 속에서 도구의 효율성이 어떻게 향상되었는가를 보여주었다. 그는 1kg의 규석(차돌)에서 만들어낼 수 있는 도구의 사용부분인 날 부분의 길이를 측정했다. 그는 이 연구를 통해 200만 년 전에는 규석 1kg으로 10cm의 날을 만들어내었고, 50만 년 전에는 40cm, 5만 년 전에는 200cm, 2만 년 전에는 2,000cm를 그리고 1만 년 전에는, 믿기조차 힘든, 7,000cm의 규석세석기를 만들어냈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물론 이것은 대략적인 추정치에 불과하지만, 의도했던 대로, 지수함수처럼 거듭되는 놀라운 발전을 잘 보여주고 있다.
…
하나의 돌을 다른 것으로 내려쳐서 형태를 바꾸려고 한, 하찮아 보이지만 너무도 위대한 행위로 다시 눈을 돌려보자. 이 사람은 의도적으로 형태를 변화시키려 했을 수도 있고, 아니면 그냥 무심결에 형태를 바꾸려고 한 것일 수도 있다. 또는 우연히 깨어진 채 더 유용해진 돌을 보고 다시 재연해보려는 것이었을 수도 있다. 어찌되었든, 이 발명가는-우리는 그의 후손이 되는 것이며, 그를 위해 기념비를 세워야 마땅할 것이다-감히 본능의 포승줄을 끊고, 자신이 처한 환경에 영향을 미치고 세상을 바꾸려고 했던 첫번째 인물인 것이다. 그리고 이 호미니드는 물체를 변형시킴으로써 자연히, 경험을 통해, 충격을 주기 이전과 이후의 형태들을 식별할 수 있게 되었다. 약 350만 년 전 경에 이루어진 사건이었으며, 장본인은 우리가 오스트랄로피테쿠스라 부르는 선인류 중에 있다. 그러나 정확한 신원은 아직 연구대상으로 남아 았다.
최초의 도구들이 어떤 이들에게는 우연히 깎인 듯이 보이는 반면 다른 연구자들에게는 이미 숙련된 경험을 반영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두 의견 모두 옳을 수 있다. 후에 발견된 세련된 도구들을 생각한다면 첫 번째 부류의 사람들이, 또 최초의 도구 이전의 도구가 현재 전무하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두 번째 견해를 피력하는 연구자들이 일리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흥미로운 것은 점차 상당수 도구들의 형태가 규격화된다는 사실이다. 오랫동안 사용을 거쳐 어떤 기능에는 어떤 형태가 가장 적합한지 밝혀졌기 때문이다. 또 우리는 이 형태들을 수십만 평방 킬로미터의 공간과 수십만 년의시간에 걸쳐 발견하게 된다. 곧, 교육과 관습 또는 모방을 통해 형태들이 전수되었음을 보여준다. 돌을 깎던 이들은 머리 속에 도구제작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과 함께 개선하기 위한 계획들도 머리에 떠올렸다. 이러한 계획들은 점점 개량되었고 다양해졌다. 1kg의 원석에서 얻어낼 수 있는 날의 길이가 늘어났고, 도구의 종류도 늘어나면서 인간은 많은 발전을 했다. 다루는 도구의 종류가 늘었다는 것은 인간의 활동이 많아지고 다양해졌음을 보여준다.
180만 년 전 경, 케냐의 투르가나 호수 서쪽에서는 당시 사람들이 사용하던 도구들 중에 좌우대칭을 이루는 도구드이 발견된다. 두말할 나위 없이 효율성 면에서 대단한 발전이었다. 그러나 그 이상으로, 이것은 형태에 대한 관찰과 이미 만들어진 것을 재생산하는 능력에 있어서 놀라운 진보를 보여주는 것이다. 좌우대칭형에 두 개의 면과 두 개의 날을 지닌 도구들은 양날손도끼라 불리게 되었고, 100만 년 이상의 기간 동안 수없이 많은 사람들의 도구가 되었다.
40만 년 전 어느 날, 구대륙에서 석핵석기에서 얻은 가장 긴 날을 가진 조각-이것이 그 유명한 르발루와 석기라 불리는 조각인데-이 등장한다. 이것은 13번 또는 14번 계획적으로 내려쳐서 만들어낸 것이다. 종이 한 장을 13번 접어서는 아무것도 아닌 것이 14번째 접으면 종이암탉이 된다는 리오넬 발루 학장의 비유는 르발루아 석기 조각의 난해한 복잡성을 잘 보여준다.
--- pp.79~84
이상이 신체구조로 살펴본 루시의모습니다. 화석의 중요성 자체가 이미 발굴의 과학적 성과를 부각시킨다. 하지만 루시에 대한 학문적 연구결과들은 루시가 가져다준 성공을 한층 더 뜻깊게 만들었다. 우리는 루시가 두 가지 이동방식을 갖춘 흥미로운 개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두발보행과 수상이동 두 방식 중 어느 한 가지만을 전적으로 취하는 형태와는 달리, 완전한 두발보행을 하는 것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나무에서만 생활하도록 되어 있는 형태 또한 아니었다.
…
이것은 많은 것을 시사해준다. 먼저 우리가 물려받은 두발보행이 어느 날 갑자기, 그것도 생명체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로 단 한 번만 등장해서, 단 하나의 형태로 우리에게까지 이어져 내려온 것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오히려 그 반대로 이러한 형태의 보행방식이 여러 차례에 걸쳐 생겨났으며, 서로 유사하거나, 일치하는 아니면 완전히 독립된 방식으로 세상에 나타나서는 각각의 두발보행이 나름대로의 역사, 곧 진화과정을 거쳤다는 것이다. 또 루시와 같은 존재들-과거의 특징과 새로 나타나게 될 특성을 동시에 보여주는 존재들-덕택에 사람이 영장류에서 진화되었다는 진화론이 놀라운 논거를 갖출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이러한 선인류들이, 우리가 그토록 원하고 이들에게 감히 부여하려는 매개자로서의 지위를 갖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한다.
--- p.206
이후 사피엔스 인류는, 우리가 알다시피, 눈부신 발전을 해나간다. 300만 년간 계속되어온 수렵경제에 종지부를 찍고 약 12,000년 전 경 생산경제라 불리는 새로운 경제방식을 만들어낸다. 이윽고 산업시대가 도래하고 훗날 소비경제라 불리는 특수한 형태의 생산경제가 나타난다. 이러한 경제체제는 불과 두 세기 동안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 인구수에 부합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지구의 자원을 심히 염려스러울 정도로 사용해왔다는 단점도 가지고 있다. 그렇다고 미래에 대해 두려움을 가질 필요는 없다. 앞에서 보았듯이 생각하는 생명체로서 우리-몇몇 선인류와 아마도 인류 모두-는 역설적인 특징을 지니고 있다. 인간은 자유롭고 자유를 지켜나가는 데에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강하지만, 자유의 전제조건이 되는 책임을 망각했을 때에 인간은 심각한 위기에 처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지식의 습득과 전수는 자유를 발전시키는 유일한 원동력이기 때문에, 우리에게 자유가 있다고 해서 무지해도 되는 자유까지 주어진 것은 아니다.
--- p.89
[ 출판사 리뷰 ]
루시의 발견자 이브 코팡에게 듣는 인류의 기원과 진화이야기
지은이 이브 코팡은 우리에게 최초의 인간으로 알려진 '루시'를 도널드 요한슨(『최초의 인간 루시』의 저자)등과 함께 발견한 프랑스의 저명한 고인류학자이다. 그는 이 책에서 우주의 탄생에서 출발하여 생명의 출현, 인간의 기원과 진화의 장대한 역사를 웅장하게 그려내고 있다. 그리고 고고인류학의 역사를 선구자의 시대, 열정의 시대, 후계자의 시대로 구분 지으며 재미있는 일화들과 자신의 활동경험 등을 통해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그 뿐만 아니라 특유의 유머, 이간과 인간의 미래에 대한 따뜻한 시선, 루시에 대한 애정과 함께 엄밀한 과학정신을 보여줌으로써 과학자들은 물론 독자들에게 흥미와 귀감을 주고 있다. 특히 루시가 최초의 인간이라는 위치를 빼앗긴 상황에서도 여전히 사라지지 않는 상징적인 의미를 여러 문학작품과 저자 자신과의 관련 속에서 재미있게 그려내고 있다.
루시의 무릎 뼈가 말하는 진실 - 루시는 최초의 인간이 아니다
루시의 학명은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Australopithecus afarensis)이다. 이디오피아의 하다르 계곡에서 한 개체를 이루는 뼈의 40%가 넘는 양의 화석이 발견됨으로써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다. 그때까지 유래가 없는 일어었기 때문이다. 또한 화석의 해부학적 특성과 연대측정 등으로 루시는 인간의 직계조상, 다시 말하자면 최초의 인간으로 여겨졌고 인류학계는 물론 많은 세상 사람들 사이에서 대 스타로 자리잡게 되었다.
하지만 이후의 연구과정에서 루시가 최초의 인간이 아니라는 의견을 뒷받침하는 사실들이 알려지게 되었다. 많은 해부학적 사실 가운데 특히 무릎뼈의 정밀한 연구를 통해 루시가 두발보행과 수상(樹上)이동의 두 가지 이동방식을 함께 갖춘 특이한 존재임이 밝혀졌고, 이런 정황을 뒷받침하듯 루시와 거의 같은 시기에 존재했던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나멘시스 종(種)이 발견되었다. 이 종은 루시보다 훨씬 인간과 닮은 얼굴모습을 지녔음은 물론 더욱 확실한 두발보행을 했음을 보여주는 무릎뼈와 다른 해부학적 특성들을 보이고 있었다.
이러한 사실들로부터 저자는 자신이 발견한 루시가 인류의 직계조상이라는 견해를 일찌감치 포기하고 이 책을 통해 아직껏 도그마에 사로잡혀 있는 학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일침을 가하고 있다.
루시를 발견하고 명명한 우리는 루시를 호모속(屬)을 낳게 한 조상으로 믿고 있었다. 아직도 많은 연구자들은 그렇게 믿고 있다. 하지만 나는 이미 오래 전에 이것을 믿는 '신봉자'들과 결별을 선언했다. 왜냐하면 루시의 여러 특징이 나에게는 호모속으로 진화되었다기보다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자생적 형질전환에서 비롯된 것들로 보였기 때문이다. 또 루시와 같이 두 가지 이동방식이 잘 정착된 구조에서 두발보행만을 하는 호모속의 구조로 삽시간에 옮아간다는 것이 불가능해 보였다. 사실 루시와 호모속은 거의 동시대에 존재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루시를 호모속의 조상으로 볼 수가 없게 되었다.
연이어 발견되는 새로운 종(種)과 사실들
저자는 이 책에서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나멘시스가 호모속의 조상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단정짓지는 않는다. 좀더 새로운 발견과 연구가 진행될 필요가 있다는 여지를 두고 있다. 저자의 이러한 견해와 열린 사고를 뒷받침이라도 하듯 1999년 프랑스어판 원서가 출간된 이후에 아주 중요한 화석의 발견들이 이루어진다. 1999년 에티오피아에서 발견된 '오스트랄로피테쿠스 가르히'를 필두로 2000년 케냐에서 발견된 '밀레니엄 조상(Millenium Ancestor)', 특히 2001년 발견된 '케냐의 편평한 얼굴 사람'이란 뜻의 '케냐안트로푸스 플라티오프스(Kenyanthropus platyops)' 화석이 발견됨으로써 루시가 인류진화의 계통수에서 차지했던 위치에 결정적인 타격을 받았다. 이로써 인간의 기원에 관한 학문은 미궁으로 빠지며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되었다.
'케냐의 편평한 얼굴 사람'을 두고 학자들은 다음과 같이 언급하고 있다.
우리는 600만 년 전에서 250만 년 전까지의 시기에는 단일한 계통만이 존재한다고 생각해왔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350만 년 전에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루시)와 같은 시대에 살았던 다른 존재가 있었음을 안다. 우리는 제2의 인간 조상을 만난 것이다.
- 미브 리키(Meave Leakey), 고인류학자
케냐안트로푸스 플라티오프스는 확실히 새로운 종(種)이다. 이 화석이 보이는 해부학적 특성의 독특한 조합을 고려할 때 아마도 새로운 속(屬)으로 분류해야 할지도 모른다.
- 도널드 요한슨(Donald Johanson), 루시의 발견자, [최초의 인간 루시]의 저자
우리는 지금까지 루시를 우리의 조상으로 생각해왔다. 그러나 그런 견해에 대해 재평가할 때가 되었다.
- 프랭크 브라운(Frank Brown), 유타대학 지질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