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지난 8월의 본선 조추첨 때만 하더라도, 많은 사람들은 유나이티드가 역대 최고의 '꿀대진'에 걸렸다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유나이티드는 수요일 밤(현지시각) FC 바젤 1893에게 1-2로 패하고 UEFA 유로파리그라는 한 단계 낮은 무대에 서게 된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올드 트래포드에서 바젤, SL 벤피카와 무승부를 거둔 것도 악재였습니다. 하지만 이번 경기는 유나이티드의 하락세를 교과서적으로 보여주는 패배였습니다.
유나이티드는 이번 경기에서 승점 1점만 확보해도 16강행을 확정짓는 상황이었지만, 오히려 창의성과 집중력이 부재했고 여기에 운까지 따라주지 않으면서 끝내 고개를 떨구고 말았습니다.
<골닷컴>의 전문가들은 '바젤 대참사'가 일어난 원인들을 분석해 보았습니다.
최정상급의 수비진에는 자신의 활약을 통해 경기에 조용히 영향을 끼치는 골키퍼의 존재도 상당히 중요합니다. 전임자인 에드빈 판 데르 사르가 보여준 이런 모습에 다비드 데 헤아가 필적하기에는 아직 부족한가 봅니다.
자신의 구역을 틀어쥐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데 헤아이지만, 측면에서 날아오는 바젤의 크로스에 대처하는 데에는 믿음직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상대의 크로스를 쳐내는 데 헤아의 본능은 오히려 수비수들의 부담을 가중시킬 뿐이었습니다. 페널티 에어리어 중앙을 향한 제르단 차키리의 낮은 크로스가 마르코 슈트렐러의 헤딩골로 이어진 것도 데 헤아의 판단 미스 때문이었습니다.
판단력은 골키퍼에 있어 상당히 중요한 능력이고, 경험을 통해 쌓아나가는 것입니다. 앞으로 데 헤아는 이런 부분을 더욱 배워나가겠지만, 확실히 이번 경기를 통해 혹독한 수업료를 치른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이번 바젤전에서는 3명의 미드필더를 내세운 영감님의 전술도 문제였습니다. 유나이티드는 최근 변변한 미드필더 없이 경기를 치러왔고, 바젤 원정에서는 이로 인해 경기를 틀어쥐는 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런 상태에서 영감님은 원정 경기에서 상대를 압도하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전술의 문제는 너무나 명확하게 드러났습니다. 공격 지원에 나서는 선수가 루이스 나니와 애쉴리 영뿐인 상황에서 웨인 루니는 공격 상황에서 중앙에 고립되는 경우가 너무나도 잦았습니다.
게다가 바젤이 상대적으로 빠른 시간에 선제골을 터뜨린 탓에, 이들은 페널티 에어리어에 백빽한 수비진을 형성했습니다. 결국 루니는 빈 공간을 찾고 볼을 받아내기 위해 측면으로 빠지거나 아래로 처지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물론 유나이티드는 결정적인 찬스를 여러 차례 만들어 냈습니다. 하지만 이런 찬스들은 유나이티드의 전술이 잘 먹혀들었다기보다, 그저 긱스와 나니의 개인 능력으로 빚어낸 것일 뿐입니다.
바젤은 기가 막힌 수비를 펼치며 결국 승리를 따냈지만, 유나이티드는 상대의 수비를 더욱 괴롭힐 수도 있었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것입니다.
전반전이 끝나고 한 골이 뒤처져 있는 상황, 하지만 유나이티드는 어쩔 도리가 없었습니다.
유나이티드는 경기에서 뒤처지더라도 좀처럼 포기하지 않고 결과를 뒤집기로 세계적으로 정평이 나 있는 팀입니다. 팀의 주장이자 '믿을맨'인 네마냐 비디치가 수비진에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유나이티드는 바젤에 추가골을 허용하지 않을 이유가 충분했습니다.
그랬기 때문에 전반 종료 직전 비디치가 마르코 슈트렐러와의 충돌로 입은 끔찍한 무릎 부상은 유나이티드에게 더없이 큰 타격으로 다가온 것입니다.
리오 퍼디넌드는 예전의 모습을 되찾지 못하고 있으며, 크리스 스몰링과 필 존스, 조너선 에반스는 여전히 불안한 모습을 노출하고 있습니다. 결국 유나이티드 수비진의 단단함을 뒷받침하는 데 있어서 비디치의 존재는 필수적이죠.
물론 그가 끝까지 경기에 뛰었더라도 알렉산더 프라이에게 두 번째 골을 허용했을지는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팀내에 끼치고 있는 영향력과 능력을 볼 때, 비디치의 부상은 유나이티드에게 상당한 타격이었습니다.
조별 리그 초반만 하더라도 유나이티드의 수비진이 가진 약점은, 이들의 공격 축구에서 드러나는 자잘한 실수들 때문이거니 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유나이티드의 수비진이 갖고 잇는 문제는 갈수록 명확해졌습니다. 결국 그 수비진이 갖고 있던 문제가 유나이티드의 16강행 희망을 날려버린 꼴이 됐습니다.
영감님은 올 시즌 수비진에 어린 선수들을 중용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런 영감님의 시도는 꽤 오랫동안 먹혀들었죠. 하지만 이번 경기에서는 소용이 없었습니다.
존스와 스몰링은 유나이티드의 공격에 스피드와 다이내믹함을 불어넣었습니다. 하지만 스몰링은 프라이에게 너무나도 쉽게 뒷공간을 허용했고, 결국 결승골로 이어졌습니다. 한편 비디치를 대신해 투입된 에반스도 경기 초반 차키리의 크로스를 효과적으로 차단하지 못하는 실수를 범했습니다.
유나이티드에는 어린 선수들의 경험 부족을 메워줄 베테랑이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경기에 출전한 퍼디넌드와 파트리스 에브라는 주변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리더가 빠진 유나이티드의 수비진은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불투명한 상태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일찌감치 경기의 리드를 잡고 죽기살기로 수비에 나서는 바젤을 상대로, 유나이티드가 취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두 가지가 있었습니다. 하나는 바젤의 수비진을 아예 부숴버리는 것이고, 아니면 그 수비진을 앞으로 끌어내는 것입니다.
루니를 원톱에 내세운 상황에서 그의 피지컬을 활용한 '뻥축구'는 당연히 통할 리 없었습니다. 대신 유나이티드는 바젤의 빽빽한 수비진 사이에 생길 빈 공간을 뚫어내려고만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시도는 결국 실패로 끝났습니다. 전반 종료 직전 긱스가 물 흐르는 듯한 패스를 몇 차례 선보였지만, 전반적으로 봤을 때 유나이티드에게는 경기의 템포를 조절하고 상대 수비진에 생길 틈새를 찾아낼 선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결국 중원에서 해법을 찾지 못한 유나이티드는 측면의 틈새를 찾아내려는 시도에 집중했습니다. 루이스 나니와 애쉴리 영이 측면에서 루니를 향해 끝없이 크로스를 올렸지만 루니보다 덩치가 큰 상대의 센터백들에 막혀 무산되고 말았습니다.
영감님은 올 여름에 플레이메이커를 영입하는 데 실패하면서 유나이티드의 많은 팬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겼습니다. 그러한 실망감은 이번 경기에서 곧이곧대로 드러나고 말았습니다.
첫댓글 나니가 개인기술에서 위협적이었지만 여전히 팀워크는 시망이더군여 이날 에이스가 38세 긱스라니 눈물이나네 ㅠㅠ
비디치 4개월이면 시즌아웃이나 다름 없는데...
걸어잠그는 팀에게 전술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생각 안함.
닥치고 중미 필요함.....
에이스가 아직도 긱스옹이라는게 슬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