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김치를 담궜습니다. 소금, 고추가루, 마늘, 그리고 마법의 조미료--> 먹다남은 라면스프... 이렇게 최소한의 재료로 김치를 담궜습니다. 이제는 살림하는 재미를 알아가는 것 같습니다. 휴지사면 사은품으로 주는 퐁퐁이 얼마나 기분 좋은지.. 엠티갔다가 남았다고 던지고 가는 쌀봉지가 어찌그리 귀한지..예전엔 미쳐 몰랐어요.. 지난주엔 동태찌게를 끓였습니다. 지 지난 주엔 짜장을 테마로 짜장, 간짜장, 삼선짜장까지 5천원의 재료비로 해치웠습니다. 이젠 요리에도 달인이 되어갑니다. 다음주엔 번데기를 테마로 퓨전요리를 만들어 볼까 합니다. 번데기 피자, 치즈에볶은 번데기, 멕시칸 양념을 사용한 번데기 온더 화이어 등등... 지난 주말엔 98학번 여자 후배가 저녁먹고 갔답니다. 어제는 95학번 여자 후배가 책빌리러 왔다가 닭 백숙 먹고 갔뎁니다. 오늘 아침엔 같이 방쓰는 동기 여자친구가 장조림 싸들고 왔습니다. 이젠 방문객도 솔솔합니다. 학교에 소문이 나서 이젠 저희방이 관광명소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오늘 김치 담궜다고 하니 어제 그 후배가 김치먹으러 온댑니다. 솔직힌 김치 동날까봐 두렵긴 하지만, 암튼 이젠 스폰서도 받고 상업 광고도 방 문앞에 붙이고 프로 뛸까도 생각중입니다. 뭐, 비참해도 어쩝니까. 이렇게해서 또 생존의 기술을 연마합니다. 자취생에겐 낙엽지는 가을이란 없습니다. 꽃 피는 봄도 없습니다. 오로지 생존의 계절만이 존재합니다. 배부른 하숙생은 얘기합니다. "아~ 나도 가을타나보다". 배고픈 자취생은 말합니다. "야! 밥탄다~!"... 떨어지는 낙엽이 쥐포로 보이고 거리의 계란빵 냄새에도 나는 괴로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