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이 국내 2위의 도시라는 위상이 불안한 건 지방자치제 시행 이후 인천을 위시한 타 도시 단체장들이 강한 정치력과 리더십을 발휘한 선의의 경쟁이 심화한 것도 한 원인일 것이다. 꼭 따지려 들려는 것은 아니나, 그러면 부산시장을 하겠다는 사람들은 서울을 추월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아야 하는 것 아닌가? 지형적으로는 울산과 창원통합시를 비롯해 통영, 거제까지 아우르는 중심도시로 손색이 없으며, 쾌적한 기후조건과 넓은 바다가 있고, 그 바다를 닮은 통 큰 부산사람들의 기질도 있으니 말이다.
강한 부산, 동북아 중심 부산, 꿈의 부산을 만들려면 바다를 빼놓을 수 없다. 부산의 자원은 무엇보다 미래가치가 높고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칠 큰 바다, 넓은 바다이다. 두바이를 보라. 재작년 세계적 금융위기로 인하여 현재는 그 꿈을 실현하는 게 불투명해졌지만, 전대미문의 놀라운 상상력으로 도시창조를 실현에 옮김으로써 세계를 놀라게 하였다. 엄청난 목표, 뛰어난 상상력, 위대한 꿈만큼은 앞으로 벤치마킹해야 할 우리의 모델임이 분명하다. 큰 목표, 대담한 목표가 있어야 시민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꿈을 심어주어 활력이 생기고 에너지를 발산한다.
두바이는 사막지대여서 사람들이 바닷가에 모여 살았다. 해안선 길이가 겨우 71㎞밖에 안 됐다. 두바이는 간척사업을 통하여 해안선 길이를 늘렸다. 이렇게 해서 처음보다 무려 20배가 넘는 1500㎞가 됐다. '더 월드', '팜 아일랜드'라는 거창하거나 희한한 명칭을 붙여 인공 섬을 만들어 해안선 길이를 늘려 나갔다. 세계는 부러워하고, 배우러 가기도 하면서 두바이의 가능성과 능력을 인정했다. 그들은 사막의 땅, 불모의 땅에서 신화를 창조한 것이다.
비교도 할 수 없는 좋은 조건을 다 갖춘 부산에서 뜻만 있으면 못 할 것이 없다. 국토해양부 기준으로 부산의 해안선 길이는 총 306.2㎞이다. 두바이 상상력으로 해안선을 늘린다면, 수치상 6000㎞가 넘는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 육지해안선과 맞먹는 수치이다. 현재 범시민 운동으로 벌이고 있는 가덕도 신공항 유치는 해안선을 늘려 바다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초석이 될 것이다. 가덕도 신공항 배후단지로 강서구 1000만 평 물류단지에 대기업을 유치한다면 그들은 물류비를 절감하고 부산은 대기업의 유치효과를 부수적으로 누릴 것이다. 또한 해안선 길이를 늘리는 두바이 발상을 따라 하지 않더라도 우리의 보고, 바다를 키우는 크고 대담한 상상력으로 역동적인 부산을 만들어가야 한다. 민선 5기 출발에 즈음하여 허남식 부산시장은 "대한민국에는 부산도 있다. 부산을 수도권과 맞먹는 동남권의 중추도시로 만들겠다"고 했다. 확실한 목표설정은 도시의 활기와 도시민 삶의 질을 좌우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글로벌시대에 부산의 존재를 세계에 널리 알리는 것은 우리들의 사명이다. 해양 특구로 반드시 지정돼 해외 해양교류가 원활해야 한다. 기능 면에서는 물류항만으로서의 위상뿐 아니라 여객(사람) 중심의 항만으로 거듭 태어나 세계가 부산을 체험하고 친밀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큰 틀의 미래해양관광도시를 설계해 나가야 한다. 해양산업, 선박금융, 해양교육의 인프라를 구축하고, 해양전문인력을 양성하고 확보해야 한다.
다양한 기능을 하는 넓은 바다에 큰 상상력으로 접근해 간다면, 부산은 서울을 앞서 나가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두바이 해양프로젝트를 능가하면서, 밝고 역동적인 모습으로 거듭 태어나 세계 속에 영원히 빛을 발하는 도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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