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2008 헬로 2009
_ 클럽 打[ta:] 공연
12월 31일, 클럽 타에서는 아듀 2008공연이 열렸다. 아따거시기, 눈뜨고코베인, 디어클라우드, 허클베리핀, 서울전자음악단, windy city, 와이낫, 불나방스타소세지클럽, 네스티요나까지 화려한 라인업. 단독이 아닌 다수의 밴드가 출연하는 기획공연의 경우 좋아하는 밴드의 경우 음반만으로는 다 느끼지 못하는 음악적 색깔을 다시금 확인하고, 생소했던 밴드를 발견하는 재미가 있다 . 8시부터 4시 반까지 진행됐던 그 열띤 현장으로 가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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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포스터
긴 밤을 예상해서일까. 입장이 시작되자 사람들은 공연장 왼편과 뒤편에 마련된 앉는 공간에 먼저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약간의 들뜸과 긴장 속에 올라온 밴드는 90년생 청소년들로 이루어진 아따거시기. 밝고 힘찬 그들의 음악만큼이나 멘트들도 신선했다. 12시가 넘으면 술을 마실거라고, 와서 축하해달라며라며 은하철도 999의 철이의 사랑과 슬픔을 그렸다는 ‘내 사랑 메텔’로 마무리했다.
2008년 깊어가는 마지막 날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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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마다 분위기에 맞춰 재밌는 퍼포먼스를 보여준 눈뜨고코베인
두번 째로 복고적 사운드에 코믹하면서도 여운을 주는 '이야기'가 있는 가사가 매력인 눈뜨고코베인이 무대에 올랐다. 화제의 주인공 장기하가 드럼으로 있는 밴드이기도 하다. 다듬어지지 않은듯한 기타 목말라의 목소리가 인상적인 ‘어색한 관계’로 문을 열었고, 이어 관객들의 환호 속에 2집 ‘아빠가 벽장’으로 이때까지 덜 정리된 듯한 공연장 분위기를 자신들의 색깔로 물들였다. 보컬 깜악귀의 목소리에 베이스, 키보드 전자음, 기타연주가 묘하게 조화되는 노래다. 특히 후렴구에서 보컬 깜악귀가 허공을 바라보며 두 손을 올리는 모션을 취해 곡의 미스테리하면서도 재밌는분위기를 한층 끌어올렸다. 자정이 지나면 결성 10주년이 된다는 눈뜨고코베인. 앞에 있던 한 관객과 악수를 하고선 “여러분 전부와 인사를 나눈 기분이에요”라는 능청스러움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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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깊어가는 겨울 밤에 어울리는 음악 디어클라우드
다음 무대가 시작될 즈음, 돌아보니 조금은 비어있었던 뒤 쪽 스탠딩 공간이 어느새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밖은 추웠고, 디어클라우드의 서정적이고 아득한 사운드는 공연장 곳곳에 스며들었다. 첫곡 2집 타이틀 ‘Lip' 과 ‘ 넌 아름답기만 한 기억으로’은 먹먹해지는 보컬에 강렬한 드럼, 기타사운드가 어우러져 마음을 울렸다. 어쿠스틱 기타로 ‘얼음요새’, ‘늦은혼잣말’을 이어가고 있을 때, 어디선가 슬며시 담배 냄새가 피어올랐다. 담배냄새에 대한 취향을 떠나서 여운과 잔향이 남는 그들의 음악적 색깔과 꽤 어울린다는 느낌이 들었다. 디어클라우드는 이번에 2집을 내면서 MC몽이 소속된 MA와일드독 엔터테인먼트와 매니지먼트 계약을 맺었다. 좋은 음악이 적절한 홍보와 유통망확보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현실을 볼 때 반가운 일이다. 그들의 음악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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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광적인 시간을 선사한 허클베리 핀
네 번째로 무대에 등장한 허클베리 핀은 강렬하게, 화끈하게 공기를 바꿔놓았다. 공연 포스터에는 특별히 '合 {서울전자음악단허클베리핀, 윈디시티}'로 표시해 이들에 대한 기대를 더하게 했었다. 화려하게 내달리는 연주 속에 후렴구 “You said I'm not free”가 쓸쓸하게 전해지는 ‘밤이 걸어간다’ 와 중독성 있는 후렴구에 고개가 절로 움직여지는 ‘I know'가 이어졌다. 보컬 이소영은 중간 중간 다양한 손 동작을 유도하고 스피커에 올라서는 등 파워풀한 에너지로 관객들을 휘감았다. 이날 무대를 더욱 특별하게 만든 것은 타의 실장이자 와이낫 기타리스트 김대우의 합주였다. 그의 열정적인 연주 위로 청량하게 섞여들어가며 새로움을 더했다. 5집에 들어 갈 신곡도 몇 곡 소개했는데 후렴구 “brother"에서 겹쳐지는 이소영과 이기용의 보컬이 인상적이었다. 또 이기용은 솔로 프로젝트 스왈로우의 올 2~3월쯤 발표할 앨범의 한 곡을 선보여 호응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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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가 펼쳐지듯 멋진 기타연주를 보여준 신윤철
등장부터 한 쪽에서 들려오던 팬들의 환호가 이어진 서울전자음악단의 무대는 총총한 눈빛과 감탄으로 가득했다. 서울전자음악단은 록의 대부 신중현의 두 아들 신윤철(기타), 신대철(드럼)과 김정욱(베이스) 이루어진 밴드로 이날은 기타, 드럼, 베이스 외에 건반 엄기혁이 함께 해 사운드의 풍부함을 더했다. 초반 팬들의 말을 받아 “믹키유천입니다”라고 웃으며 말을 연 기타 신윤철은 곧 관객들을 무한한 기타사운드의 세계로 안내했다. 연주는 wild thing과 이어진 ‘종소리’에서 절정을 달했다. 신윤철은 화려한 테크닉으로 스트링위를 오갔을 뿐 아니라 기타 몸체를 이리저리 움직이며 일렉기타 전자음이 낼 수 있는 다양함을 선보였다. 앵콜로 연주된 곡 마지막에서 기타를 밟으며 내던 잔음은 조금 충격적이기까지 했다.
"new season, new time, new place!"
Happy new y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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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보다 더 흥겨울 수 있을까? 2009년을 연 윈디시티
포스터의 合괄호를 닫는 마지막, 윈디시티가 연주를 시작한 것은 정확히 2008년이 3분 남은 시점이었다. 퍼커션 정상권은 그의 다른 밴드 에센시아 공연으로 자리를 비웠고, 그 자리를 한국적 Dub밴드라 불리는 I and I Djangdan(아이앤 아이 장단)의 스마일리가 대신했다.1,2,3,4 하는 구호에 사람들은 모두 일어서 리듬을 타기 시작했고, 흥겹고 펑키한 그들의 음악은 2008년과 2009년의 경계를 넘으며 클럽을 달궜다. Think about'chu 가 흐르자 큰 환호가 터져 나오며 분위기는 최고조에 이르렀다. 짤막한 영어로 추임새를 넣으며 분위기를 달구던 김반장을 향해 관객석에서 같이 날아온 한마디.“와 영국발음이다~!” 이에 김반장은 “충북출신이야~이거 충북영어야!”라고 받아치며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윈디시티 김반장, 기타 김태국과 소규모아카시아밴드의 김관영, 아이앤 아이 장단의 건반 준백으로 이루어진 밴드 ‘형님들’이 무대에 올라 신나고 열정적으로 분위기를 이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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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에도 락킹합시다" 며 공연후반부를 바짝 조였던(!) 와이낫
한 시간 넘게 윈디시티로 하나가 되어 달렸던 사람들의 많은 수가 빠져나가고 남은 사람들의 얼굴에도 지친기색이 비치기 시작했다. 이런 안좋은 타이밍(?)에 무대에 오른 와이낫은 그러나 700회가 넘는 라이브에서 쌓은 노하우로 이를 추스르고 단숨에 공연장 분위기를 다시 타오르게 만들었다. 1998년 결성 후 지금까지 신나는 펑키리듬을 바탕으로 즐거운 무대를 만들어온 와이낫. Re-member로 문을 열고 마이클잭슨의 곡을 락버젼으로 멋지게 소화하더니 Chumbawamba 의 노래에서 관객 참여와 점핑을 유도하며 시종일관 랩과 락을 즐겁게 오갔다. 동명타이틀 Ynot?은 보컬 주몽의 꾕과리와 김대우의 기타의 인상적인 조합을 보여주었다. 이들은 지난 봄에 발표한 'Green Apple'를 시작으로 2009년엔 다른 컨셉을 가진 시리즈 싱글을 발매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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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끊임없이 웃음을 선사한 '신파밴드' 불나방스타소세지클럽
다음에 올라올 밴드의 '명성'을 익히 알고이던 관객들은 이미 웃음을 준비하고 있었고 그들은 “저희 날뛰는 밴드아닙니다. 열기, 환호같은거 버리세요. 축제는 끝났습니다.”라며 받아쳤다. 영화제목 부에나비스타소셜클럽에서 이름을 따온 불나방스타소세지클럽은 라틴사운드에 인생의 고단함과 일상이 묻어나는 가사를 재미있게 풀어가는 밴드다. 곡이 이어지고 퍼커션 몬테소리가 소주를 꺼내 먹기시작, 관객에게 술을 나눠준다. 이어 연말에 당하신분들은 공감할 것이라며 ‘불행히도 삶은 계속되었다’가 연주되었다. 씁쓸한 엔딩의 가슴 아픈 이야기지만 이들이 얘기하니 여기저기 웃음이 터져나온다. 좋은 소식도 전했다. 8년만에 붕가붕가레코드를 통해 ep가 나왔단다. "괴작이될거에요"라며 겸손함(?)을 보인 보컬 조까를로스는 인기곡 '악어떼'로 관객석을 또 한번 웃음바다로 만든다. 시종일관 코믹한 분위기를 이어갔지만 마지막 건반의 아름다운 선율로 시작하는 ‘시실리아’는 이들 음악의 진지함을 엿보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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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를 휘감는 네스티요나의 음악, 베이시스트 태혁.
떠들석함이 정리되고 마지막 팀, 네스티요나가 무대에 올랐다. 강렬한 밴드사운드에 마력적이고 요나의 보컬이 특징인 네스티요나. 두 곡을 부른 뒤 “편안하게 갈까요”라며 서 있는 관객들을 앉힌다. 이어 기타 희남이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연주했다. 긴장한 탓인지 매끄럽지 못한 부분도 있었지만 관객들은 조용한 클럽 내부를 감싸는 기타소리에 집중했다. 이어 네스티요나의 기본 음색에 리듬감이 느껴지는 2집 타이틀 ‘폭설’과 전주의 군악대같은 드럼과 기타베이스의 연주가 매력적인 ‘rumor'가 흘렀다. 4시가 되었을 무렵, 그들이 준비한 곡은 끝났지만 여러 사정이 얽힌 관객들은 떠날 생각을 하지 않았고, 건반을 치운 뒤 이벤트성으로 서태지, 비의 노래를 부르며 남은 시간을 함께했다.
2009년 클럽공연에서 만나요!
네스티요나의 무대는 초반부터 기술적인 문제로 몇 번 공연흐름이 끊기고 장시간 이어진 공연의 마지막이어서인지 관객과 아티스트의 충분한 교류가 이루어지지 못했던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또한 어떤 설명 없이 오프닝 무대 이후 예정되어있었던 Re-ska의 무대를 볼 수 없었던 점은 개선이 필요하다.
연말 들뜬 분위기와 다양한 공연과 문화행사 속에서 홍대 클럽으로 발걸음을 향한 관객들은 클럽공연이 주는 ‘밀착됨’의 매력을 느끼고자 했을 것이다. 작은 손짓, 표정, 말투 하나 하나가 포착되는 손을 뻗으면 닿을듯한 거리에서 좋아하는 밴드의 라이브를 같이 즐기고 멘트 한 마디에 웃음을 터뜨릴 수 있는는 이야기가 있는공간. 8시간이 넘는 공연으로 몸은 지치고 귀는 멍멍해져 있었지만 공연장을 나서며 '확인'하거나 '새롭게 건진' 밴드들의 감동을 되내이며 다음 클럽공연을 다짐한다. 이번 공연에서는 2008년에 앨범이 나왔거나, 다가올 2009년에 다음 앨범이 예정된 밴드들이 많았다. 공연으로, 음반으로 짜릿하게 만들어줄 2009년을 기대해본다.
2008.12.31
취재,글 / 신주미
사진 / 김은영
에디터 / 김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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