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출-두륜 남도산유(南道山遊) 2005년부터 매년 한번씩 우리나라 명산순례를 해온 친구끼리 부부 두쌍이 지리-설악-한라에 이어 올해는 월출산을 향했다. 비오는 날 산행일 조정을 위해 예비로 두륜산행도 겸하면서, 전라남도 일대의 명소도 찾아보기로 하며 길을 나섰으니..그야말로 산행과 관광을 겸한 산유(山遊)가 된 모양이다. 이 남도산유를 통해 겪은 월출산행-두륜산행-죽녹원-소쇄원-백양사 + 5일시장-맛좋은 식당의 이야기를 사진으로 남겨본다
<남도산유6> 금강산도 식후경(080604~07)
월출-두류산과 소쇄원 등을 보기 위해 목포-영암-해남-담양을 들리게 됐고 그 고장에서 만난 것이 또한 각각 일미(一味)를 자랑하는 식당들이다. 그 결과 소문난 잔치 먹을게 없어 실망하기도 했고, 생면부지 이름조차 모르던 시장 한귀퉁이에서나 절아래 시골동네 식당에서 오히려 기막힌 진미를 맞보면서 감격하게도 됐다. 그렇게 실망과 감격이 교차했던 식당과, 요행히 2일 연속 구경하게 된 지방의 5일장 모습도 전해본다
002 목포 향동시장의 이모식당
001 그저 백반이지만, 바지락이 잔뜩들어간 국물과 맛나는 조기구이에 진득하게 양념이 묻어난 칼치조림구이-꼴뚜기무침에 이 고장 특유의 진한맛 젓갈-김치들이 모두모두 기막히다. 6천원짜리로는 너무 과분하지 않겠는가
005 영암 시장골목에서 월출산 방향 끝부분의 해장국집 청진동
006 콩나물국밥-들깨가 들어가 검은 색을 띄고 부드러워 맛이 국밥이라기 보다 죽에 가까운데, 구수하면서 독특해 정말 별미다. 시장입구 경찰지구대 경찰아저씨들이 추천해줄 만큼 맛을 자랑한다고 하겠다
007/008/009/011/012/013 지방5일장을 영암에서 만난 건 큰 행운이다.여기서 산 방울토마토와 포도는 이를 파는 아줌마-할머니들이 직접 자기 밭에서 따온것이라 싱싱했고, 70을 훨씬 넘어뵈는 노파들이 몇가지 산나물을 가져와 파는 모습도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옛스러운 정경이었다
024/025 두륜산을 오르기 전 점심먹으로 들린 해남 대흥사입구의 보리밥촌 중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동네 아줌마들의 소개로 찾은 달동네집-고추장숯불구이 돼지고기도 나오고, 김치도 묵은것과 갓담은 것에, 보리밥비빔밥이니 나물도 가지가지이지만, 비벼먹는데 넣을 소스(?)도 맛깔스런 보리고추장에 토하젓과 게를 갈아 만든 젓갈까지 얹혀지니 할말이 없다. 여기에 2천원짜리 고등어 구이에 1만원짜리 간재미찜을 추가하니 네사람이 먹기엔 배터질 지경인데, 식당밖에 줄을 늘어선 인파가 이집의 명미를 증명해주었다. 들릴 일이 있으면 꼭 찾아보기 바란다.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달동네 메뉴: 보리밥 나물(생채 취 고사리 콩나물) 고추장돼지불고기 다시마 열무김치 열무물김치 김치 묵은지 꼴뚜기젓 고추멸치조림 절편 찹쌀약식 청량고추 상추 치커리 차조밥 된장찌개 젓갈(게갈은젓-토하젓-)참기름 +간제미찜 고등어구이 동동주 *보리밥 6천원 간재미찜 1만원
074 두륜산 등산후 목욕한 대흥사공원지구 내 해남온천장
076/077 해남천일식당-반찬만 50여가지가 넘고 음식 하나하나가 맛있어 서울까지도 잘 알려졌던 너무나 유명한 한식집 아닌가. 그런데 이집 어르신들이 손을 놓으신 이후 2세들이 운영하는 이집 음식은 원조맛을 지키지 못한 듯 하다. 20여가지로 줄어든 반찬은 그렇다치고 그중 6개는 젓갈로 가지수를 채웠는데 어디 젓가락 갈만한 곳이 없어 그야말로 빛좋은 개살구였다. 겨우 떡갈비 하나로 버틴다는 말이 있더니, 18년전에 둘러 황홀하게 맛보았던 그 원조맛은 실종된 상태이다. 그래서 그런지 찬모가 연변 출신 조선족 동포들로 채워졌으니 그런 것 아니냐는 지적이 귀에 와닿는다. 실망이다
078 또 그래서인지 천일관 바로옆에 붙은 매일시장 골목의 길거리 음식들이 더욱 더 맛깔스러 보였다.
079 해남에서 묵은 후 아침을 먹은 피닉스 모텔앞 식당 예감(禮甘)-가정식 백반인데 두 부부가 정성스럽게 차려주었다-차라리 천일관보다 훨 낫다고..
080/081 해남의 5일장이다-어제 영암5일장을 본후 연이어 보게되니 고맙다.농번기라서 많은 사람이 나오지 못했지만. 시골장 맛은 여전했다.
229 월출산 등산후 들린 영암 온천장-호텔의 대형 대중온천장이다.
230/231/232 월출산 하산후 영암에서 장뚱어 탕을 먹으로 했는데, 도갑사에서 천황사까지 이용한 택시기사가 깨끗하고 먹을 반찬 잘 나온다며 추천해 찾아간 영암-목포 길목의 독천 세발낙지 거리-그곳에서도 유명하다는 식당 '청하'에 들렸는데.. 맑디 맑은 육수가 우선 제대로 됐다는 생각이 드는 연포탕을 시켰더니, 반찬이 22가지라. 그중 김치 5가지(배추김치 갓김치 깍두기 무생채 열무김치)를 제외한 17가지가 모두 젓갈인데 짜지도 않은 것이 각각 제향기 제맛을 갖추었는데, 정말 일미 중에 특미, 젓갈 천국이었다
*그 젓갈류-밴댕이 칼치속 세하 꼴뚜기 전어 자리돔 전어속 바지락 황새기 게갈은 포지리 까나리 아가미 굴 새우 토하 명란(17개) 233/234/235 목포 연안여객선터미널 바로 앞의 제주식당-인터넷에서는 요란하게 선전돼 있는데, 또 간판에는 어부밥상이라고 써놓아 호기심도 당기게 했는데, 별볼일 없다. 역시 역전앞 식당은 뜨내기 상대라 성의가 없고 식당주인 및 종업원 모두가 불친절하기 이를데 없다. 오던날 들렸던 향동시장 이모식당에나 갈 것을...후회막급이다
286/289 담양은 죽향이라, 무조건 대통밥을 먹고 싶어 물어물어 찾아간 곳이 대나무박물관 앞의 '박물관앞집' 이다. 정말 오길 잘했다. 죽순회와 떡갈비를 추가로 시켰지만, 다양한 나물에 삶은돼지고기에 조기구이까지 나오는 대통밥 반찬만으로 충분할 정도로 반찬이 넉넉하다. 떡갈비는 해남 천일관에서 다시 배워가야 할 정도로 아주 진한 맛을 내주었고, 우렁이가 곁들인 죽순회는 마냥 먹어도 물리지 않을만큼 진미였다. 여기에 이곳 특산 대잎술-색갈도 연푸른 것이 향기로운데 부담없는 담백한 혀끝맛이 아주 죽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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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bingre 원문보기 글쓴이: 한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