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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간절히 원하면 이룰 수 있는 것도 더러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오래 전부터 시골에 살기를 정말 간절히 원했더니 뜻밖에 그렇게 이루어졌습니다.
올해로 시골생활 3년, 이제 어떻게 하면 정원을 더욱 예쁘게 가꿀 수 있을까 하는 것이 제 꿈입니다.
그래서 이 책 저 책 두루 찾아보다가 참으로 좋은 책을 발견하여 여러분에게 소개합니다.
'야생화 전통조경' 이란 책입니다.
기의호 저, 주택문화사, 50,000원
책의 가격이 만만치 않습니다만
큼직한 책 사이즈(28cm * 28cm)에 전통건축물과 야생화가 한데 어우러진 시원시원한 칼라 사진이 많이 있어
책장을 넘기며 그 사진들만 보아도 전통적인 야생화 정원을 만드는 데 훌륭한 자료가 될 책입니다.
저자 기의호 씨는 10여 년간 직접 야생화 식물원을 조성하고 운영해 온 분으로서
현재 Daum 카페 '김포 들꽃풍경'을 이끌고 있는 '들풍' 님이십니다.
시원하고 선명한 사진도 사진이지만 전통정원을 소개하는 간결하면서도 유려한 문장이 참 좋습니다.
가끔 야생화에 대한 설명을 곁들이고 있는데 전문적이면서도 내용이 쉬워 크게 도움이 됩니다.
배롱나무의 붉은 꽃은 마가 끼어들지 못하게 하고 반송은 선비의 품격을 잃지 않도록 경계한다.
접시꽃은 임금을 그리워하는 마음이며, 옥잠화는 이곳에 사는 이들이 맑은 향기를 내도록 훈계하고,
국화는 만고에 이름을 날리도록 독려한다.
선비의 정원에는 이런 뜻이 숨겨져 있다.
안 정원으로 다가가자 옥잠화가 넓은 치마를 부여잡고 다소곳이 인사를 하는데,
붓꽃은 씨를 매달고서 꼿꼿이 서있다.
그 외에도 맥문동, 원추리, 기린초, 할미꽃, 쑥부쟁이, 구절초 등
풋풋한 야생화들이 돌 한 단으로 쌓은 정원을 빙 돌아가며 자리 잡고 있다.
야생화들 뒤로는 목단, 함박꽃, 수수꽃다리, 매화나무, 사철나무, 박태기나무, 향나무 등이 모여
오랜만에 내방객이 왔다고 수군거린다.
마당의 잡풀들은 한낮의 고즈넉하고 나른한 기운에 축 쳐져 있다.
머잖아 가을이 오면 쑥부쟁이부터 연보라빛을 내뿜으며 한들거릴 것이다.
흔히들 쑥부쟁이와 비슷한 꽃들을 가리켜 들국화라고 부르는데 들국화란 꽃은 없다.
들국화는 연보라의 쑥부쟁이와 하얀 구절초
그리고 노란 산국과 감국 등의 야생종 국화과 식물들을 통틀어 부르는 보통명사이다.
마치 왜가리와 백로, 두루미 등을 통틀어 학이라고 부르는 것처럼.
전체가 5장으로 되어 있는데
제1장은 '한국 전통조경에 야생화 조원 접목하기' 설명이 간단히 되어 있으며,
제2장은 '주택의 정원'으로서
충남 아산의 예안이씨 세거지, 전북 익산의 함라마을 옛 담장, 경주 양동마을 등 19곳의 정원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제3장은 '상업공간의 정원'으로서
경기 남양주의 온두물, 경기 광주의 토담골, 충남 공주의 동다송, 경북 청도의 아자방 등 9곳을 소개하고 있다.
제4장은 '별서정원'으로서
(별서정원이란 경승지나 유원지에 은일과 은둔 또는 자연과 풍류를 즐기기 위해 지어놓은 건물 및 정원임)
영암 서식지, 명옥헌원림, 소쇄원, 다산초당, 운조루, 귀래정 등 13곳을 소개하였고,
제5장은 '기타 정원'으로서
한국민속촌, 온양민속박물관, 세미원, 첨성대, 수종사, 쌍계사, 분황사, 미황사, 백련사 등 11곳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이미 '야생화 주택&테마조경' 이란 책을 내었는데
기의호 저, 주택문화사, 50,000원
이 책도 전체 5장으로 되어 있으며,
제1장은 '야생화 조경의 이해'에 대한 설명이며,
제2장은 '주택의 정원'으로
경기도 부천시 상동의 '최씨댁', 성남시의 '권씨댁' 등 16가정의 정원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제3장은 '상업공간의 정원'으로서
초당 야생화, 함라초당, 한수그린텍, 우리꽃, 옛고을, 모비딕, 다강산방, 들꽃이야기, 플로체... 등 12곳을 소개하였으며,
제4장은 '식물원 & 박물관의 정원'으로서
한택식물원, 한국자생식물원, 가야산 야생화식물원, 영양분재수석야행화전시관, 애여림식물원, 대구수목원...등 15곳을,
제5장은 '기타 정원'으로서
경기도 고양시의 농업기술센터, 농협대학, 전남 장흥군의 관지분교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집 뒤쪽으로 난 길을 따라 가보니
매미꽃과 초롱꽃, 산수국이 푸짐하게 심겨져 있고, 군데군데 옥잠화를 심어 변화를 꾀하였다.
산수국은 두 종류의 꽃을 피운다.
화려하고 큰 꽃잎은 벌레를 유인하기 위한 위장용일 뿐 암술과 수술이 없는 헛꽃(무성화)이고,
가운데에 자글자글 모여 피는 꽃이 진짜 꽃(유성화)이다.
그러나 헛꽃이라고 해서 없어도 되는 꽃은 아닌 것이다.
첫댓글 야생화정원이면서도 전통적인 가문의 집같은...
야생화정원을 통하여 가문있는,
전통가옥의 조경으로서
고전적이고 고아한 멋을 풍기는
가드닝(Gardening) 같습니다.
사볼만한 책같군요^^*
글이 쉽고 내용도 알차서 조금씩 읽고 있습니다.
두권다 욕심이 나네요... *^^* 쓰러져가는 저의 시골집 보수하고 나서 텃밭가꾸고 그다음 이쁜 야생화를 심고 싶어요 좋은책 소개 감사합니다 .
읽기만 해도 저절로 기분이 좋아지는 책이더라구요. 집과 꽃이 자연스레 한데 어울리는 전통 조경을 볼 수 있어요.
책 표지만 봐도 마음이 끌려서 우선 사고싶은 책목록에 넣어둡니다.
야생화 전통조경에 나오는 사진만 보아도 속이 시원해지는 것 같았습니다.
사진만 보아도 좋습니다. 언제 저런 집에서 옥잠화 심고 수국 심고 살아 보나 그 생각 뿐입니다.
집이야 대궐 같지 않아도 그런 텃밭이 있으면 얼마든지 옥잠화 심고 수국 심어 예쁘고 여유로운 풍경을 누릴 수가 있겠지요.
야생화 전통조경이란 책을 소개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선생님께서 계시니 항상 든든합니다.
아이구, 행구님의 격려가 큰 도움이 됩니다.
정가네님, 이거 원 송구스러워서..
이렇듯 좋은 평을 해주시고 그것도 모자라 아예 선전(?^^*)까지 해주셨네요.
감사합니다.
어이쿠, 들풍님께서 오셨군요. 애를 많이 쓰셔서 좋은 책을 내 주셨는데 당연히 소개를 해야지요.
언제 함 뵈어야 하는데 거리가 멀다는 핑계만 대고 있습니다. 뵙고 인사 드릴 그날이 오기만 고대합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