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솥 하나가득 국물, 불규칙하게 네모로 썰어넣은 돼지고기 - 비계와 가죽, 심지어는 털까지 돋아있고 쫄깃한 살코기가 적은 천렵국이 끓고 있고, 솥뚜껑과 몸체 비스듬한 모서리에서는 작렬하는 태양아래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습니다. |
삼복더위라 해도 이른 아침부터 개울 속에서 놀던 아동들은 자갈더미와 잔모래에서 ‘두껍아 두껍아 헌집줄게 새집다오’ 놀이를 하다가 맨몸에 송글송글 맺힌 물방울이 시간이 지나면서 한기로 느껴지자 입술은 보랏빛으로, 피부는 닭살로 변하면서 이따금씩 추위로 몸을 떨곤 합니다.
깊지 않은 개울가 풀섶에서 둘은 족대를 대고 다른 둘은 이리저리 발을 굴러가며 구석구석을 밟아 봅니다. 족대를 쳐들면 여지없이 큰놈은 간데없고 송사리 몇 마리가 미루나무 잎위로 하얀 배를 드러내며 점프를 해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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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에게는 깊지않은 - 어린이에게는 제법 깊게 느껴지는 개울에서 설익은 오야주를 던져놓고 헤엄을 치면서 오야주 잡기놀이도 하고 잠수도 하며 놀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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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바로밑 센 물살로 소용돌이가 생기는 지점에서 또아리 모양의 황색물체가 이쪽으로 다가옵니다. 첫 번째로 발견한 아이가 “으악!” 하면서 비명을 지릅니다. 이어 하류에 있던 우리도 하나둘씩 기겁을 하며 달아납니다. |
이미 물밖으로 나가있던 주복이가 팔짱을 끼고 우리쪽을 보면서 낄낄거립니다.
구수한 국물냄새가 실바람을 타고 코끝으로 전해져 올때쯤, 바위위에 말려놓은 젖은 옷들도 제법 축축한 기가 빠지면서 새옷처럼 뽀송뽀송해 집니다.
아직 밥 먹으라는 기척이 없었기에 아동들은 이젠 아예 물 밖으로 나와 고무신 놀이에 들어갑니다.
오른신발위에 왼신발을 아치형으로 접어 신발 가운데가 불룩하게 올라오게 한다음 접은 윗신발 앞,뒤 코를 아랫신발에 끼워 넣으면 나름대로 멋진 고무배가 완성되죠.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삼삼오오 바위옆 상류에 모여 고무신배 멀리보내기 시합을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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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뱃놀이에 몰입해 갈 때, “밥먹어라!” 소리가 들립니다.
아낙들은 커다란 솥 주변에서 국자와 주걱을 들고 배식준비를 하고있습니다.
연세 지긋하신 어르신들과 장정들의 국밥 배분에 이어 아이들도 저마다 줄을 서서 자기 차례를 기다립니다.
6:4 비율의 보리밥 한그릇과 건더기는 적게있고 국물이 많은 그것을 배급받고 입가에는 가장 행복한 미소가 번집니다.
비록, 반찬의 가지 수는 적고, 국건더기는 적어도 그 때의 그 맛은 말로는 표현이 불가능하고, 그것은 1년에 한두번 섭취하는 단백질의 전부였죠.
주로 돼지는 이장님댁 에서 잡아 여름 천렵때 쓰고, 그 외 한번 정도는 집집마다 돌리곤 했는데 고깃국이 어찌나 맛있던지 전 비계는 물론 털까지 붙어있는 상태로 먹었답니다.
천렵국은 육류외에도 매운탕이 나오기도 하죠. 당시에 족대로 많이 잡던 물고기의 종류를 다 기억하진 못하지만 버들치와 꺽지, 탱가리가 주종을 이루었던 것 같고 가재는 돌을 들춰내며 맨손으로 많이 잡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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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재는 18회 문주환네 옆 천연냉장고 개울과 3M의 집으로 가는 띠길 사이에 있는 폭좁고 얕으막한 개울에서 주로 잡았었죠.
민물이 1급수냐 2급수냐를 전문지식으로 구분할 수 없는 우리네 범인(凡人)들이 가장 쉽게 판단할수 있는 척도가 바로 ‘가재가 사는가 여부 ’ 라고 합니다.
가재는 물의 탁도뿐 아니라 산업화의 정도에 따라 다르기도 한데요.
고압 전력이 공급되는 송전선 부근에는 물이 맑더라도 서식하기 어렵다는데 이는 과학적으로 규명된 것은 아니고 귀동냥으로 들었는데 정말 그런 것 같습니다.
다시찾은 형제바위는 그옛날 발자취는 남아있지 않고, 앞에 가로막은 정수처리장이 마치 유년시절 과 성인이 된 현재를 단절시키는 장벽처럼 육중한 힘으로 다가옵니다. 어른이 된우리에게 그곳은 너무도 작고 초라하지만 인이피계곡이나 만수터등에서 그 추억을 되새기면서 물놀이를 할수 있음에 그나마 위안을 얻게됩니다.
첫댓글 진짜 천렵을 가고 싶고 지금 당장 천렵중인듯 착각이 들정도로 그때의 모습그대로의 표현이야.. 그땐 따로 휴가라는 개념이 없었고 그저 형제바위나 거북바위에서 멱감고, 어른들 천렵에 끼어서 첨벙대는게 전부였었지.. 방학때 친척이라도 오시면 어김없이 솥단지 에 장작 짊어지고 냇가로 나갔던 기억이 새록해
글의 소재가 적어 이번글도 공을 좀 들였고요, 배경음악도 동심을 유발하는 곡으로 신경 많이썼습니다.
재밌네...하루종일 물속에서 놀다 해질때쯤 나오면 물속이 더 따뜻했었는데....수건없이 바위에 몸을 말렸던거 같고....가제가 아직도 있나 그거 뭐 먹을거 있다고...ㅋㅋ....구웠을때 빨간색이 아직도 기억이 납니다.
여자애들은 주로 옷을 다입고 헤엄쳤고 남자아이는 쌍방울 팬티가 주종이었지. 가재는 그자체보다도 국물맛이 일품이지
어렸을때 개구리,메뚜기 참 맛있게 먹었었는데...근데 난 개구리 젤 싫어...아니 무서워 하거든...미끈거리는 느낌 싫어서 만지지도 못하고...또 어디로 튈지도 모르고...비온뒤에 차에 깔린 개구리를 보고 다니는것도 넘 싫었어....ㅜ.ㅜ....개구리 보고 기겁 하는거 보면 난 시골 태생 아닌줄 안다니깐...ㅋㅋ...지금은 개구리 잡다가 걸리믄 벌금 문다믄서?...근데 누구네 냉동실에 뭔가가 있다는 소문이 들리던디....^^*
두번째,세번째 이미지...배꼽 보인다. 알쥐 X표시....^^*
노트북에서 보니 배꼽나오고 사무실에서 보니 제대로네, 용량의 차이가 아닐까?
사무실에서 작성해서 올린거지?...나도 보면 내 컴에서는 보이는데...다른 사람은 안보인다고 하는게 가끔 있더라고....다른 사람들은 보이나 모르겠네
세번째 이미지 보인다...떵이네...ㅋㅋ...두번재 그림은 뭘까 궁금하네
두번째 이미지도 보인다.
포인트 크게해서 명조체로 편집도 잘하구 사진컷 사이사이 넣어서 실감나게 되새긴 철렵 고가수는 주로 거북바위나 형제바위 였고 그이후엔 딸딸이에 장작 싣고 인이피로 갔었지 언젠가는 면장님도 오시드라 ㅋㅋ 그려 그 시절이 그리운건 나이들엇기 때문인지 아니면 그 분들이 안계시기 때문인지 모르겠다 그려도 다행이야 그 옛날을 너무나 선명하게 기억해서 추억을 논하는 카페가 있고 반듯하고 훌륭한 홍창이가 있어서 행복해
오래 기다리셨죠? 이번 장마기간에 짬을내서 완성했습니다. 이젠 정말 소재가 고갈되었네요 누가 얘기해주면 주욱 나갈텐데. 부제를 마지막회로 할까 고민했는데 미련이 남아 특집이라고 했습니다.
우리세대와 지금 아이들과의 문화적 괴리는 크기때문에 애써 이해시키려 할 필요는 없다고 봐요. 그저 우리또래들이 보고 아련한 향수에 젖어보는 것으로 만족해야죠
김주복 시리즈에 김주복 댓글은 없다.
정말
컴맹이니까
카페에서 자주 봤는데....컴퓨터 수준 다 거기서 거기 아닌가....너무 눈팅만 하는데....자기 이름이 이렇게 많이 뜨는데....댓글 좀 달아 주~~~
솥단지 그림만 보아도 군침이 꼴깍꼴깍 넘어 가는군요지금처럼 투망이나 족대가 있으면 고기도 쉽게 잡을 수 있었지만 옛날에는 둥그런 체나 태기가 고작이고 돌맹이를 냅다 던저서 놀래서 튀여 나온놈을 잡곤 하였는대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이 나는군요 맨위에 있는 솥단지에 산음리에서 제가 잡은 고기와 수재비 팍팍 넣을깨요
언젠가 그때의 그 감동을 재현할 날이 오겠죠? 선배님은 가끔 13회 모임에서 그 기분을 느끼고 오셨잖아요?
양은냄비 속에 설설 끓던 그 괴기국맛 쥑이지 가끔 털이 남았거나 고기덩이 찍힌 푸른색 도장자욱도 찝찝했고... 주환네 집과 띠길 사이에 '천연냉장고'엔 시금시금한 열무김치가 항아리속에서 아주 맛나게 익어 있었고 멱 감다 꺼내먹고 꺼내먹고... 그맛을 어찌 잊으랴... 고무신배, 오야주,형제바위,거북바위 너무 디테일하게 그려 놓았네 감동이 으로
왜들그랜는지 모르겠다. 개울가에서 변을 놓는지를 .....목욕하다보면 둥둥떠내려오지,, 참 기억난다...
주복 씨리즈 20탄, 많은 회수가 연재 되었군요...여름 특집 "천렵의 추억" 이군요...그 옛날 보리 고개 어렵던 시절에도 우리 어르신들은 1년에 한번 이상은 천렵을 했죠...제 생각에는 한번으로 기억됩니다...논밭매기등 다 끝내놓고 덜 바쁜 농한기때 장마가 끝난후 했던 것으로 생각됩니다...고가수, 산대, 고북이, 섬이등 마을로 했을 겁니다...제가 몇살땐지 모르지만 저의 산대에선 작은소 한마리를 잡아 천렵을 한적도 있고 주로 돼지 한마리를 잡아 온동네 아이 어른이 다 모여 천렵을 했습니다...장소는 저의 집뒤 우리 선산인 "새버덩구지" 큰 소나무로 우거진 산속 응진 평평한 곳에 멍석을 두어게 깔았죠..
물은 산 언덕배기 옆 계곡을 막아 사용했구요...고깃국을 끓이는 솥은 저의 집 두마리 먹을 소죽을 끓이는 가마솥을 지게에 지고 올라가 솥을 걸었죠...그릇과 수저는 동네 큰일 치를때 쓰는 공동용을 사용 했구요...아마 양재기 그릇 이었을 겁니다...그래서 고기맛을 여름 천렵때와 가을에 지내는 산제사때 맛을 보고는 고기 맛을 못 보았죠...어쩌다 어른들 생신때 닭을 잡아 닭고기 맛 보는 것 외에는요...주복 시리즈 배경 그림이 아주 그럴듯 하게 잘 꾸며 졌습니다...한가지 아쉽다면 먹는 음식이 부글 부글 끓고 있는 가운데 누런 덩어리가 없으면 어떨까요...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라도 옆에 떵 있으면 그맛을 잃어버립니다...씨똥 이라면 몰라두요...첩렵이야기 읽으며 저도 어렸을적 동심의 세계로 푹 빠졌다 갑니다...잘 읽었습니다...배경 음악을 듣고 싶습니다...흘러 나오질 않내요...-++-...
컴에 따라 다른가봐요 왠만하면 나올텐데, 메인음악 정지하고 들어보세요 로커스트라는 대학가요제 출신 그룹인데 가끔 리드싱어인 김태민씨가 7080 콘서트에 출연합니다.
못할꺼 업찌..언젠가 위 천렵을 재현하는 거야...내 임무는 물을 오염시키는 사람을 현장에서 잡는 거 하고..바지도 못올리게 한채로 끌어다 석고대죄시키고...가재는 샘골,,거기도 많어..울 삼촌과 잡던 기억나네....
언제한번 생골 번개모임 해야겠는데요?
김주복 시리즈 20탄이 나왔군요 이글을 보면 카페북을 만들어본다고한 약속이 생각납니다. 사는게 바쁘다보니 손도 못대고있어 우선 미안한 마음 전합니다. 천렵이야기 읽고나니 쐬주가 그립네요 저녁밥 먹으며 반주한잔 하러갑니다.
고맙습니다 선배님, 이글 나온지 두달가까이 됐는데 어제 보니 누가 맨위로 올려놓았네요 친구들 보라고 금란이가 그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