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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맛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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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리마인드(자유게시판) 스크랩 사람 역사 드라마속 영웅들 똘끼가 부족해...
아란도 추천 0 조회 63 07.07.21 00:16 댓글 1
게시글 본문내용

 최근 들어 나오는 역사 드라마들은 국내 방송 3사에서 야심작으로 내놓으면서, 같은 방송시간대가 아니면 대체적으로 평균 25% 대 시청률로 흥행에 성공을 거두고 있다. 어떤 드라마든 마찬가지 이겠지만 한번 우연히 드라마를 보기 시작하면, 결정적인 순간에 회가 끝나기 때문에 다음 편을 보지 않고는 못배기고 드라마에 빠져 들기 시작하면, 한주를 기다리는 또 하나의 즐거움으로 자리를 잡기도 한다.

 

 이렇게 해서 지금까지 많은 역사 드라마를 봐 왔는데, 점점 발전 되어가는 커다란 스케일과 스토리 구성에 새로 제작될 역사 드라마에 대해서 기대감이 더해지고 있다.

 

 한가지 아쉬움이 있다면, 드라마속 주인공의 캐릭터들이 예외가 있기는 하지만 대체로 너무나 비슷한 성격과 인품을 지녔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것이 그들은 구국 또는 건국으로 역사에 이름을 남긴 영웅들로 누가 감히 흠잡을만한 기록을 남기지 않았고, 굳이 없는 흠까지 만들어 후세에 비춰질 필요도 없기는 하다.

 

 대체적인 전성기의 그들은 감초로 등장하는 주변 캐릭터들에 비해, 절대 쓸데없는 농담을 하지 않고, 정확한 표준어를 구사하며, 이해 할 수 없을 정도로 흥분을 하는 경우도 없다. 기획력, 추진력, 리더쉽, 열정을 갖추었고, 뛰어난 지식에 누구도 넘 보지 못할 싸움 실력, 주변의 인물 모두가 인정하고 존중하는...한마디로 흠 잡을데 하나 없는 인물들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솔직히 말해 지금 말로 너무 이기적이고, 비현실적인 캐릭터이다.

 

 KBS 역사 드라마에서 불멸의 이순신을 제외 하고는 태조 왕건과 해신 그리고 대조영에서 각각 왕건과 장보고, 대조영 역할을 최수종씨가 맡았는데(덧붙이자면 태양인 이제마까지), 모두 거의 한 편도 빼놓지 않고 재밋게 보고 있지만, 솔직히 말해서 옷만 바꿔 입었을 뿐, 말투나 억양 표정 심지어는 주변인물 캐릭터 설정까지 너무도 흡사하다.

 

 최근 MBC 화제작이자 대 히트작인 주몽 또한, 마찬가지 이다. 주몽이 어린시절, 조금 망나니 짖을 했던 것이 떡잎부터 이기적이였던 왕건, 장보고, 대조영과는 차별화를 두고 있지만, 결국 역사에 남을 전성기에는 위에서 언급한 특징과 빚나갈게 없었다.

 

 그런 의미에서 불멸의 이순신은 이들에 비해 획기적인 차별화를 두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이에 대해서는 역사적으로 다른 인물들에 비해 그리 먼 과거가 아니기 때문에 인물에 대하여 좀더 세분화 할 수 있다는 어드벤테이지가 있기는 하지만, 캐릭터와 주변 상황의 표현에 대해서는 원작인 칼의 노래 김훈 작가과와 이순신 역을 맡은 김명민씨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드라마 속에서 이순신은  어린 시절 외소한 체구에 겁이 많아 또래 아이들에게 따돌림을 당하기도 했고, 계곡의 바위위에서 혼자만 다이빙을 못해 놀림을 당하는 굴욕도 겪는다. 다른 드라마의 영웅들의 부친들이 본인 못지않게 전성기에 한가닥 하던 것 과는 달리 이순신의 아버지 이정은 일찍이 관직에 뜻을 버리고 자식들 앞날까지 훼방 놓는 인물이었다. 젊은 시절 억울하게 문과 과거에 낙방한 이순신은 산에서 협공으로 잡은 멧돼지의 본인 몫이 적다고, 바로 화를 내는 까칠하고 지저분한 성격을 보여주기도 했다. 전장을 누비기 시작하던 전성기 때에도 역시 보통사람들이 납득하기 어려운 고집과 원칙과 기존의 불합리한 틀을 벗어나려는 의지로, 한때 직속 부하들에게도, 존경을 못받고, 조정으로 부터 ?임 없는 테클을 당하는 것도, 다른 역사 드라마와의 차잇점을 보인다. 조금 더 리더로서의 적당한 현실적인 똘끼를 부릴 수 있는 캐릭터였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충.의.효 의 상직인 역사적인 인물인데다가 다른 영웅들에 비해 자료가 많이 남아 있었기 때문에 좀 더 사실에 근접 할 수 있었고, 더이상 훼손 할 수 없었을거라 믿는다.

  이 즈음에서 헐리우드 영화 몇편을 예를 들고 싶은데, 물론 영화와 드라마와는 차이가 있고, 국내 영화 에서도, 박중훈과 정진영이 각각 계백과 김유신 역을 맞은 황산벌과 박중훈이 이순신 역으로 나온 천군의 경우 모자라지 않을 만큼 뚜렷한 영웅의 캐릭터를 보여 주기는 했지만, 너무 흥미 위주였고, 진지하지 못하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브레이브 하트에서 윌리엄 윌리스의 경우 처음부터 그리 특별하지 않은 아이였으며 가족과 부모의 처참한 죽음에 의해 친척을 따라 검술과 전쟁에 대해서 배우게 된다. 그는 용감하고 슬기로웠지만, 군자와 같은 인품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다. 굳이 타협을 하자는 상대방에게 은근히 싸움을 걸기도 했고, 상대방을 약올린다고, 엉덩이를 까고, 흔드는 재치도 보인다. 승리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었지만, 결국 아군에게 배신을 당하는 낭패를 두번식이나 겪고, 급속도로 처절해지기도 한다.

 

 글래디 에이터에서 막시무스는 부하들에게 존경 받는 북부 총 사령관이지만, 출병을 하기 직전 근엄한 목소리로 사기를 높이는 대신 이 주 후면 밀을 수확 하고 있을 거라는 농담을 한다. 그의 캐릭터는 언어에서 뿐 아니라 싸울 때도 나타나는데... 일 대 일 맞짱에서 칼의 손잡이를 돌리면서 양손으로 옮기며 약간 양아치같은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말을 타며 달릴 때도 한손으로 칼을 빙빙 돌리며 마치 레포츠를 즐기는 듯한 적극성도 보여준다. 스패냐드라는 새로운 별명으로 검투사를 할 땐 상대를 물리치고 나서 검을 검투사 주인에게 던지며 당신이 원하는게 이런거냐며 소리치는 성깔도 나타낸다.

 

 지금까지 봐 오던 영화속의 역사적인 영웅 들 중 가장 뚜렷하고 매력적인 캐릭터를 보여준 인물은 트로이에서 브래드피트가 맡은 아킬레우스 역이 아닌가 싶다. 영화 트로이에서 아킬레우스는 영화 초반부터 여자 끌어안고 늦잠을 자느라 출전에 늦는 어이 없음을 보여 줄 뿐 아니라, 전장에 도착 해서는 최고 사령관인 왕에게 왕이 직접 싸우는 모범을 보여야 하는게 아니냐고 냥냥대기까지 한다. 뿐만 아니라 누구도 함부로 하지 못하는 신전 입구의 신상의 머리를 한방에 베어 떨어 트리는가 하면, 트로이의 장자 헥토르와의 결투에 앞서 누가 죽더라도 합당한 장례를 치를 수 있도록 약속 하자는 헥토르의 제안에 사자는 인간과 약속을 안한다며, 거절하는 악랄함을 보이기도 한다.

 

 현재 KBS에서 방영되고 있는 대조영에서 주인공인 대조영보다는 이덕화씨가 맡은 설인귀에 더 공감이 가는 것은  지금까지의 역사 드라마의 캐릭터들이 너무 일반화 되어 있다는 실증에서 비롯된게 아닌가 싶다. 이는 왕건의 궁예나 주몽에서의 금와왕의 경우에도, 완벽한 인격의 소유자라기 보다는 군주로서의 욕망과 스트레스에 의한 정신 분열등이 오히려 이해가 가는 부분이 있다.

 

 역사속의 영웅은 그의 인품이나 성격에서 보다는 역사적인 결과를 통해서 만들어진다. 이를 재 구성해서 영화나 드라마로 비춰지는건 시청자들의 역사 공부를 위한 것도 있지만, 드라마는 결국 흥미를 유발하고 시청률을 높이기 위한것이다. 물론 지나치게 역사를 왜곡하는 것도 커다란 문제가 있기는 하겠지만, 어차피 역사서에 나온 몇줄의 내용으로 그의 인품과 성격을 모두 알 수는 없다. 오히려 현재 기업이나 정치권의 리더들을 봐도 완벽한 인격의 소유자 보다는 어느 정도의 똘끼와 어쩔 수 없는 치부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보아 흠잡을 데 하나 없는 완벽하고 보편적인 영웅의 인격 보다는 설인귀 같은 재치나 아킬레우스 같은 성깔, 금와왕 같은 욕망과 스트레스등을 담아 드라마속의 영웅의 모습을 조금 더 인간적으로 보여졌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일례로 현대물이지만, MBC 하얀 거탑의 경우 주인공 장준혁은 끝없는 욕망을 성취하기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고 온갖 비리와 불륜을 저지르지만, 그러는 동안에도 장준혁은 오히려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아왔다.  역사적인 영웅들은 그럴만한 결과와 업적을 남겼지만, 성장기에 약간 방황을 해도, 한 두 번 즈음 명예나 부를 위해 욕망을 불태웠다고 해서 후세에 또는 시청자들에게 외면을 당하지는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최근 K-1의 열풍으로 강자들의 진짜 싸움이 WWE 프로레스링과는 확연히 다르다는걸 아는 사람들이라면, 일행 3명이서 30명의 적군과 싸운는데, 손가락 하나 안다친 다는거랑 옥사에 붙잡히면 족족 극적으로 풀려난다는 비현실적인 구성에 염증을 느끼기 시작할지도 모른다.

 

 다음 인물 중심의 새로운 역사 드라마가 나온다면, 이런 패턴에 조금만 더 변화를 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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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07.07.21 01:46

    첫댓글 동감입니다. 승자의 역사는 가려진 것이 많죠. 주인공의 성격이나 단점까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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