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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광주고 18회 동창(부부)모임 원문보기 글쓴이: 조기준
1. 일 시 2007년 7월 25일부터 7월 29일까지
2. 산행코스 첫째 날 오전 9시 가미코지 출발
가미코지(1500m)-메이진칸-도쿠사와엔(1560m)-요코오(1620m)산장.점심-
이치노마타(1705m)-야리사와롯찌(1850m)-텐구바라분기점(2348m)-
오후 6시 30분 야리카다케산장(3020m)도착. 석식 및 숙박
산행 시간 9시간 30분 산행거리 22km
둘째 날 오전 6시 20분 야리카다케 산장 출발
야리카다케 산장-야리카다케 정상(93180m)-야리카다케산장-오오바미다케
(3101m)- 나가다케(3084m)-미나미다케(3030m)-다이기렛토. 점심-
기타호다카다케(3160m)-오후 3시 50분 기타호다카산장 도착. 석식 및 휴식
산행 시간 9시간 40분 산행거리 8km
셋째 날 오전 6시 30분 기타호다카산장 출발
기타호다카산장-기타호다카다케-가라사와 산장(2350m)-
혼타니바시(1780m).점심 -요코오산장-도쿠사와엔-
메이진칸-메이진이케-오후 5시 가미코지 도착
산행시간 10시간 30분 산행 거리 20km
3.산행시간 및 거리 총 29시간 40분 약 50km
(가미고지 버스터미널에서 기념촬영)
4. 참 가 자 김 종구 부부. 백 종회 부부. 이 동기 부부. 이 양우 부부. 이 지호 부부. 김 원호.
문 영식. 이 강장. 이 상규. 조 기준 ( 총16 명)
2007년 7월 25일 오전 11시 날씨 흐림
일본 북알프스에 대하여
사전에 충분한 정보와 지식도 없이
모두들 막연한 동경과 호기심만 가지고
2007년 서등회 정기 해외산행지로 결정 되었기 때문에
출발 날짜가 가까워 올수록 마음이 무거워졌다.
결정된 뒤에
여러 사람들의 산행기를 읽어 보았더니
고산증이나 날씨.눈. 낙석. 산의 경사도 등등
많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다.
전문 산악인들이나 좋아하는 산행코스였다.
내심으로는 취소되기를 간절히 바랐지만
결국 예정대로 우리 일행은 일본 북알프스로 향했다.
오전 11시 정각.
이지호 부부를 마지막으로
인천공항 3층 c카운트에 16명 모두 모여서
짐을 먼저 부치고 출국장으로 들어섰다.
면세점에서 유부우동으로 간단히 점심요기를 하고 탑승.
아시아나 122편 나고야행 비행기는
오후 2시 10분 인천공항을 출발
오후 3시50분 나고야 공항에 도착했다.
입국장을 빠져 나왔더니
맨 앞에 나갔던 강장이가
산행가이드 조대제와 만난 후
우리 일행을 기다리고 있었다.
키가 크고 영화배우 최민수를 닮은 친구였는데
얼마 전 일요다큐 산이라는 프로의 다테야마 편에서
다테야마 산장주인 노 진강씨와 둘이서 출연 했다고도 한다.
우리 일행은 가이드 조대제가 운전하는 미니버스를 타고
숙소가 있는 하쿠바로 향했다.
날씨는 흐렸지만
이런 정도면 내일 산행하기에는 괜찮을 것 같았다.
하쿠바 숙소 에비스야 온천장에 도착
일본에서의 첫 식사를 했다.
식사는 아주 정깔하고 맛있어 반 공기를 더 먹엇다.
그리고 지하 온천탕에서 목욕을 한 뒤에
각자의 방에서 내일 메고 갈 배낭을 챙겼다.
밤 12시 10분 전까지 모든 일 끝내고 자리에 누웠다.
책임감과 내일 산행에 대한 걱정이 앞서 잠이 오지 않았다.
2007년 7월 26일 날씨 비
아침 4시가 조금 지나자
문 밖에서 부스럭 거리는 인기척에 잠이 깨 버렸다.
자리에서 일어나 먼저 창문을 열어 보았더니
굵은 빗줄기가 세차게 창을 때리고 있다.
그래 이렇게 비가 많이 오고 있으니 북알프스 산행을 취소하고
대신 다테야마 알펜루트나 구로베협곡의 관광 산행으로
대체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세면을 마치고 배낭과 짐을 아래층으로 옮기고 난 후에
아침 식사를 했다.
식사 하는 도중에 가이드 얼굴을 자주 쳐다 보았다.
혹시나 비 때문에 일정변경 의견을 제시 하면
무조건 찬성하고 일정을 변경해야지 하고 생각했다.
그러나 아무 말이없고 표정도 무덤덤이다.
그래서 이렇게 비가 와도 산행 할 수 있냐고 물어 보았더니
원래 산악 날씨는 하루에도 몇 번씩 변해서
비가 왔다. 개 였다.해 떳다. 흐렸다. 추웠다. 더웠다.하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한다.
날씨는 가미코지까지 가는 2시간 30분 동안에도
비 왔다.개 였다. 해 떳다.흐렸다 난리 법석이다.
굵은 비가 세차게 몰아치는 가운데
오전 8시 30분 가미코지에 도착했다.
모두 비옷으로 갈아 입고
배낭에 커버를 씌우고
식수를 보충한 뒤
가이드의 몇 가지 주의사항을 들었다.
오전 9시 정각
굵은 비가 세차게 내리는 가운데 가미코지를 출발
산행을 시작했다.
좌측으로는 맑고 맑은 시원한 계곡물이 흐르고
산 새소리도 여기 저기 서 들려와 기분이 좋았다.
좌우에 나무가 빽빽이 들어있는 숲속 길을
일렬로 걸어가는 기분이란 아주 환상적이다.
(일렬로 행군하며 점점 더 숲속으로 빨려 들어가다......)
시간이 지날수록 날씨는 차츰 맑게 개였고
우리 일행은 깊은 산 속으로 점점 빨려 들어갔다.
약 1시간 정도 걷다 보니 메이진칸에 도착 했다.(메이진칸에서 기념사진 한 컷 찰칵......)
그 사이에 비가 그치자
배낭에 비옷을 챙겨 넣고 10분간 휴식 후 출발.
우리 일행도 어느 사이에
일본 사람들처럼 일렬로 산행하기 시작했다.
참 좋은 산행 습관이라 생각되었다.
간간이 비디오 촬영도 하고 카메라 사진도 찍으며
지루한 평지 길을 산행했다.
사실은 평지가 아니라
아주 완만한 오르막 길이였지만.
메이진칸을 출발한 지 약 1시간 뒤
도쿠사와엔에 도착했다.
10분 쉬고 출발 하는데
다시 비가 퍼붓기 시작한다.
가이드가 산행 속도가 너무 느리고
선두와 후미의 차이가 많다고
시정해 달라고 한다.
그래서 친구들을 모아 놓고 순서를 정했다.
맨 앞 1번 백 종회 부부.2번 이 호걸. 3번 이 동기 부부.
그 뒤를 종구네 지호네 양네 세 사람순으로
그리고 그 뒤를 내가 따르고
내 뒤는 문 영식 이지호 이 강장 이 상규 김 종구 이 양우 순으로 섰다.
이 순서는 산행 종료 때까지 아주 잘 지켜졌다.
산행 속도가 안정되어 선두와 후미의 차이가 없어졌다.
도꾸사와엔을 출발한지 약55분이 지나서
요코오산장에 도착해서
점심을 먹고 기념 촬영도 하면서
30분 동안 휴식을 취했다.
이치노마타를 지나 야리사와 롯지에 2시간 30분만에 도착.
( 이치노마타에서 휴식 중 한 컷 찰칵)
식수를 보충하고 나서 좌우를 살펴 보았더니
사방은 찌를 듯이 높게 솟은 산들로 삥 둘러 쌓여 있다.
휴식 후 다시 출발.
텐구바라 분기점에 1시간 50분 만에 도착했다.
멀리 야리가타케가 보이고
빙하가 내 시야에 들어 왔다.
이제야 북알프스에 들어 선 느낌이 든다.
텐구바라 분기점을 출발
1시간 정도 걷다 보니
빙하 지역에 도착했다.
조심스럽게 한 걸은 한 걸음
빙하를 가로 질러서 통과하기도 하고
지그 재그로 빙하를 걸어 올라 가기도 했다.
고산이라 그런지 쉽게 숨이 가쁘고 지친다.
(텐구바라 지나서 야리가다케로 오르는 길에 빙하가 시작된다)
10분간 휴식 시간도
30분이 채 안되어 자주 되풀이된다.
아마 고산 적응과 체력 소모를 줄이기 위해선가 보다.
그러나 이를 어쩌나?
그 동안 사진 찍고 비디오를 촬영하느라
자주 배낭을 벗었다 다시 들어 메고
뒤쳐졌다 다시 쫓아가기를 자주 반복하며
오두방정(?)을 떨었던 탓인지?
체력 소모가 너무 많았나 보다.
갑자기 속이 울렁거리고 머리가 띵하면서
기운이 자꾸 빠지고 뒤로 쳐진다.
가이드가 체력소모를 최소한으로 하라고
신신당부를 했었는데도
너무 들뜬 기분에
무시한 탓이리라.
상인이가 준 먹는 산소 10알을
주머니에서 꺼내 씹어 먹었다.
그 이후에는
촬영을 포기하고 천천히 걸었다.
종구에게 고도를 물어 봤더니
2100km지점이라 한다.
산소를 먹은 후에 체력이 많이 회복되었고
고산증도 사라지는 것 같았다.
그러나 2500m지점에 도달하자
여기저기서 고산증을 호소한다.
두통 울렁거림 탈진 체온저하 등등.
특히 두 사람은 얼굴이 창백해져 있고 아주 힘들어 했다.
절반이 넘는 사람들에게
먹는 산소를 나누어 주고 나서
얼굴 표정을 보았더니 모두들 힘들어하고 지친 표정들이다
안타깝고 미안하지만 스스로 극복 할 수밖에.
(멀리 우뚝 솟은 봉우리가 기타호다케에서 바라본 야리가다케 정상)
나는 2100m지점에서
한 차례 통과의례를 한 뒤에 오히려 힘이 솟았는데....
텐구바라분기점에서 야리카다케까지 2시간 40분 거리를
무려 3시간 넘게 소요 되었다.
오후 6시 30분에야 가까스로 야리카다케 산장에 도착 했다.
고산증과 많은 체력 소모로 인해
모두 힘들어 했으며
약간의 고산증 환자도 발생했다.
야리카다케 산장에서 저녁 식사를 했는데
아주 맛이 있어서 공기 밥 한개를 추가 더 먹었다.
나는 왜 이렇게 밥맛이 좋은지?
밤 9시 소등이라 자리에 누워 잠을 청하였지만
전혀 잠이 들지 않았다.
코를 고는 친구 깊은 숨을 쉬는 친구 가지가지였지만
나는 시간이 갈수록 정신이 맑아지기만 하였다.
아마도 고산에서 느끼는 두통이었으리라.
옆에서 부럭거리는 소리가 들려 와
벌써 새벽인가 하고 시계를 보았더니
밤 12시 30분이다.
밤새 비몽사몽하고 뒤척이며 누워있었는데
부지런한 이 상규가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간다.
그리고 한참 후 4시가 되자 점등 되었다.
4시 15분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와 보았더니
맑은 날씨지만 몇 개의 별만이 흐릿하게 보였다.
그래도 괜찮은 날씨인 것만은 분명하다.
2007년 7월 27일 날씨 맑음
( 부지런한 이 상규 야리다케 정상에서 일출 멋지게 촬영하다)
아침 식사를 맛있게 먹고 난 후
6시 20분쯤에
맨 몸으로 야리카다케 정상으로 올라 갔다.
매우 가파라서
사다리 쇠줄 쇠못에 의지하여
정상까지 올라 갈 수밖에 없었다.
( 사다리 타고 야리가다케 정상에 서다)
야리카다케 정상 3180m에 서 사방을 살펴 보았다.
날씨가 매우 쾌청한 탓인지
북알프스 산군 전체가 한 눈에 들어 오고
멀리 남알프스 중앙알프스 산군도 한 눈에 들어 왔다.
그리고 오늘 산행하게 될
북알프스 최고의 연봉들
(야리다케 정상에서 내려다 본 북알프스 연봉들.....)
미나미다케.기타호다카다케.가라사와다케.오쿠호카다케가
멀리 까마득하게 보인다.
아주 환상적인 조망!!!
일본 북알프스 산군 전체가 발아래 펼쳐져 있다.
기념 촬영 후에 다시 하산.
야리카다케 산장 앞에서 친구들에게
가이드 말대로 산행 종료 때까지
긴장을 늦추지 말고
모두 무사히 산행을 완주해 줄 것을 부탁했다.
오전 7시 30분
정해진 순서대로 호다카산장을 향해 출발.
(오오바미다케에서 바라 본 야리다케와 산장 모습)
오오바미다케 나카다케 미나미다케 까지는
별 어려움이 없었고
화산에서 평범하게 느낄 수 있는
단조롭고 삭막하고 지루한 능선 산행 길이었다.
발 바로 밑에는 빙하의 입구가 입을 벌리고 있었지만
어제 고산증을 느꼈던 친구들도 거의 정상으로 회복되었고
산행이 비교적 쉬운 탓인지 모두 즐거워 했다.
그러나 미나미다케 산장에 도착해
10분간 휴식을 취하고 식수를 보충 하였는데
갑자기 가이드 조 대제가 슬링(암벽안전벨트)을 착용한다.
나는 긴장했다. 드디어 올 것이 왔나 보다
나는 예전부터 도봉산이나 북한산에서
릿지 산행을 즐기는 마니아였기 때문에
오히려 암벽 산행이 반가웠지만
친구들은 평소에 바윗길은 무조건 피해서 우회했었다.
아주 걱정이 되었다.
그러나 친구들은 바윗길을
오르락 내리락 거리고 힘들어 하면서도
비교적 무난하게 산행을 했다.
나는 바윗길 산행이 아주 즐거웠고 신나고 여유로웠다.
( 미나미다케와 기타호다카다게 중간 다이기렛토 아슬 아슬 구간에서)
내 바로 뒤에서
열심히 쫓아오는 문 영식에게 코치해 주었다.
처음 해 보는 암벽 산행이라
힘들어 하면서도 곧 잘 따라왔다.
오후 4시가 거의 될 무렵
기타호다카 산장 20m전방에서
선두가 지체 되어 잠시 쉬는 사이 에
아래를 내려다 보았더니
문 영식이를 선두로 김 원호 이 상규 김 종구 이 양우가
일렬로 힘겹게 올라오고 있지 않는가?
나중에 좋은 추억이 될 거라 생각되어
기념 사진 한 컷을 촬영 했다.
배낭에 카메라를 다시 집어 넣고
막 출발하여 하였는데
갑자기 위에서 "아 야"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두 사람이 사다리 위에 멈워 서있다.
다쳐서 피가 나와 지혈을 해야 한다고 한다.
궁금해서 올라가 보고 싶었다.
배낭을 메고 올라갈까 하다가
그냥 바위 위에 그대로 놔 둔 채
바위 위로 올라서서 배낭을 들었다.
그러나 내 왼쪽 발이 배낭 끈을 밟고 있어서
배낭을 들어 올릴때
왼쪽 발이 움직여 몸 중심이 순간적으로 흔들리자
나도 모르게 당황해서
무조건 반사로 배낭을 미련없이 놔 버렸다.
배낭은 잠시 멈출듯하다가
계속해서 절벽아래 굴러 떨어져 버렸다.
문 영식이 놀라 소리치기에 조용히 하라 타이르고
그냥 바라 보고 있을 수 밖에...
사람이 다치지 않은 것이 천만다행이지 하는 생각에
배낭에 대해 별 미련은 없었다.
그러나 잠시 후
배낭에 넣어둔 여권이 생각났다.
아침에 숙소에서 여행가방에 넣어 두었는데
호걸이가 도난을 염려해서 챙겨 나오기에
나도 배낭 속에 집어 넣었는데
이렇게 될 줄이야?
기타호다카 산장에 올라 와 보았더니
아까 머리를 다친 친구에게
가이드가 일회용 밴드로 지혈을 하기위해서 상처를 보는데
피가 많이 솟구쳤다.
굉장히 걱정이 되었다.
무리하게 산행하다 이렇게 된 것 아닌가?
후회 막심이다.
잠시 후에 일본인 산악구조대원이 상처를 소독한 후
간단하게 응급처리를 하고 난 후에
"안심 하세요.꿰맬 정도는 아닙니다."라고 말했다.
그래서 모두들 마음을 놓았다.
그 일이 일단락 되고나니 내 여권이 걱정이다.
가이드는 책임감 때문에 산행을 중지 시키고
배낭을 찾아 보겠다고 하면서
산악구조 대원하고 같이 계곡의 절벽 아래로 내려 갔다.
그러나 배낭과 여권은 찾지 못했다.
결국 서울에 있는 상인이와 (주)일본탐혐의 도움으로
다행이 히로시마 총영사 서 영진에게 연락되었고
영진이가 많은 노력을 기울여 준 덕분에
나는 무사히 임시여권을 발급 받아서
친구들과 함께 귀국할 수가 있었다.
(나카다케에서 바라 본 오쿠호다케 연봉과 능선. 좌측 뒤가 마에호다케)
그러나 기타호다카 산장에서 시간이 지체되어
예정했던 호다카 산장에서
숙박을 못하게 되어 버렸고
3시간 정도 일정에 차질이 생겼다.
일순간의 실수로 친구들의 분위가 침울해 져 버렸고
모두들 표정이 어둡고 불안해 보였다.
가이드 조 대제가 말하기를
오늘 3시간 정도 산행을 못 했으니
내일 산행 시간은
오늘 못 한 3시간과 예정 된 9시간
모두 합해서 12시간을 강행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몇몇 친구들이 나한테 와 말하기를
환자발생 배낭분실 고산증 체력저하 등을 이유로
전체 분위기가 가라 앉어 있으니
산행을 종료하자고 했다.
내 개인적인 욕심으로는
내일 날씨만 오늘처럼 좋다면 끝까지 가고 싶었다.
그러나 강행하다가 더 큰 불상사가 발생한다면?
설령 봉우리 한 개 더 넘는다고 뭐가 달라지겠는가?
우리 나이에 이 만큼 한 것도
얼마나 자랑스럽운 일인데.
저녁 식사 시간에 모두 모여서 미팅을 했다.
결론은 이곳 기타호다카다케에서
하산 하기로 결정 되었다.
나 개인적으로는 산행을 계속하고 싶었지만
혹시 예기치못한 더 일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산행을 종료하는 결정에 따를 수 밖에 없었다.
이제 나도 나이를 먹었으니 편하게 살아야지...
다다미가 깔린 좁은 기타호다카 산장 2층 방에
무려 17명이나 비집고 잠을 청하니
그렇지 않아도 고산증과 두통으로 예민해져 있는 상황에서
잠이 올 리가 없다.
밤 새 뒤척이고 있는데
밖에서는 별을 본다고 요란법석이다.
새벽이려니 하고 시계를 보았더니
겨우 밤 12시 50분이라 화장실에 갔더니
바로 위 기타호다카다케 산정상에서
몇 사람이서 밤을 즐기고 있었다.
2007년 7월 28일 날씨 흐리고 비 오락가락
( 기타호다카 정상에서 촬영한 일출. 촬영 이 상규)
밤새 한 숨도 못자고 새벽에 일어 났더니
다른 사람들도 한 숨 못 잤다고 투덜거린다.
내가 보기에는 밤에 잠만 잘 자더구만.
본인들 말로는 자는 시늉만 했다고 하네요.
그러나 오늘도 제일 부지런한 친구는 이 상규다.
새벽 4시 훨씬 전에 일어 나서 밖으로 나간다.
잠시 후에 바스락 거리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고
부지런한 일본 친구들은 벌써부터 출발하기 시작했다.
아침 식사 후에 모두 집합했었는데 환자 투성이다.
얼굴이 부은 친구
얼굴이 헬쓱해진 친구
어제 하룻동안 아무것도 못 먹었다는 친구
절뚝거리는 친구 등등
나도 이틀 동안 잠을 한 숨도 못잔 탓인지
머리가 띵하고 골치가 아팠다.
산행 중지 결정을 참 잘했다고 생각되었다.
아침인데도 표정들이 이렇게 밝지 못하다니....
오전 6시 30분 기타호다카다카(3170m)정상에서 동그렇게 모여
"서등회 화이팅"을 힘차게 외치고 난 후
( 기타호다카 산 정상에서 기념사진)
백 종회네부터 가라사와 산장을 향해서 하산하기 시작했다.
가라사와 산장과 오쿠오다케로 나눠지는 갈림길에서
미련이 남아 있어서
자꾸 오쿠호다케쪽으로 쳐다보게 된다.
( 공룡의 등과도 같은 가라사와다케 능선 모습)
그러나 날씨는 잔뜩 흐려있고
오쿠호다케 서쪽에서 부터
검은구름이 몰려오기 시작해
금방이라도 비를 퍼붓을것 같은 날씨다.
가라사와 산장은 바로 발 아래 훤히 보였지만
계속 내려다 보면서 3시간을 내려 가야된다
기타호다카다케와 오쿠호다케 사이에 펼쳐져있는
가라사와 계곡과 벌판에
많는 등산객들이 산 정상을 향해
개미 떼처럼 일렬로 올라 가고 있었다.
(만년설위로 한 걸음 한 걸음 조심스레 하산 )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서
산 정상주위는 검은 비구름으로 뒤덮혀 보이지 않았다.
우리가 오쿠호다케로 계속 산행을 했다고 해도
흐린 날씨와 비 때문에 아무 것도 보지 못하고
오직 산 봉우리 하나 더 밟아 보았다는 사실만 남았으리라.
그러나 여러 친구들의 안전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산 봉우리 한 개 생략은 전체 산행에서 큰 의미는 없다고 생각한다.
( 기타호다카에서 가라사와 산장으로 내려가는 가파른 하산 길)
기타호다카 산장을 출발한지 3시간 만에 가라사와 산장에 도착했다.
가라사와 산장에셔 올려다 본 가라사와다케 산자락은
사진에서 보았던 만년설이 덮여 있는 알프스와도 같았다.
혼타니바시 밑에서 주먹밥으로 점심을 먹고
(혼타니바시에서 점심 먹을 때 찰칵...)
요코오 산장을 거쳐
오후 5시 경에 가미코지에 도착해 2박 3일 모든 산행을 종료했다.
이 만큼 무사하게 산행을 종료하게 되었음을
마음 속으로 하느님께 감사드렸다.
하산 후 온천에 들려서
1시간 동안 온천에서 목욕을 했다
몸이 아주 상쾌하고 기분이 좋았다.
모두들 얼굴에 생기가 돌고 말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저녁에 하쿠바로 돌아와서
삼겹살과 맥주로 뒤풀이를 했다
오랫만에 먹어 본 한국식이라
모두들 맛있게 포식하고
일본 전통여관 마츠노키테이에서 잠을 청했다.
(가라사와 산장에서 화이팅하면서 기념촬영)
2007년 7월 29일 날씨 맑음
아침에 일찍 일어나 산책 하면서 보았더니
우리 숙소는 스키장 스로프와 스로프 사이에 위치해 있었고
여름철 스키장 풍경이란 쓸쓸하기만 했다.
아침을 먹고 난 후
우리는 나고야로 향했다.
나고야 총영사관에 김 지선가이드와 함께 들려서
임시 여권을 발급 받았다.
일요일인데도 영사관 직원이 쉬지 못하고 출근
신속하게 처리 해 주었고
아주 친절해서 정말 고마웠다.
해외공관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이해가 되지않았다.
그리고 여권발급에 협조해준 서영진 친구에게
아주 고맙게 생각합니다.
여권을 발급 받은 후
나고야 시내 나고야 타워 앞 식당에서
친구들과 다시 합류 해 점심을 먹으면서
잠시 산행 후일담을 서로 서로 한마디씩 했다.
결론은
힘들었지만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산행이였고
앞으로는 등산을 하려면
목적하는 산에 대하여
사전에 정확하고 충분한 정보를 가지고 산행을 해야 하고
우리 나이에는
너무 무리한 산행은 하지 않아야 한다는결론이다.
이 번 산행에 참가해 준 친구 그리고 친구부인들에게
너무 힘든 산행이었음을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그렇지만
다시 경험 할 수 없는 좋은 추억으로 간직하시기 바라며
이 글을 끝맺을까 합니다.
부디 건강하시고
건강하게 또 만납시다.
사요나라 ! 오 겡키!
*** 사진 촬영 이 양우 .박 귀순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