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을 뛰지 않으면 마라톤 한다는 말을 하는게 아니다고
5키로는 단축달리기
10키로는 건강달리기 하프는 하프라고 하지 누가 마라톤이라고 하냐는 말을 들으며
3년간 달리기만 하면서 일반인들에게는 마라톤한다는 말을 뻔질나게 했다.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질문하면 42.195를 뛰었다고 뻥치며
양심의 가책을 받고 언젠가는 꼭 풀을 뜯고 당당하게 뛰었노라고 말하리라!
뜨거운 어느 여름날 전수달(63토끼 전북 수요일달리기모임 준말) 훈련을 마치고
족발집에서 막걸리 한잔을 걸치며 누군가 묻는다.
수연이는 춘마 기록을 어떻게 예상하고 연습하냐고
"나야 4.59.59로 들어오면 환상이만 완주하는 것으로 만족할겨" 한마디 내뱉은 것이 화근이엇다.
갑자기 만환이가 4.59.59하면 수연이한티 금 한돈 쏜다.
그러자 누군가 전수달에서도 한돈 준다. 하니까 형래가 그럼 내가 패메한다.
난 가만히 있다가 금벼락맞았고, 형래는 패메라는 아픈 날벼락을 맞았다.
술잔 기울이며 뱉어놓은 말을 이행하기 위해
덥다덥다 올여름같이 더웠으리,
뜨거운 여름날 일요일만 되면 새벽부터 모여서 천변으로
우리클럽 장거리 훈련에 경기장 뺑뺑이에 인따발에
동네에 작은 산을 형래하고 지연이가 시간날 때마다 잡풀과 태풍에 쓰러진 나무를
정리하고 깨끗이 다듬어 산악훈련 코스를 만들어 언덕훈련 하며 더위와 함께 체력을 단련시켰다.
특별훈련 날짜 잡아놓으면 회사에 야근할 일이 생겨
100미터도 못뛰고 한주가 훌쩍 가기도 하고
갑자기 이사날이 잡혀 이사도 하고
딸래미가 취직되어 제주도로 발령나는 바람에 딸래미 이사준비도 해야되고
내 몸이 열두개라도 부족한 형편에 가로뛰고 모로뛰었다.
형래를 코치로 임명해 비오는 날이면 헬쓰장에서 근력훈련하고
형래가 바빠서 못오면 대타로 지연이가 조교노릇하며 헬쓰장 훈련시키고
경기장가면 또 전수달 친구들이 자기들 일처럼 돌봐주고 이끌어주었다.
형래가 8월달부터 먹는 약부터 음식 하나하나 지정해주고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스케줄을 짜주고
중간에 공휴일이 있으면 또 벙개훈련 시켜주고
근무중에 이동시간 아껴야 된다며 페추리카 타고와 픽업해 경기장 데다주고
자기 시간은 내팽게지고 모든 스케줄을 나한테 맞춰 3개월을 동거동락했다.
전마클 회원들과 함께 한일장신대와 대덕초 장거리훈련과 언덕훈련 하고
2주전에 순천남승룡마라톤에 풀을 신청해 마지막 테스트 하는 과정에
26키로 지점 버스정류장에 누워있다가 30초정도 잔것 같은데 회송차가 와
"여기서 이러시면 안됩니다. 차 타십시오" 해서 난생처음 회송차도 타봤다.
어떻게 해서든지 늦더래도 완주하고 올줄 알았는데
30키로도 못뛰고 26키로에서 회송차 탔다는 말을 들은 형래가
여름내내 가르친게 물거품이 된것처럼 서운하고 화가 났는지 중대발표를 한다.
춘천에서 42.195키로를 한사람이 패메하기엔 너무 힘드니까
10키로씩 나눠서 릴레이 패메하기로 한 계획을 뒤집고 첨부터 끝까지 자기가 데리고 간단다.
갑수랑 만환이랑 천천히 달리면 쥐나서 안된다고들 했지만
누가 형래고집을 말리랴~~
하여 만환이하고 형래가 같이 수연이를 완주시키기로 최종 결론을 내렸다.

같이 춘천간 전주 63토끼 친구들!

토욜날 형래 만환이 수연이는 풀을,
지연이 10키로 순옥이는 10키로 본인배번으로 첫머리 올리러 춘천행을 시작했다.
춘천에 뛰어야 할곳을 미리 한바퀴 돌면서
하나하나 자세히 설명듣고, 22키로지점과 32키로 지점에 에너지를 숨겨놓고
돌아와 닭갈비집에서 소주한잔에 완주 화이팅을 외쳤다.
온몸을 테이프로 도배하고 토끼부스에 잠깐 얼굴내밀고 사진 두어방 찍고
출발장소에서 대기하는데 과연 할수 있을지 걱정이 태산이다.
예전같으면 웃고 떠들고 사진찍고 왔다리 갔다리 난리 였을텐데
날이 날이니 만큼 친구들과 대충 인사하고, 42.195키로의 긴긴 여정의 길에 올랐다.
회사에 3일간 휴가 받으며 풀코스 뛰러 간다고 했더니
직원들이 5시간뛴다고 하니까 피부와 와 닿지 않는것 같아서
오전 9시에 출발해서 오후 2시까지 뛸거여 했더니 그때야 네~~ 하며 놀란다. ㅋㅋ
날씨도 좋다.
불어오는 바람속에서 가을향이 묻어나고
쭈~~~욱 나가는 달림들의 발자국 소리에 생기가 넘치고
함께하는 형래와 만환이가 있어서 든든하고
화이팅 외쳐주는 토끼친구들과 함께여서 힘이 넘친다.
하프반환점 가까이오자 힘이 빠지는것 같다.
내 몸에 이상증상이 오자 벌써 형래가 눈치채더니
"22키로 가면 에너지있으니까 조금만 가자"
어제 숨겨놓은 핫초코하고 에너지음료를 세명이 냠냠쩝쩝 꿀떡꿀떡 마시고 있으니
사람들이 "벌써부터 막걸리 마시면 안돼는데" 하며 간다.
형래가 시간 얼마나 됐어? 한 2분 오바했는디 만환이가 대답한다.
그 말을 듣자 아, 내가 빨리 뛰어야 하는구나 하는 조급함이 든다.
에너지 충전을 하고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몸을 고추세우고 춘천댐을 향해 한발 한발 대딛는다.
양쪽 고관절이 뻐끈하니 잘 들어지지 않고 왼쪽 발목에 통증이 오는것 같다.

점점 힘이 떨어진다.
배속으로 찬바람이 휭휭 몰아친다.
이상하게 장거리 훈련할때도 힘이들면 배속으로 찬바람이 들락거리는 기분이다.
형래가 또 말한다. 30지점가면 맛있는 초코우유 줄테니까 조금만 힘내라고
마치 땡깡놓는 어린아이 달래듯이 유혹한다.
30키로쯤 오니까 4:40분짜리 패메들이 다 지나간것 같다.
정말정말 그만가고 싶다.
뭐할라고 풀코스를 만들어놔서 내가 이 쌩고생을 하는지 신세한탄이 절로난다.
10월달에 개인적으로 좋은일이 많이 생겼다.
집도 새로 장만해서 일주전에 이사했고,
딸도 좋은 회사에 취직해서 토욜날 10시에 제주도로 발령나서 갔고
남편은 가서 잘 뛰고 오라고 응원해주고, 아들도 중간에 전화해주고
고통이 더해질수록 10월에 일어난 좋은 일들만 생각하며 힘든걸 잊고 싶은데
자꾸 눈이 바닥으로 떨어지고 발은 수렁속으로 들어가는 기분이다.
32키로 지점에서 숨겨놓은 초코우유와 진통제하고 에너지를 준다.
세상에 태어나서 이렇게 맛있는 우유는 첨인것 같다.
단숨에 다 들어마시고 더 없는지 눈을 휘휘거린다. ㅋㅋㅋ
또 온몸에 스프레이를 뿌리고 스트레칭 몇번하고 주로로 나온다.
한발 옮길힘도 없는데, 토끼 허미영 친구가 패메도 없이 발목이 부은 상태로 혼자 꿋꿋하게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오고,
다리가 이상하게 굽은 아줌마는 경보형식으로 끝까지 외로이 잘도 가는데
좌청룡 우백호를 거느리고 가는 나는 얼마나 행복한가
든든한 지원군을 양쪽에 달고 가면서도 못간다면 실패한 인생이 될것 같다.
35키로 스프레이존에 와서 마지막으로 스프레이를 뿌리며 몸 점검하고
기운을 차려 앞으로 앞으로 나간다.
102보충대에서 아들같은 군인들이 나와 응원하는데
오른손을 벌려 하이파이브 하며 젊은 아그덜 기를 받았더니 발이 조금 가벼워진다.
이제 7키로만 가면 되는데 7분페이스로 가더라도 50분을 가야되는데
과연 이 상태로 50분을 갈수 있을지 의문이다.
5시간 패메 한명이 지나갈 때마다 피가 마른다.
옆에서 같이가는 형래는 정신력으로 따라가라고
배만 안고프면 충분히 갈수 있다고 끊임없이 채찍과 당근질을 하는데
아무리 다리를 돌리고 팔을 쳐도 끝도없이 풍선이 멀어져간다.
마지막 5시간 패메가 지나갈때 시계를 한번 쳐다봤다.
4.59.59는 물건너 가고 이제 5.30분은 넘기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이 든다.
38키로 지점 소양강처녀 동상앞에오니 토끼친구 창록이가 카메라를 들고 찍어주며
"수연이 왔네, 수연이가 왔구나!" 해주는데
눈물이 앞을 가린다. 그자리에 주저앉아서 그만 가면 안되냐고 하며 울고 싶다.
남은 4키로가 죽음의 길로 접어드는것 같다.
어깨가 힘들면 팔이 안쳐지니까 팔을 내려서 어깨운동 하라고 끊임없이 말하는데
팔을 내리면 다시 제자리로 팔을 갔다놓을 수가 없을것 같아 기계적으로 로버트처럼 간다.
누가 살짝만 건드려도 그자리로 픽 쓰러질것 같다.
그래도 달리는 내내 한번도 걷자는말 안하고 잘도 온것같다.
1키로 남겨놓고 전수달 병선이 순옥이 지연이가 보인다.
천군만마를 만난 기분이다. 타향에서 고향 가마귀만 봐도 좋다더니
5명이 수연이 화이팅을 외쳐며 같이 뛰어줘서 마지막 완주의 웃음을 웃었다.
5시간 18분 32초~~ 첫 풀 기록이다.
메달을 가지고와 목에걸고 단상에서 사진도 찍고
토끼부스에서 친구들 축하 받으니 세상이 다 내것 같다.


5시간 동안 끊임없이 힘과 용기 불어넣어 주고 노래부르며
함께 해준 형래하고 만환이 영원히 간직할게,
비록 4.59.59는 못했지만 참으로 값진 첫풀이다.
대 전마클 홍보부장이풀 한번도 안뛰고 홍보부장 완장차고 있는데 내내 마음에 걸렸는데
당당하게 홍보부장이다고 자랑질 해도 될것 같다.
홍보부장 체면 차려서 이제야 까우가 슨다.
풀 한번 뛰면 마라톤 용품 집앞에다 가판차려놓고 다 판다고 했는데
한 이틀 쉬고나니까 18분이 올매나 아쉽던지 ㅋㅋㅋ 어쩌면 동마 갈지도 모르겠네!
첫댓글 진정한 마라토너---인정
수연이 대단하고만
의사인 용근이가 인정해중게
진짜 대단한것 맞는거지?
와우 ~
감동수기 대단합니다
이제 용근이 형만 잡으면 ..ㅎㅎ
지달려라 용근이~~
내 곧 니뒤를 따르리라 ㅎㅎㅎ
언니~!! 고생많으셨고, 아주 큰일 해내신거 진심 축하드려요~^^
저의 첫풀이 생각나는군요~~! 동반주해주신 우리 멋진 왕회장님 뵙고싶어지네요~~^^
처음은 항상 기억에 남는것 맞쥐?
함께 해준 만환이하고 형래가 없었으면 내 첫풀도 없었을것 같어
오래오래 생각날것 같다.
수연님 축하합니다. 그리고 형래 후배님 애 마이썼어유
엊그제 시내에서 드럼치고 가신다고 하며 반갑게 인사했는데....
감사합니다.
누나 수고 하셨습니다, 축하 드립니다
기선이가 준 철인 메달 덕분에 완주한것 같다.
무사완주 축하드립니다...
동마는 코스가 좋으니까 5시간안에 들올것 같네요...
홧팅 입니다...
올 동마때 짤마먹었다고 차안에서 헤~~헤~~ 하던 말 내가 안잊고 기억하고 있거덩요 ㅎㅎㅎ
내년 동마땐 좋은 기록으로 한번 도전해봐야지요
항상 웃음주시는 언니, 멋지세요!! 좌청룡 우백호ㅎ~글솜씨도 대단하시고요^*~
영옥이가 새벽부터 문자줬는데
그시간에 눈도 못뜨고 있었어
힘 실어주고 축하해주고 고맙다
원래 첫풀은 그렇게 감도있게 달리는 것이에요,,,홍보부장님 화이팅,,,,,
좌청룡 우백호로 달리면 기분이 좋을것 같아요,,,,
양쪽에 호위무사 둘 세우고 가니까 세상 무서운것 없었는데
시간이 쪼금 아쉬워가지고 형래한티 면이 안스네
드디어 완주했군요. 홍보부장님 축하합니다.
기록이야 숫자 놀음에 불과할뿐
빠른 회복 있으시길.........
회장님이 정권잡을때 홍보부장 값을 해서 다행입니다.
수연이 고생 많이 했다. 걱정 많이 했는데 그래도 무사 완주 축하해. 오늘 저녁에 소맥 한잔 해야지~~
갑수가 10~20키로 데꼬 갈라고 했을때 걱정 많이 했지? ㅎㅎㅎ
이번주엔 내가 시간이 아주 빠뜻혀가꼬 소맥할 정신이 없어
담주쯤 해서 공지할끄여
그때 59.59해서 20마넌 벌어놓은것 가지고 ........
전사! 이제 그대는 전사~ 입니다.내년봄엔 sub-4.....
42.195를 달리지 않으면 마라톤이라 말하는것 아니다는 그말
가슴에 새기며 열씨미 해서 결국 했습니다.
나 이제 풀뛴 여자니까 충분히 마라톤 한다고 자랑질 해도 되지요?
인간승리..역시 전마클 입니다..
다 우리 크럽에서 열씨미 훈련하고
장거리에 언덕을 해서 오늘 승리를 만끽하는것 같으요
드디어 풀 완주하셨군요. 첫 풀 완주 축하드립니다. 더욱 발전하시길 기원합니다.
그러게 마라톤 시작한지 3년만에 첫풀을 해서
축하도 많이 받고 기분도 좋고!
언니 ....
글 읽는내내 올여름 이 떠오릅니다.
그동안 노력이 결실을 맺음에 박수를 칩니다. 내년 동아 에서는 거뜬히 완주 하시리라 믿습니다.
수고하셨구요....
이젠 맘 편하게 합동에서 뵙기를요..
암튼.. 언니 대단하세요....
계옥이랑 같이 춘천을 가려고
주간 시간표까지 출력해서 줬는데
나 혼자 먼저 해서 어쩌까?
담에 계옥이 풀뛸때 같이 동반주 할수 있을지 모르겠다.
대단합니다~~얼매나 힘들었을까~~풀이 젤 힘들지요~
이제 가슴 쫙 펴고 가오 잡아도ㅎㅎ~축하 축하~~홍보부장 홧팅~~
오늘 첫 출근혔는디
이제 조금 살것 같어요 ㅎㅎㅎ
드뎌 월계관을 쓰셨네요^*^다음주자는 류계옥/박영옥중 월계관 씌우시길!!!
두사람 풀뛸때 동반주 해줘야쥐 ㅎㅎㅎㅎ
수연 드디어 해냈구나. 수고 많았어. 기분 째지겠다 ㅎㅎ
후기글 또한 짱이네
큰일 해내셨네요 축하합니당
첫 풀 축하드리구요.
고생하셧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