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탄핵 정국을 보면서 저는 참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하나의 사안을 두고도 이렇게 극명하게 생각이 다를 수 있다는 점에 놀랐고, 이렇게 국론이 분열되면 나라의 장래는 또 어떻게 되겠는가 싶어 격에 어울리지 않게 걱정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월드컵 때 온 세계가 놀랄 정도로 그렇게도 하나가 되었던 이 작은 나라의 사람들이 이번에는 또 이렇게 서로 분열될 수 있음을 보고, 마침내 서글퍼지기까지 하였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이 바로 사람이라는 말을 엉뚱하게도 이번 탄핵 사태에서 확인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탄핵안이 가결되는 날, 이 날을 국경일로 생각하고 축배를 들었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바로 이 날을 국치일로 여겨 홧술을 마셨다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 날 울었다는 사람도 참 많았습니다.
저도 그 날 술, 참 많이 마셨습니다.
그런데 또 놀라운 것은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의뭉한 사람도 있고, 호시탐탐 상대방을 해칠 궁리를 하는 음흉한 사람도 있다는 사실입니다.
정말로 폭파라도 하고 싶은 국회에는 아직도 그런 사람이 우글우글합니다. 국민 소환권을 빨리 입법해야 된다는 목소리도 그래서 높습니다. 못된 국회의원들, 그놈들 불러내릴 수 있게.....
'의뭉하다'와 '음흉하다'는 발음은 비슷해도 뜻은 다릅니다. '의뭉하다'는 고유어이고, '음흉하다'는 한자어입니다.
의뭉한 사람은 겉으로는 어리석은 것 같으나 속은 엉큼한 사람이고, 음흉한 사람은 속이 음침하고 흉악한 사람입니다.
얼핏 보면 후자가 더 무서워 보이지만 더 알고 보면 전자가 더 거북한 사람입니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속을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겉 다르고 속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제 탄핵 정국도 어느 정도 가라앉고, 인간사야 그러거나 말거나 자연은 자연대로 봄을 제촉하는 듯 촉촉히 비를 내리고 있습니다.
여러 님들, 저 봄비에 새잎 돋듯 기쁨, 사랑, 행복 파릇파릇 돋아나시길 빕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