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2월 26일 토요일
책 한 권 샀다. 《뉴 코스모스》, 미국인 데이비드 아이허 씨가 쓴 책인데 2017년 5월에 (주)예문아카이브 사에서 번역 출판했다.
살 생각이 없었는데, 옥동에 새로 생긴 도서관에 갔더니, 좋은 책이 있어 회원 가입 후 대출받으려고 했으나 두번이나 대출을 받지 못했다.
나는 지금까지 괜찮은 책은 꼭 교보문고나 예스24, 알라딘 등 인터넷서점에서 구입했다. 동네서점이나 도서관엔 갈 시간이 없었다. 그런데 올해 여름에 영주 무학려 가까이 선비도서관이 있는 걸 알고 가 보았더니 좋은 책이 많이 있어 그동안 20권 정도 빌려서 읽었다. 그런데 무학려 수도가 얼어 물이 안 나와서 폐문을 하면서 안동으로 도서관을 옮겼다.
첫날은 2권을 들고 가 주민등록증을 냈는데 내 주소가 영주로 되어있어 안동시민이 아니기 때문에, 다음 날 아내를 데리고 가서 3권을 들고 가서 아내 주민등록증을 냈는데 아내가 폰을 안 가져가서 폰 인증을 못받았다.
대출 규정이 매우 엄하다. 그래도 주민등록증이면 본인 확인이 충분하지 아니한가?
다음날 성질나서 교보문고에서 이 책을 사버렸다. 한 번 읽을 책은 대출 받지만 두고두고 참고 하거나 가문장서로 할 책은 구입해야 한다.
도서구입비가 엄청 많이 들었지만 서가엔 괜찮은 책들이 엄청 많다. 그런데 아직 못 읽은 책들이 반 넘는다.
뉴 코스모스, 우선 이름이 눈을 확 끌었다. 더구나 "코스모스 이후 35년의 공백을채우다"는 문장과 제목은 나로하여금 두번이나 도서관 행을 하도록 하기에 매력적이었다.
쉰두살인 2005년에 읽은 칼 세이건 씨의 《코스모스》는 내 생애를 획긋는 책이었다. 지천명이 되어도 우물안개구리인 내 눈을 확 뜨게 했다. 문사철만 학문으로 치던 내의 소견이 얼마나 옹졸한가를 비춰주는 전신거울이었다. 칼 세이건의 원적지 우크라이나가 좋게 다가왔다.
이후 생물학, 물리학, 우주학 등 과학분야 책을 주로 읽고 있다. 이전에는 문사철 중에서 문학이 주공이었는데, 이후에는 과사철이 되었다. 그래서 요즈음은 과학과 철학의 연계융합 쪽의 사고를 많이 하고 있다.
코스모스가 한 세대 전의 우주과학론이니, 뉴 코스모스는 얼마나 발전한 우주과학론을 펼칠까 궁금하다.
총 435p에서 <추천사>와 <들어가며> 그리고 1장 <살아 숨 쉬는 코스모스> 31p까지 읽었다.
약 700만 년 전에 중앙아프리카 차드 지역에 살았던 '사헬란트로푸스 차텐스키'가 최초의 직립보행 유인원으로 초기 인류의 조상 이라고 한다. 개코원숭이와 흡사한 이 무리가 인간과 침팬지가 분리되기 시작할 즈음인 아주 초창기에 등장한 인류라고 한다.
이들은 내 유전자에 비로소 인류라는 이름이 붙여진 시초이다.
1609년 8월 25일 밤에 갈릴레이가 자기가 직접 뚝딱 만든 렌즈 직경 1인치짜리 3배율 망원경을 들고 볘네치아 파도바의 작업실 옥상에 올라 처음에는 재미삼아 부근에 있는 성 안토니우스 교회의 첨탑을 구경하곤, 그런 다음 아무 생각 없이 망원경 방향을 하늘로 돌렸을 때, 천문학사에 한 획을 긋는 운명적 순간이 그에게 찾아왔단다. 레즈 너머로 달이 바로 코앞에 있지 아니한가!
그때 갈릴레이의 눈에 비친 달의 모습은 구덩이가 여기저기 음푹 파여 있고 어디에는 굽이진 능선이 솟아 있고 또 어디에는 칠흑 같은 바다가 있는 울퉁불퉁한 원반이었다
임진왜란이 끝난 직후다. 이후 300년 동안 조선의 시인묵객들은 달속에 토끼와 항아가 산다고 노래했다.
금속활자와 측우기를 발명한 사람들이 왜 유리를 만들지 못했을까? 유리를 녹여 렌즈를 만들지 못했을까?
이때부터 동양과 서양의 과학문명은 우열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그 결과 참혹한 서세동점!
12월 25일에 읽은 부분은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태양의 생성과 종말, 행성상 성운의 재활용 시스템 얘기다.
데이비드 아이허는 '각각의 행성상 성운은 성간 물질이 되어 흩어지기 전에 5만 년 정도를 이런 식으로 반짝거린다. 행성상 성운은 일종의 재활용 시스템이다. 늙은 별들의 기체 성분은 훗날 새로운 별로 재탄생시킬 원료로 바꾸는 것이다. 이 원료들이 중력의 영향으로 압축돼 분자 구름으로 뭉쳐지고 핵반응이 시작되면 마침내 새로운 별이 탄생하게 된다'라고 말한다.
그런데 틀린 부분이 있다.
새로운 별을 탄생시키는 원료는 늙은 별들의 기체성분으로서 중력의 영향으로 압축되며 핵반응을 시작한다는 말은 이치에 안 맞다.
항성과 행성 모두를 별이라고 하지만, 아이허가 말하는 별은 항성이다.
태양은 항성이고 지구, 화성, 금성, 달 등은 행성이다. 은하계와 그 너머 모든 우주에는 항성이 있고, 그 항성을 공전하는 행성이 있다. 그러므로 태양계 생성의 원리가 곧 우주 생성의 원리가 된다.
태양은 수소가 헬륨으로 핵융합 중인 항성이다. 원료가 수소로서 우주 공간에 흩어져 있는 행성을 이루는 중원소나 공간을 채우고 있는 중원소들이 아니다.
태양의 수소는 암흑물질에서 나온 원시수소이다. 그것이 학융합을 해서 헬륨이 되고, 혤륨이 다시 핵융합을 해서 다양한 중원소 덩어리가 되어 다시 불타 행성상 성운이 되었다가 마침내 폭발하여 다양한 중원소들이 우주 공간으로 흩어진다.
그러므로 태양은 우주 공간을 배회히는 다양한 중원소들에 의해 소우주 어느 한 부분의 암흑물질의 평형이 깨어지면서 수소가 발생하고, 그 수소들이 평형 회복력에 의해 한 군데로 몰려 뭉치면서 생긴 회전마찰력에 의해 발생한 열이 차츰 강해지면서 거대한 구체를 이루며 마침내 태양이 되었다.
태양의 중력에 의해 주위의 수소이외의 성간물질들이 띠와 층을 이루며 공전하기 시작하면서 서로 부딪쳐 합해지는 회전마찰력에 의해 지구 등의 행성이 생겼다. 행성의 회전마찰력에 의해 행성 주위의 암흑물질이 수소화하면서 행성에 흡입되었다.
빅뱅론을 주장하는 과학자들은 우주의 나이가 138억 년이라고 한다. 그러나 나는 그 이상이라고 생각한다.
태양의 나이가 46억 년이라고 한다. 그 나이는 수소의 응집과 핵융합 이후이다. 그런데 행성에는 늙은 별들이 죽어서 남긴 잔해인 중원소들이 많다. 모든 원소들은 진화하여 철이 되었다가 마침내 납이된다고 한다. 납이 원소들의 종착점이다.
그런데 지구의 내핵은 철이고, 납은 지층에 쌓여 있다. 이것은 태양의 나이 46억 년 훨씬 이전에 축적된 것이다. 우주의 나이 138억 년 동안에만 생긴 것이라고 할 수 없다.
그러므로 우주의 나이는 138억 년 이상이라고 볼 수 있다.
과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대우주의 근본은 암흑에너지이고, 그 안에 암흑물질이 있으며, 암흑물질 안에서 수소를 기본으로 하는 소우주 공간은 4% 밖에 안된다고 한다.
즉 소우주 138억 년은 4%를 말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대우주는 이론상 3450억 년이 된다고 할 수 있다.
대우주, 소우주, 빅뱅, 우주 평형, 중력, 항성, 행성 등 등 어려운 말이고 개념이다. 푸른 별 지구에서 하루일상을 살아가는 우리인간에게 전혀 무관하다.
그러나 호기심이 많아 유별난 진화를 시작한 사헬란트로푸스 차텐치스의 후손인 우리인간이 아닌가.
영민한 과학자들의 사고실험과 검증을 통해서 축적한 현대과학의 지식이 이제 글로벌시대를 맞아 보편화 되고 있다. 내가 이렇게 sns에 한권의 책을 소개하는 것도 문명의 보편화가 아니겠는가. 21세기의 인류문명사는 이전의 것들과는 차원을 달리 할 것이다. 국가들 간의 경쟁, 전쟁보다 더 큰 가치를 찾아낼 것이다.
그러나 당장의 인류는 코로나19 때문에 2020년을 힘겹게 우울하게 보내고 보내고 있다. 또한 우리한국인들은 윤석열 검찰총장의 거취와 행보에 대해 조마조마 하고 있다.
속 썩이는 이것들은《코스모스》그리고 《뉴 코스모스》의 광활한 세계에 비하면 극미하다.
그러나 우리들의 일상은 그것들에 지배받고 있다.
데이비드 아이허는 천문학 월간지 <애스트로노미>의 에디터, 편집장이다. 칼 세이건은 천체물리학 박사이다.
두 사람의 근본이 다르다. 하지만 아이허는 에디터답게 《코스모스》이후 축적된 천체물리학의 핵심지식들을 요령있게 소개할 것 같다. 크게 기대하며 독파해보겠다. 그리하여 남길 게 있다면 <《뉴 코스모스》를 읽고>를 쓰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