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한 시장'이라고 모두가 포기한 농촌에서 흙살림이라는 유기농 농자재 전문회사를 설립한 사람, 더 많은 장애우들이 우리밀로 만든 과자를 만들어 판매하는 위캔의 설립자 조진원 글라라 수녀, 재생카트리지와 칫솔 그리고 세탁서비스를 제공하는 핸인핸의 장영순 사장 등은 모두 사회적 기업가입니다. 이들 기업가는 광주나 인천에서 장애우 등 기존의 사회에선 적응하기가 곤란하였던 분들에게 일자리 제공을 통해 혹은 많은 사람들이 회피하는 일들을 기업화함으로써 그들이 자신의 일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고 더불어 함께 사는 곳으로 만들고자 하는 분들입니다. 이분들은 그동안 우리에게는 하찮은 일, 혹은 돈이 되지 않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분야에서 취약계층에게 일자리를 주는 동시에 그들에게 사회의 일원임을 일깨우고 더불어 사는 세상을 몸소 보여 주고 있습니다.
사회적 기업은 취약계층에게 일자리와 사회서비스 제공 등의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는 것과 창출된 이익의 3분의 1 이상을 사회적 목적달성을 위해 재투자하는 것이 일반 기업과 다른 면입니다. 이외에 민주적 의사결정이나 마케팅을 하는 것 등은 동일하다고 보면 됩니다.
기존의 경제에서와 같이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맡겨두기에는 사회의 그늘진 부분이 넓고 빠르게 확장되는 것이 문제입니다. 특히 요즘같이 바닥권에 있는 경제상황에서 기업은 일자리를 줄이면 줄였지 늘릴 수 없습니다. 퇴직자 또는 실업자가 증가하는 것은 위의 두가지 상황이 겹쳐져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사회적기업이 취약계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은 일방적 시혜 차원보다 더 좋고 효율적인 복지실현의 한 방법이라고 보는 것입니다.
서구사회는 이미 1990년대부터 사회적기업의 육성에 힘쓰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2007년 사회적기업 육성법을 제정하면서 고용노동부 등 각 부처에서 사회적 기업 육성을 중심으로 다양한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작년 10월까지 전국에서 406개를 사회적 기업으로 인증하고 있으며 올해에는 모두 3천개의 사회적기업을 인증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인천의 경우 작년말 현재 33개의 사회적기업이 있습니다. 이제 시작단계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회적 기업에 대한 시각은 과거 벤처기업의 열풍과 달라야 한다고 봅니다. 벤처기업으로 지정만 되면 엄청난 돈방석 위에 앉게 되는 졸부를 양산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기업으로서 제대로 경영하지도 못한 채 주당수익률만을 높게 책정하였다가 쓰러져버린 수많은 기업을 반면교사로 보아야 할 것입니다. 사회적 기업제도는 일부 정치가들의 뒷주머니를 채우는 방법이기도 한 벤처제도와 같은 길을 걸어서는 안됩니다.
몇 년 동안 인건비를 지원해 준다는 내용 하나만 가지고 아무런 비즈니스 모델이 될 수 없는 아이디어 수준의 사업을 가지고 사회적 기업으로 인증하겠다는 무모함은 없어야 할 것입니다.
겉만 화려한 기업이 아니라 사회적 가치 달성에 보다 가까이 갈 수 있는 기업이 사회적 기업으로 육성 발전돼야 할 것이고 이를 뒷받침하는 제도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