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지난 4월에 쓴 글이나 논란의 여지가 있을 거 같아서 게시하기를 보류했었는데 국궁계에 생각의 폭탄을 던진다는 생각으로 글을 올립니다.)
한산의 줌손 사진
자기 아버지보다 나이가 많은 한산에게 ‘거세정진’하라고 이야기한 어린 학생이 한산의 줌손을 보고 평하길
“한산님의 줌쥐는 모습은 범아귀를 다물지 않고 범아귀가 벌어진 모습입니다”
또 책 「조선의 궁술」 만개궁체 삽화를 보고는
“검지손 안세우고 활대에 안갖다 붙였네여 ㅋ” 이렇게 이야기 하였다.
그림 : 책 「조선의 궁술」만개궁체 삽화
이 삽화를 보고 정확하게 분석해 줄 역량이 있는 궁사가 대한민국에 있는지 궁금하다.
책 「조선의 궁술」을 정리한 이중화선생은 정말로 골머리를 앓았을 것이다.
당대에 쟁쟁한 궁사들이 사법이론에 대하여 각자의 주장을 마구 쏟아 내었기 때문에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기가 엄청 힘들었을 것이고, 또 어떤 것을 넣고 어떤 부분을 빼야 할지 결정하는 것도 만만치 않았을 것이라고 본다.
온깍지 정진명의 글에 의하면 책 「조선의 궁술」사법편은 성문영의 아들 성낙인으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바탕으로 운로 성문영공이 썼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
사진 : 운로 성문영 만개궁체
그렇다면 성문영의 궁체는 撇絶별절로 쏘았을까?
위 사진처럼 쏘면 撇絶별절로 쏘아질까?
이중화가 책 「조선의 궁술」을 정리하면서 특히 사법편을 정리하면서 골머리를 앓았을 것이란 이야기를 했는데, 책 내용은 분명히 撇絶별절로 쏘도록 써 놓았는데 정작 사법편을 썼다고(성문영 등 여러사람이 구술하고 이중화가 정리한 것으로 이해함) 하는 운로 성문영의 궁체는 撇絶별절로 쏘는 궁체가 아니라는데 딜레마가 있는 것이다.
성문영의 사진에 나온 모양대로 궁체를 잡고 쏘면 撇絶별절 동작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 「조선의 궁술」본문에는 “줌손과 활장이 불거름으로 떨어지고 화살은 줌뒤로 떠서 들어와 맞는 게 제일 잘 쏜 활”이라고 하여 撇絶별절동작을 정확히 써 놓은 것이다.
성문영의 궁체는 撇絶별절로 쏘지 못하는 궁체인데 본문은 撇絶별절로 쏘는 활이 제일 잘 쏘는 활이라는 대목에서 사법편을 성문영이 썼다고 주장하는 아들 성낙인과 성낙인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쓰고 있는 정진명은 분명 오류가 있다고 봐야 하는 것이다.
사진 : 죽어가는 로스탐이 샤거하드를 쏘다
성문영의 궁체 줌손으로 撇絶별절을 시전하면 “죽어가는 로스탐이 샤거하드를 쏘다.”의 윗 그림처럼 활장의 윗고자가 오른신발로 떨어지지 못하고 선풍기 날개처럼 돌아가게 된다.(성문영은 좌궁이니 왼 신발로 윗고자가 떨어지고 오른쪽 뒷 겨드랑이를 세게 쳐서 찰싹 소리가 나지 않는다.)
사정이 이러하니 책 「조선의 궁술」사법편 중에 “발시후 줌손과 활장이 불거름으로 떨어지고 화살이 줌뒤로 떠서 들어와 맞는다.”는 대목은 성문영의 이야기가 아닌 것으로 봐야 하는 것이다.
이렇게 정리해 놓고 만개궁체 삽화를 분석해 보면, 발디딤은 비정비팔이라고 섰는데, 이미 골반이 열려있는 상태라서 발시후 줌손과 활장이 불거름으로 떨어지기가 어려운 상태이고, 줌손은 집게손가락을 펼쳐서 전방을 향해 있는데 이것은 일본활 유미와 많이 닮아 있고(1929년 당시도 이미 일본문화가 많이 들어와서 영향을 받고 일정부분 일본을 따라하고 있었지 않나 하는 의심이 드는 부분이다), 허릿춤에 찬 화살의 방향을 보면 골반이 이미 많이 돌아가서 화살대 높이가 턱밑살대로 내려앉은 모습을 볼 수 있다. 삽화 궁체대로 쏘아서는 죽었다 깨어나도 줌손과 활장이 불거름으로 떨어지고 윗고자가 오른 신발로, 아랫고자가 왼쪽 겨드랑이 뒤쪽을 찰싹 소리가 나게 칠 수가 없다.
해서 삽화와 텍스트간에 불일치가 일어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책 「조선의 궁술」은 궁체의 원형이 되는 철학적 바탕이 예기 射義사의에 닿아 있고 또 조선철전사법에서 나온 유엽전 사법이기 때문에 철전사법에서는 줌손을 어떻게 하고 쏘는지 확인해 보면 조선의 궁술에서 말하는 흘려서 그듯쳐 잡은 줌손이 북전은 높고 엄지가락이 왜 낮은지 확인해 볼 수 있다.
射法사법에 있어서 射以觀德사이관덕은 깔대기와 같다. 射以觀德의 문을 통과하지 않고서는 射體를 이룰 수 없기 때문에 누구나 몸과 마음을 바로하고 활을 쏘아 덕을 함양하고자 한 것이다. 몸을 바로 하는 것이 外體直외체직이고 마음을 바로 하는 것이 內志正내지정이다. 정사론에 따르면 正己정기이고 正心정심인 것이다.
玉옥의 육방정 정신에 따라 대학의 絜矩章혈구장처럼 상하•전후•좌우를 반듯하게 가져가지 않고서는 射以觀德사이관덕에 이를 수 없기 때문에 배꼽과 미간이 과녁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쏘는 신체정면과녁 이마바루서기 사법체계인 조선의 궁술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그렇다. 앞서 한산이 밝혔듯이 우리나라(한국•고려•조선)의 활쏘기는 撇絶별절로 쏜 활이 명백하고 그 철학적 근거는 예기 射儀사의에 연원하고 있으며, 撇絶별절의 궁체는 몸을 과녁과 정면으로 마주해야 하며, 흘려서 거듯쳐 잡은 줌손과 높은 거궁에 의한 각지손 어깨에 걸머지기, 줌손이 발시까지 몸 바깥으로 벗어나면 안되고, 발시후 줌손과 활장이 불거름으로 맹렬히 떨어지고 각지손은 뒤로 맹렬히 뿌려지는데, 이때 드러나는 외형은 활장의 시위가 치골에 닿고, 윗고자가 우궁의 경우 오른 신발로 향하고, 아랫고자가 왼쪽 겨드랑이 등쪽을 찰싹 소리가 나게 치게 되고, 각지손은 오른쪽 엉덩이로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이렇게 쏘지 않는 활을 들고 와서 국궁을 쏜다고 책 「조선의 궁술」에 의하면. ... 어쩌구 저쩌구 이야기 하는 것은 전부 틀린 것이다.
조선의 궁술대로 쏘지않는다고 하신 말씀이 떠올라 글을 올립니다 줌쥐는 부분에서 범아귀가 다물리고 북전은 높고 엄지손가락은 낮아야 한다고 나와있던데 조선의 궁술을 광적으로 신봉하는 분이 과연 조선의 궁술의 전부를 따르고 계시는지요? 돌아가신 여무사님의 연출사진에서 나온것처럼 손가락 치켜세우는거 흉내내시는게 정법이라 생각하시는건 아니시죠? 줌쥐는 모습에서 어떤 모습이 범아귀를 다문 모습이고 어떤 모습이 범아귀를 벌린 모습일까요? 그리고 줌손 검지손 치켜세우는 모습이 조선의 궁술을 대표하는 정법이 될수있다고 생각하시는건 아니겠죠? 아 참고로 저는 조선의 궁술처럼 조선의 궁술대로 쏜다고 한적 없으니까 괜히 물고늘어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
북전은 높고 엄지는 낮게..중요하죠. 저도 그렇게 쏜답니다ㅎ 앞어깨 돌려낮춰 밀면서 중구미를 엎으면 손목이 반시계 방향으로 돌아가 팍 부러지는게 아닌이상 검지가 높을 수 밖에 없지요.
한산님의 줌쥐는 모습은 범아귀를 다물지 않고 범아귀가 벌어진 모습입니다
손을..ㅎ
검지손 안세우고 활대에 안갖다 붙였네여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