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왜 여자는 눈물을 잘 흘리는가
학교 졸업식이 있던 날, 그토록 불평스러웠던 학교인데도 막상 졸업장을 손에 쥐고 떠나려고 하니까 기쁘기 는 고사하고 눈물이 앞서게 됩니다. 정다운 친구들과 서로 어깨를 껴안으며 잘 있어! 부디 행복해! 하면서 울 음보를 터트립니다. 행복스러운 결혼식 날. 엄마와 아빠의 축복을 받으며 또 한 번 눈물의 홍수. 자녀들의 즐거운 입학식 날. 좋아라고 뛰노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또 다시 감격의 눈물. 여자의 생애는 눈물의 일생 - 슬픈 때라면 몰라도 기쁜 때에도 곧잘 눈물을 흘리는 까닭은 도데체 어떠한 이유에서일까요 ? 생리학적으로 볼 때 여성이 남성보다 누선(淚腺)이 굵지도 않은데 어찌하여 여자들은 눈물 이 많을까요 ? 그런데 이상한 일은 정거장에서 친한 사람과 헤어질 때 서로 손을 부여잡고 눈물을 흘리면서 - 꽤나 애석 하게 석별(惜別)의 정을 나눕니다만 전송을 끝내고 돌아오는 길에는 우리 제과점에 들려 파이나 한 개씩 먹고 가지 않겠어 ? 하는 식으로 언제 눈물을 흘리며 가슴아파 했느냐의 모습들. 이와 같은 심리를 심리학적 측면에서 설명한다면 여성들이 눈물을 자주 흘리는 까닭은 쾌감 과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여성들이 헤프게 눈물을 흘릴 때 그들은 일종의 카다르시스(마음의 평화)를 느끼기 때문입니다. 속(俗)된 말로 표현한다면 가슴이 후련하고 시원하다는 것입니다. 즉 눈물의 바다 속에 빠져 허우 적거리며 표류하는 자신을 즐기려고 하는 심리가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것의 가장 전형적(典型的)인 것이 여보... 모두가 내 잘못이예요. 때려서 속이 후련하시다면 저를 마음껏 때려주세요 하면서 훌쩍 거리는 케이스. 그런데 여자가 이렇게 나왔을 때 그럼 당신의 요구에 따라서... 하면서 진짜 여자에게 손찌검을 하는 남자들은 아마도 없을 겁니다. 아아 알았어... 이제 그만 두자구 대부분의 사내들은 여자가 눈물을 흘리며 하소연을 하게 되면 마음이 약해지고 맙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사나이들이 확실히 명심해 두지 않으면 안될 일이 있습니다. 그것은 자신이 눈물을 보이게 되면 적(敵)은 더 이상 공격해 오지 않을 것이라는 계산을 모든 여성(설사 무의식적이라 해도)들이 하고 있다 는 점입니다. 벌써 오래된 이야기입니다만 어떠한 고관이 뇌물 사건으로 구속된 일이 있었습니다. 이 사람은 허영심이 강 한 부인 때문에 죄를 저질렀던 것입니다. 그리하여 그의 영부인은 증인으로 법정에 불려나와 담당 검사로부터 심문을 받았는데 심문 도중 시종일관 흐느껴 울기만 하여 검사가 손을 들고 말았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눈물은 여자의 무기 라고 말했는데 참으로 옳은 말입니다. 벌레 중에는 생명에 위험이 닥치게 되면 몸을 움츠려 동그란 모습을 하는 것이 있습니다. 이와 같은 현상을 의태(擬態)에 의한 도피 라고 말합니 다만 여자의 눈물도 이런 것들과 일맥상통한 점이 있습니다. 그런데 여자의 눈물은 단순히 현실을 도피한다는 것만이 목적이 아닙니다. 의태에 의한 이득까지도 바라고 있는 것이 여자가 갖고 있는 눈물의 생리입니다. 어린이들은 갖고 싶은 장난감을 사주지 않으면 울면서 졸라 댑니다. 여성들의 경우도 그와 같은 예를 영화나 TV 드라마의 러브신에서 흔히 볼 수 있습니다. 극(劇)중의 여인이 토라져 흐느낍니다. 그순간 남편이 측은한 모습으로 여자에게 다가가 눈물로 범벅이 된 그녀의 얼굴을 가슴에 부둥켜 안고 정열적인 키스를 퍼붓는 - 그러한 신이 있습니다. 그것도 졸라대어 얻어내는 이득 의 일종입니다. 이렇듯 여자는 눈물에 의하여 쾌감 도피 이득 을 기대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와 같은 여자들의 행동을 보 고 남자들이 여자들은 교활하다! 라고 분개하는 것은 합당하질 않습니다. 그와 같은 여자로 만든 사람은 과연 누구일까요 ? - 결국 사나이들이 여자의 눈물을 사랑하기 때문이 아닐 까요 ? 아침이슬을 흠뻑 머금은 백합화! 사나운 폭우속에 시달린 해당화! 어쩌구 저쩌구 하면서 눈물의 여 인을 예찬하는 사나이들... 그래서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아내는 시늉을 하는 여인의 포즈는 백퍼센트의 효력을 나타냅니다. 이런 모습은 여성이니까 어울리지 만일 남자들이 그런 시늉을 해보십시오. 그 꼴은 웃음거리 밖에 되지 않을 것입니다. 특히 여성은 슬프니까 우는 것이 아니라 울기 때문에 슬퍼지는 것이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만 이와 같은 여 성의 눈물의 생리 쯤은 뭇 남성이 터득해 둘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2. 왜 여자는 무의미하게 웃는가
이런 상황이 있습니다. 어느 항구가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의 여학교에서 강사로 교편을 잡고 있는 미혼의 남성이 있었습니다. 처음 교편을 잡았기 때문에 매우 진지하고 성실한 편이었습니다. 휴식시간 복도를 걷고 있노라면 가끔 여학생들과 마주칩니다. 그녀들은 대개 2인 1조의 경우가 많습니다. 이들이 스쳐지나갈 때에는 반드시 머리를 숙여 인사를 합니다. 그 강사도 위엄을 갖추어 답례의 인사를 빼놓 지 않습니다만 이해할 수 없는 일은 그 강사 옆을 지나가는 그 여학생들이 서로 약속이나 한 듯이 얼굴을 마 주보면서 끼득끼득 웃는 것이 아닙니까 - 이와 같은 그들의 행동에 그 강사는 적지않게 신경을 쓰게 되었습 니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도저히 원인을 알아 낼 수가 없으니까요. 그 웃음은 아마 친밀감을 감추려고 하는 행위 - 글자 그대로 무의미한 것들을 함축한 것이라고 분석됩니다. 그러나 한 사람의 어엿한 숙녀가 되어지게 되면 무의미한 미소에는 또 다른 요소가 부가 되는 것입니다. 당 혹, 주저, 속임수, 사려 등 따위의 것들 말입니다. 내가 좋습니까 ? 아니면 싫습니까 ? 솔직히 이야기해 줄 수 없습니까 ? ........ (말없이 살며시 미소만 짓는다) 그럼 나 말고 좋아하는 사람이 있습니까 ? ........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조용히 옆으로 젓는다) 그럼 희망을 가져도 좋겠네요 ........ (단지 미소만 지을 뿐) 이번 일요일에 함께 놀러갈 수 있습니까 ? 전화해도 되겠군요 ? ........ (약간 미소를 짓는다) 제 부모님을 한 번 만나보시지 않겠어요 ........ (재차 얼굴에 미소만 띄운다) 이처럼 여자들은 대답 대신에 모나리자의 미소처럼 미묘한 웃음을 짓습니다만 이 미소 중에는 다음고 같은 요소들이 혼합되어 있는 것입니다. 좋은가 싫은가를 물어 보지만 그건 한마디로 답변하기가 곤란한 말씀입니다. 싫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꼭 마음에 든다고 할 수도 없고... 희망을 가져도 좋은가의 뜻은 교제를 계속해도 좋다는 뜻인지 아니면 결혼 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인지, 전화를 거는 것은 좋지만 부모님께서 어떻게 생각하실지, 그렇다면 미리 부모님께 이야기를 해두어야 할텐데... 그리고 그 쪽 부모님을 만나보도록 권유하고 있는데 그건 부끄러운 일이기도 하 려니와 좀 이른감이 있지 않을까. 그렇다고 해서 차마 거절할 수도 없고.... 그녀의 심증을 읽어 본다면 대체적으로 이런 것이 되지 않을까요. 그리고 상대편의 마음에 상처를 입히지 않도록 해야겠다는 마음가짐은 결국 수수께끼 같은 미소로 대신 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나라의 일부 여성들 중에는 시종 겸연쩍은 웃음을 짓는 사람이 많습니다. 얼마 전에 있었던 일 입니다. 거리의 교차로 지점에서 갑자기 귀를 찢는 듯한 자동차의 급정거 소리가 들렸습니다. 앗! 사람이 차에 치었다 ! 동시에 많은 사람들이 그 곳으로 몰려들었습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어떤 여인이 길바닥에 넘어졌는데 상처는 입지 않은 모양입니다. 이때 운전대에서 황급히 뛰어내린 젊은이가 괜찮습니까 ? 어디 다친데는 없습니까 ? 하고 물어 보았더니 옷의 면지를 툭툭 털고 일어난 그 여성은 히죽히죽 웃고만 있었습니다. 쪽팔려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이것이 야말로 기묘하기 짝이 없는 우리 나라식 스마일. 이때 지나가던 외국 사람이 발걸음을 멈추고 무엇인가 열심히 지껄이고 있지만 이 여인은 도무지 알아듣지 못하고 그냥 히죽히죽 웃기만 한다 - 이와 같은 미소나 웃음은 남에게 오해를 주기가 십상입니다. 국제화시대 를 맞이하여 우리 나라를 찾은 외국인의 방문객이 많은 요즘 이와 같은 알쏭달쏭한 웃음은 상대편을 당혹하게 만들기가 일쑤입니다. 3. 왜 여자는 유행에 약한가 모처럼 옷을 한 벌 지어 입는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래서 양장점에 들렸습니다. 참으로 안목이 높으십니다. 선택하신 이 디자인은 금년 봄에 유행이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이 말하는 스타 일입니다. 부인께서 이같은 옷을 지어 입으신다면 대단히 우아하고 멋이 있어 보일 것입니다. 디자이너가 이렇게 말을 하게 되면 대부분의 여성들은 정말 그럴까? 하고 그 말에 귀가 솔깃해질 것입니다. 그러나 남성들에게는 이런 수법은 오히려 역효과를 나타냅니다. 남자들은 일반적으로 유행의 첨단을 주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따라서 이 양복은 요즘 손님들이 많이 찾고 있는 고급 신사복입니다 이렇게 권유를 받게되면 그럼 나도 그것으로 맞춰볼까 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이처럼 유행에 대한 반응이 남자와 여자가 다릅니다. 그렇다면 그 까닭은 무엇일까요 ?
유행에 유혹되는 심리의 조건은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 둘째는, 다른 사람에게 훌륭하게 보이려고 하는 위광(威光 - Prestige)욕구 셋째는, 남과 똑같이 되지 않으면 소외되고 만다는 일치성(一致性 - Conformity) 추구 첫 번째로 말씀드린 호기심에 대해서는 남녀 어느쪽이 더 왕성하다고 장담할 수는 없지만 남자의 경우는 퍼스널 컴퓨터, 비디오, 카메라 등에 대하여 신형(新型)에 호기심을 갖기 쉬우며, 여자의 경우는 단연 의상쪽이 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남성으로서 의상의 유행에 대하여 관심을 갖는 경우는 주로 두 번째에 내세운 위광욕구 가 주된 동 인(動因)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여성의 경우는 첫째, 둘째, 셋째의 요인들이 모두 활발하게 작용하는 것입니 다. 그래서 여성쪽이 유행에 약하다는 근본적인 이유가 되는 것입니다. 본래 둘째와 셋째는 서로 모순된 것이지만 이 양자가 여성의 마음속에 공존하고 있습니다. 올봄의 유행은 이것이라고 선전하게 되면 무조건 덤벼드는 여성들이 있습니다. 이런 족속들은 자기 몸에 어울리든 어울리지 않든 상관없이 남들이 자랑스럽게 입고 다니는 것을 보고 슬그머니 흉내를 내는 어이없는 여성들도 있습니다. 이래서 길거리는 마침내 그것이 유행이 되어 범람하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모든 여성들이 동일한 제복을 입 은 것처럼 모여 혐오감마저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여자들의 속성을 잘 알고 있는 디자이너와 그 배후를 떠받치고 있는 메이커나 매스컴들이 한패 거리가 되어 또 다른 취향의 유행을 창출해 내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여 유행은 무한하게 새것과 복고가 뒤엉 켜 순환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 증거로서 스커트의 길이가 과거 백년동안 엘리베이터처럼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순환을 되풀이하고 있는 것입니다. 정녕 소비자(여성)들은 복식산업과 더불어 그 교묘한 선전의 손바닥에서 놀아난 결과가 되어 버리고 만 것입니다. 그러나 그런 것들을 보고 웃어넘길 자격이 남성들에게는 없습니다. 남성들은 여성들의 유행욕 못지 않게 위 광욕구에 눈이 어둡다는 사실을 알야야 합니다. 머리 속은 텅빈 주제에 부하나 후배들 앞에서 뽐내기를 좋아하며 돈도 그리 많지 않은 주제에 고급 승용차 나 스포츠카를 몰고 다니는 등 - 참으로 유치한 방법으로 자기 자신을 만족시키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여성들은 그러한 방면에는 그다지 흥미를 느끼지 않으며 오로지 의상쪽에 관심을 쏟고 있습니다. 또한 사람들은 가끔 현실생활에서 일시적이나마 도피하고 싶어하는 경향을 가지고 있는데 남성의 경우는 흥겨운 놀이에서 조용한 낚시질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여러 가지의 방법을 택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남성의 성향에 비하여 여성은 유행을 즐기는 - 그것도 자신이 직접 입지 않더라도 남이 입은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워하는 취향도 갖고 있습니다. 정말로 그러한 취향이 있는가 하고 반문할지 모르지만 그것은 틀림없는 사 실입니다. 여성들은 패션쇼의 관람을 즐깁니다. 때로는 꿈을 꾸듯이 찬탄과 경이(驚異)의 눈으로 바라봅니다. 그런가하 면 모드잡지에서 오려낸 사진으로 방안을 장식하거나 명동거리에 일부러 나가 쇼윈도우나 전문점 실내에 장식 한 옷가지들을 유심히 들여다보기도 합니다. 독일의 철학자이며 사회학자인 짐멜은 여성은 오랜 세월동안 남성에 비해 획일화된 삶을 강요당해왔기 때 문에 개별화의 욕구가 저지되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 배출구를 유행에서 찾게 된 것이다 라는 주장을 세웠던 것입니다. 짐멜의 주장을 근거로 한다면 여성의 사회적 지위의 낮음이 결국 유행에 대한 강한 관심을 갖게 만 든 셈이 된 것입니다. 그렇다면 오늘날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점차 높아져가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면 응당 여성의 패션이나 모드 에의 관심이 약해져야 할 것이 아니겠느냐 하는 반론도 제기될법한 일인데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 까닭은 짐멜은 여성 특유의 자기미화소망 을 고려에 넣지 못하고 있는 듯합니다. 어쨌든 - 솔직히 말해서 파리에서 직수입했다! 라든가 유명브랜드 라는 권위가 여성의 약점이라고 하겠습 니다. 따라서 남성측에서 여성측에게 부탁드리고 싶은 말은 - 유행을 따르는 것은 좋지만 개성에 맞는 것을 선택해 주셨으면 .... 하는 바램입니다. 4. 왜 여자는 하찮은 것을 기억하고 있는 것일까 탤런트 김XX가 이혼을 했다나 봐요. 결혼식을 올린 것이 5년 전인 O월 O일이였었는데... 뭐라고 ? 남의 결혼식 날짜까지 잘도 외구고 있구먼 그게 아니라 바로 그 날 우리가 XX백화점에서 은숙이 장난감을 샀던 날이예요. 그 날 따라 몹시 비가 왔 는데.... 당신 우산을 잃어버린 것 생각나지 않아요 ? 여편네란 왜 이렇듯 시시콜콜한 것까지도 잘 기억하고 있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고 남편들은 어이가 없 어 합니다. 미혼 여성들도 예외가 아닙니다. 언젠가 대학을 졸업한 여자 선배를 만난 적이 있었습니다. 박XX 교수님 아직도 건강하시니 ? 그 교수님 지금도 강의가 시작되기 직전 안경을 벗어 닦는 습관이 남아 있니 ? 라든가 선생님을 좋아하던 김XX 라는 학생, 지금도 기억하시고 계실까 ? 강의실 아래층에서 3층까지 올라가는 계단이 몇 개인지 아니 ? 전부 서른 여섯 개야 이런 식으로 그녀들의 회고담을 듣고 있노라면 극히 사소한 것까지 기억하고 있는 총명(?)에 감탄을 금치 못합니다. 이렇듯 뛰어난 기억력을 갖고 있다면 비싼 등록금을 내고 배운 학문을 좀더 많이 기억해 두었으면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왜 여성들은 과거의 조그마한 일까지 놀라운 기억력을 발휘하는 것일까요 ? 이 점에 대해서는 첫째로, 이미 심리학적 실험결과에서도 나타나듯 이 기계적 기억력 에 있어서는 남성보다 여성쪽이 훨씬 탁월하다는 사실입니다. 둘째로는, 여성들은 생활공간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남자들은 가정생활을 비롯하여 직장생활, 대인관 계 등에 있어서 광범위하게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상사나 동료 사이의 교제, 그런가하면 회의, 출장, 초대 등 매우 바쁜 일과 속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자들은 한정된 생활 테두리 안에서 모든 것을 유기적으 로 관련을 맺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원인은 그것 뿐만이 아닙니다. 여성들은 지나간 과거를 소중히 여겨 그것을 그리워하는 습성을 지 니고 있습니다. 말하자면 회고 취미는 남성보다 여성쪽이 훨씬 풍부하다고 하겠습니다. 당신은 옛날에 무척 순진했던 것 같아요. 약혼식을 앞두고 당신이 우리집에 찾아왔을 때 저에게 이런 말을 하였는데 기억나세요 ? 당신 아버지께서 정말 나를 좋아하실까?.... 나는 구변도 없고..... 이렇게 말하면서 이 마에 땀까지 흘리고 있었어요 아내로부터 이런 말을 들은 남편은 정말로 어이없는 표정을 지을 수밖에.... 벌써 20년이 지난 흘러간 옛날 일을 아직까지 기억하고 있으니까 말입니다. 어쨌든 여성들은 기억의 창고에서 추억의 앨범을 끄집어내어 뒤 지는 것을 매우 좋아한다는 사실입니다. 남지들은 앨범을 뒤지는 것보다도 더 많은 사진을 찍고 싶어하는 생리를 지니고 있습니다. 즉 과거를 즐기 는 여가가 있다면 차라리 새로운 것을 개척하려 합니다. 그래서 다른 여성들과 사진을 찍게 되며 이로 인하여 마누라로부터 심하게 바기지를 긁히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남자들의 특성중에는 사소한 일을 잊어버리려고 하는 심리가 있습니다. 특히 자신에게 불리하거나 나쁜 것은 깨끗이 잊으려고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여보! 그때 분명히 약속하지 않았어요! 내가 그런 약속을 했던가.... 정말로 잊어버리고 그런 말을 하는지 짐짓 시치미를 떼고 그러는지 - 이 점을 분간하기가 어렵습니다. 남자들은 중요한 사항만을 논리적으로 기억하려고 하지만 여자들은 감각적으로 강하게 인상지어진 것만을 기억하려고 합니다. 이와 같은 여자의 특성 때문에 남자들이 득을 보는 일도 가끔 있습니다. 며칠 전에 외판원한테서 받은 명함을 잃어버렸는데 큰일났군. 가만 내버려두면 또 찾아올께고.... 전화를 걸 어서 못오게 해야 할텐데.... 엊그제 찾아온 그 외판원 말이죠 ? 그분의 전화번호는 282-1218번이예요 당신 그 번호를 어떻게 기억하고 있었오 ? 우리 어머니 생일이 12월 18일 아니예요.... 여성들은 이런 식으로 감각적으로 강한 인상을 받은 것에 대해서는 이상하리만큼 기억작용이 뛰어납니다. 5. 왜 여자는 육감이 뛰어난가 여성들이 육감에 있어서 예리하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그야말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이 점은 모든 남성들이 공통적으로 인정하고 있는 바입니다. 카바레나 바에서 사용하는 성냥, 요정의 계산서나 그밖의 모든 증거물을 몽땅 없애버리고 나서 이젠 아무 걱정도 없어.... 하면서 집으로 돌아갑니다. 아아 피곤해 죽겠어. 오늘 거래처와 저녁 늦도록 회합이 있었는데 정말 못해 먹겠어! 이런 식으로 그럴싸하게 연기를 하여도 거짓말 말아요. 바른대로 털어 놓으세요 이렇게 예리하게 간파하는 그 놀라운 투시력. 5만 킬로 떨어진 곳에서 행한 정사라도 쪽집게처럼 집어내는 그 탁월한 혜안(慧眼), 신기할 정도로 날카로운 육감, 세상의 모든 남편족들이 혀를 차며 경탄해 마지 않는 여 자들의 신통력은 남자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듭니다. 그렇다면 어찌하여 여성들은 그토록 육감이 뛰어나게 작용하는 것일까요 ? 그 첫째 원인은, 남성은 논리적 사고력이 뛰어난 것에 대하여 여성은 감각적 직관력이 탁월하다는 것에 있 습니다. 어떤 사실에 대하여 진상이나 실태를 파악하려고 할 경우 남자들은 논리의 계단을 한계단 한계단 올 라가며 이치를 따져가며 추리해 나갑니다. 그러므로 계단이 중도에서 끊어지거나 막혀버리면 앞으로의 전진을 단념하지 않을 수가 없게 됩니다. 참으로 복잡해서 뭐가 뭔지 모르겠어 라는 결론으로 끝이 나버립니다. 그러나 여성들은 미적지근하거나 흐리멍텅한 절차는 밟지 않습니다. 애초부터 논리 따위의 하찮은 지혜는 중요시 하지 않습니다. 순간적으로 떠 오르는 인상을 중요시하는 것입니다. 수상쩍은데.... 왜 수상쩍다고 느끼게 되는가의 이치가 아니라 직관적으로 느낀 - 즉 상대편의 눈초리라든 가 얼굴 표정이라든가 말하는 어투나 억양 등을 보고 수상쩍다는 판단을 내리는 것입니다. 이런 점에 있어서는 미혼 여성이라고 해서 다를 바가 없습니다. 가끔 영화구경을 함께 즐기는 여자 친구에 게 이번 일요일은 영화구경을 갈 수가 없을 것 같아요. 학창시절 때의 친구가 하숙집에 찾아 오기로 되어 있어요 이 말에 그녀는 순간적으로 수상한데.... 이 분이 혹시 결혼을 위해 선이라도 보는게 아닐까 하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월요일 아침 출근하여 그의 모습을 보았더니 이발소에 가서 이발을 한 흔적이 역연. 아아 역시 내 추측이 맞았구나 하고 확신을 굳힙니다. 그래서 미스김 일찍 나오셨어요 하고 인사를 해도 그녀는 뾰로통한 얼굴로 대꾸조차도 하지 않습니다. 이와 같이 육감이란 엉뚱한 착각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십중팔구는 적중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내 육감은 기가 막히게 정확하단 말이예요. 나 자신도 놀랄 지경이에요 이렇게 말하는 여성도 결코 뜸하질 않습니다. 이렇듯 육감이 잘 적중되는 여자가 가령 K씨를 은근히 사모한다고 합시다. 일요일 아침, 지금 내가 편지를 보내려고 우체통 있는 쪽으로 걸어가게 되면 아마도 담배를 사러나온 K씨와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 는 영감(?) 에 사로 잡혀 시험삼아 가 보았더니.... 아 왔습니다! 왔어요! 어떻게 이렇듯 정확히 적중할까요 - 하는 제 육 감을 과시하는 여성족들, 어떻게 이렇게도 신기하게 맞힐 수가 있을까요. 그 둘째 원인은, 전장(前章)에서도 잠깐 언급했듯이 여성들은 생활공간이 협소하다는 데 원인이 있습니다. 여자들은 남자들보다 비교적 활동범위가 한정되어 있으며 그날그날의 생활도 단조롭고 생활내용도 단순합니 다. 남자들처럼 메모장에 깨알처럼 메모해 놓지 않으면 실수를 저지를 만큼 바쁘고 복잡하질 않습니다. 그러므로 여성들은 한 가지 일에 집중할 수가 있게 됩니다. 그 뿐 아니라 어떤 하나의 일과 다른 현상(現 象)과의 연관성도 찾아낼 수 있는 것입니다. 남편의 태도가 좀 수상쩍어. 며칠 전날 밤에도 술에 만취되어 집에 돌아와서는 곧장 목욕을 했는데 오늘밤 에도 그랬지 않은가. 그렇다면 혹시... 이처럼 여성들은 유추(類推)해석에도 민감한 편입니다. 동료 직원인 미스터 A는 붉은 넥타이를 매고 나오는 날에는 비교적 안절부절 못한다든가, 미스터 B의 경우는 언제나 금요일 오후 3시 전후가 되면 슬그머니 자리 에서 일어나 공중전화를 걸려고 밖에 나간다든가 하는 - 그와 같은 데이터를 기초로 하여 육감이 성립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셋째로는, 자신이 생각하더라도 신통하게 육감이 잘 적중한다 라고 말합니다만 실제로는 잘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지적해 두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인간들의 머리 속에는 하루에도 수백번, 아니 수천 번에 이르는 상념이나 잡념이 물거품처럼 생겨났다가는 사라지곤 합니다. 그리고 그 대부분은 망각의 세계로 떠내려 가는 것입니다. 간혹 망각작용에 고장을 일으킨 사람만이 잡념공포증에 포로가 되기도 합니다. 육감 역시도 이처럼 적중하는 것도 있지만 맞지 않는 것도 있 는데 남자들은 양쪽 모두를 잊어버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데 여성들은 맞은 것만을 잘 기억하는 성향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래서 적중률이 대단히 높다고 생각합니다. 남자들은 영감이나 육감의 신비성에 대하여 어느 정도는 경외하고 어느 정도는 믿을 것이 못된다는 정도로 생각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6. 왜 여자는 논리성이 결여되고 있는가 여성들이 남을 사랑하거나 미워하는 행위에 대해서 우리 남성들은 아무런 반대도 있을 수 없습니다. 그러 나 어떤 사물에 대하여 판단을 내리거나 의견을 제기할 경우 이상하게 보여 도무지 납득이 가지 않는 것들이 있습니다. 이
말은 유명한 문호 괴테가 한 말입니다. 그가 말했듯이 여성의 판단이나 의견에는 논리성이 결여된 것들이 많습니다. 가끔 여성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으면 앞부분의 이야기와 뒷부분의 이야기가 서로 맞지 않거나, 모순된 내용을 태연히 지껄이고 있 는 것을 볼 수가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중간부분까지는 논리가 정연하게 이어져 오다가 후반에 이르러서는 지리멸열(支離滅裂) 상태에 빠지는 일이 종종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요 ? 대저 남성들은 사고나 판단을 논리적으로 구성하려고 하지만 여성 들은 논리성 그 자체에 대해서는 그다지 중요시 하지 않으며 감각이나 직관에 의해서 설명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으며 감각이나 직관에 의해서 설명하려 하는 경향이 있으며 거기에다 자신의 감정까지 곁들이는 속성이 있 습니다. 문제는 바로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말한다고 해서 결코 여성들께서는 오해 같은 건 하지 말아 주시기 바랍니다. 남자가 여자보다 머리 가 좋다는 뜻이 아닙니다. 한가지 예를 든다면 - 부부가 모처럼의 휴일을 외부에서 즐기다가 저녁 때 집에 돌아왔다고 합시다. 그런데 집을 비운 사이 좀도 둑이 침입하여 세간을 뒤지다가 온통 수라장을 만들어 놓고 사라져 버렸습니다. 이와 같은 충격적인 광경을 목격했을 때 남편과 부인은 서로 각기 다른 반응을 나타내게 됩니다. 우선 남편은 이 급살 맞을 놈이 도대체 어떻게 침입했을까? 현관문은 안에서부터 단단히 잠궈 놓았고 부엌문도 분명히 잠궈 놓았는데... 음 그렇군! 화장실 창문을 잠그지 않았군 일단 이렇듯 삼단논법(三段論法)의 추리를 해봅니다. 두뇌가 좋건 나쁘건 간에 논리의 경로를 과학적으로 합리적으로 세워 보려고 합니다. 그러나 부인의 경우는 다릅니다. 조금 전 골목길을 들어설 때 스치고 지나간 인상이 나쁜 그 사나이가 범인인지도 모르겠다! - 이처럼 순 간적으로 두뇌를 회전시키는 것이 직관입니다. 대체적으로 직관이 빗나가는 경우가 많습니다만 어설픈 논리적 견해를 초월하여 정확히 적중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더욱이 무의식중에 감정을 혼합시켜 판단하는 일도 있습니다. 어느 직장에서 여사원 하나가 직속과장에게 찾아가서 저는 영란이 하고는 절대로 함께 일할 수가 없어요. 내일부터 근무 부서를 바꿔 주세요 라고 호소했습니다. 이 말을 들은 과장은 무슨 이유인지 그 까닭을 말해 주시오 하고 말했더니 저는 영란이 같은 애는 싫어요! 음 왜 싫지요 ? 하여튼 그런 사람 싫단 말이예요... 이런 식이 되어서는 그 여성의 말은 논리성에 있어서 제로라고 하겠지요. 그런데 이건 또 웬말입니까 ? 과장님께서는 영란이만 편들고 위해 주는 것 같아요. 확실히 그렇다고는 할 수 없지만... 영란이가 과장님 께 꼬리를 치는 것 같아요. 나는 그 애가 하는 행동을 도저히 용서할 수가 없어요 과장님께서 그 애의 편을 들든 위해주든 제게는 아무 상관이 없는 일이예요. 저는 지금 감정적으로 말씀드 리는 것이 아니예요. 그 애가 그런 식으로 설치면 후배들이 불쌍합니다. 저는 후배를 위해서 이 말씀을 드리는 것입니다. 아예 이번 기회에 조치를 취해 주셔야 합니다 이 여사원의 이야기를 분석해 보면 처음에는 감정에서 이야기가 비롯되었지만 나중에는 이론적으로 결론을 맺은 것이 됩니다. 또 하나의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이것은 어느 부부간의 대화입니다. 여보! 앞으로는 최XX씨와는 절대로 가까이 하지 않는 것이 좋아요. 그런 사람과 가까이 지내면 승진(昇進) 이 늦어져요 왜 그런 말을 하나 ? 그 친구는 참으로 좋은 사람이야 아니예요. 그 사람은 싫어요. 가끔 집으로 놀러오지만 애들에게 선물 하나라도 사가지고 온 일이 있어요 ? 단 한 번이라도 말이예요. 그런 사람과 가까이 지낸다는 소문이 돌게 되면 당신 출세에 지장이 있다는 것은 뻔한 일이예요 여성들이 감정이 풍부하고 정서에 뛰어난 점은 참으로 훌륭하다고 하겠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비논리적으로 사물을 판단하게 된다면 여성의 장점, 즉 감각의 예리함, 직관의 슬기로움도 헛것이 되고 만다는 사실을 잊어 서는 안됩니다. 7. 왜 여자는 털어놓고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는가 여성들은 친한 친구가 생기면 속마음을 털어놓고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학창시절 교내의 은행나무 밑 벤치에 나란히 앉아 우리 영원히 변치않는 친구가 되자꾸나 하면서 서로가 맹세하게 된 그 애초의 계기 와 동기는 ? 그것은 인격적인 존경이 발전하여 그렇게 된 것이 아니라 이건 너에게만 이야기 하는데 절대로 다른 애들에게 이야기해서는 안돼! 응 알았어. 절대로 이야기 안할게. 날 믿어도 좋아.... 이런 계기가 발전하여 영원한 친구 로서의 맹세까지 하기에 이르는 것입니다. 이건 너에게만 이야기 하는 데... 라는 비밀의 공유(共有)는 두터운 우정의 결과가 아니라 숨김없이 털어놓고 이야기 하고 싶어하는 여성 특유의 속성 때문입니다. 왜 여자들은 이처럼 털어놓기를 좋아할까요 ? 여류 실존주의 작가로서 유명한 보브와르는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여자의 우정이란 남자들이 갖고 있는 우정과는 매우 다른 성질을 지니고 있다... 여자들은 여인의 운명 이 라는 테두리 속에 갇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녀들이 맺게 되는 우정의 본질은 내면생활의 일종의 공범 (共犯) 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교제하는 것이다 라고. 프랑스의 평론가 앙드레 모르와도 여자들의 우정에는 친해지려는 성격 이 내포되어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공범자적 의식 친해지려고 하는 감정 을 조성하는 데에는 숨김 없이 터놓고 이야기 하는 것이 절호의 매체가 되어진다는 것입니다. 친구의 경우도 그렇다 할진대 하물며 연인의 경우라면 더더욱 그러합니다. 사랑하는 연인이 따뜻하고도 친 절하게 대해주면 자신의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의 있었던 일, 즉 - 슬픈 일, 즐거웠던 일, 인상에 남았던 일, 고민스러웠던 일... 모든 것을 털어놓고 이야기 하고 싶다는 마음을 가누지 못합니다. 사랑하는 연인의 가슴에 다 얼굴을 파묻고 지금까지 그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않았던 이야기를 늘어 놓을 때, 여성들은 일종의 자기도 취에 빠집니다. 이때 연인이 머리를 쓰다듬으며 조용하고 진지하게 이야기를 귀담아 들어주게 되면 이 분이라면 내 심정을 알아 줄 것이다 라고 믿게 되는 것입니다. 이처럼 중대하고도 심각(?)한 판국에 연인의 이야기를 건성으로 듣 고 있거나 딴청을 부리거나 하는 사나이가 있다면 이 사나이는 말할 것도 없이 낙제생입니다. 반대로 어쩐지 무드가 무르익은 것 같은데... 하는 생각으로 갑자기 덤벼들어 키스를 하려고 하면 이것도 절대로 안됩니다. 당신은 내 이야기를 진지하게 듣고 있는 것이 아니군요 라는 식이 되어버립니다. 사나이들은 이러한 장면에서의 판단이 서툴기 때문에 본의 아닌 화근을 자초하게 되는 것입니다. - 곰곰히 생각해 보십시오. 지금 그녀는 자신의 이야기의 세계 속에서 정신없이 거닐고 있는 중이 아닙니까 ? 그러한 그녀가 갑자기 타의에 의하여 현실세계로 돌려진다면 결코 그녀는 좋아하지 않을 것 입니다. 여인들의 과거 이야기 속에는 다분히 미화작용이 가미되어 있습니다. 자신을 비극의 여주인공으로 만드느냐 아니면 아름다운 여왕으로 격상시키느냐... 어쨌든 여인들의 과거 이야기는 완전한 논픽션이 아닙니다. 이와 같은 결론은 여자란 태어나면서부터 거짓말을 잘하는 속성을 지니고 태어났기 때문이 아니라 공상력 이 풍부한 탓입니다. 또한 여자들은 이야기를 하고 있는 중에 공상과 사실의 경계선을 모호하게 만드는 특기 를 지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와 같은 점을 염두에 두고 여인들이 열심히 자신의 신상에 대하여 이야기 할 때 당신들은 이 예 쁘고도 기묘한 세레나데에 맞장구를 치거나 감탄사를 곁들여 반주해 주는 것이 현명하고 슬기로운 태도라고 하겠습니다. 8. 왜 여자는 공상을 즐기는가 공상력은 여성과 남성중 어느쪽이 더 풍부한가 ? - 이에 대해서는 한마디로 어느 쪽이 더 풍부하다고 단언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어느 쪽이 공상에 탐닉하는 것을 좋아하는가 하는 문제라면 이것은 단연 여성쪽입 니다. TV나 라디오가 주최하는 노래자랑에 출전하여 이것이 계기가 되어 일류가수가 된다거나, 로케이션 때 영화 감독의 눈에 띠어 여자 배우로 발탁되어 주연을 맡는다거나, 아니 그러한 화려한 꿈이 아니더라도 매일 아침 등교길에 멋있는 남자 대학생을 만나 데이트 신청을 받을지도... 혹시나 결혼에까지 골인할지도... 그렇게 되면 신혼여행으로 하와이나 동남아 등지로 신나게.... 이런 정도의 몽상(夢想)이라면 대부분의 여성들이 한 번 쯤은 머리 속에 그려본 경험이 있을 줄 생각합니 다. 그렇다면 여성들은 왜 이처럼 물거품이 되어질지도 모르는 꿈을 즐기는 것일까요 ? 근본적인 이유는 여성들은 논리보다도 직관이 탁월하다는 점과 내면적 세계를 소중히 하는 심성 때문이라 고 하겠습니다. A라고 하는 자극으로부터 B라는 장면, C라는 장면을 상상할 경우 남자들은 A, B ,C와의 사이 에 논리적인 연관성을 지니게 하려고 합니다. 그러므로 공상의 날개를 별로 펴지 않으며 불필요한 세계를 기웃거리지 않습니다. 그러나 여자들은 태연하 게 논리의 비약을 시도하여 그당시, 그 순간에 느껴지는 직관(또는 직감) 그대로를 지니고 몽환(夢幻)의 세계 로 날아다닙니다. 이렇게 하여 날아 다니는 것을 여자들은 하나의 즐거움으로 삼고 있습니다. 그러나 남자들은 공상은 매우 어리석은 짓이다 라는 언짢은 심리가 작용하여 현실세계로 되돌아 옵니다만은 여자들은 하나의 공상이 또 다 른 공상을 낳아 하염없이 표류를 계속합니다. 둘째 이유는, 여성쪽이 남성보다 여가를 많이 갖고 있다는 점입니다. 물론 남성보다 더 바쁜 여성도 있는게 현재 추세이지만 그러나 아직까지도 결혼 후에는 전업주부가 되는 여자가 많은 현실입니다. 인간은 몹시 바쁘 거나 몹시 피로에 지쳐 있을 때에는 공상에 빠질 마음의 여유가 없는 것입니다. 갖가지 가전제품이 전국 방방 곡곡에 보급되어 있는 오늘날 주부들의 여가는 옛날에 비하여 엄청나게 많이 늘어난 셈입니다. 그리하여 주부 들 가운데는 비디오를 통하여 불륜의 드라마 등을 감상(?)하고 나서 공상연애에 도취한다는 상태에 이르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셋째 이유로서는, 욕구와 실행 사이의 편차가 여성쪽이 훨씬 크다는 점을 들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남자들은 오늘밤에는 술이라도 한 잔 해야 되겠다 라는 생각을 갖게 되면 친구를 전화로 불러내어 곧장 술집 을 찾아 갑니다. 그러나 여자들은 오늘은 백화점에 가서 쇼핑을 해야겠다 라는 생각을 가졌다고 해도 애들이 학교에서 돌아온 후 먹어야 할 점심밥을 준비하지 않으면 안된다 라든가 세탁을 끝내지 않으면 안된다 라든 가의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연구와 실행 사이의 갭이 크면 클수록 내적인 억압은 공상 세계로의 배출구를 모색하기 마련입 니다. 극단적인 경우에는 백일몽(白日夢)을 꿈꾸기도 합니다. 이상과 같은 것을 요약해 볼 때 여성들은 항상 공상세계로의 출발 준비 가 완료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그러 므로 조금만 자극이 가해지면 곧장 발진(發進)하게 됩니다. 여성잡지와 남성잡지의 차이는 여성잡지에는 컬러 그라비어의 페이지가 많다는 사실입니다. 여기에는 그만 한 이유가 있습니다. 가령 아담한 작은 주택의 사진을 실었을 경우 남자라면 뭐라고 ? 8천만원으로 멋있는 스위트 홈을 건축할 수 있다고. 흥 그만한 목돈이 내게 있다면 내가 뭣 때문 에 이 고생을 하고 있겠나... 이 한마디로 이 문제는 끝장 나버립니다. 그런데 여자의 경우라면 야! 멋있어. 이런 집이 필요해 사진을 보고 있는 동안 점점 공상의 세계로 날개를 펴기 시작합니다. 그녀의 머리 속에는 그 꿈이 실현되었 을 때의 광경이 떠오르기 시작합니다. 가구를 어떻게 배치하면 좋을까 ? 이 정도의 멋있는 집이라면 식탁도 산뜻한 것으로 바꿔야겠지.... 그렇지! 커텐도 고상한 빛깔로 하고.... 집안을 엷은 그린색으로 통일하면 어떨까? 그렇게하면 마당의 잔디와 조화를 이 루게 될께고. 승용차는 붉은 빛깔이 좋지 않을까 ? 그러나 붉은 색은 곧 싫증을 느끼게 될지도 몰라 - 이처럼 끝없이 공상은 꼬리를 물고 이어져 나가는 것입니다. 아니 사진이 아니라도 여성들은 얼마든지 자유롭게 꿈을 쫓아 다니며 즐거운 공상에 탐닉할 수가 있습니다. 남편이 저녁때 퇴근하여 집에 돌아와 여보! 과장님께서 오늘 아침 병원에 입원을 했어요. 위궤양인 듯한데 정 말 딱하게 되었단 말야. 내일 병원에 들러 보아야겠어요 남편의 이 짤막한 한마디만으로 부인이 지니고 있는 공상의 로케트는 창공을 향해 날아가기에 충분합니다. 위궤양이라고 한다지만 그것은 표면상의 변명이고 혹시나 위암일지도 몰라.... 그렇다면 과장님께서는 휴직 을 하게 되겠지. 그동안 남편이 부장님으로부터 신임을 받게 되면 어쩌면 과장으로 승진을 할지도 모르는 일... 그렇게만 된다면 나는 어엿한 과장 부인이 되고 이웃집 김 계장 부인은 몹시 부러워하겠지.... 아 멋있어! 부엎에서 생선이 타는 것도 모르고 마냥 공상의 세계에서 허우적 거립니다. 그러나 남편되시는 여러분께서 는 절대로 웃어 넘겨서는 안됩니다. 모든 아내들은 남편에 대하여 이처럼 덧없는 꿈을 꾸고 있는 것입니다. 생 각해보면 그 누가 알뜰하게 당신을 생각해 준다는 말입니까 ? 고맙다는 심정을 갖지 못하면 벌을 받게 됩니 다. 9. 왜 여자는 소문을 퍼뜨리기를 좋아 하는가 너 미숙이 사건 알고 있니 ? 미숙이와 총무과 박태준씨 사이가 이상하다고들 소문이 돌고 있어. 며칠 전에 도 두 사람이 팔을 끼고 산책하고 있는 걸 본 사람이 있다나... 그게 정말이니 ? 난 조금도 그런 줄 몰랐는데... 이와 같은 뉴스는 전파를 타듯 순식간에 퍼져 나갑니다. 이런 취미는 주부라고 해서 다를 바가 없습니다. 길 건너 준호네 집에 요 며칠전 하숙생이 한사람 들어왔는데 M대학에 다니는 아주 잘생긴 미남이래... 이렇듯 여성들은 소문 퍼뜨리기를 좋아하는 습성을 갖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 까닭은 무엇 때문일까요? 첫째 이유는, 타인지향적(他人指向的), 즉 - 남의 생활이나 행동에 특이하게 흥미와 관심을 갖는 생리적 구 조를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남이야 어떻든... 하는 식의 생각을 갖는 쪽은 역시 남성쪽이 강합니다. 그러나 여성쪽은 남이야 어떻든 상관없지만... 그러나 남의 일이니까 재미가 있지 않아요 ? 하는 심리가 여성에게는 강하게 작용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 이유는, 사회적 조건에 제약을 받아 여성은 관심의 폭이 좁다는데 있습니다. 남자들은 정치, 사회, 경제 등 여러 방면에 걸쳐서 관심을 갖게 됩니다. 그러나 여성들은 자신의 주변에서 일어난 일들에만 흥미를 갖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외국의 지진이나 전쟁 같은 것에는 무관심하지만 이웃 집에서 부부 싸움이라도 벌어지면 거기에는 흥미를 느껴 이웃집 담장 안을 기웃거리게 되는 것입니다. 세 번째 이유는, 욕구불만에서 오는 일종의 바램(소망)이 강하다는 점을 무시해서는 안됩니다. 그 전형적인 것이 염문(艶聞) , 즉 연애, 정사, 불륜 등에 대한 험담입니다. 어머나 그이가 ! 그게 정말일까 ? 이렇듯 남의 험담을 주고받는 대화내용 중에는 이야기하는 당사자들이 평소 마음속에 지니고 있던 욕구가 무의식적으로 반영되는 일이 적지 않습니다. 실은 나도 그런 경험을 해봤으면 하는 바램이 없지 않아 있습니 다. 그러나 이런 생각은 무의식적인 생각이며 의식적으로는 발칙한 일이다! 용서못할 일이다! 라는 비난의 형 태로 표출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행동을 심리학에서는 반동형성 이라든가 역형성(逆形性) 이라는 말로 부르고 있습니다. 즉 반 대의 경향을 강조함으로써 자신을 도덕가처럼 만든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정말 기가 막힐 노릇이다 지나친 행동이다 용서할 수 없다 라든가 하는 어휘를 입에 담는 것입니다. 그러나 실은 이와 같은 힐난조의 말을 퍼 부음으로써 충족되지 못한 대상만족(代償滿足) 을 얻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와 같은 논리에 대하여 여성들께서는 거짓말이다! 그렇지 않다! 라고 반론을 펼지 몰라도 그 증 거로서 - 일반적으로 소문은 그늘진 곳에서 속삭이다가 결국 화제가 험담으로 발전한다는 사실입니다. 특히 화제의 주인공에 대하여 신랄하게 비난을 퍼부으며 열심히 소문을 퍼뜨리는 사람은 거의 예외없이 연인이나 남자친구들을 갖지 못한 여성이거나 혼기가 지난 올드미스 또는 성생활에 불만을 지니고 있는 가정주부들입니다. 그리고 대상만족(代償滿足)을 추구하는 행위로서는 화제(소문) 가운데 가장 흥미가 있는 부분만을 클로즈업 시켜 확대해석 한다는 점입니다. 두 사람이 손을 잡고 있었다 의 장면묘사를 다음 사람에게 전달할 때에는 열 렬히 키스하고 있었다 로 변질 시키는 것입니다. 어떻습니까 ? 이해가 가신다면 앞으로는 험담을 삼가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반대로 자신이 소문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경우에는 가능한 한 넓은 도량으로 못들 은 체 하고 내버려 두는 것이 오히려 현명한 일입니다. 왜냐하면 험담을 하는 사람은 당신을 우월한 사람으로 보거나 강적으로 보고 시기하는 입장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당신은 관용을 베풀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설사 그들이 뜬 소문을 퍼뜨린다 해도 흥 열등의식을 가진 자들이 시기하고 있구나... 약자들이 어울려 공동전선을 펴고 있구나... 참으로 너희들은 불쌍한 족속들 이다 - 하는 식으로 해석하고 대범하게 대처해야 합니다. 그러나 가장 어리석은 행위는 뜬소문에 대하여 필요 이상으로 신경을 쓰거나 반응을 보여주는 일입니다. 이 것이야 말로 참새떼(?)들을 즐겁게 해주는 일밖에 되지 않습니다. 어쨌든 당신 자신의 정신 위생상으로도 해 로운 일이라고 하겠습니다. 아줌마에 대하여 이러이러한 소문이 나돌고 있다고 미림이 엄마가 나에게 이야기 해 주었어요. 그렇게만 알고 있어요... 겉으로는 친절한 체 하면서 속으로는 고소해 하는 이중성을 지닌 여성들도 이 세상에는 얼마든지 있는 법 입니다. 당신은 절대로 이런 사람에게 말려들지 않도록 조심하셔야 합니다. 10. 왜 여자는 허영심이 강한가 가령 - 결혼 피로연 석상에서 처음 대하는 여성이 서로 인사를 나누게 되었다고 합시다. 처음 뵙겠습니다. 앞으로 잘 부탁합니다 아니 무슨 말씀이세요. 이 쪽에서 그런 부탁을 드려야 할텐데요 이렇듯 인사를 교환하는 순간 서로가 동시에 상대편의 머리 끝에서 발 끝에 이르기까지 재빨리 훑어보고 나서 질량(質量)을 저울질 해 봅니다. 즉 상대편의 옷차림, 소지품, 액세서리, 특히 다이아반지의 경우는... 저것 이 진짜인가 모조품인가... 진짜라면 몇 캐럿짜리가 될것인가 등 등에 대하여 촉각을 곤두 세웁니다. 그런데 남성의 경우라면 처음 대하는 사람과 인사를 나눌 때 여성들과는 전혀 딴판입니다. 방금 인사를 끝 낸 상대편의 넥타이 색깔조차도 기억해 내지 못합니다. 그런데 여성들의 놀라운 순간 관찰력이 예리한 것은 본받아야 될 일이지만... 그러나 여성들이 상대편의 값어치를 매기고 난 결과에 따라 그녀에 대한 말투나 태도까지 달라진다는 것은 도데체 어찌 된 셈일까요. 그녀의 손가락에 낀 반지가 몇 캐럿이든 그런 것이 소유자의 인품이나 내면적인 가 치와는 아무런 관계도 없는데도 그것을 가지고 상대편의 인격(?)을 저울질 하다니... 이와 같은 예에서도 밝혀졌듯이 허영의 본체는 차별적이며 때에 따라서는 시기적이며 적대적이기도 합니다. 이 반지 어때요 ? 하며 자랑함으로써 상대편에게 불쾌감, 선망감, 질투심을 일으키게 한 다음 속으로는 은근히 기뻐하는 그러 한 매커니즘이 여성의 본체입니다. 한마디로 휴머니티가 결여된 심리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여성들이 허영심이 강하다고 하는 것은 근성이 나쁘거나 어리석은 탓일까요 ? 그런 식으로 평가하지 마세요 ! 남성도 여성 못지않게 허영심이 강하단 말이예요 이렇게 여성들께서 반문하실지 모릅니다. 그러나 사나이들의 허영은 그 내용이나 질이 좀 다릅니다. 남자들 은 자네만을 믿겠네... 하고 추켜 세우면 음 내게 맡겨두게 하면서 가슴을 펴 보이거나 선배님! 모교에서 는 선배님 평판이 대단합니다 하고 비행기를 태우면 음 그렇지 ! 자 오늘밤은 내가 한 잔 살게 하면서 뽐냅니다. 대체적으로 남자들의 허영심은 남으로부터 잘 보여지기를 원하는 심리가 있을지언정 남을 해치거나 마음을 상하게 만드는 일은 극히 드물다 하겠습니다. 즉 한마디로 말해서 남자들은 허세나 겉치레에 불과한 데 반하 여 여자들은 진성(眞性)의 허영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 그러므로 여자들은 속성이 나쁘다 라고 결론을 내리는 것은 폭론(暴論)에 지나지 않습니다. 실 은 그게 아니라 여성은 남자들보다도 자기현시욕 이 좀 왕성하여 이 때문에 주위획득욕 이 직선적으로 나오는 것에 불과하다고 해석하면 좋습니다. 여성들이 얼마 만큼 주위 사람들의 눈을 의식하며 주목 받는 것을 좋아하는가 하면 - 패션쇼의 스테이지에 서 그대로 내려온 듯인 기발한 옷차림으로 거리를 활보하는 것을 보면 알 수가 있습니다. 이런 여성은 주위획 득욕이 가장 해학적으로 발휘된 전형이라 하겠습니다. 이런 경우 그녀는 길가는 사람들이 어처구니 없어해 하 는 것도 모르고 모두가 자신의 옷차림을 보고 부러워하며 찬탄해 준다고 착각하는 것입니다. 대체적으로 여성은 타인의 눈에 비치는 (실은 비친다고 생각하는) 모습에 따라 자신을 평가하는 성향을 지 니고 있습니다. 즉 타인지향적 경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자기 자신을 의식하지 못하는 일이 왕왕 있습니다. 이러한 심리를 분명하게 말씀드린다면 자신에 대하여 진정 자신감을 지니고 있지 못하는 데 원인이 있습니 다. 심한 여인의 경우는 허영 때문에 삶을 영위하는 듯한 사람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사족을 붙여 한마디 합니다. 허영심이란 아무리 감추려고 해도 상대편에서 알아 차린다 는 경 구(警句)입니다. 11. 왜 여자는 집념이 강한가 찌는 듯이 무더운 여름 밤이 되면 가끔 TV의 단막극이나 라디오의 연속극에서 괴기물이 방송됩니다. 그런 데 대개의 경우 한맺힌 여인이 유령이 되어 복수를 한다는 이야기의 줄거리입니다. 이와 같은 드라마를 보고 난 남성들은 여인들이 한(恨)을 품는 집념은 무서울 정도다 라고 말하면서 혀를 찹니다. 그렇다면 왜 여성은 이토록 집념이 강할까요. 첫 번째 이유는, 대체적으로 남성은 외향적인데 반하여 여성들은 내향적이라는 점입니다. 그 누군가에 대하 여 노여움이나 증오심을 느꼈을 경우 남자들은 그것을 겉으로 드러내 표시합니다. 그러나 여자들은 속에 간직 해 두는 것입니다. 겉으로 모조리 발산해 버리면 응어리가 남지 않아 그것으로 끝나버릴텐데 여성들은 내면 깊숙히 묻어두기 때문에 그것이 결국 한(恨)이라는 응어리가 되어 약한 지표(地表)를 찾아 수시로 폭발하고 맙니다. 집념이 강하다는 근본 원인이 바로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두 번째 이유는, 여성 특유의 집착심리와 연관이 되어 있습니다. 여성들은 무엇이든 챙겨놓는 버릇이 있습 니다. 가정 주부들을 유심히 관찰해 보십시오. 그녀들은 포장지, 빈상자, 빈병, 옷감, 자투리 등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습니다. 딸들도 엄마와 마찬가지죠. 기한이 지난 초대권, 구경하고 난 극장표, 빛바랜 조화(造花) 등 가치없은 잡동사니를 알뜰히 챙겨놓고 있습니 다. 이와 같은 심리는 언젠가는 소용이 되겠지... 하는 상비정신(常備精神)에 기인된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해서 욕심쟁이가 되어서 그런것도 아닙니다. 여성들은 낡고, 손때가 묻은 것에 애착을 가지고 결단력있게 정리해버리는 심리가 약하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은 심리가 물건뿐만이 아니라 대인적인 것에도 발휘되기 때문에 한 번 한을 품게 되면 그 감정이 사그러들 지 못하고 수년, 수십년 간직해 두게 되는 것입니다. 세 번째 이유는, 여성들은 기억력이 우수하기 때문입니다. 확실히 여성들의 기억력은 알아 주어야 합니다. 그러나 정확히 말한다면 특별히 탁월한 것은 논리적인 기억이 아니라 인상적, 단편적 기억입니다. 그런 까닭으 로 이 여성은, 내가 한때 마음을 두었던 여성이야... 하면서 경솔(?)하게 결혼 전에 찍어 두었던 사진 같은 것을 보여주게 되면 10년 아니 20년이 지난 후 아이들이 태어나 대학에 갈 무렵까지도 여보 ! 조금전에 인사하며 우리 옆을 스쳐간 그 여자, 당신 첫사랑인 그 여자와 닮은데가 있어요. 당신 그 런 여자 좋아하지요 ? 이렇게 꼬집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와 같이 꼬집기를 좋아하는 특기는 단순히 단편적인 기억력의 탁월함만 이 아니라 한걸음 더 나아가 확대 해석을 조립하는 능력이 뛰어나서 생겨나는 것입니다. 밤이 이렇게 깊었는데도 어떻게 전화 한 통 없는지 모르겠어요! 이젠 당신이 나같은 것에 대해서는 애정이 란 눈꼽만치도 없는게 아니예요 ? 여보 미안해요. 그건 애정이 없는 것이 아니라... 당신의 오해예요 오해라고요 ? 그럼 한 가지 물어보겠는데 3년전 결혼 기념일에 당신 어떻게 했지요 ? 나하고 함께 밖에 나가 저녁식사를 하자고 자기 입으로 말해 놓고 결국 그 날 밤 늦게 집에 돌아오지 않았나요! 당신 말대로 애 정이 있다면 그렇게 사람을 무시할 수 있어요 ? 아니.... 그날은 갑자기 회사에 급한 일이 생겨서... 이제 변명에는 진절머리가 나요. 그렇다면 작년 2월 9일은 어땠어요 ? 그날 밤 내가 감기가 들어서 몹시 열을 내고 앓고 있었는데 당신은 모른 척 하지 않았어요 ? 이걸 어쩌나... 한밤중에 약을 사러 갈 수도 없 고.... 하면서 이불을 뒤집어쓰고 코를 골며 자지 않았어요 ? 당신 참으로 무심하고 박정한 남자에요! 그렇지만 박정하다고 하는 말은 좀.... 정말로 당신은 박정한 사내예요. 오늘 밤도 그래요. 밖에서 병원의 구급차 사이렌 소리가 들리면 심장이 멎는 것 같아요. 혹시 당신이 교통사고라도.... 매일밤 귀가시간도 일정치를 않고.... 정말 이대로 가다가는 내가 병에 걸리고 말겠어요. 내가 병으로 자리에 눕더라도 당신은 오늘 밤처럼 태연하게 친구들과 술만 마시고 있 을 거예요. 그래서 나는 쥐도 새도 모르게 죽고 말게 될거고 눈에 눈물이 글썽거리는 마누라의 모습을 발견하고 남편은 대경실색. 너무 비약하지 말아요 어쩔줄 모르고 당황하는 남편에게 가시돋힌 말을 계속 쏘아댑니다. 비약하지 말라고요 ? 당신은 내가 죽는 것을 진심으로 원하고 있는 것 같아요. 이제 모든 것을 다 알았어 요. 내가 죽어 없어지면 젊고 예쁜 여자와 결혼하려고 마음 먹고 있어요 ! 마음대로 해봐요 ! 내가 죽어서라도 그 원수는 꼭 갚고 말테니까 이와 같은 논전(論戰)으로 발전하게 되면 여편네의 독무대가 되어 버리고 세상 사내족들은 몸 둘 바를 모르 게 됩니다. 그 집요한 갈고리 공격을 한숨만 쉬고 밤새도록 당하고 있을 수밖엔.... 그런데 곰곰히 생각해 보게 되면 여자들이 머리 속에 간직해 두고 있는 기억의 단편들은 거의 하찮은 것들 입니다. 그러니까 남편이란 아내에게 있어서 없어서는 안될 존재라는 것이 입증된 셈이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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