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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수기 26:38-56
찬송가 429장 ‘세상 모든 풍파 너를 흔들어’
고대 근동에서 인구를 조사하는 일은 일정 조직을 갖춘 나라에게 필수적인 행정절차였습니다. 이는 전쟁에 동원할 병력과 온갖 사회적 활동을 위한 노동력 확인을 목적으로 하였고, 무엇보다 세금 부과를 위한 준비작업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와 다르게 민수기에 기록된 인구 조사는 하나님께서 명령하신 것으로 과거 이집트 노예였던 습관을 버리고 하나님을 중심으로 하는 통일된 조직으로 재구성하려는 목적을 가진 명령이었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민수기의 인구조사는 하나님께서 친히 명하신 활동이었으나, 후대(삼하 24장)에 벌어질 다윗의 인구조사는 세상의 다른 나라들이 갖는 전쟁과 노동력, 세금이라는 목적을 가지고 있어, 하나님보다 세상적인 힘을 의지했던 다윗은 하나님으로부터 책망을 받았습니다.
민수기 1장에 있는 첫 번째 인구조사는 이스라엘이 시내산으로부터 광야를 거쳐 약속의 땅에 도착하기까지의 여정을 알리는 시작점이 됩니다. 그러한 이렇게 시작한 광야의 여정 속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지속적으로 하나님에게 반역을 하였고, 그 결과 광야 1세대의 백성들은 약속의 땅으로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민수기 26장에 있는 두 번째 인구조사 명단은 광야 1세대의 아들과 딸들로 이루어진 새로운 세대의 시작입니다. 그러한 점에서 두 번째 인구조사의 특징은 여호수아와 갈렙을 제외하고는 첫 번째 인구 조사에 계수된 사람 중 한 사람도 포함되지 않은 것인데, 이는 불평과 반역을 일삼았던 구세대의 퇴장을 의미하며, 이는 곧 새로운 공동체의 출발을 보여줍니다. 어제 살펴본 본문들에 이어서 오늘은 베냐민 지파부터 살펴보겠습니다. 38-41절입니다.
지파별 인구 조사의 결과 (38-51)
(38-41) 베냐민 자손의 종족들은 이러하니 벨라에게서 난 벨라 종족과 아스벨에게서 난 아스벨 종족과 아히람에게서 난 아히람 종족과 스부밤에게서 난 스부밤 종족과 후밤에게서 난 후밤 종족이며 벨라의 아들들은 아릇과 나아만이라 아릇에게서 아릇 종족과 나아만에게서 나아만 종족이 났으니 이는 그들의 종족을 따른 베냐민 자손이라 계수된 자가 사만 오천육백 명이었더라
베냐민은 야곱의 열두 번째 아들로 라헬의 둘째 아들입니다. 베냐민은 야곱의 형제들 중에서 유일하게 가나안 지역에서 태어난 사람으로 벧엘과 에브랏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창세기 49장에 나타나는 야곱의 유언에서는 베냐민을 ‘물어뜯는 이리’로 표현하고 있으며, 신명기 33장에 나타나는 모세의 마지막 축복에서는 ‘여호와의 사랑을 입은 자는 그 곁에 안전히 살리로다. 여호와께서 그를 날이 마치도록 보호하시고 그를 자기 어깨 사이에 있게 하시리로다’ 라고 말하며, 여호와 하나님께서 베냐민을 지키실 것을 알리고 있습니다. 훗날 땅을 분배 받을 때는 유다와 에브라임 사이의 중앙 산악 지역을 분배 받았고, 사사시대에 베냐민 지파에서, 에훗과 같은 훌륭한 사사도 나왔지만 레위인 첩 살인사건으로 인해 베냐민 지파는 나머지 지파들의 공격을 받았으며, 이 과정에서 베냐민 지파 전체가 완전히 사라질 뻔하였습니다. 이 사건 이후 쇠약한 위치에 있었으나 베냐민 지파, 기스의 아들 사울이 왕이 됨으로써 다시금 힘을 얻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다시 사울의 죽음과 다윗의 건국으로 세력을 잃고, 특별한 역할 없이 다윗 왕조에 반대하는 몇 번의 시도만이 기록에 남게 됩니다.
베냐민 지파의 가족으로는 벨라 가족, 아스벨 가족, 아히람 가족, 스부밤 가족, 후밤 가족등이 있습니다. 또한 벨라의 아들을 통해 아룻 가족과 나아만 가족이 함께 기록되어 있습니다. 베냐민 지파는 첫 번째 인구 조사 결과 3만 5,400명이 계수되었고 두 번째 인구 조사 결과 4만 5,600명이 계수되어 총 1만 200명이 증가하였습니다. 이는 첫 인구 조사 인구 순위인 열한 번째에서 일곱 번째가 되는 변화였습니다. 다음은 단 지파에 대한 기록이 담겨있는 42-43절입니다.
(42-43) 단 자손의 종족들은 이러하니라 수함에게서 수함 종족이 났으니 이는 그들의 종족을 따른 단 종족들이라 수함 모든 종족의 계수된 자가 육만 사천사백 명이었더라
단은 야곱의 다섯 번째 아들이며 라헬의 몸종 빌하가 낳은 첫 번째 아들입니다. 단 지파는 이스라엘 역사를 통해 야곱의 형제 중 나쁜 평가를 받은 지파였습니다. 야곱의 유언에서는 단을 가리켜 ‘길섶의 뱀이요 샛길의 독사로다 말굽을 물어서 그 탄자를 뒤로 떨어지게 하리로다’라고 단 지파를 평가하였으며, 모세의 축복에서는 ‘바산에서 뛰어나오는 사자의 새끼’라고 말하면서 바산 지역을 차지할 강한 지파라고 말합니다. 이후 지중해 연안 지역을 분배 받았지만 블레셋과의 전쟁에서 패배하여 영토를 버리고 북쪽 라이스 성을 점령하고 그 이름을 지파의 이름을 따서 단으로 불렀습니다. 이렇게 단 지파가 세운 도시는 훗날 여로보암의 벧엘과 단의 금송아지 신전으로 하나님으로부터 지속적인 책망을 받는 우상숭배의 대명사가 되었으며, 그 결과 요한계시록에서는 구원의 표식인 인치심을 받은 12지파의 목록에서 빠지게 되었습니다.
단 지파의 가족으로는 수함 가족이 있었습니다. 단 지파는 첫 번째 인구조사에서 6만 2,700명이 계수되었고, 두 번째 인구 조사에서도 1,700명이 증가한 6만 4,400명이 계수되었습니다. 이러한 규모는 유다 지파 다음가는 규모로 이스라엘 역사에서 큰 역할을 감당한 만한 크기였으나, 하나님께서 주신 말씀을 떠난 지파는 그 힘이 강하여도 하나님의 쓰임받는 도구가 될 수 없었습니다. 다음 44절부터 47절은 아셀 지파에 대한 기록입니다.
(44-47) 아셀 자손의 종족들은 이러하니 임나에게서 난 임나 종족과 이스위에게서 난 이스위 종족과 브리아에게서 난 브리아 종족이며 브리아의 자손 중 헤벨에게서 난 헤벨 종족과 말기엘에게서 난 말기엘 종족이며 아셀의 딸의 이름은 세라라 이는 아셀 자손의 종족들이니 계수된 자가 오만 삼천사백 명이었더라
아셀은 야곱의 여덟 번째 아들로 레아의 여종 실바의 둘째 아들입니다. 야곱의 유언에 따르면 ‘아셀에게서 나는 먹을 것은 기름진 것이라 그가 왕의 수라상을 차리리로다’고 말하며 좋은 땅을 기업으로 받을 것을 예언하였고, 모세의 축복에서는 ‘아셀은 아들들 중에 더 복을 받으며 그의 형제에게 기쁨이 되며 그의 발이 기름에 잠길지로다’라고 하면서 아셀의 미래를 축복하였습니다. 가나안 정복 후 땅을 분배할 때 아셀지파는 두로와 갈멜산에 이르는 지역을 분배 받았는데, 좋은 땅을 분배받은 것에 비해 그 영향력은 미미하였고 드보라의 전쟁에도 참여하지 않아 자기 자리에만 머물러 있다고 비난 받기도 하였습니다.
아셀 지파의 가족으로는 임나 가족과 이스위 가족, 브리아 가족이 있었고 브리아 가족은 다시 헤벨 가족과 말기엘 가족으로 나뉘었습니다. 또한 46절을 보면, 아셀 가족 중 딸인 세라도 이 명단에 포함되어 므낫세 지파의 슬로브핫의 딸들과 같이 땅을 기업으로 받을 것임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아셀 지파는 첫 번째 인구조사에서는 4만 1,500명이 계수되었고, 두 번째 인구조사에서는 5만 3,400명이 계수되어 1만 1,900명의 인구가 증가된 발전된 지파였습니다. 다음 48절에서 50절은 납달리 지파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48-50) 납달리 자손은 그들의 종족대로 이러하니 야셀에게서 난 야셀 종족과 구니에게서 난 구니 종족과 예셀에게서 난 예셀 종족과 실렘에게서 난 실렘 종족이라 이는 그들의 종족을 따른 납달리 종족들이니 계수된 자가 사만 오천사백 명이었더라
납달리는 야곱의 여섯 번째 아들로 라헬의 여종 빌하의 둘째 아들입니다. 납달리는 야곱의 유언에서는 ‘놓인 암사슴이라 아름다운 소리를 발하는도다’라고 하였고, 모세의 축복에서는 ‘은혜가 풍성하고 여호와의 복이 가득한 납달리여 너는 서쪽과 남쪽을 차지할지로다’라고 하였습니다. 실제로 납달리 지파는 요단강 상부 지역의 비옥한 땅을 분배 받았지만 그 지역은 위치상 방어가 어려웠기에 땅이 기름진 것만큼 사람들이 선호하는 지역이 아니었습니다. 이렇게 구약 시대에 소외되었던 납달리 지역은 이사야 9장1절에 나타나는 예언 ‘옛적에는 여호와께서 스불론 땅과 납달리 땅이 멸시를 당하게 하셨더니 후에는 해변 길과 요단 저쪽 이방의 갈릴리를 영화롭게 하셨느니라’라는 말씀과 같이 예수님의 공생애 대부분이 이 지역에서 이루어질 정도로 그 중요성은 신약 시대에 더 강조되었습니다.
납달리 지파는 야셀 가족과 구니 가족, 예셀 가족과 실렘가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납달리는 처음 인구 조사 때는 5만 3,400명이 계수되었고 두 번째 인구 조사 때는 4만 5,400명이 계수되어 8,000명의 인구가 감소되었습니다. 51절입니다.
가나안 땅 분배의 원칙 (51-56)
(51) 이스라엘 자손의 계수된 자가 육십만 천칠백삼십 명이었더라
이렇게 두 번째 인구 조사로 계수된 이스라엘의 인구는 모두 60만 1,730명입니다. 이는 첫 번째 인구 조사 당시 인원인 60만 3,550명보다 1,820명 감소한 것으로 이스라엘 백성들이 40년동안 광야라는 척박한 환경에서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로 잘 견디고 무사히 생존했음을 보여줍니다. 추가로 이스라엘의 인구 변화를 보았을 때, 하나님의 칭찬을 받은 지파라고 하여, 그 인원이 꼭 늘어난 것이 아니고, 하나님으로부터 책망을 받았다고 해서 그 수가 꼭 줄어든 것도 아니었습니다. 이러한 점을 놓고 보았을 때, 단순히 인원의 증가와 감소로, 한 공동체에 대한 하나님의 평가를 가늠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이제 이어지는 52절에서 56절에서는 두 번째 인구 조사의 목적이라고 할 수 있는 가나안 땅 분배 원칙에 대해 모세를 통해 말씀하십니다.
(52-56)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여 이르시되 이 명수대로 땅을 나눠 주어 기업을 삼게 하라 수가 많은 자에게는 기업을 많이 줄 것이요 수가 적은 자에게는 기업을 적게 줄 것이니 그들이 계수된 수대로 각기 기업을 주되 오직 그 땅을 제비 뽑아 나누어 그들의 조상 지파의 이름을 따라 얻게 할지니라 그 다소를 막론하고 그들의 기업을 제비 뽑아 나눌지니라
땅 분배의 원칙은 사람의 수대로 땅을 나눠주는데, 이는 사람이 많은 지파와 집안에게는 큰 땅을 주고, 숫자가 적은 지파와 집안에게는 작은 땅을 주라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56절에서는 제비뽑기를 통해 어느 지파와 집안이 어느 땅을 차지 할 것인가를 정하라고 명령하십니다.
일부 번역본들은 56절을 12지파 중 숫자가 많은 지파들의 그룹과 숫자가 적은 지파들의 그룹으로 구분하여 각 그룹별로 제비를 뽑는 것으로 보았습니다. 그러나 히브리어 원문의 의미를 보면, 지파들의 크고 작음에 상관하지 말고, 먼저 제비를 뽑아 지파별로 땅의 위치를 할당해 주라고 합니다. 다시 말해 인위적으로 12지파를 두 그룹으로 나누라는 뜻이 포함되지 않은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제비를 뽑아야 각 지파별로 땅을 정해 주는 동시에 큰 지파에게는 큰 땅을 주고, 작은 지파에게는 작은 땅을 줄 수 있겠습니까? 여러 학자들의 설명 중 가장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설명은 먼저 제비를 뽑아 각 지파별로 차지할 땅을 정하고, 그 다음에 각 지파에게 주어진 땅을 여러 조각으로 나누어 그 지파에 속한 각 집안사람들의 수를 고려하여 큰 집안에게는 큰 땅을 주고, 작은 집안에게는 작은 땅을 주는 것입니다. 이렇게 제비뽑기와 인구수에 따라 땅을 주는 원리를 병행하면 세 가지 장점이 있습니다. 먼저 첫 번째 장점은 먼저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제비뽑기로 땅을 정하였기에 12지파 모두가 땅의 위치와 크기에 대한 불만이 줄어듭니다. 그와 동시에 두 번째로 제비뽑기로 각 지파에게 할당되는 땅은 하나님께서 각 지파에게 선물로 주신 것임을 확인하게 됩니다. 세 번째로 지파에게 할당된 땅의 범위 내에서 집안의 크기에 따라 분배되는 땅의 크기가 비례하면 시기와 불만을 줄일 수 있습니다.
그러한 점에서 오늘 우리의 모든 환경과 삶의 자리도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지혜로 허락하신 은혜의 자리입니다. 우리는 우리에게 맡겨진 일들과 환경을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땅으로 생각하고 그 곳을 감사하고 그 곳에서 자신의 믿음의 일들을 묵묵히 감당하는 모습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그 믿음의 일을 통하여, 더욱 하나님을 깊이 알아가고, 예수님을 닮는 모습으로 더욱 멋지게 변화될 것입니다. 과거 믿음의 선배들이 자신의 모든 것을 허락하신 하나님의 은혜를 일곱 번씩 감사하며, 하나님께서 맡기신 믿음의 일들을 감당하였듯이. 루터나, 멜란히톤과 같은 종교개혁자들이 자신의 삶의 자리에서 성경이 명령하는 개혁의 일을 충성스럽게 감당하였듯이. 우리도 하나님께서 그 지혜로 제비뽑아주신 삶의 자리에서 각자의 역할을 충성스럽게 감당해야 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그 일을 믿음으로 감당하려는 자에게 하나님의 크신 은혜와 능력을 배우고, 경험하게 하시는 하나님이십니다.
오늘 나의 삶의 자리에서 하나님께서 맡기신 믿음의 일들은 무엇이 있습니까? 우리 함께 눈을 들어 주님을 바라봄으로, 주님을 날마다 찬양하며, 믿음으로 우리가 해야할 그 일을 충성스럽게 감당하는 모든 교우님들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기도
우리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주시는 하나님 아버지.
오늘 말씀을 통하여,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의 지혜로
우리의 삶의 자리와 환경을 결정하심을 깨닫게 하심에 감사합니다.
먼저는 우리 모두가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삶의 자리에서,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모든 것을 하루 일곱 번씩 감사하는 모습을 갖게 해 주옵시고,
우리의 삶의 놓인 다양한 일들을 믿음으로 감당하는 우리 모두가 되게 해 주옵소서.
그 결과 우리의 삶의 모든 것이, 오직 하나님께 영광이 되는 믿음과 기쁨의 삶이 되게 해 주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묵상을 돕는 질문
1. 하나님께서 나의 삶의 모든 것을 허락하셨다면, 오늘 나는, 나에게 주어진 하루를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2. 하나님께서 나에게 주신 모든 것들 중에서, 하나님께 특별히 감사하고 싶은 것을 일곱 가지 고르면 무엇이 있을까요?
3.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나의 삶의 자리에서 내가 믿음으로 감당해야 할 일을 무엇인가요?
4.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일을 충성스럽게 감당하였을 때,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허락하시는 은혜와 복은 무엇이겠습니까? 이스라엘 백성들의 경우와 비교하여 이를 묵상해보세요.
(작성: 유영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