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에 보내주신 죽나무 순 덕분에 고민을 좀 했습니다.
작년 시장에서 죽나무 순을 사와서 짱아찌를 담궜었는데 향이 이상하다고 신랑도 집에오신 손님들도 안먹더라구요. 다양한 향을 즐기는 저에게도 그 향은 좀 거슬리긴 했지요. 그래도 열심히 요리한 것이 아까워 혼자서 꾹참고 조금씩 먹었습니다. 허나 도통 줄어들지 않는 짱아찌.. 아까워서 계속 냉장고에 넣어두다가 사실 얼마전에 큰맘먹고 버렸네요. 그런데 보따리에서 그놈을 다시 만나게 될 줄이야. 첫날 봤을 때는 허걱 어찌할 바는 모르다가 다음날에는 그래 먹겠다고 하는 사람있으면 주자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주자니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서 인터넷 검색을 했습니다. 그랬더니 진정한 미식가들이 즐기는 향과 맛이라고 나오더라구요. 다시 하루 더 고민했습니다. 줄까. 아니면 진정한 미식가로 거듭나는 계기로 삼아볼까...결론이 나지 않아서 다시 하루더 고민했습니다. 너무 오래 고민했을까요? 죽나무 순 상태가 영 아니더라구요. 그래서 결국 다른 사람에게 줄 수 있는 타이밍을 놓쳐버렸지요..ㅋㅋ
오늘 다시 마음을 다 잡아먹고 생으로 하나 먹었습니다. 혼자서 먹다가 질린 그 짱아찌 맛이 났습니다. 헐~~~~. 그래서 검색모드에 들어갔습니다. 내가 느끼지 못한 맛을 느낄 수 있는 요리가 없을까? 생으로 먹는 것, 짱아찌로 먹는 것, 데쳐서 초고추장과 먹는것, 전으로 먹는것, 부각으로 먹는 것 등이 나오더군요. 불현듯 언니가 써준 종이게 전으로 부쳐먹어도 맛있다는 말이 생각나 죽나무 순 전으로 다시 검색했습니다. 고소하다고 하더군요. 도전했습니다. 일단 고소하다는 말에 부드러운 전으로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서 튀김가루에 우유를 넣었습니다. 부각으로도 먹는다는 말이 생각나 바삭거리면 더 맛날 것 같아 튀김가루를 사용했습니다. 아쉽게도 계란은 다 떨어져 넣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향을 조금 죽이고 고소함을 살리기 위해 들기름에 튀기듯 부쳐냈지요. 혼자서 하나 먹어 보았습니다. 그런데 고소한 맛이 느껴지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향이 많이 줄어들어 향에 질린 저에게도 거부감도 그리 많이 들지 않았구요. 너무 기쁜 나머지 언능 달려와 글을 남김니다. 언니들 덕분에 새로운 맛을 하나 더 알게 되었네요. 고맙습니다.~~~
신랑이 오면 고소하게 부쳐서 막걸리랑 먹으며 그 맛을 좀 더 열심히 느껴보아야 겠습니다. 캬~~~~
이상 죽나무 순 전 도전기였습니다.
참, 장떡으로 부쳐도 맛있다고 하는데 제가 장떡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지라 다음에 또 오면 장떡으로 도전해 봐야 겠습니다.
첫댓글 하하하, 재미있어요. 진정한 도전기네요. 저도 생소하고 특이한 향은 적응을 잘 못하는데 얘는 바삭해지면 맛있더라고요. 막걸리까지 곁들이시다니 더욱 성공적인 기분이...
참, 청양댁 언니가 그러는데 김자반 있잖아요. 밥에 뿌려먹기도 하는 바삭한 김 자반처럼 만든 죽나무순을 먹어보았는데 정말 맛있대요. 저희도 한번 만들어 봐야겠어요.
언니가 좀만 더 가까웠어도 저 벌써 몇 번은 막걸리 몇 번은 들고 갔을텐데.. 넘 아쉬워요.
오, 정말 후알님 굉장하네요. 저도 첨 먹어본 부각이랄까 하여간 밥도 비벼먹고 안주로도 먹는 바삭거리는 그맛을 기억해가면서 도전했는데 어느정도 성공이예요. 좀 많이 하게되면 것도 보내드릴께요. 전 이제 장아찌에 도전해보려는데 어떻게될지?
장아찌 기대되어요. 저와 신랑은 진정한 미식가로 거듭나기 위한 준비를 마쳤으니 언니께서 부각으로 만들어 주신다면 맛을 더 느껴보겠습니다. 비가 많이 오지요? 늘 몸조심하시면서 일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