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쇼핑 상점들이 모여있는 에비뉴거리, 세계 경제의 중심지 월 스트리트, 예술과 문화가 넘치는 브로드웨이.
센트럴 파크, 자유의 여신상,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록펠러 센터,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링컨 센터, 소호, 차이나타운,
할렘가 등등.
' 뉴욕 ' 하면 떠오르는 유명한 거리와 건물들의 숲을 지붕이 없는 투어버스를 타고 구경했습니다.
마천루[摩天樓] - 하늘을 찌를 듯이 높이 솟아 있는 고층건물, 국어사전의 뜻이 딱 들어 맞습니다.
뉴욕의 5개 행정구역의 하나인 맨해튼(Manhattan)을 가로 질러가면서,
나는 미국이 세계 제1의 나라라는 것을 피부로 느꼈습니다.
세상에, 세상에, 아내는 '세상에'를 연발했고, 나는 목이 아파 하늘을 찌르고 있는 건물들을 오래 볼 수 없었습니다.^^^
건물이 너무 높아 상대적으로 좁아 보이는 22Km거리에 넘쳐나는 사람들 또 사람들,
사람들과 건물과 상점들은 뉴욕을 배경으로 한 무수한 영화에 나오는 장면보다 더 '익사이트'했습니다.
(영어가 저절로 나옵니다.^^^)
가이드가 오른쪽을 가리키면서 '쌍둥이빌딩 자리' 라고 말했습니다.
무심코 고개를 돌리니 그 쪽 100여 미터 거리에 신축공사를 하느라 쳐 놓은 가림막이 보였는데,
그제서야 거기가 2001년 9.11 테러로 무너진 세계무역센터 자리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비행기의 충돌, 시커먼 연기와 함께 무너져 내리던 110층 높이의 건물, 아비규환의 참혹한 현장, 세계인을 충격에 몰아넣고,
90여 개국 3,000여 명의 희생자를 낸 그 현장을 멀리서 지켜보며 평화를 지키기 위한 우리들의 할 일이 무엇일까,
생각에 잠겼습니다.
월스트리트와 맞닿아 있는 브로드웨이의 끝에서 하차한 것은,
월스트리트의 명물 ‘돌진하는 소(Charging Bull)’를 만지기 위해서였습니다.
무게 3,500 Kg, 황소의 뿔이 하늘로 치솟아오르는 것처럼 주식시세도 상승하기를 염원하는 월가의 주식 거래인들.
뿔을 만져야 돈을 벌 수 있을 텐데,
가이드는 황소의 '밑천'을 만져야 한다고 해서 서슴 없이 '쌍방울'을 만지며 재물복을 빌었습니다.^^^
아내는 한손으로 가로등을 잡고 빙빙 도는데,
비는 오지 않지만 여기는 브로드웨이, "사랑은 비를 타고"의 여주인공, 나는 웃었습니다.
브룩클린 브릿지가 보이는 피어17항구 선착장에서 자유의 여신상이 있는 리버티섬으로 가는 유람선을 탔습니다.
아내는 큰 배들과 마천루를 배경으로 메구미씨와 사진을 찍느라 바빠서,
브릿지 아래를 지나 리버티섬에 와서야 아내와 나는 서로 손을 잡고 자유의 여신을 손바닥 위에 모셔 놓을 수 있었습니다.
미국의 독립 100주년을 기념하여 프랑스국민들이 기증한 여신상은 1886년에 세워졌으며,
무게 225 t, 횃불까지의 높이 약 46m.
오른손에 평화의 횃불을 들고, 왼손에는 '1776년 7월 4일'이라는 날짜가 적힌 독립선언서를 들고 있습니다.
주춧돌에 새겨진 "고단한 자들이여. 가난한 자들이여, 자유로이 숨쉬고자 하는 군중들이여. 내게로 오라." 라는 싯구처럼,
여신상의 머리에 씌어진 왕관의 뾰죽한 첨단 7개는,
세계 7개의 바다, 7개의 주에 자유가 널리 퍼져 나간다는 것을 상징합니다.
영화 <혹성탈출>의 끝 장면,
해변에 쓰러져 있는 자유의 여신상을 보고,
핵전쟁으로 파괴된 지구의 종말을 비로소 알고 무릎 꿇고 두 손 벌려 울부짖던 챨톤 헤스톤의 명연기가 떠올랐습니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있어 유엔본부는 친근한 느낌믈 주는 건물입니다.
1945년 2차 세계대전이 끝날 무렵 51개국의 회원으로 시작한 유엔은 지금은 188개의 나라,
세계평화와 인류애의 상징입니다.
그래서 이 곳은 국제적인 지역으로 미국의 영토가 아니라고 합니다.
한국전쟁 때 유엔 안보리의 의결로 21개국이 참전,
폐허를 딛고 세계 10의 경제대국과, 세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 의장국으로서 국제사회에서의 역할과 위상이 높아진
대한민국을 지켜준 유엔본부. 바람에 휘날리는 태극기가 오늘 따라 유난히 가슴에 사무칩니다.
엠파이어 스테이트빌딩 86층에서 내려 전망대에 섰을 때는 연무[煙霧]가 너무 심하게 껴서 앞을 전혀 볼 수 없었습니다.
고교생 시절, 이 세상에서 가장 높은 건물은 ' 102층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 지금도 잊지 않고 기억합니다.
1931년 건설, 높이 381m. 1950년 67.6m의 텔레비전 안테나 기둥이 정상부에 세워져 전체 높이가 448.6m로 높아졌습니다.
리버티섬에 가는 배를 탔을 때도 높이 솟은 건물들 위로 뚜렷이 보였던 이 빌딩은,
방문객의 검색이 심했어도 '당연히 그래야지'하는 마음이 들 정도로 '위대한 건물'의 이미지를 사람들에게 갖게 합니다.
전망대에서 조망을 못한 대신,
현관 로비가 화려하고 조명과 장식이 멋 있어 기념사진 찍는 곳에서 활짝 웃을 수 있었습니다.
'뉴요커들의 정원, 앞마당, 오아시스'로 불리는 센트럴 파크 앞은 마차들이 길 옆에 길게 줄 서 있어 시선을 끕니다.
20분에 40달러, 비쌉니다. ^^^
110만평(340만m²), 43만 평의 올림픽공원보다 두세 배 더 넓지만,
그보다 금싸라기 땅 맨허튼의 6%를 공원으로 만든 미국인의 정신을 가늠할 수 있어 무척 부러웠습니다.
눈싸움하다 넘어진 두 남녀,
하얀 눈밭 속에서 서로 껴안고 뜨거운 키스를 나누던 <러브 스토리>의 배경인 스케이트장은,
영화 에서처럼 지금도 젊은 남녀들이 손 잡고 스케이팅을 즐깁니다. 주인공 올리버(Oliver)의 독백이 애절하게 울립니다.
스물다섯 살에 죽은 한 여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아름답고 총명했으며 / 모차르트와 바흐를 사랑했고 / 비틀즈를 사랑했고 / 저를 사랑했습니다.
바바라코틀를 입은 은발의 남자가 나이가 엇비슷한 소년소녀 6명을 호숫가에 않히고 사진을 찍고 있었습니다.
선생님일까요, 졸업 시즌을 앞두고 앨범사진을 찍는지 캐주얼한 복장이지만, 젊은이들의 분위기와 표정은 정장입니다 ^^^
오리 몇 마리 공원을 나서려는 저에게 다가와 작별의 인사를 나누려는 듯했습니다.
저녁 어스름 무렵, 나무와 꽃과 하늘이 비친 호수는 물 위에 뜬 낙엽과 어울려 그야말로 한 폭의 풍경화입니다.
공원 밖 길가에는 여전히 마차 몇 대 손님을 기다리고 있고,
영화의 배경처럼 풍경화를 파는 노상 미술가게가 여기 맨허튼이 문화와 예술의 거리라는 것을 전시하고 있었습니다.
사방에서 어둠이 에워싸고 있는데,
점멸하는 네온의 불빛이 밤이 없는 맨허튼을 휘황찬란하게 수 놓아 사람들은 거리로 거리로 물밀듯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