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콜택시 노조, 중증장애인들 "용산육교 점거"

[김성호]

장애인콜택시 노조, 중증장애인들 "용산육교 점거"

"봉사자가 웬말이냐, 노동자성 인정하고 장애인콜택시 확대하라"

'장애인콜택시 운전노동자, 노동자성 인정하라!'

정광서 서울시장애인콜택시지부 교육선전부장과 콜택시를 이용하는 중증장애인들이 12월 30일 오후 1시 서울역과 남영역 사이에 있는 용산육교를 점거했다.

점거 일행은 용산 육교에 '근로기준법 준수하고 장애이동권 확보하라', '장애인콜택시 운전노동자 노동자성 인정하라', '근로기준법 준수하고 4대보험 적용하라' '장애인콜택시 확보하고 장애인 콜택시 연장 운행하라' 등의 현수막을 걸어 놓고 도로 중앙에 장애인 콜택시를 세워둔 체 서울시에 대한 요구사항들을 외쳤다.

장애인콜택시에는 중증장애인 문명동씨가 몸에 쇠사슬을 감은 상태에서 정광서 교선부장과 함께 "봉사자가 웬말이냐, 노동자성 인정하고 장애인콜택시 확대하라", "장애인콜택시 파행운행 서울시는 자폭하라" 등의 구호들을 외쳤다.

이는 서울시가 약 1년 동안 장애인콜택시제도를 운영하면서 장애인 운전자들을 노동자로 인정하지 않고 봉사자로 인정함으로써 서비스를 받는 장애인을 시혜와 동정의 대상으로 머물게 하고,장애인콜택시 운전자들을 근로기준법의 혜택을 받지 못하게 하는 것에 대해 중증장애인들과 장애인콜택시 노조원이 불만을 표출하는 행위였다.

정광서 교선부장은 "장애인콜택시를 하다보니 운전자들이 봉사자가 아니라 노동자라는 것을 알았다.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조원들이 대화를 계속적으로 시도하였으나 서울시는 이를 무시하였고, 노조원 6인을 해고했다"며 "내일이 계약 만료일이다. 콜택시 열쇠를 서울시장에게 직접 반납하겠다"고 답해 해고된 장애인콜택시 노조원들이 서울시에 방문할 것임을 표명했다.

계속해서 정 교선부장은 "장애인콜택시 운전자를 봉사자로 규정하며 4대보험을 적용시켜 주지 않는 것은 봉사자라는 이름아래 운전노동자들을 착취하는 것"이고 또한 "운전자를 봉사자로 보는 것은 장애인들을 떳떳한 시민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시혜의 대상으로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이동권연대) 사무국장은 "서울시와의 대화를 위해 공문을 보내거나 전화 등의 여러 가지 방법들을 통해 면담을 시도하고 있으나 서울시에서는 이를 거부하고 있다"고 답했다.

점거 일행의 농성은 전원이 경찰서로 연행 - 용산경찰서 5인, 종로경찰서 4인, 동대문경찰서 5인 - 됨으로써 1시 40분 경에 종결되었다.


서울시 "자격미달 돼 해고된 것"-장애인콜택시 노조 자격기준에 강한 의문 제기

임한균 서울시 장애인편의증진팀장은 면담요청을 거부하는 이유에 대해 "이미 다 답변을 한 사안이기 때문에 더 이상 할 얘기가 없다"고 답했다. 또한 장애인콜택시 400대 확대 언급에 대해서는 "몇 년전 연구논문을 통해 장애인콜택시가 약 340대 정도가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말이 나온 적은 있지만 서울시가 장애인콜택시 수를 400대로 확대하겠다는 약속을 한 적은 없었다"고 답했다.

해고된 장애인콜택시 운전자들에 대해서 임 팀장은 "콜에 응한 횟수, 민원유발 횟수, 교통법규 위반 횟수를 통해 점수를 채점한 결과 70점에 미달되는 운전자들을 해고시킨 것"이라며 "평소에 열심히 콜에 임하고 운행했다면 해고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답했다.

임 팀장은 콜택시운전자들을 '봉사자'라고 규정하는 것에 대해서 "장애인들을 시혜와 동정의 대상으로 보고 그런 것이 아니다. 장애인들도 돈을 내고 서비스를 받는 것이 아닌가"라며 "운전자들을 '봉사자'의 의미로 뽑은 것은 장애인들에게 보다 친절하게 서비스 할 수 있는 사람을 뽑기 위해서였다. 서비스 정신이 투철한 사람을 뽑기 위해 '봉사자'라는 개념을 사용한 것"이라고 답했다.

4대보험 적용에 대해서는 "근로자가 아니므로 4대보험의 적용을 받을 수 없지만 내년부터는 운전자들에게 상해보험에 가입하게 하여 통상적인 자동차 사고 외의 사고에 대비토록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임 팀장은 "콜택시 노조원들이 집회나 시위 등으로 인해 길가에 10대 정도의 콜택시를 세워두고 하는 바람에 장애인들이 불안해하고 있다"며 "개인적인 목적으로 장애인콜택시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 장애인 발목을 잡음으로써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하려고 해서는 안 될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권재수 서울시장애콜택시지부 지부장은 콜에 응한 횟수, 민원유발 횟수, 교통법규 위반 횟수를 통해 운전자들을 해고시켰다는 것에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권 지부장은 "콜 횟수 부족에 대해 계약을 맺을 때 계약서 상에 그런 내용이 명시되어 있지 않았다"며 "해고된 김태성 부지부장은 2400콜로 콜택시 운전자 중 콜 횟수로 상위 10위안에 들 정도였지만 해고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교통법규 위반의 경우 권 지부장은 "교통법규 위반으로 해고가 되어야 한다면 모든 콜택시 운전자 100명이 해고될 것"이라며 "모든 운전자들이 2∼3번 정도의 교통위반을 했다"고 답했다.
집회나 시위를 통해 개인적인 용도로 장애인콜택시 운행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24일 이동권연대와의 서명전에서 차량 5대가 합법적인 방법으로 참여한 적은 있었다"며 "그러나 개인적인 용도로 운행을 중지한 적은 없다. 25일 파업 때도 장애인들의 콜을 받아 무료로 운행을 했고, 집회는 점심시간을 이용해 1시간 정도 했다"고 답했다.

4대보험 적용대신 상해보험을 가입하게 하는 것에 대해서는 "상해보험은 금액의 한계가 있다"며 "산재보험에 가입하게 될 경우 봉급을 통해 사고 시 무한정으로 보험액을 지급받을 수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