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룩하온 붓다, 그리고 담마 상가에
지극한 마음으로 귀의하오며....
지난 6월3일 대전 연방죽선원에서의 한국테라와다불교 상가모임을 마치고 나오는 길 도연스님으로부터 우연히 미한(민한)씨 입원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이튼날, 서울서 수심에 가득 찬 미한씨 내외를 만나 그간의 얘기를 들어보았습니다.
3개월 관광비자를 가지고, 결혼한 지 2년여만에 첫 친정(처가댁)나들이 나왔다가 우연히 적십자병원에서 종합검진을 받게 되었는데, 미한씨 혈액에서 백혈병으로 의심되는 징후가 있어 지인의 주선으로 용산 중앙대병원에서 골수정밀검사를 해본 결과 지난 6월7일 급성백혈병으로 최종판정이 났습니다.
미얀마 국법상 국제결혼이 불인정되는 관계로 혼인신고도 하지 못한 상태라 당연히 의료보험혜택도 없이 어려운 가정형편에 중앙대에서의 하루 검사비용만 무려 260만원을 지불해야 했습니다.
미한씨는 `가족과 이웃들에게 더이상의 짐은 지워드리고 싶지않습니다. 미얀마로 돌아가 절에서 조용히 수행이나 하면서 살겠습니다`라고 이러한 소식을 전해들은 자닌다(효진)스님,자공스님,지훈스님 등이 발빠르게 통신망을 구축하여 일산 동국대병원의 협조를 얻어낼 수 있었습니다. 한편으로 목동에 있는 이민국과 계속 접촉하여 관광비자를 조속히 보험공단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비자로 변경하는 작업을 추진했습니다.
그러나 안탑까게도 미한씨의 치료가 완전한 무균격리시설을 요하는 관계로 동대병
원이 그 조건을 다 충족시키지 못해 부득이 모든 혜택을 포기하고 미한씨를 담당했던 동대 혈액암 전문의 김도연 선생님이 추천한 국립암센터와 고려대학교병원 중에서 후자를 선택했습니다.
마침 도연스님과 연락이 되어 동대병원서 만나 미한씨 내외와 진료를 마치고 병원 길 건너편 식당서 점심겅양을 마치고 고대병원으로 향했습니다.
역시 대한민국 수도의 중심병원 답게 시골사람들로서는 정신 차릴 수 없을 만큼 정밀하고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혈액암 부서에 접수해 놓고 채 5분도 지나지 않아 미한씨 이름이 들려왔습니다.
혈액암 담당의사가, 동대로부터 병력소견은 물론 그간의 사정은 다 들었다며 병원직속 담당자 및 사회복지사 등을 소집하여 치료 및 구호방안을 30분 넘게 의논했습니다.
치료방법은 약물투여를 통한 특수 항암 치료(관해유도 및 공고요법을 통해 이상골수를 초토화 시킨후 건강골수를 재생시키는 과정) 를 6개월에 걸처 2회 혹은 3회를 무균실에서 하게 되는데 1회기간이 1달~1달반 정도 걸린답니다.1차 치료를 통해 약 60~70퍼센트의 완치가 기대되며, 치료가 예상대로 잘 끝나고 유전자 염색체상에 별문제(골수이식 까지도 고려)가 없을 경우 100퍼센트 완치가 가능하답니다.치료비는 골수이식을 안하는 경우 약 5천만원 정도로 예상이 됩니다.
장시간에 걸친 복지사와의 면담을 마치고 나니 역시 기독교는 민생문제에 구체적이고도 현실적으로 접근하고 있구나 하고 감탄했습니다. 정부에서도,한국불교교단에서도 다루지 못한 부분을 그쪽에서는 구제적이면서도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있었습니다.특희 복지사가 추천한 희년선교원을 상대로 두 차례에 걸친 미한씨 내외의 호소와 고대병원 복지사 김수정 선생님의 노력으로 희년선교원은 의료보험이 적용되기 전까지 병원비의 절반(희년선교원 자체 보험 규정)을 후원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민국에서의 비자문제가 난제로 남아 있었는데 결국 미한씨 내외와 스님들의 절박한 호소로 인해 가장 좋은 F2 결혼비자를 접수한 상태입니다. 그러나 마지막 심사가 남아있어 가슴을 조이며 기다리고 있는 상태입니다.
병원 측에선 가능한 빠른시일 내에 치료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걱정하고 있는터라 곧 입원수속을 밟을 예정입니다.
지난 며칠동안 절망속에서 동분서주하는 미한씨 내외의 모습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 이루 헤아릴 수 없었습니다.그나마 다행이 미한씨가 심리적 안정을 찾아가고 있고 종교를 초월한 주위의 따뜻한 배려로 말미아마 불안한 마음이 위로됩니다.
(사)한국테라와다불교를 비롯한 존경하는 여러 대덕스님과 도반스님들의 깊은 관심과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참고로, 미한씨는 90년대 초부터 한국과의 인연을 맺고 수많은 한국인 수행자들을 위하여 헌신해온 사람입니다.이땅에 위빠사나수행법이 이만큼이나마 뿌리내리게 된것도 미한씨의 가교역할 덕이 아닐까 감히 생각해 봅니다.2년전 홍원사에서 성오스님의 주례로 이루어진 결혼식이 법보신문에 아름다운 일화로 대서특필 된것이 아직도 기억에 선한데..... 부디 금생에서의 아름다운 인연이 오래갈 수 있도록 부처님전에 기원해 봅니다.))
2009년6월17일 사시
산청 도성사 빤냐완따 삼가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