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연세대학교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하고 동대학원 언론홍보대학원에서 광고홍보를 전공한 광고기획 마케터 출신이다. 어느 날 그저 보석이 궁금하여 뉴욕으로 훌쩍 떠나 GIA에서 보석 감정과 디자인을, Studio Jewelers에서 세공을 배우고 왔다. 현재는 경기대학교 서비스경영전문대학원 보석마케팅 및 디자인경영학과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졸업논문을 남겨놓고 있다.
논문을 쓰던 중 우연찮게 집필하게 된 단행본이 ‘잇 주얼리’라는 이름으로 최근 출간되었다. 최첨단 패션의 도시인 뉴욕의 주얼리를 다루는 책이지만 결국 국내에서 소비를 하게 될 독자들과 업계인들 모두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로 작용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도시의 모든 곳에서 디자인 영감을 얻을 수 있다는 뉴욕.
자신과 타인의 취향을 존중하면서 늘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뉴요커. 앞으로 연재할 뉴요커의 주얼리에서는 비단 뉴욕 고유의 브랜드는 아닐지라도 현재 뉴요커들이 좋아하고 뉴욕에서 성공한 디자이너와 브랜드의 제품을 테마별로 간추릴 예정이다.
-편집자주-
뉴요커들이 선호하는 컬러스톤 주얼리
문화의 다양성(일명 Salad Bowl)으로 인해 온갖 스타일에 대해 열려있는 뉴욕이라는 도시에서는 파인 주얼리든 패션 주얼리든 컬러스톤의 색감을 살린 디자인이 다양하게 쏟아져 나오고 있다. 컬러는 에너지를 발산하고 사람을 생기 있게 만들며, 무채색의 의상에 깊이와 세련됨을 더한다.
물론 어린 아이의 사탕처럼 알록달록해 보여도 결코 유치하지 않은 색상의 조화와 세팅되었을 때 보석과 금속 모두에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이 관건이다. 또한 브랜드만의 뚜렷한 개성은 극심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는 지름길이자 필살기가 된다. 컬러스톤 주얼리는 전체적인 디자인의 실루엣 관점도 중요하지만 소재 중심으로도 분석할 필요가 있다.
뉴욕 출신 디자이너 브랜드 말라리 막스(Mallary Marks)처럼 밝고 비비드한 컬러스톤 비즈를 믹스하는 스타일은 스톤의 커팅보다는 컬러 조화에 중점을 둔다. 자칫 저렴해 보일 법한 비즈도 애초에 최고급 스톤으로 선택하고 연마하면 파인 주얼리의 소재로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하다. 특히 여러 조합의 컬러 믹스를 시도하여 매년 새로운 콘셉트를 창조하는 작업과 희귀하고 아름다운 컬러 스톤을 찾기 위한 브랜드의 노력이 엿보인다.
다양한 색상의 사파이어 비즈와 천연석 브리올렛으로 제작한 초커(ⓒMallary Marks)
뉴욕에서 유행중인 태슬 목걸이를 다양한 유색석으로 디자인했다(ⓒMallary Marks)
뉴욕의 버그도프굿맨과 삭스피프스 등 최고급 백화점에서 큰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로베르토 코인(Roberto Coin)은 세 가지 색상의 금을 시장에 도입하여 트렌드로 정립시킨 인물인 만큼 보석의 색상에도 다양성을 지속적으로 시도하는 편이다. 특히 매년 유행을 이끌어 가는 색상을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패션 트렌드에 민감하며 시즌별 일관성 있는 컬러스톤 컬렉션을 만날 수 있다.
오트 쿠튀르 칵테일 클러스터 반지(ⓒRoberto Coin)
연수정, 자수정, 레몬쿼츠와 로즈골드로 제작한 칵테일 반지(ⓒRoberto Coin)
이파네마 컬렉션 체인 목걸이와 귀걸이(ⓒRoberto Coin)
영롱하고 아름다운 색상으로도 유명하지만 스톤의 커팅 그리고 세팅에 관해 저작권 보호를 받고 있을 만큼 컬러스톤의 모든 요소에 특별함을 부여하는 이탈리아의 브랜드 포멜라토(Pomellato)도 주목할 만 하다. 뉴욕 부티크만의 컬렉션을 따로 런칭할만큼 뉴욕 시장에서의 포멜라토의 입지 또한 안정적이다.
여러 컬렉션 중에서도 같은 디자인의 다른 색상 스톤 반지를 두세 개 겹쳐 착용하는 스태커블 반지인 ‘누도 컬렉션’은 이미 오래 전부터 포멜라토의 상징으로 알려져 있다. 이 브랜드는 기발한 커팅과 세팅법을 일관성 있게 유지하면서도 1-2년에 한번씩 브랜드의 광고모델을 교체하고 제품에 마이너한 변형을 주어 결코 싫증나지 않게 만든다. 여성스러움, 우아함, 깨끗함 등의 콘셉트는 모델과 제품의 이미지를 연합하여 함께 만들어나가고 있다.
포멜라토의 대표작인 누도 컬렉션(ⓒPomellato)
여성들이 가장 잘 어울리는 립스틱 색상을 통해 본인만의 뷰티 포인트를 완성하듯, 최적의 컬러스톤을 선택하여 디자인된 주얼리는 그것의 색감, 커팅, 세팅 중 최소 하나만 확실히 만든다면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확고히 다질 수 있다. 자연이 인간에게 준 아름다운 선물이자 희귀한 창조물인 컬러스톤은 사실상 원가 대비 가공할 부가가치를 생산할 수 있는 최고의 소재이다.
베릴, 루벨라이트, 만다린 가넷, 차보라이트, 터키서, 가넷, 사파이어, 투어멀린, 22K와 18K 골드 귀걸이(ⓒMallary Marks)
오닉스와블랙다이아몬드,크리소프레이즈와블루사파이어,산호와차보라이트,터키석과루비로장식된카프리반지(©Pomellato)
파이어 오팔, 가넷, 자수정, 페리도트, 블루 토파즈로 만든 반지(콜포 디 폴미네 컬렉션 ©Pomellato)
뉴욕의 시그니처룩으로 알려진 블랙 패션에 화려한 컬러스톤은 최고의 포인트이자 꽃점이지만, 꼭 블랙 패션이 아니어도 컬러스톤은 본인의 개성을 살릴 수 있는 스테이트먼트 패션 소재이다. 재산적 가치로서의 보석도 중요하지만 직접 착용했을 때 본인의 패션을 완성시키고 특별하게 돋보여 주는 심미적 차원의 주얼리도 소비자들은 기다리고 있다. 천연 컬러스톤의 세계는 무궁무진하다. 마음껏 활용하고 변형하자. 단 일관성 있는 브랜드 개성은 반드시 전제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