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행시
석위수
✱청와대를 걸으며✱
청 : 청대는 푸른집이란 뜻이고 대통령이 살던 집이지요
와 : 와 보지 않은 분들은 그 크기를 잘 모르실 겁니다
대 : 대충 짐작을 하신 분도 있겠지만 한옥 건물로는 국내에서 일등이라네요
청 : 청출어람이란 제자가 스승보다 더 낫다는 말이고
와 : 와신상담이란 목표를 이루기 위해 어떠한 고난도 이겨 낸다는 사자성어
대 : 대통령이란 뜻의 president는 앞에 앉은 사람 즉 지도자란 뜻이랍니다
청 : 청와대가 얼마나 멋진지 아시나요
와 : 와 봐야 안다는 말은 백문이 불여일견이라 하지요
대 : 대충 돌아보았지만 감동은 오래 남네요
청 : 청군 이겨라 백군 이겨라 초등학교 가을 운동회가 떠오르네요.
와 : 와~~ 바톤 터치를 잘해야 이길 확률이 높은 것쯤은 다 아실 테지요
대 : 대사 즉 일륜지대사가 가끔 열리는 마당, 여기는 청와대 녹지원이랍니다
청 : 청소차가 금방 지나갔는지 관저로 가는 산책길 구석구석이 깨끗하네요
와 : 와글와글 남녀노소 오솔길 걸으며 감탄을 연발하는구나!
대 : 대구사람 대전사람 대마도 사람까지 다 온 건가 싶네요
✱노래 가사를 훑으며✱
청 : ‘청천 하늘엔 잔별도 많고’
와 : 와글와글 대목장엔 제수용품이 넘치고
대 : 대나무가 많은 고장은 담양이지요
청 : ‘청춘을 돌려 다오 젊음을 다오’ 는 대중가요 가사이고
와 : 와 이래 좋노 아이래 좋노 와 이래 좋노는 갱상도 표준말이지요
대 : 대구 사람들도 흥이 최고로 달했을 때는 꼭 부르는 노래랍니다
청 : ‘청실홍실 엮어서 정성을 다해 무늬도 곱게’ 짠 비단 옷은
와 : 와이셔츠 보다 품위가 있고 값도 비싸기에
대 : 대충 관리가 편한 합성섬유 옷을 입는 게 저는 속이 편하답니다
청 : ‘청바지가 잘 어울리는 여자’는 진짜 좋겠어요
와 : 와이셔츠 멋지게 걸쳐도 남성 패션은 완성이지요
대 : 대단하지 않다 싶어도 나무랄 수 없는 최고의 패션은 어떤 것일까요
✱공원을 걸으며✱
청 : 청보리 밭 옆에 유채꽃 밭이 있다기에
와 : 와서 보니 진짜 장관이다. 해양누리공원은 바다 매립지거늘
대 : 대체 누구의 아이디어인지 놀라울 따름입니다
청 : ‘청소를 끝마치고’는 강소천 작가님의 작품이지요
와 : 와, ‘강웅구 수고 했소 오늘 청소는 만점이오...’
대 ; 대학에서 아동문학을 강의하시고, 540여 편의 작품을 남겼답니다
청 : 청이는 심봉사의 딸네미고 효녀로 소문이 자자했다 아이가
와 : 와 그렇게 심청전에는 지극한 효녀로 표현 했을꼬
대 : 대체로 효사상이 바닥인 시절에 탄생된 소설이 아닌가 싶네요
✱시장 구경하면서✱
청 : 청자 백자는 도자기 이름이고
와 : 와선대는 폭포 이름이고
대 : 대구는 고장 이름이지요
청 : 청산가리는 치명적 맹독이지만 철을 단단하게 만드는 데 일조한다는군요
와 : 와사비는 면역력 강화 냉증 개선에 좋다고 하고
대 : 대구탕은 해장에 으뜸이라는데 저는 명태탕이나 복어탕과 구분 못해요
청 : 청소함은 신발장 옆에 있고 공간도 넓어 다양한 용구들이 들어 있지요
와 : 와글와글 청소 당번들이 앞 다투어 문을 열었으나
대 : 대만 덩그러니 남아 쓸 수가 없었다는 아픈 이야기도 이젠 추억이지요
청 : 청개구리는 청색이고 비단 개구리는 화려한 무늬로 시선을 압도하지요
와 : 와는 기와 와자 인데 요즘은 기와집보다 아파트주로 선호 한다는군요
대 : 대충 알던 한자도 이젠 알쏭달쏭 해서 가끔 사전을 펴 본답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일상이 엉망이 된 시간을 뒤로 하고 몇 년 만에 청와대 나들이를 했다. 일찍이 상상치 못했던 청와대 방문의 감동이 오랜 시간 뇌리를 떠나지 않아 문득 생각이 떠오를 때마다 삼행시를 지었다.
잊지 못할 첫사랑의 기억, 한치 앞도 모른 체 불나비처럼 달려들어 이 한 몸 불사르던 직장의 기억도 추억 앨범 속에 묻어버린 찰나에 닥친 감동. 오래 오래 잊지 않기 위해 글로 적어 남긴다.
첫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