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고 따뜻한 음색과 섬세한 표현력으로 음악계 전반에서 주목받고 있는 소프라노 박수경이 오는 2월 8일 오후 7시 30분 영산아트홀에서 독창회를 개최한다.
현재 한국 성악계를 이끌어가는 중견음악가이자 차세대 성악가를 양성하는 교육자로서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그는 이번 공연에서 시대를 넘나드는 풍성한 작품들을 노래하며 화려하고도 깊이 있는 무대를 선사할 예정이다.
“그동안 꾸준히 오페라와 칸타타 무대 등을 통해 관객과 만났지만, 온전히 홀로 서는 무대는 정말 오랜만이네요. 그만큼 기대감과 설렘도 큽니다. 아내이자 엄마, 그리고 교육자의 역할 또한 소홀히 할 수 없어서, 언제나 시간과 체력이 부족 했어요. 그러다보니 음악에만 온전히 몰입하지 못했던 점이 늘 아쉬웠습니다. 독창회를 앞둔 지금은 무대에서 내려오는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
프로그램은 학구적이지만, 전공자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지루하지 않도록 함께 공감하며 즐길 수 있는 곡들로 구성했다. 그는 “매번 무대에 설 때마다 배우는 것이 참 많다”는 말과 함께 “모두 쉽지 않은 레퍼토리지만 항상 그래왔듯이 정성을 다해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첫 곡인 모차르트의 모테트는 독창회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작품은 아니에요. 작곡가의 종교적 내면을 볼 수 있는 대작이기도 하고, 멜리스마 사용 빈도수가 높아 어떻게 보면 성악가에게는 좀 부담스러운 레퍼토리이기도 하죠. 하지만 곡 자체가 너무나도 아름답기 때문에,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박수경은 이번 무대에서 모차르트의 ‘Exultate, Jubilate, K.165(158a)’를 시작으로 포레의 ‘Le papillon et la fleur’, ‘Au bord de l'eau’, ‘Apres un reve’, ‘Fleur jetee’, 슈트라우스의 ‘Maedchenblumen’, 듀크의 ‘I carry your heart with me’, ‘Loveliest of trees’, ‘Heart! We will forget him!’, 도니제티의 오페라 <돈 파스쿠알레> 중 ‘So anch'io la virtu magica’를 차례로 들려줄 예정이다.
“음악은 타인과의 중요한 소통수단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때문에 언제나 완벽한 연주자이기보다는 청중과 진정으로 교감할 수 있는, 인간적이고 진솔한 울림이 묻어나오는 음악가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소프라노 박수경의 음악 지론은 ‘즐거움’이다. 음악은 즐겁게 가르쳐야 하고 즐겁게 배워야한다는 것이다. 그러한 생각의 바탕에는 스승들의 영향이 컸다.
제자들을 가르치면서 선생님의 가르침을 많이 생각하게 된다는 그는 음악 뿐 아니라 사랑하는 마음으로 많은 것을 알게 해 주신 선생님들께 늘 감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저는 선생님 복이 참 많았습니다. 국내에서는 박노경 선생님과 고덕환 선생님, 유학 중에는 펜카 크리스토바(Penka Christova) 선생님을 사사 했는데 세분 모두 제게 가장 적절한 시기에 좋은 비전을 제시해 주셨어요. 딸처럼 항상 따뜻하게 보듬어 주셨던 박노경 선생님, 열심히 할 수 있는 동기부여와 영감을 주신 고덕환 선생님, 낯선 땅에서 가족들과 떨어져 홀로 공부하는 저를 따뜻하게 위로하고 격려해주시며, 많은 의지가 돼 주셨던 크리스토바 선생님. 지금도 선생님들께 배웠던 날들이 많이 생각납니다.”
그는 “음악뿐만 아니라 인생에 있어서도 스승이신 세분의 따뜻한 인격을 닮고 싶다”며 “또한, 세 분의 선생님들이 그러하셨듯이 학생들의 숨겨진 재능을 찾을 수 있는 눈을 가지고 제자들의 비전을 지켜줄 수 있는 교육자이길 소망한다”고 담담히 말했다.
이번 독창회를 마친 후 좀 더 다양한 무대에서 청중들을 만나길 희망하고 있는 박수경은 올해 지방의 문화 저변확대를 위한 ‘찾아가는 음악회’를 비롯해 각종 초청 연주회에 참석하고, 하반기에는 테마가 있는 음악회 시리즈로 다시 한 번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연주와 교육을 병행하는 바쁜 생활에도 매순간 기쁜 마음으로 열정을 다하는 소프라노 박수경. 그의 모습에서 그가 선사하는 음악은 한결같은 사랑으로 이뤄진 값진 시간의 결과임을 느낄 수 있었다.
|약력|
-서울대 성악과 졸업
-독일 Rostock 국립음대 전문연주자과정(KA), 최고전문연주자과정(KEX) 졸업
-C. Hennig 작품 초연 연주
-<리골레토>, <마술피리>, <돈 파스쿠알레>, <피가로의 결혼>, <황진이> 등
다수의 오페라 및 갈라 콘서트 주역
-바흐 ‘칸타타’, 하이든 ‘천지창조’, 헨델 ‘메시아’, 베토벤 ‘9번 교향곡’ 등
다수의 무대 솔리스트 연주
-독일 Rostock, Hamburg, Stralsund, schwerin, Guestrow 등에서 수회의 초청 연주 개최
-서울내셔널심포니오케스트라, 경일관현악단초청 협연
-전남대, 선화예고 강사 역임
-사사: 박노경, 고덕환, Penka Christova
-현 총신대, 협성대, 기독음대 출강, 전문선교합창단 ‘람파스콰이어’ 소프라노 수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