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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 계곡면 어느 그윽한 산자락을 잡아 전원을 사시는 김승식님께서 시원한 겨울 풍경을 휴대폰에 담아 보내주셨어요. 카페에 실어 답신을 대신한다는 것이 여러 날이 흘러가고 말았군요. 휴대폰의 사진을 카페에 실어본 경험이 없고 잭이 필요한 것 같은데 것도 안 보이고 해서 오랫만에 아들이 집에 오자 물었지요.
이 선 저 줄 찾아 연결하더니 바탕화면에 이 멋진 사진들을 옮겨주었어요. 이 아름다운 풍경은 길을 달리는 자동차 안에서는 찾을 수 없는 비경이고 비경은 늘 산비탈 한 모퉁이를 돌아 달착지근하고 오목한 어디에 감추어져 있게 마련이죠. 해남 우수영을 목적지만을 향해 몇 년을 달리던 어느 숲길이었을 이 공간도 훗날 승식님을 위해 마련된 아주아주 길한 마을이었을 터.
땅은 언젠가 알아보고 찾아올 그 임자를 위해 고요히 잠들어 있다가 어느 날 와락 가슴을 풀어헤쳐 '그 분'을 안아준답니다. 내게 도담마을이 그렇고 승식님의 저 마을이 그랬을 것입니다. 조금 전에도 모르는 분이 도담엘 찾아와 '구경' 좀 하자 하였지요. 우리 집에서 보면 건너 '솔뫼마을'의 오른 쪽, 마을회관을 지난 어디 옴팍한 곳에 몇 가구 터를 토목하여 분양 중인가 보던데, 우리 터에 서더니 다못 놀라더군요.
아래 쪽 땅을 사고 싶다는 둥, 이 근처 땅값은 얼매냐는 둥 내가 도통 별로 좋아하지 않는 질문을 받고 시큰둥하여 보통의 대접을 삼갔답니다. 땅은 그 주인의 성품에 어울리는 풍경으로 언제고 학수고대 만나야 할 임자가 따로 있다더니 필경에 맞는 말 같습니다.
마을을 굽어보는 맛이나 뒷산 마루의 우뚝한 자리나 깊고 싱싱합니다. 사진의 앵글도 몹시 고급입니다. 구도며 색상이며 형상력이 대단해요. 저 위의 물까치 그림은 순간을 잘 포착한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예술'입니다.
'아이스홍시'는 여름에 먹으면 참 시원하죠. 빙수처럼 갉아먹기도 하고, 시원하게 해동하여 떠먹어도 좋고 맑게 흘러나온 진액은 먹다가도 아까워 아내에게 한 입 건네기도 한답니다.
빗겨치는 겨울 눈보라와 대숲이 만난 회화적 효과 역시 '경지'입니다. 이런 곳에서 살면 절로 도통하게 되어 있어요. 자연의 '아름다움' 플러스 '동화' 이콜 '만물일여'의 깨달음.^^
물이 흐르는군요. 시간의 흐름이든 마음의 흐름이든 흘러서 굽이치고 여울지다보면 언젠가는 또 맑디맑게 고이고 또 뜨겁게 떨어져서 물안개도 피우고 물이끼도 피우고 또 우리들 우정도 바위떡풀처럼 떡하니 피어 반가울 날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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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해뜨는 노을과 해질 무렵 여름 노을빛이 아름다운 것을 지금 살고 있는 삼산면 수림마을과 화산면 해창마을에서 만끽하면서..
어느 날 강진 한식집에서 음식을 맛나게 먹고서 배가 부른데도 수저를 다시 들게 한 비빕밥의 빛깔있는 미색은 그날따라 해남들녘의 여름색과도 잘 어울리더이다. 흔한 물질의 사랑에서 귀한 영혼의 사랑으로 마지막 연인에서 끝사랑으로 이젠 다시 잡초를 최소화할 수 있는 텃밭 사랑으로..저의 이런 모습에 한 말씀씩 해주시는 이웃분께서 텃밭은 손이 마니 강께 쫴끔만 허고 차라리 논을 사서 논농사를 하라합니다.ㅠㅠ 흴링공간을 위한 꽃밭을 꿈꾸면서. 중학교때부터 인연이 있었던 해남에서 맑은 바람의 띠를..
가장 근사하고 멋지게 연출해보았으면 싶어집니다. 살아오는동안 꿈꿀때 행복했고 꿈꾸는 것을 이웃들과 잠시 나눌때 행복했던 것 같습니다. 친한 친구와 라면 한 그릇 먹으면서 기분좋은 맛이 느껴질 때 처럼, 미운정 고운점을 담을 공간으로 2019년의 해창의 새마을터를 매일처럼 바라보고 기도하며 가렵니다. 사람이 꿈꿀 수 있는 진정성있는 마음을 한 개인의 세계를 존중하며 길 걸어가면서 동시에 접화군생을 실천해보는 50대 후반을 위하여!! 이참에 머루포도주도 담아보려면 할 일이 적지 않아 보입니다. ㅎㅎ 뜬금없는 머루주가 되어 조르바올림.
자신이 손수 가꾼 땀의 정원에서 아름답고 멋진 가을음악회를 여는 것! 포부가 이 만큼은 어여쁘고 맛이라면 이 정도는 달아야 하나니! 세상 쪼잔시런 정치며 세상 못 난 권력이 다 무엇이당가! 그대나 나나 음악과 미술에서 못 잊는 그 출원도 귀결도 모르는 그리움을 알만큼 다 안 사람. 즐거운 기분이 상하지 않을 만치만 농부로 타지고 성악가로 늙어 가시게. 그대 음악농사가 들꽃연구회 15주년 행사로 잡는다면 종종 전개 상황을 중계하며 우리도 차차 관객될 준비를 서둘러야겠제. 그 날에 띄울 새 곡을 위해 나도 노랫말 짓기 잊지 않겠네. - 머루주 새까맣게 잘 익화서 올라설 그대 무대와 우리 얼굴들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