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KBS 1 에서 방영한
영화 <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 를 보고...
Roseman bridge, Madison county, Iowa.
......
일생 중에 진정한 사랑은 단 한 번밖에 오지 않는다는 사실 때문에
......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가
일생에 단 한 번밖에 오지 않은
진실한 사랑을 만나기 위해 서 있네
그러나 단지 나무라는 이유만으로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의 운명 때문에
내부 깊은 곳에서부터 서서히 썩어가고 있네.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가 아프고
내가 아프고 그 남자와 그 여자가 아프고
내가 아프고 내 애인이 아프고
그 사랑이 범인이고 세월이 공범이고 삶이 방관자였네.
영화 안에서나 영화 밖의 세계 속에서도
그 남자와 그 여자와 나와 내 애인과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가
숨겨진 투명 끝으로 연결되어 있었네
그러나 나는 아직도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에 가 본 적이 없네.
......
일생 단 한 번의 진실한 사랑을 위해
우리 사랑을 방해하던 검은 운명과 대결하러 가네
......
- 김경수, < 하얀 욕망이 눈부시다 >,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中, pp.27~29.
"If you'd like supper again,
when 'white moths are on the wing'
come by tonight after you're finished.
Anytime is fine."
- 흰 나방들이 날개짓 할 때...
"한 번 더 저녁 식사를 하고 싶으면
'흰 나방들이 날개짓 할' 때
일이 끝난 후 오늘밤 들리세요.
아무때나 좋아요."
예이츠를 인용하는 격정적인 이탈리안 여인...
어찌 사랑스럽지 않을까...
--- "흰 나방들이 날개짓 할 때" 'white moths are on the wing' 이 부분은
예이츠(William Butler Yeats) 의 시
"The Song of Wandering Aengus (방랑하는 잉거스의 노래)" 를 인용한 것이었다.
- "The Song of Wandering Aengus"
from the album The World of Donovan, 1972.
words by Irish poet and playwright William Butler Yeats,
music by Scottish singer-songwriter Donovan.
THE SONG OF WANDERING AENGUS
- W.B. Yeats(1865–1939)
I went out to the hazel wood,
Because a fire was in my head,
And cut and peeled a hazel wand,
And hooked a berry to a thread;
And when white moths were on the wing,
And moth-like stars were flickering out,
I dropped the berry in a stream
And caught a little silver trout.
When I had laid it on the floor
I went to blow the fire a-flame,
But something rustled on the floor,
And some one called me by my name:
It had become a glimmering girl
With apple blossom in her hair
Who called me by my name and ran
And faded through the brightening air.
Though I am old with wandering
Through hollow lands and hilly lands,
I will find out where she has gone,
And kiss her lips and take her hands;
And walk among long dappled grass,
And pluck till time and times are done
The silver apples of the moon,
The golden apples of the sun.
- the Bridges of Madison County...
'결혼 전에는 어디서 살았냐...'는 호구조사(?) 대화 중에,
"이탈리아 동부의 작은 마을이라 모르실 거예요. '바리'라고..."
"바리! 그리스로 가기 위해 배를 타려고 들렀었죠..."
꼭 이탈리아 '바리(Bari)'... 가 아니라도,
만일,
동양인이라곤 한 사람도 없어서 실제로 동양인을 보면 무척이나 신기해 하는
--- 당연한 얘기지만, 넓은 미국에서 그런 촌구석은 아직도 여전히 많다 ---
그런 미국 촌동네에 시집간 한국 사람이 있다고 친다면,
그래서 그런 곳에서
서울도 아닌, 동해안의 '영덕'이나 '포항'쯤 되는 자신의 고향을 아는 사람을 만난다면,
그것만으로도 정말 반가워서 죽을 지경이지 않을까? ㅎ
그렇게 그들의 사랑은 시작된다.
미국 중부 아이오와(Iowa) 주의 주도(州都) 더 모인즈(Des Moines) 에서
대략 1 시간 정도 떨어진 Madison County 라는 촌구석(?)에서
그나마 교사일도 남편 뜻에 의해 그만두고 전업주부로 살고 있는
그녀의 아쉬움과 헛헛함과 호기심이 그대로 드러나는 대화 한 토막...
'전세계 가본 곳 중에 어디가 제일 좋았냐...' 고 묻다가
'지겹게 들어 온 질문이라면 얘기하지 않아도 좋다...' 고 하자,
그가 대꾸한다 :
"자신이 살아온 인생과 자신의 경험을 얘기하는 것을 지겨워 하는 남자라면,
그건 인생을 헛산 것 아니겠냐..." 고.
Roseman bridge 왼쪽에 붙어있는 조그만 하얀 쪽지(?)에
Yeats 를 인용한 프란체스카의 작업(?) 멘트가 적혀있다...
- Made in Italy or Made in China
프란체스카는 촌부(村婦)로 살고있는 자신의 처지와 입장 탓에 어쩔 수 없이
감정적인 열등감이 묻어나기도 하고
특별한 이유없이 공연히 상처받은 자존심을 드러내기도 하지만,
서로 끌리는 것을 감추지 못하고
그 느낌과 감정을 이탈리안답게(!) 과감하게 적극적으로 밝히게 된다.
"어디든 날 데리고 가줘요. 내가 가보지 못한 다른 곳으로..."
그리고 그녀는
자신의 '이모가 일곱 살 생일 선물로 줬다'는 목걸이를
그의 목에 걸어주면서 말한다 :
"이탈리아에서 만든 거예요."
베네치아의 어느 가게에서 : "이 가면 수공예품 맞아요?"
"그럼요! 베네치아에서 손으로 칠한 거예요."
[ Made in China ]
"아, 네..."
흔히 장화처럼 생겼다는 이탈리아 반도에서,
프란체스카의 고향 '바리(Bari)'는 뒷꿈치 쪽(하얀 박스)쯤이다.
저 위의 '물의 도시' 베네치아는 장화(부츠)로 치면 무릎 관절 뒷편쯤이고...
이탈리아가 결승에 오른 유로 2012도 그렇고, 베네치아도 그렇고...
다음에 떠들어 보기로 하자.
- 나비와 나방의 차이
지난 달, "중국의 베네치아" 라는 '통리(同里)'에서
--- 사실 통리(同里)만이 아니라,
저우장(周庄), 시탕(西塘) 그리고 우전(乌镇)에다가 주지아쟈오(朱家角) 등등,
수로 좀 있고 물 좀 흐르면, 다들 '베네치아'니, '베니스'니 막 갖다 붙이는데... ㅎㅎ
좋게 보자면 다들 나쁘지 않은데, 기대가 너무 큰 경우 실망할 수도 있다. ^^
아무튼, 그 '통리'에서였지 아마...
좀 뜬금없이
"나비랑 나방이랑 차이점이 뭔지 아세요?"
... 하고 묻던 녀석...
"글쎄... 나비는 꽃을 보고 뛰어들고, 나방은 불을 보고 뛰어드는 거?"
"이야, 그것도 그럴듯 한데요?
근데요, 나비는 날개를 위로 겹쳐 접을 수 있지만,
나방은 날개를 나비처럼 접을 수 없대요..."
"흠, 그래? 듣고 보니 정말 날개가 구조적으로 그런 것 같네..."
- 킨케이드와 프란체스카
the Bridges of Madison County...
실화네 픽션이네 말들 많은 소설이자 영화인데,
저자 로버트 제임스(Robert James Waller)는
'주인공 캐릭터가 자신과 아주 유사하다'는 모호한 말로 두루뭉실 넘겼다.
--- [ Author Interview, 2008. ]
뭐, 트루 스토리건, 인타이얼리 픽션이건 간에...
그 사흘 간의 사랑,
평생 동안의 그리움...
킨케이드와 프란체스카에게 있어
the Bridges of Madison county ---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들) 이란 무엇이었을까.
운명(!)이 주는 드문 기회,
혹은
그 소중한 시간일 테지.
- like a moth to the candle flame
like a moth to the candle flame,
촛불을 향해 날아드는 불나방처럼,
난 그간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했다...
Ueno, Tokyo 에서.
첫댓글 난 이영화를 보면서 눈물 흘려보았단다. 사랑을 갈구하는 마음이 넘 애절하더구나... 자주 생각이나서 다시한번 더 보고싶은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