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립극단의 에우리피데스 원작 홍창수 극작 주요철 연출의 메데아 네이처
공연명 메데아 네이처
공연단체 인천시립극단
원작 에우리피데스
극작 홍창수
연출 주요철
공연기간 2015년 1월 30일~2월 7일
공연장소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
관람일시 2월 4일 오후 7시 30분
인천종합문화회관 소공연장에서 에우리피데스 원작, 홍창수 극작, 주요철 연출의 <메데아 네이처>를 관람했다.
메데이아(Μήδεια, Mēdeia)는 에우리피데스가 기원전 431년에 쓴 고대 그리스 비극이다.
테살리아의 왕은 조카 이아손에게 '황금 양털' 을 찾아오면 왕위를 물려주겠다는 명을 내린다. 이아손은 황금 양털을 찾아 아르고 호를 타고 콜키스 - 지금의 조지아(그루지야) 지역으로 간다, 그곳에서 콜키스의 왕의 딸인 <메데이아>가 이아손에게 첫눈에 반한다. <메데이아>는 태양신 헬리오스의 손녀이자 <오디세이아>에 나오는 키르케의 조카로, 마법에 능하여 이아손이 황금 양털을 찾도록 도와주고, 그를 따라 콜키스에서 도망친다. 그 와중에 추격자들을 따돌리기 위해 자기 남동생을 살해해서 시체를 토막 내 바다에 뿌린다. 그리고 이올코스로 온다, 펠리아스 왕은 이아손이 자신의 왕위를 빼앗을 거라는 신의 계시를 받았기에, 이아손을 멀리 쫓아버리기 위해 불가능한 사명을 주었는데 이아손이 사명을 완수하고 돌아오자 마음이 바뀐다. 그러자 <메데이아>는 펠리아스 왕을 회춘시켜 주겠다며, 펠리아스의 딸들을 속이고, 딸들이 펠리아스를 살해하도록 만든다. 그리고 이아손과 <메데이아>는 코린토스로 도망친다, 코린토스의 왕 크레온 (오이디푸스의 뒤를 이은 테바이 왕 크레온과는 동명이인임)이 딸 글라우케를 이아손에게 주겠다고 하자, 이아손은 <메데이아>에게 변심을 한다. <메데이아>는 독이 묻은 옷을 보내 글라우케와 크레온을 살해하고 아테나이로 도망쳐 아테나이 왕 아이게우스에게 의탁한다. 아이게우스는 하나뿐인 자식이 행방을 감춰 적적하든 판에 <메데이아>와의 사이에서 아들도 낳는다. 그러자 아이게우스의 잃어버린 아들 테세우스가 귀가하자, 테세우스를 독이 든 술로 살해하려다 실패하고, 아들을 데리고 도로 콜키스로 도망한다. 거기서 아버지의 왕위를 빼앗은 삼촌을 살해하고 아버지의 왕위를 되찾아 준 후 행복하게 살았다고 전한다. 훗날 아들이 콜키스의 왕이 되면서 나라 이름을 <메디아> 로 바꾸었다고 하며, 한편 이아손은 실의에 빠져 아르고 호 배 밑에서 잠을 자다가 썩은 뱃고물이 떨어지는 바람에 비명횡사했다고 전한다.
에우리피데스의 희곡 <메데이아>는 코린토스에서 버림받은 <메데이아>가 이아손에게 복수하는 부분을 바탕으로 한 것인데, 이 작품에서 <메데이아>는 글라우케와 크레온뿐 아니라, 이아손과의 사이에서 낳은 자신의 두 아들마저 자기 손으로 살해하는 것으로 전개된다. 원래 신화에서는 <메데이아>가 아들들을 시켜 글라우케에게 독이 묻은 옷을 선물로 전해 주게 했고, 분노한 코린토스 시민들이 아들들을 살해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고 하는데, 에우리피데스는 <메데이아>가 복수의 일환으로 이아손의 대를 끊고 가정을 무너뜨려 고통스럽게 살도록 만들기 위해 스스로 아들들을 살해하였다고 재해석한 것이다. 이 '복수를 위한 자식 살해'가 작품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홍창수 극작의 <메데아 네이처>에서는 BC 471년에 쓴 에우리피데스의 <메데이아>의 시대적 배경을 21세기로 바꾸고, 작품에 에코페미니즘(ecofeminism)을 부각시킨다. 에코페미니즘은 생태학(ecology)과 여성주의(feminism)의 합성어로, 1970년대 서부 유럽에서 주창된 생태여성학을 지칭한다.
에코페미니즘(ecofeminism)은 자연과 여성에게 자행되는 지배와 억압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학문으로, 1960년대 자연과 여성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바탕으로 생태운동과 여성해방운동이 결합되면서 탄생되었고, 1990년대 이후 세계 각국에서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에코페미니즘은 1974년 프랑스 작가 프랑스아즈 도봉에 의하여 처음 사용되었으며, 현재는 환경 문제와 여성운동을 포함하는 넓은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에코페미니즘은 남성 중심의 가부장적 산업문명 속에서 여성과 자연이 차별과 파괴의 대상이 되어왔다는 시각에서 출발, 환경 문제를 비롯한 현대 산업사회의 여러 측면들을 비판하고 새로운 대안을 모색한다. 또 남성권력이 만들어 놓은 전통적 여성성을 거부하고, 새로운 여성성을 추구한다. 에코페미니즘은 페미니즘 이론뿐만 아니라 다양한 생태 이론을 비교ㆍ분석하고 있으며 어떤 페미니즘 이론보다도 실천적 여성운동으로서 발전해 온 ‘행동하는 페미니즘’이라고 할 수 있다.
홍창수의 <메데아 네이처>는 환경문제와 숲을 내용에 발전적으로 삽입시키고, <메데아>의 행위를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원작에서의 두 아들의 살해로 인한 비극적 결말 대신, 죽은 아들을 소생시키는 귀결로 연극을 변형시켜 마무리 짓는다.
무대는 삼각형의 꼭지 점이 배경 쪽을 향한 경사진 벽면과, 배경에 커다란 창처럼 달린 투명 차단막이 조명효과에 따라 거울로 사용되기도 하고, 출연자의 모습이 그 뒤에 드러나기도 한다. 무대 오른쪽에는 연주석이 마련되고 극 전개에 따라 연주자들의 연주가 극의 분위기와 조화를 이룬다. 무대바닥의 절반은 모래로 되어있어, 출연자들이 모래 위를 뒹굴며 열연을 보이고, 인터넷 모니터 보다 작은 형태의 아이패드를 출연자들이 지니고 들어와 어둠 속에서 각가지 형태의 영상을 만들어 내거나, 저마다 톱을 들고 들어와 휘두르며 톱에 비추인 조명으로 환상적인 분위기를 창출시키고, 톱을 활로 켜 아름다운 음률을 연주해 극적 분위기를 상승시키기도 한다. 바닥에 펼쳐진 모래 한가운데에 웅덩이가 있어, 공중에 매단 커다란 얼음덩이에서 녹아내린 물방울이 웅덩이 안에 고이면 물을 사방으로 튀겨내기도 하면서 <메데아>의 열정과 욕정과 분노를 극 속에 무용하듯 예술적으로 용해시켜 표현한다. 또한 연기자들의 대사보다는 동작과 동선을 부각시키고, 동선마다 부분조명으로 처리하고, 대단원에서 나무의 모형을 들여와 숲을 상징적으로 부각시키는 등 연출가의 계산과 기량이 감지되는, 일종의 표현예술 극치라 평할 만 한 공연이었다.
강주희, 김현준, 송주희, 심영민, 김세경, 강성숙, 정순미, 김문정, 김태훈, 서창희, 김희원, 권순정, 이신애, 이규호 등 출연자 전원의 호연과 열연은 관객을 1시간 40여분동안 완전히 극에 몰입시키는 역할을 한다.
음악 감은규, 무대 임창주, 안무 박이표, 의상 정경희, 조명 이나구, 분장 박팔영, 수품 서정인, 톱악기지도 조남진, 사진 류재형, 헤어디자인 빅토리아헤어, 협력연출 손경희, 드라마투르크 하형주, 영문번역 한은주, 음향감독 이복행, 홍보디자인 김미연, 기획본부장 김화산, 행정팀장 이돈형, 홍보팀장 김새롬 등 스텝 모두의 열정과 기량이 하나가 되어, 인천시립극단의 에우리피데스 작, 홍창수 극작, 주요철 연출의 <메데아 네이처>를 해외 유명 연극제에 출품해도 좋을 한 편의 걸작연극으로 탄생시켰다.
2월 4일 박정기(朴精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