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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레 지리산 종주라면 동서(서동) 구간 대원사에서 화엄사까지로 알고 있는데, 워낙 많은 사람들이 찾아 길이 반들반들하다.
그래서 그런지 동서로 가로 지르는 지리산 종주-화대(혹은 대화)종주-는 식상해 졌다고들 하며,
최근에는 새로운 남북 코스(하동 악양 한산사⇔남원 산내 실상사)를 '지리산 종주'의 트렌드라고 한다.
우리팀 3명은 지난 5월초 지리태극종주를 하고 지리 북남종주는 8월 2일 시도했었는데, 영원봉에서 별바위등으로 향하다가
그만 길을 잘못 들었고, 소나기와 함께 천둥번개가 몰아쳐서 그만 하산해뿌렸다. 출발하기전 저녁밥 먹다가 한잔, 실상사 입구
해탈교 앞에서 입산주 한잔... 알딸딸한 상태로 처음가는 지리 북->남 종주를 시도했으니...
거기다가 산행중에 먹을꺼라고 얼려놓은 막걸리 4병, 소주 4홉 2병, 맥주피쳐 2병을 넣어갔으니...
아무리 되새겨봐도 성공할리 만무했다. 아니나 다를까 영원봉에서 별바위등을 가려면 영원봉에서 조금만 내려온 갈림길에서
좌측길로 접어들어야 하는데 그만 우측길로 접어들어 와운마을로 내려와버린 것이다.
우리 일행은 8월초의 실패를 거울삼아, 9월 5일을 디데이로 정하고 일주일 동안 술안먹기, 하루 10km 걷기 등 몸을 만들기로
하였는데... 그게 계획대로 잘 되지 않았다. 어쨌던 날짜는 잡았으니 한번 시도해 보기로 한다.
에구, 진짜 걱정되는데... 지난번에 탈출한 것을 알고있는 한 선배님이 "너어뜰! 이번에도 못한다. 딱 내가 보모 알지!"
"맨날 술만 처먹고 댕기면서... 남북종주가 뭐꼬! 그기다 길도 잘 모루면서...ㅉㅉㅉ"쿤다.
[지리산 남북종주] 9월 5일 금요일 저녁에 출발하니 토요일이 아니라 일요일에 내려와도 괜찮다고 생각하고, 선배님의 핀잔
도 듣고 나니 오로지 남북종주를 꼭 성공해야한다는 일념 뿐이었다.
[사천 남양 천리향 식당]천리향식당은 와룡산 진출입로, 집 앞에 있어 애용하는 식당이다. 여기서 저녁밥 묵고 출발, 그래도
소맥 한 잔 한다. 후배 준섭이가 우릴 태워준다.
[실상사 입구 부도]삼천포(남양)서 실상사 입구까지 2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부도상을 보면서 "우릴 후딱 한산사로 데려가
주시오"라고 기원해본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꼭 성공하리라! 가자! 삼각고지로..."
[약수암 앞 우회 표지판]실상사에서 임도를 따라 계속 올라가면 임도 끝 지점에 약수암이 떡 버티고 있다. 낮 시간대이면 약수
암에 들어가서 물 맛도 보고 싶은데 야간이라 이 표지판이 가르키는대로 간다. 이 곳 아래의 대나무 숲 약 100여미터를 지나면
약수암 뒤(왼쪽)로 나오는 길과 이리로 가는 길이 마주치는데, 약수암 우회길인 이 길로 간다면 계속 직진해야 한다. (마주치는
지점 주변에 야광시그널 부착) 약수암으로 들어가서 등로를 찾으려면 약수암 뒤편(왼쪽)으로 나와서 오른쪽으로 90도 이상
꺽어 된비얄을 타면 된다.
[삼정산 정상석]올해 1월 2일부터 담배를 피우지 않아 8kg이나 몸이 불어서 그런지 쉽게 발이 나가지 않는다. 지난 8월초엔
실상사에서 정상석까지 2시간 30분정도 걸렸는데 30분 이상을 초과했다. 영빈과 석용이 먼저 도착해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J3 시그널과 우리가 만든 '...꾼들의 비상!' 시그널(야광표시기 부착)을 걸어본다. 그레고리 Z55 배낭 2개, 몽벨 배낭이다. 여기
정상석에서 30여미터 내려 가면 2시 방향에 '느린공명'님이 놓아둔 목장갑은 아직도 그대로 있고(8월초에도 있었는데 이번에
가서도 그대로 있었다. 느린공명님이 좀 수거하라 켔는데...) 이젠 시그널도 몇 개 붙어 있다. 정상석에서 내려오면 이리로 가는
것이 마루금이다. 그런데 그런데.... 지난번엔 영원봉까지 길을 잃지 않았는데 이 길로 분명히 접어 들었는데 중간에서 그만
알바를 하고 말았다. 알바한 지점에서 다시 올라와서 우리 뒤에 오는 분들을 위해 야광시그널을 달았다.
[영원봉]영원봉엔 따로 표지석이 없으나 삼각점이 있다. 여기서 조금만 내려가면 갈림길이 나오는데 왼쪽으로 가는 것이 종주
길이고 오른쪽으로 가면 와운마을로 내려가는 길이다.
[영원봉 아래 갈림길] 양쪽에 모두 시그널이 있는데 좌측길(종주길)에다 "...꾼들의 비상" 야광시그널을 부착. 반드시 이 곳으
로 가야한다. 8월초엔 여기서 오른쪽으로 접어들었다가 와운마을로 그만 하산하고 말았던 것이다. 이 곳만 통과하면 삼각고지
까지 등로를 잃지 않고 갈 듯하다.
[영원사, 와운마을 갈림길-4거리]이젠 지리 주능까지 알바할 구간이 없다꼬 생각하고 여기 4거리(불피운 오랜 흔적있음, 땅이
새까맸음)에 앉아서 소맥에다 쥐포를 곁들인다. "안산 즐산을 위하여! 북남종주 성공을 위하여! 건배!!!"
[별바위등]여기에 올라 10시 방향 천왕봉 쪽으로 보니 장터목대피소의 불빛이 반짝인다. 여기서 영빈과 석용 그리고 나는
'무슨 일이 있더라도 북남종주는 성공해야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있다'는데 모두 공감하고 서로 힘내자꼬 한다. 파이팅!
[금줄]별바위등에서 오면 이 금줄을 넘어나오게 된다.
[드디어 지리 주능 도착]지리 남->북 종주는 음정방면으로 가서 위 사진 스틱이 가르키는 방향으로...
[벽소령대피소서 아침식사]어제 저녁과는 달리 기온이 확 떨어져 영상 14도 정도여서 추운 느낌이 들었다. 다들 힘내서 꼭
성공하자 하면서 '스카치 블루'를 금잔에다 붓고 입에 탁 털어 넣는다. "헉! 속이 찌리찌리하다"
아침밥을 먹고 구 벽소령까지 가서는 이 눔의 술 때문인지 너무너무 잠이 와서 퍼질러 잤다. 석용이가 깨워서 출발하는데,
"사람들이 지나가면서 다 쳐다보고 가데예"한다. 왜 그런지 물어보니까 내하고 영빈이 코를 골며 잤다꼬 캤다. ㅎㅎㅎ
[아득한 남부능선]세석으로 가는 도중에 남부능선을 배경으로... 저멀리 원강재 임도까지 보였다.(사진으로는 보이지 않음)
[영신봉에서 본 남부능선] 구름있는 위치가 삼신봉 주변, 여기서 오른쪽 능선이 남북종주길이고 왼쪽길 방향은 낙남정맥 구간
오른쪽 희미하게 보이는 산은 광양 백운산(왼쪽 높이 1,000미터의 억불봉, 오른쪽이 정상)
[음양수]세석대피소에 도착하여 황도, 커피캔을 사먹고 물 3리터 보충하고 출발하는데 갑자기 비가 많이 온다. 이런 비야
나쁘지도 않지만 어디 앉아서 삼겹살 구어 먹을 수 있는 자리를 찾아야 하는데... 때 늦은 점심이 걱정되었다.
[삼신봉 가는 길]중도에 이런 길을 만나 전을 편다. 사실 이 곳은 등산로다. 골 바람이 많이 불어 추웠다. 여기서 점심을 먹고
삼신봉 가는 길에 이 곳 보다 더 아늑하고 좋은 곳이 있을 줄이야. 여기서 30여분(확실치 않음) 더 가면 바위가 처마처럼
나온 곳이 있는데 바람도 막아주고 비가 와도 가려줄 뿐만 아니라 등로 옆에 있어 식사하기에 참 좋아 보였으니, 이 글을
보시는 분은 여기서 쉬거나 식사를 하시지 마시길... ㅠㅠㅠ
[비오는 남부능선서 삼겹살과 오묘한 조화]날씨가 추워서 그런지 삼겹살이 얼어서 잘 녹지 않았다. 양주로 속을 한번 찌르고
나서 내리는 비를 보며 삼겹살을 구어 먹으니 참 좋다. 지나가는 산꾼들에게 한 잔 권하기도... 좀 늦은 점심이지만 이런 공간이
있어 우리 일행은 더욱 힘이 난다. 시간은 후다닥딱 지나가고...
[삼신봉]반야봉을 배경으로... 구름이 깔려있어 운치를 더해준다.
[삼신봉]뒤에 처져서 뒤늦게 삼신봉에 올라와 스틱을 들어본다.
[상불재 가는 길]삼신봉에서 내려와서 완전하게 우측으로 틀기 전의 안내목. "신영길님이 여기서 청학마을 쪽으로
800m 내려가서 식수를 구했다"는 얘기를 꺼내면서 쌍계사 방향으로 간다. 여기서 쌍계사 방향으로 계속 4.9km가면 상불재다.
[내삼신봉 정상석]
[상불재]이 곳이 상불재. 여기서 좌로 틀어 '삼성궁 2km'라고 적힌 표지목까지 가야하는데 0.3km가 아니라 실제론 0.5km
이상되는 듯 하다. 아마도 오랜 산행으로 몸이 힘들어서 그럴꺼라고 생각되었다.
[원강재 가는 길] 이 때 까지도 이 곳에서 원강재까지의 2시간 10분여 구간이 이렇게 엄청날 줄 몰랐다. 무성한 산죽길을 헤쳐
나가는데 정말로 지긋지긋한 구간이자 공포의 구간이었다. 근데 난 반팔로 들어갔다. ㅠㅠㅠ 이 구간 안에서도 갈림길이 3곳
있는데 여기서 처음과 두번째 갈림길은 좌측, 세번째 갈림길은 우측으로 가야한다.(각각 J3 시그널 부착됨).
아마도 이만큼 짧은 구간에 J3 시그널이 이렇게 많이 붙어있는 곳은 세상에 없을 정도로 잘 안내되어 있으니 어둔 밤에 들어
가셔도 겁먹지 마시길 ^.^
남->북종주를 하시는 분은 원강재에서 이리로 와서 건너편의 산죽림을 통과하는 것이 지름길이자 마루금으로 보였으니 참고
하시길... 담번 남->북 종주 때 여기서 상불재로 가지 않고 마루금따라 바로 치고 올라 가보도록 해야겠습니다.
[원강재]임도길을 만나서 여기서 1km 정도 가면 오른쪽으로 시그널이 많이 달려 있다. 잠시 올라서면 또 임도 위의 임도다.
[원강재 임도 옆의 시그널]아뿔사 여기서 또 지리한 알바가 시작됐다. 임도 위의 임도로 올라와서 임도를 따라 계속 오른쪽
으로 올라간 것이다. 등로를 찾을 수 없어 당초 시그널이 있는 곳까지 되돌아 오니 바로 위에 시그널이 보이지 않는가!
하동군청에서 작업을 해 놓았는지 산죽밭을 예초기로 베어놓아 활공장까지 수월케 갈 수 있었다.
[활공장 오르는 길]영빈과 석용이 한참이나 먼저 가고 뒤쳐졌다. 활공장 제일 높은 곳에서 쉬고 있다가 영빈이 사진기로 한 컷
찍어준다. "어휴 힘들다.... 은자 다 안와가나!"
[활공장]잠시 쉬다가 출발하려고 합니다.
[활공판 안내판]
[형제봉 가는 길]형제봉 가는 길이 0.3km 남았다고 표시되어 있는데 이는 성제봉 정상석이 있는 곳까지의 거리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아마도 국기봉까지의 거리로 표기한 듯.
국기봉에 있는 성제봉 철쭉 안내판
[성제봉 정상석] 드뎌 무박 3일이 지났습니다. 여기서 보니 광양, 순천의 바닷가가 불야성을 이루고 있는 것이 마치 눈 앞에
있는 듯 보였습니다.
[신선대] 출렁다리에서 영빈
[신선대]
어떻게 내려오는 줄 모르고 내려왔습니다. 원강재에서 알바하면서 왠만하면 끄떡없는 다리에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하행길을 빨리 내려온다꼬 허벅지가 몽겼습니다. 이 아픔을 무릅쓰고 내려왔는데, 어떻게 '하산 증명사진'을 찍지 못했는가
이 시점에서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사진에서 보듯이 카메라가 2대 였거던요.
앞서 실상사에 태워준 후배녀석이 기특하게도 BBQ 치킨에다 소주 2병, 맥주 6병을 사와서 우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삼신봉에서 새벽 1시나 되서 도착하겠다고 연락했다가 성제봉에서 가서 출발해라고 연락하니 우리가 먹을 것도 사와서 홀로
기다리고 있은 것입니다. 한산사로 하산시점이 딱 새벽 2시 였습니다.
몸이 피곤해서 그런지 후배가 가져온 몇병 되지 않은 술을 다 마시지는 못했습니다. 산행 중간중간에 양주 한 잔 찌른다고
내 배낭에 넣어간 소주 4홉들이 2병, 맥주 피쳐(1리터) 2병 중, 4홉들이 1병의 3/4 정도는 그대로 갖고 왔습니다.
중간에 못 먹을 것으로 생각했더라면 삼신봉 근처에다 짱박아 둘낀데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북남종주를 한 느낌입니다.(우리팀은 저 때문에 시간이 29시간이나 걸린 듯 합니다)
1. 충분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 종주기를 많이 읽고 코스를 훤히 꽤어보듯 해야 합니다.
- 지리 화대종주보다 훨씬 힘듭니다. 가기 전에 몸을 맹글어 가야 합니다.
(이번 북남종주 중에 먼저 이 코스를 성공하신 분들이 무지무지하게 존경스러웠습니다. 그만큼 힘들었습니다.)
2. 남->북 종주가 쉬울 듯 느껴졌습니다.
- 종주길을 잃을 염려가 북남보다 적습니다.
- 일찍 무시무시한 산죽길을 지나서 삼각고지에서 실상사까지는 부담감이 적다고 보여집니다.
3. 가급적 금요 저녁에 출발하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 화대종주는 갔다와서 담날 정상적인 활동이 가능하나 북남종주는 피로가 상당하여 하루쯤 휴식을 갖는 것이
좋다고 여겨졌습니다.
와룡산님 재수하셔서 지리 북남종주를 성공하셨네요.. 왕창 축하드립니다. 원강재 이후의 험악한 산죽길을 헤쳐나가신 모습이 상상됩니다. 역쉬 주님의 힘이겠죠?ㅎㅎㅎ 담에 남북종주도 꼭 성공하시길 빕니다. 해단식후 몸조리 잘하십시요..
안단테님 관심가져 주셔서 참 고맙습니다. 오늘 저녁 7시가 해단식인데 벌써 부터 고파옵니다. ㅎㅎㅎ 건강한 추석 연휴 보내세요. 꾸벅.
대단한 코스 완주 축하드립니다.
축하해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건강한 추석연휴 보내시길 빕니다.
ㅎㅎ 음주산행? 넘 힘들죠?? 감회가 새롭습니다.대간 끝나면 칸님이랑 다시 갈 계획인데..시그널작업 다시함 해야겠네요..좌충우돌 산행기 즐감입니다..^^
바람따라님! 태극종주 때 '휭~'하니 가시는 것을 제가 잡았었죠! ㅎㅎㅎ 지리 남북종주의 시그널 작업은 거의 필요치 않았어요. J3 시그널이 없는 곳에는 그 '우산주(友山酒)'가 뭔가하는 시그널(야광표시기 부착)을 붙여 놓았거던요. 지금 '대간 10' 한다고 힘드실텐데 칸님과 함께 잘 이끌어 주시길 빕니다. 추석 연휴 건강하게 보내시구요. 꾸벅.
이번에는 성공하셨네요. 종주 축하드립니다.
우짜든지... 기어서라도 끝장내자는 마음으로 했기에 가능했습니다. 벽계수님 만큼 빨리 가지는 못해도 거친 길도 뚜벅뚜벅 걸어가렵니다. 지난 8월 2일 북->남 종주 때 만나서 정말 반가왔습니다.^.^ 추석 연휴 건강하게 보내시길 빕니다.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