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는, 잘 알려졌듯이, 탐라국이라는 독립 국가였다가 삼국시대 한반도 국가의 속국이 되었으며, 고려시대부터 행정구역으로 편입되기 시작해서 조선시대에 온전한 행정구역의 하나로 자리 잡게 되었는데요. 이런 과정 중에 제주는 대체로 본토의 역사와는 어느 정도 거리와 독자성이 있는 지역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삼별초의 항몽 근거지가 되어 몽고군의 침탈을 직접 받고 몽고 점령지가 되었던 것이 본토 역사의 세찬 풍파을 직접 받은 시초라는군요.
그로부터 여러 가지 몽고풍이 제주 풍속에 남게 된다거나 남자가 귀하게 된다거나 하는 몽고 침탈의 잔재가 아직도 남아있고요. 그리고, 해방 후에는 좌우의 극한 대립 속에 4.3사태가 일어났으며, 군경의 무차별적인 토벌로 제주도 전체가 초토화되다시피 했고요. 이런 기간들이 전체 제주역사에 비하면 그리 길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 길지 않는 시간이 너무나 큰 상처와 깊은 아픔을 제주에 주었고, 아직까지 많은 상흔이 남아있다고 합니다. 이번 답사에서 그 상흔들을 직접 보며, 제주를 경치 좋은 관광지가 아닌 아픈 역사의 현장으로도 볼 수 있게 된 것이지요.
나문답이라는 카페를 첨 접하였고, 제주여행도 처음이었기에 신청하던 그 날부터 설렘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계획된 프로그램들 첨 보았을 땐 어떤 곳일까 하는 궁금증이 가득 찼었고 한편으론 출발하기 전에 배경 지식이라도 알고 가보리라 맘먹었었건만 뜻을 이루기가 쉽지 않았었습니다. 공항에서 첨 뵙게 된 낯선 분들과 분위기, 제주공항에 준비된 버스 안에서 어설픈 자기소개로 닉네임도 소개 시키지 못하는 어리바리함을 안고 시작된 제주답사는 대구에 다시 도착할 때까지 지금까지 전혀 경험해보지 못했던 환상의 여행이었습니다. 첫 인사 하면서 많이 보고, 느끼고, 배우고 가고자 했던 바 대로, 모든 답사지를 일일이 거론할 순 없지만 한 동안 외면해 왔던 우리의 역사와 그 시대의 생활상, 외침에 대한 우리 조상들의 끝없는 저항들에 대하여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되는 여행이었습니다.
또한, 제주 천연의 아름다운 경관에 흠뻑 만취되는 계기가 되었고, 한편으론 난개발과 무작위한 자본주의 이념에 따른 자연, 생태계의 파괴는 환경을 지켜나가는 개인적인 소견에선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이번 답사의 준비부터 마무리까지 너무 많은 수고를 아끼시지 않은 우일신님, 현지에서 사소한 것 하나하나 상세하게 친절하게 설명해주신 역마살님 처음 참석한 자리를 어색하지 않도록 배려해주신 하늘사랑 다사랑님 그리고 다른 모든 회원님들께 감사하다는 말씀 전하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