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폭로로 피해를 입었다면? 명예훼손 고소 전 따져봐야 할 판단 기준
상대방이 “사실인데 뭐가 문제냐”고 나온다면
자신의 사적인 이야기가 직장이나 지인들 사이에 퍼졌거나, 인터넷 게시판과 SNS에 공개된 사실을 알게 되면 당사자로서는 상당한 부담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상대방에게 항의했을 때 의외로 자주 듣게 되는 답변이 있습니다.
“없는 이야기를 지어낸 것도 아니잖아요.”
이 말을 듣고 나면 피해자 역시 혼란스러워집니다. 거짓말을 퍼뜨린 것이 아니라면 명예훼손으로 문제 삼을 수 없는 것인지, 사실을 공개한 행위에 대해서도 고소할 수 있는지 고민하게 됩니다.
하지만 명예훼손 사건을 판단할 때 진실인지 거짓인지만 확인하고 끝내서는 안 됩니다. 우리 형법은 허위사실을 적시한 경우와 별도로 사실을 적시해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경우도 규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고소를 검토한다면 상대방의 말이 사실이었다는 이유만으로 포기하기보다, 구체적으로 어떤 정보를 어떤 범위까지 공개했으며 그 과정에서 어떤 피해가 발생했는지부터 정리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1. 불쾌한 말을 들었다는 것과 명예훼손은 구별해야 합니다
명예훼손 사건을 검토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상대방이 실제로 사용한 표현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내 험담을 했다”, “나를 나쁜 사람으로 만들었다”, “회사에서 이상한 소문을 냈다”는 설명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이 구체적으로 무슨 말을 했는지가 중요합니다.
명예훼손에서 문제되는 사실의 적시는 단순한 욕설이나 감정적인 평가와 구별해서 판단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상대방에 대한 단순한 호불호를 표현한 것인지, 아니면 과거 행동이나 금전관계, 직장생활, 사생활 등에 관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제시한 것인지에 따라 검토해야 할 법적 쟁점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특히 온라인에서 발생한 사건이라면 게시물을 요약해서 기억하기보다는 원문 자체를 확보하는 것이 좋습니다.
제목과 본문은 물론 작성자 정보, 작성 시각, 댓글, 게시된 공간까지 함께 남겨두면 이후 문제된 표현의 전체적인 맥락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결국 명예훼손 고소의 출발점은 “기분이 나빴다”는 감정보다 상대방이 실제로 어떤 표현을 사용했는지를 객관적으로 특정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2. 몇 명에게 말했는지보다 전달 구조를 살펴봐야 합니다
그다음 확인할 부분은 문제의 내용이 전달된 과정입니다.
인터넷 커뮤니티나 공개된 SNS 계정처럼 다수의 사람이 볼 수 있는 공간에 게시된 경우라면 비교적 전달 범위를 파악하기 쉽습니다.
반면 직장 동료 한 명이나 지인 한 명에게 이야기한 경우에는 판단이 조금 더 복잡해질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쟁점 가운데 하나가 공연성입니다.
단순히 “한 명에게 이야기했으니 괜찮다”거나 “여러 명이 들었으니 무조건 명예훼손이다”라는 방식으로 결론을 내리기보다, 구체적인 전달 상황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누구에게 말했는지, 말을 들은 사람과 피해자는 어떤 관계인지, 해당 내용이 다른 사람에게 다시 전달될 가능성이 있었는지, 실제로 추가적인 확산이 있었는지 등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단체채팅방에서 발생한 사건이라면 당시 참여 인원도 확인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직장에서 발생한 일이라면 처음 이야기를 들은 사람이 누구인지부터 이후 어떤 경로로 소문이 퍼졌는지 시간순으로 정리해보는 것도 필요합니다.
제가 이런 사건을 검토할 때 중요하게 보는 부분 역시 최초 발언과 이후 확산 과정을 구별하는 것입니다.
소문이 여러 단계를 거쳐 퍼진 사건에서는 누가 어떤 내용을 누구에게 전달했는지를 구체적으로 정리해야 사건의 구조가 명확해질 수 있습니다.
3. 진실한 내용이라면 공개한 ‘목적’까지 쟁점이 될 수 있습니다
사실적시 명예훼손 사건에서 빼놓기 어려운 것이 공공의 이익에 관한 문제입니다.
형법은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따라서 상대방이 사실을 공개했다면 수사 과정에서는 왜 그 내용을 다른 사람들에게 알렸는지가 중요한 쟁점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단순히 발언자가 “다른 사람들을 위해 알린 것이다”라고 주장한다고 해서 판단이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공개된 정보의 내용과 성격, 전달 대상, 공개 범위, 당시 당사자 사이의 관계와 갈등 상황, 표현 방법 등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개인적인 갈등이 있던 상황에서 상대방의 사생활을 광범위하게 공개한 경우라면 실제 공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를 보다 구체적으로 따져봐야 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다른 사람의 피해를 예방하거나 공동체 구성원에게 필요한 정보를 전달하려는 성격이 강한 경우에는 그 사정 역시 중요하게 검토될 수 있습니다.
결국 사실이라는 점과 그 사실을 공개하는 행위가 법적으로 허용되는지는 반드시 같은 문제라고 볼 수 없습니다.
사실적시 명예훼손 고소에서는 바로 이 부분을 구별해 접근해야 합니다.
4. 고소를 생각한다면 상대방에게 연락하기 전에 증거부터 보존해야 합니다
피해 사실을 알게 된 직후 상대방에게 연락해 게시물을 삭제하라고 요구하거나 사과를 받으려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상황에 따라 삭제 요청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다만 형사고소까지 검토하고 있다면 문제된 자료가 사라지기 전에 증거를 먼저 확보하는 것이 중요할 수 있습니다.
온라인 게시글이라면 글 내용만 확대해서 캡처하기보다는 어느 사이트나 계정에 게시됐는지 알 수 있도록 화면 전체를 보존하는 편이 좋습니다.
SNS라면 계정정보와 게시일시를 함께 남기고, 댓글이나 공유 내역 등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있다면 함께 정리할 수 있습니다.
카카오톡이나 메신저의 경우에도 문제가 된 문장 하나만 잘라내기보다 앞뒤 대화가 포함된 형태로 보관하는 것이 사건의 맥락을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오프라인 발언이라면 당시 현장에 있었던 사람이 누구인지 기억이 흐려지기 전에 정리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소문을 전해 들은 경우에는 누가 누구에게서 어떤 내용으로 들었다고 이야기했는지를 구분해서 기록해 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명예훼손고소대리변호사를 통해 사건을 검토할 때도 이러한 자료가 정리돼 있다면 문제된 발언과 전파 과정, 피해 정도를 보다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진실이냐 거짓이냐’보다 사건 전체를 봐야 합니다
명예훼손 사건에서는 상대방의 말이 거짓인지부터 확인하게 되지만, 진실한 내용이었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고소할 수 없다고 판단할 필요는 없습니다.
반대로 자신의 사적인 이야기가 공개됐다는 사실만으로 형사처벌이 당연히 이루어진다고 생각해서도 안 됩니다.
문제가 된 표현이 구체적인 사실의 적시에 해당하는지, 피해자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수 있는 내용인지, 다른 사람에게 전달될 수 있는 상황이었는지, 진실한 사실이라면 공공의 이익과 관련된 표현이었는지 등을 차례대로 살펴봐야 합니다.
따라서 피해자 입장에서는 상대방과 감정적인 공방을 이어가기보다 먼저 사건을 시간순으로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누가 처음 이야기했는지, 정확히 어떤 표현이 사용됐는지, 누구에게 전달됐는지, 이후 어디까지 퍼졌는지, 현재 확보할 수 있는 증거가 무엇인지를 구분해서 정리하는 것입니다.
명예훼손 고소는 단순히 “내 이야기를 퍼뜨렸다”는 주장만으로 접근하기보다 구체적인 표현과 전달 과정, 공개 목적, 증거를 하나의 사건 구조로 만들어 설명하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사실을 공개한 사건일수록 이러한 검토가 더욱 필요합니다. 진실 여부만 놓고 판단하기보다 그 사실이 공개된 경위와 범위까지 살펴봐야 고소 가능성과 이후 대응 방향을 보다 정확하게 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정보 제공을 위한 내용으로, 실제 명예훼손 성립 여부와 고소 가능성은 구체적인 발언 내용, 전달 방식, 공개 범위 및 목적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 광고책임변호사 : 김범식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