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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비즈니스, 최고의 기업을 위한 절대가치 ‘예술’ 이제 현대는 제품이 아니라 문화를 파는 시대. 스타벅스가 단순히 질 좋은 커피를 파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함으로써 21세기형 초일류 기업이 될 수 있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흔히 비즈니스를‘미래 예측의 게임’이 라고 한다. 사회 변화, 경제 흐름, 소비 트렌 드 등 기업의 생존 경쟁을 둘러싼 환경은 시시각각 변하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의 흐 름을 예측하지 못하면 시장에서 도태되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 사이 문화 마케팅이 단순히 기업의 일회성 생색 내기용 이벤트 나 겉만 요란한 사회 공헌 수준이 아니라 기업의 이미지를 높이는 효과적인 전략으 로 각광받으면서 문화 마케팅은‘아트 마 케팅’이라는 더 강력한 이름으로 바뀌었 다. 이제 기업들은 저마다 앞 다투어‘예술 의 높은 문턱’을 오르려 애쓰고 있다. 앤디 워홀은‘비즈니스는 최상의 예술’ 이라며‘자본주의 사회에서 뛰어난 비즈 니스를 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예술’이 라고 말했다. 그래서일까. 요즘 기업들을 보면 아예 예술 그 자체를 비즈니스에 도 입해,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예전에 는 문화예술 사업을 벌인다거나 예술가 후 원 형식의 소극적인 접목이었다면 요즘은 제품 자체나 광고, 마케팅의 전면에 예술 을 내세우는 적극적인 형태다. 기업이 예 술과 만나는 접점도 다양하다. 미술이나 음악은 물론 영화 등에 이르기까지 폭 넓 은 분야를 수용하고 있다. 앤디 워홀의 시 각에서 본다면 아직은 반쪽짜리‘아트 비 즈니스’일 테지만 말이다. 기업이 공연 예술도 기획하는 시대 유연함으로 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다 출범 4년 만에 메이저 카드사로 등극한 현대카드는 기업의 문화 예술 마케팅 전 략 및 효과를 가장 확연하게 보여주는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보수적인 금융사 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문화를 창조하는 기업임을 확실하게 알렸다는 평이다. 현 대카드는 샤라포바, 비너스, 플루센코, 김연아 등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들을 잇 달아 초청해 슈퍼매치를 열었고 세계적 인 팝페라 가수 일 디보를 한국에 처음 초청하기도 했다. 또 업종과는 전혀 상 관없어 보이는 뉴욕현대미술관 MoMA 와 단독 제휴를 맺었다. MoMA의 디자인 제품을 파는 MoMA Retail은 국내의 다른 대형 유통 회사들을 제치고 국내에서는 최초로, 세계에서는 일본에 이어 두 번 째로 제휴를 맺은 것이다. 또 세계적인 여행 가이드북인『ZAGAT Survey』도 국내 최초로 출간했다. 여행객 들의 필수 아이템인『ZAGAT Survey』는 전 세계의 레스토랑과 호텔에 대한 신뢰 성 있는 평가로 정평이 났다. 현대카드는 이처럼 독특한 비즈니스 콘셉트와 다양 한 문화적 시도로 보수적인 금융사라는 벽을 허물어뜨리고 있다.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도 미 술과 접목을 꾀하고 있다. 2000년부터 한국에서 에르메스 코리아 미술상을 제 정, 시상해 오고 있다. 외국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미술계를 지원해 한국 문화 예 술 발전에 기여한다는 취지이지만 에르 메스 기업의 이미지가 높아지는 효과가 있음은 물론이다. 국내의 역량 있고 창 의적인 작가들을 지원하는 이 상은‘예 술가적 철학’을 기업의 비전으로 삼는 명품 브랜드의 아트 마케팅으로 더없이 훌륭해 보인다. 상품인지 예술품인지 헷갈릴 정도로 뛰 어난 디자인에 예술성까지 살린 제품들 이 늘고 있다. 우리나라의 전통 디자인 을 적용해 최고급 명품 이미지를 주고 있는 궁중비법 화장품‘후’의 환유고 크 림(LG생활건강)은 우리나라 전통의 토 기 항아리를 모티브로 뚜껑에는 금속공 예로 제작된 봉황 모형을 달았다. 국보 제287호인 백제의‘금동대향로’에서 차 용한 이 아이디어로 60ml 한 병에 68만 원이라는 초고가 화장품이 출시 첫해에 만 2만여 개가 팔렸다. 20~30대 여성에 게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이자녹스 셀리언스’라인은 뉴욕에서 활동하고 있 는 세계적인 산업 디자이너 카림 라시드 가 용기 디자인을 맡으며 밀리언셀러로 의 입지를 더욱 굳히고 있다. 가전 업계도 마찬가지다. LG전자는 ‘아트 휘센’과‘아트 트롬‘을 연달아 출 시해 갤러리 주방을 표방하고 있다.‘ 풍 년밥솥’으로 유명한 세광알미늄도 롯데 백화점 본점에서 밀레의‘이삭 줍기’가 그려진 이색 압력밥솥을 선보였고, BMW 코리아는 지난 4월 16일부터 5월 6일일까 지 아트선재센터에서 앤디 워홀?프랭크 스텔라?켄돈?로이 리히텐슈타인 등이 BMW 자동차에 직접 그림을 그린 BMW 아트카 4대와 그들의 대표 작품들을 함께 국내 최초로 전시한 바 있다. 또한 LG전자는 지난 2월 팝아티스트 낸시 랭 작품과 와이드 LCD 모니터를 연 계한‘낸시 랭, 플래트론을 만나다 전 (展)’을 개최하여 젊은 층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이 전시회에서는 22인치 LCD 모니터‘L226WA’10여 대로 구성한 로봇 모양 구조의‘터부요기니’를 비롯 해 200여 개의 작품을 전시했다. 삼성전자도 지난해 말부터 미국 내 유 일한 국립 디자인 박물관인 쿠퍼 휴잇 스미소니안이 주최하는‘디자인 라이프 나우’기획 전시회에 삼성모니터를 이용 한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63인치 PDP 모니터를 통해 애니메이션 제작 업체인 픽사와 공동으로 콘텐츠를 전시하고 화 려한 디지털 영상을 선보이고 있다. 신소비족‘아티젠’을 모셔라 상품에 예술이 결합된 아트 디자인을 선 호하는‘아티젠’이 새로운 소비 집단으 로 부상하면서 이들을 겨냥한 상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최 근 발표한‘신소비 코드 5가지’라는 보고 서에서 예술을 뜻하는 아트(Art)와 세대 를 뜻하는 제네레이션(Genera- tion)의 합 성어인 이 용어를 새로운 소비 코드 중 하 나로 꼽았다. 이들은 예쁜 디자인을 넘어 디자이너나 예술가가 주는 고유의 독창 적인 디자인과 퍼스낼러티를 중시한다. 아트 마케팅으로 유명한 패션 회사 쌈 지는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앤디 워홀 재 단과 라이선싱 계약을 맺고 앤디 워홀의 작품을 활용한 제품들을 선보이며 아트 기업으로서 시장을 선도해 나가고 있다. 캐주얼 스포츠 브랜드인‘EXR’도‘클 라우스 월드 컬렉션’을 선보이고 있다. 클라우스 하파니에미는 영국에서 활동 중인 그래픽 아티스트. 그가 이번에 선 보인 다섯 가지 작품은 유럽 동화를 현 대적으로 해석했거나 증기 기관차의 현 대와 과거 느낌을 함께 담는 등 예술적 인 작품들로 눈길을 끈다. 지난 5월에는 LG패션‘헤지스’가 로 고에 젊은 아티스트 4인방의 위트 넘치 는 일러스트를 접목한 한정판 티셔츠와 가방을 선보였다. 이 제품들은 출시 1주 일 만에 40%가 팔리고 현재는 구하려고 해도 구할 수가 없는 상태다. 백화점 자체에서 아트 마케팅으로 이 미지 강화를 꾀하기도 한다. 한화 갤러 리아는 백화점 쇼핑백과 갤러리아 카드 를 해외 유명 일러스트가 직접 디자인한 예술 작품으로 새롭게 선보이고 있다. 이를 위해 갤러리아 백화점은 해외 유명 일러스트레이터인 조르디 라반다에 백 화점 쇼핑백과 갤러리아 카드의 디자인 을 의뢰했으며, 이후 1년간의 수정 작업 을 걸쳤다고 한다. 이제 이 시대의 새로운 경영 코드, 소 비 코드로 떠오른 예술은 기업이 단순히 ‘장사꾼’을 넘어‘장인’으로서 그 가치 를 인정받기 위한 처절한 노력의 산물일 지도 모른다. 이는 또한 소비자들의 오 랜 바람이기도 했을 터. 영국의 과학자 데니스 게이버는‘미래를 예측하는 최상 의 방법은 미래를 창조하는 것’이라고 했다. 가장 창조적인‘아트 비즈니스’를 펼치는 기업이 이 시대 최고의 승자가 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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