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치뤄진 선거를 전후한 이슈가 가뜩이나 더운 열기를 더 올리고 있는듯 합니다만.
이럴때 일수록 건강을 잘 지키고 유지해, 향후 정치의 향방에 따라 사회적으로 변화될수도 있는
여러 생활변수에 잘 대비하는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 아닐까 합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지치지 않도록 건강하고 쾌적하게 지내보려해도 생활비 항목에 전기세의
부담이 만만치 않은게 현실이라 에어컨도 빵빵하게 쓰기가 주저되고
여간 신경을 긁어대는건 대부분 공감하실 테구요.
이미 삼개월 이상의 기간을 살아보신 분들은 전기사용량의 고정패턴이 있기에 요즘처럼 무더울 때
어느정도 초과로 더 쓰면 얼마가 더 나올거라 짐작은 하실테지만...
처음 자리를 잡았거나 또는 계획하시는 분들은 도대체 이나라의 전기세는 어떻게 산정이 되나?
혹은 얼마정도를 예상해야 하나? 등 알 길이 없고, 끽해야 이웃에게 묻거나 혹은 자신의 집과
멀지않은 곳에 지인이 살고 계실 경우에 물어보는 정도일 겁니다.
현지에 살면서 내가 지불하는 전기세의 대략적인 매커니즘을 껍데기라도 설명 드리면 그나마
다소라도 답답함을 좀 더시지 않겠나 싶어 목차없이 기본사항만 참고삼아 설명을 드려볼까 합니다.
필리핀은 약 7,200여개의 섬나라라는 지형적 특색으로 전기가 국가의 기본 구성요소인
인프라 프로젝트 항목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처럼 단일 네트웤으로 구성되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에는 생산부터 소비자까지 국가전체의 공급망을 중앙정부에서 총괄했었지만
상기의 사유와 소비량의 증가에 따른 시설확충에 필요한 재정부담으로 인해 2,000년 초반부터 전기의
생산(발전), 변전변압, 분급, 송전 등의 많은 부분을(약 40%) 민영화하여
(역사공부 할거없고 현재의 상황만 요약해 적겠습니다. 상세하게 알아야 실제로는 도움도 안되고
다 설명하기엔 정말 너무 어렵고 복잡합니다. 단, 좀 더 깊이 알고픈 분들을 위해 링크 몇개는
걸어두도록 하겠습니다.)
1. 물론 현재도 전기에 관한 일체의 생산(발전), 변전변압, 분급, 송전, 가격책정 등을 위시하여
허가, 관리, 지도지침, 감독 등은 중앙정부에서 관장합니다.
최상위로는 DOE(Department Of Energy)를 필두로 하여 Meralco, NPC(National Power Corporation),
NEA(National Electrification Administration), ERC(Energy Regulatory Commission) 등등
유관기관은 아래와 같습니다.

2. 필리핀의 전체 국토는 루손섬 최북단부터 시작해 민다나오섬의 동북쪽까지 13개의 행정구역
(Region)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각 Region에 많게는 14개나 적게는 5개 등 도합 125개의 Cooperative(조합) 형태의
최종공급자가 있는데(http://www.erc.gov.ph/ContentPage/184),
통상 1개의 조합이 1~2개 주(Province)를 커버하여 수용가까지 공급하고 사용료 징수업무까지 합니다.
즉, 각 조합은 상기 1항의 발전, 변전변압, 송전 등을 하는 업체로부터 도매가로 공급을 받아 소매로
수용가에 판매하는 시스템으로 운용되고 있습니다.
Region이 13개지만 그걸 다시 지역적으로 크게 대별하여 아래 도표와 같은 키로와트당 기본요금을
적용하게 됩니다. 각자 사는 지역이 어디냐에 따라 대별권역이 다르면 적용가도 달라지겠지요.

* 상기 기본가격은 당연히 중앙정부에서 정하여 고시한 가격이고, 여기서 눈여겨 볼 부분은
왜 민다나오는 비교적 유별나게 싸냐? 일텐데요.
이유는 민다나오엔 화력이 아닌 주로 수력발전이기 때문입니다.
그 댐들은 옛날에 민다나오섬 전체의 해변을 따라 일주한 메인국도를 건설한 대한민국의
(주)한일건설에서 시공했기에 산골짜기 촌동네 꼬맹이들 조차도 코리아는 몰라도 한일댐은 압니다.
그 결과로 3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비교적 저렴한 공급이 가능한 것 입니다.
기당 85MW로 3기가 민다나오섬 정중앙쯤의 풀랑이 호수밑 지류에서 가동중 입니다.
한국인으로서의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셔도 됩니다.

* 상기 단가는 댐이 국유라 그나마 저런 가격이지만, 민영이나 조합 자체에서 소형으로 수력발전 하거나
화력발전을 하여 공급하는 가격은 또 다릅니다. 아래와 같습니다.

3. 아니 근데 잠깐만... 정부 고시가가 저런데 왜 나는 키로와트당 P10가 넘지?! 아래 그림을 보시지요.

발전을 하여 수용가까지 도착하는 과정입니다. 각 단계에 종사하는 업체들은 철저히 분업화 돼있고,
해당업무마다 국영이든 민영이든 마진이 없을수가 없지요. 뿐만 아니라 부가가치세를 포함해 시설유지비,
환경보존비, 누손율(전기를 변압 변전하거나 송전하며 줄어든 양) 보전, 허가유지비, 유류비변동,
유류구입 환율적용, 하다못해 시설이 노후화되며 발생하는 감가상각비 등등 수많은 항목이 붙게된
결과가 결국엔 P10/kWh 안팎으로 형성됩니다.
또다른 이유로는 '사용시간 및 요일에 따른 차등가격 적용' 입니다. 할증제지요.
수요가 많은 시간대와 요일엔 더 비싼 가격을 자동적용하는 시스템 입니다. --->
TOU(Time-Of-Use) Rates. 또는 POP(Peak/Off-Peak) Rates.
* 그러므로 피크타임 등을 잘 숙지하셔서 가급적 절약하려는 노력도 필요하고.
또 다른 상승요인으로는 일정량 이상의 사용을 한 경우엔 '과다사용 누진세'가 적용되어 키로와트당
단가가 더 비쌉니다.
이것은 가정용이나 상업용 또는 산업용 고전압 막론하고 공히 같습니다.
*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빌리지 내의 붕갈로우(단독주택)을 제외한 다른 주거형태인 콘도와 같은
공동주거에는 각 호별로 계량기가 설치돼있긴 하지만 애시당초에 빌딩전체에 사용하는 전력용량을
공급받는 계약형식 이므로 하나의 인입선(Tapping Point)을 통해 받아서 메인계량기를 거친후 각 호수별
계량기를 경유해 사용하는 형태이므로 나홀로 절약하더라도 이웃들이 덥다고 펑펑쓰게되면
계약용량을 초과하는게 당연지사라 지난달 보다 더 쓰지도 않은것 같은데 예상밖의 고액 고지서를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드민이 성실하게 관리하면 검침시에 각 호별 계량기가 설령 수백개라 하더라도 전부 검침토록
해야 정석인데 반대의 경우라면 건물의 인입선 메인미터만 검침해 건물전체 사용액을 총 가구별
사용량을 적용해 나눠버리고 마는 결과지요.
그 오류를 바로 잡으려면 어드민에서 일일히 사용량 재검침을 하여 과다사용량 이하라면 그 값을
과다사용한 사용자들에게 균등분배 적용해 더 받아서 정산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한 일 아니겠습니까?
* 이상과 같은 수많은 요인과 각자의 주거하시는 지역적 특성에 의해 일률적인 요금적용을 추산하기도
어렵거니와, 그저 비교적 좀 싼 지역의 단독주택 이라야 그나마 폭탄고지서를
피할 수 있는 공급체계 입니다.
4. 끝으로 가정용으로 월간 176kwh를 썼을 때에 받게되는 고지서를 예시로 보겠습니다.
각 항목별로 12가지의 과금이 돼있고 그 항목에 대한 세금이 10번에 정리돼 있는걸 알 수 있습니다.
계산해보면 키로와트당 P11에, 1번 항목이 순수 전기료이고 총액의 63%정도에 나머지 37%는
부수 부과금 및 세금 입니다.

1) 전기세를 계산해보니 남들과 단가부터 다르다고 불안해하지 마세요.
변수와 사유가 워낙 많아서지만 나름대로는 유관기관이나 관계부처가 많은 만큼 말도 안되는 단가를
적용해 고지서를 청구할 수 있는 공급 시스템은 아닙니다.
2) 간혹 두배이상 이거나 그 이상의 고지서를 받는 일도 있으나 계량기부터 가옥내 중의 누전, 누군가의
도전(몰래 연결해 쓰는 경우)일 경우가 많고 검침시 판독실수도 드물게 있습니다.
그것도 요즘은 검침시에 계량기에 가까이 가지않고 줌렌즈로 확대사진 찍으면 본사로 즉시 영상이
송신되는 자동단말기도 많이 보급되고 있습니다.
3) 건기에는 드물지만 강우량이 많은 우기가 되면 폭우가 계량기를 고정시킨 벽이나 캐비닛의 측면을
타고 흐르다가 누전이 발생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특히 시설이 중간 이하급의 빌리지나 일반동네에는 한군데에 수십개의 계량기를 바둑판 돌처럼
나열해 매달아 놓은 곳도 많은데, 그 열악한 설치상태로 침수누전이 있기도 합니다.
귀찮더라도 가끔 관심을 가지고 둘러보는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4) 일반가정용품 중에 에어컨이 단위소비량이 높은만큼 예로써 소비량을 계산해 보겠습니다.
에어컨은 콤프레셔(냉매가스 압축기)구동이 가장 소비량이 많고, 가령 1마력이라면 한시간 내내
콤프가 돌 경우 약 0.75kWh 전기를 소비 합니다.
그렇다면 단가가 P11/kWh 일 경우라면 시간당 P8.25 입니다. 거기에 둘째 소비량으로는
에바포레이저(열 교환기)의 찬 냉기를 실내로 불어내주는 팬모터이고 스위치가 켜진상태라면
거의 쉬임없이 도는데(수면풍 기능있는 제품 제외) 그 밖에도 메이커나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타이머,
표시판, 카파시터, 릴레이 등 부속장치들도 있거나 없으니 하나씩 다 따질것 없이 퉁쳐서
시간당 1키로와트 소비된다 여겨도 크게 틀리지 않고 속 편하겠지요.
설정온도를 가령 26도로 했을 경우엔 실내온도가 설정온도 수치에 도달하면 팬모터는 죽기살기로
돌며 열 교환기에 남은 냉기를 토출하지만 그동안에 콤프는 잠시 쉬다가 온도센서가 실내온도 설정치
이상 올라감을 감지하면 콤프가 다시 돌게되니 한시간에 1 kWh를 소비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요즘같은 무더위엔 설정온도도 더 낮게 세팅하게되고 실내온도도 그리 쉽게 떨어지지 않아
콤프가 잘 쉬질 못하니 맥시멈으로 보아서 시간당 P11 소비한다고 보고,
거기에 곱하기 사용시간, 곱하기 30일을 하면 월간 사용량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