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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0919 (월)
- 손 없는 날 - “손 없는 날”과 “살(煞)”과 “윤달” (1)
- 문화, 여행 (21)
잠시 빗발이 흩날리고 바람이 불더니, 비와 무더위로 어려움을 주던 여름을
한방에 날려 버렸습니다.
지난주에는 마치 한여름처럼 무더웠는데, 그래서 잠시 정전사태도 일어났습니다.
물론 정전에 따른 많은 문제점이 있었고 또 관계되는 사람들의 잘못이 있었지만,
과연 그들에게 책임을 묻고 징계하는 것으로 사태가 해결되려는지요?
우리나라 에너지의 대부분은 수입 원료에 의하여 생산되는 것인데 너무나 풍요에
젖은 생활방식과 무책임한 자유에 의한 것이라는 반성은 왜 없는지 모르겠습니다.
일기예보만 해도 그렇습니다. 주변의 나라에 비하여 뒤떨어지는 장비로 그만큼
하면 됐다는 소리는 없고 정확하지 못한 일기예보란 비난만 쏟아집니다.
그러면 모든 대학에는 영문과는 꼭 있는데 우리나라에 기상학을 설치한 대학이
몇이나 있어서 전문가를 양성하는지, 또 기상청의 장비는 아무리 훌륭해도
자연의 흐름을 정확히 알 수 없는 것인데, 그렇지 못한 장비로 밤새워가며
눈을 부릅뜨고 일하는 분들을 왜 그리도 매도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제한 송전하던 때가 그리 먼 옛날이 아닙니다.
무책임한 비난과 선동, 그리고 정부를 욕하고 비난하면 되는 것을 반국가적이고
매국적인 행동으로 몰고 가는 무리가 득세하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우리가 꼭 알아야만 하는 일........
그것은 “전기-수도-가스”를 사흘만 중단하면 곧바로 원시시대로 돌아간다는
사실입니다. 밥은 어찌 해 먹고, 화장실은 어찌할 것이고 손이라도 씻으려면
어찌할 것인지 한번쯤 생각해볼 시점인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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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주인 오는 9월 26일(월)부터 10월 05일(수)까지 남양주시 일원에서는 아시아에서
최초로 “세계유기농대회”가 열립니다.
또한 더불어 9월 30일(금)부터 10월 02일(일)까지는 남양주시의 상징인
“다산 정약용” 선생을 기리는 “제25회 남양주 다산(茶山) 문화제”도 열립니다.
“유기농식품”과 “다산 정약용”에게 관심 있으신 분들은 한번 들러보셔도 좋겠습니다.
* 유기농대회 : IFOAM(International Federation of Organic Agriculture Movements
- 세계유기농업운동연맹) 주관의 3년마다 열리는 대회로 이번의
남양주시 대회는 제17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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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이야기”에 질리신 분들을 위하여 “가로수 이야기”는 잠시 미루고,
오늘은 조금 다른 이야기를 올립니다.
가을은 “이사철”이라고 합니다. 이사를 한번 할 때마다 얼마나 힘든지는 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알 수 가 없습니다. “새 집 구하기-헌집 내놓고 팔기-이삿짐업체 흥정하기
-짐 싸기-짐 풀고 정리하기-양쪽 집 계약금과 잔금 정리하기-특히 이사 갈 집이나
살던 곳으로 새로 이사 오는 사람과의 금전 정리“ 등 모든 일이 시간을 다툽니다.
이 이외에도 할 일이 태산 같습니다.
그래서 이사를 비롯한 민속에 관한 이야기를 하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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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도 이사 갈 때면 어른들은 흔히 “손 없는 날이 언제야? 그 날 가야돼.” 하십니다.
우리말에서 “손”이란 말은 매우 여러 가지 뜻을 가지고 있는데,
여기서는 다른 뜻은 다루지 않고 위에서 말씀드린 “손 없는 날”의 “손”만을 다룹니다.
그런데 “손”과 비슷하게 쓰이는 말에 또 “급살을 맞다”의 “살(煞)”이란 말이 있고,
또 이장(移葬)을 하거나 수의(壽衣)를 만드는 풍습이 전해 내려오는 “윤달”의 의미도
어찌 보면 비슷한 뜻이 들어있어서 서로 연관된 듯 한 느낌이 있습니다.
그래서 “손”과 “살(煞)”과 “윤달”을 각각 따로 살펴봅니다.
* 여기서의 “손”은 순수 우리말로서, 가끔 “손(巽)”으로 잘못 알고 계신 분이 있는데,
이때의 “손(巽)”은 “괘(卦)” 중의 하나로서, “24 방위(方位)”에서의 “손방(巽方)”은
“남동쪽”이고 “24 시간”에서의 “손시(巽時)”는 “오전 8:30~9:30”을 말합니다.
* “손”에서 다른 뜻은 살피지 않겠다고 했는데, 우리 몸의 일부인 “손(=수-手)”에도
참으로 여러 가지 뜻이 있는데 다음의 어느 분의 말씀만은 드리고 넘어갑니다.
“ 서양인은 남의 손을 잡고 인사하고, 동양인은 자기 손을 잡고 인사한다. ”
- 서양인은 악수(握手)를 하고 동양인은 공수(拱手 = 두 손을 맞잡음)나 합장(合掌)을
한다는 말인데, 여기서 공수(拱手)는 인사할 때도 하지만, 세배, 차례나 제사 그리고
상례(喪禮) 때도 하는 것으로 어느 쪽 손을 위로 하는가 하는 예절이 있으며,
또 남자와 여자는 서로 반대로 합니다. -- 상세 내용은 나중에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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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 ]
1. “손”의 사례(事例)
조선시대 천문과 지리에 통달한 승려 영관(靈觀)의 저서 “잡록(雜錄)”을 살펴보면
“손의 해코지“ 즉 ”태백살(太白煞)”의 실례가 많이 들어 있습니다.
- 그 중 하나가 백제의 명장 계백(階伯)장군의 패전입니다.
신라군과 최후의 일전이 벌어진 황산벌 싸움에서 계백은 "적군의 방향에 손이 있으니
후면으로 우회해 역습하자."는 부장의 말을 듣지 않고 “이왕 죽음으로써 나라에
보답하기로 각오한 몸이고, 전쟁의 승패는 자명한 일이니 한사람이라도 신라군을
더 죽여서 백제군의 용감한 모습을 적에게 보이는 일이 중요하다.”면서 정면으로
신라군을 맞섰다가 대패 했다는 것입니다.
- 또 고려 때 진씨(秦氏) 부인은 까닭 없이 눈이 아파서 실명의 지경에 이르렀는데
복술가를 찾아가서 그 까닭을 물어보니 “손”이 있는 방위(方位)에 못을 박았기
때문이라고 하였습니다. 돌아와서 채를 걸기위해 부엌에 못을 박은 사실을 생각해내고
못을 뽑아낸 뒤 쑥으로 뜸을 뜨고 액막이를 하였더니 눈병이 나았다고 합니다.
* “태백살(太白煞)”에 대하여는 아래의 “손 없는 날의 유래”에서 다시 말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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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손 없는 날”의 유래
- “손“은 중국의 술서(術書)에 나타나는 ”태백살(太白煞)“과 같다고 합니다.
- “태백(太白)”이란 행성(行星)의 하나인 “금성(金星) = 샛별”을 가리키는 말이며,
음양오행(陰陽五行)의 원리에 의하면 서방(西方)의 금기(金氣)를 받아 우주의
숙살(肅殺 = 분위기나 기운)을 주관하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 “백(白)”은 오방(五方)에서 “서방(西方)”을 뜻하며 또 오행(五行)에서 “금(金)”을
나타냅니다.
* 요즘 쓰이는 숙살(肅殺)의 뜻
① 쌀쌀한 가을기운이 풀이나 나무를 말려 죽임.
② 기운이나 분위기 따위가 냉랭하고 살벌함
- 여기서 “살(煞)”은 “사람이나 물건 등을 해치고 파괴하는 독하고 모진 기운”을 뜻하는
것으로 사람이 갑자기 죽으면 급살(急煞)을 맞았다고 생각할 만큼 우리 민속에서는
우리 주위의 “알 수 없는 불행”을 “살(煞)”이란 개념으로 설명하며 무서운 존재로
인식하여 왔습니다.
- 이 “살(煞)”은 종류가 매우 많은데 모두 일정한 방위에 머무르지 않고 태세(太歲)와
월건(月建)에 따라 각 방위를 다니면서 그 방위의 흉사(凶事)를 맡고 있다고 합니다.
* 태세(太歲) : 그 해의 간지(干支)
* 월건(月建) : 그 달의 간지(干支)
- 그런데 여기서의 “손”은 어떤 의미에서는 위에서 간략하게 말씀드린 것과 또 다음에
말씀드릴 “살(煞)”과 비슷한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만, “손”은 해와 달과는 관계없이
날에 따라 방위를 옮겨가며 작용을 하는 것이 특징이며 “살(煞)”과 다른 점입니다.
* “살(煞)”에 대하여는 다음에 다시 말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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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손 없는 날
- “손”에 대한 기피는 불교의 한 파인 밀교(密敎)의 천문 해석법에 기원을 두고 있으며,
이것이 우리민족에게 도입된 것은 삼국시대 초기의 불교가 전래된 즈음이라고 합니다.
그러니 거의 2,000년 동안 이 민속신앙은 우리의 생활을 지배해왔던 것입니다.
- 우리의 민속신앙에서 “손”이란 “손님”을 줄인 말로, 날짜에 따라 동서남북 네 방위로
다니면서 사람의 활동을 방해하고 심술을 부리며 또 해코지한다는 귀신을
부르는 말로 악귀(惡鬼) 또는 악신(惡神)을 뜻합니다.
- 이러한 귀신의 이름을 “손”이라고 한 것은, 궁핍한 시대에 집으로 찾아오는 “손(손님)”이
한편으로는 반가우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대접할 것이 없으므로 고민스러웠던 데에서
유래하였습니다.
- 그래서 “손”이란 말은 “두렵다”라는 뜻으로 쓰였으며, “멀리했으면 좋겠다.”라는
뜻이 내포되어 있습니다.
- 또한 우리 조상은 예로부터 왕궁(王宮)이 있는 도성(都城)에서는 모든 살(煞)이 작용하지
못한다고 믿었습니다. 그것은 사후세계(死後世界)에 있는 귀신이 아무리 영악하다고
하더라도 음계(陰界)의 영혼이므로 어둡고 음침한 곳에서 작용하는 것이지,
양명(陽明)한 세계에 양기(陽氣)로 된 인간을 다스리는 왕의 권력을 당하지 못하기
때문에 도시에서는 귀신이 날뛰지 못한다고 생각했습니다.
- 따라서 “왕(王)의 기운(氣運)”을 받지 못하는 민간에서는 “손”이 하늘로 올라간
“손 없는 날”을 매우 길(吉)하다고 여겨왔다는 설이 있습니다.
- 그래서 악귀와 악신이 움직이지 않는 날을 “손 없는 날”이라고 부르며,
또 이를 “길일(吉日)”이라고 해서 이사(移徙), 혼례 날 또는 사업 등의 개업하는 날 등
주요행사의 택일(擇日)의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 반대로, “손 있는 날”은 악귀들이 그 날짜와 방향을 바꿔 옮겨 다니면서 인간사에
손실이나 손해를 입히거나, 훼방을 놓는다고 믿어, 이 날에는 주요행사를 치르거나
이동을 꺼렸습니다.
- 이 “손” 즉 “손님”은 음력으로 초하루/초이틀, 즉 끝수가 1ㆍ2일인 날에는 동쪽,
초사흘/초나흘, 즉 끝수가 3ㆍ4일인 날에는 남쪽,
초닷새/초엿새, 즉 끝수가 5ㆍ6일인 날에는 서쪽,
초이레/초여드레, 즉 끝수가 7ㆍ8일인 날에는 북쪽에서 돌아다니는 날로서,
즉 귀신이나 악귀가 활동하는 날로 여겨 이날을 피하여 택일을 정하는 데 활용하고
있습니다.
- 그래서 위에서 말씀드린 대로 “손 있는 날”에는 집을 수리한다거나, 이사를 하거나,
멀리 길을 떠나면 손실을 입거나 병이 나는 등 큰 해를 입는다고 믿었습니다.
- 따라서 “손 없는 날”은 현재 위치를 기준으로 하여 움직이고자 하는 방향에 대해
“손 있는 날”을 제외한 날과 어느 방향에서도 악귀가 활동하지 않는,
즉 음력으로 끝수가 “9ㆍ0일”인 날, 즉 9일과 10일, 19일과 20일, 29일과 30일이
이에 해당합니다.
- 이 귀신은 이날이 되면 하늘로 올라가기 때문에 이 날들이 “손 없는 날”이 됩니다.
- 그러나 실제로는 이동하는 방향에 따라 즉, 동쪽으로 이동할 때에는 “1ㆍ2일인 날”만
피하면 된다는 식의 해석도 있습니다.
- 따라서 “손”은 우리 민속에서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는데,
현대의 시각에서 보면 "손“은 한낱 ”미신(迷信)“에 불과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렇지만 모든 일의 근원을 살펴보면 깊은 뜻이 숨어있기에 오랜 동안 생명력을
유지하여 왔고, 이는 즉 혼례나 이사 같은 중요한 집안행사를 신중하게 하라는
선인(先人)들의 당부가 담겨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 그런데 예전부터 “윤달”은 “귀신이 없는 달”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묘 이장은 특히 윤달에 했는데 “윤달”에 대하여는 다음에 다시 말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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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손”과 "천연두(天然痘)"와 “마마신(媽媽神)”
- 또 우리 선조들은 난치병으로 알려진 “천연두(天然痘)”를 “손님” 또는 “마마”라고
불렀는데 이는 “손”을 부정적인 의미로 해석하였던 데에서 왔으며,
“손”을 다른 말로는 “두신(痘神)” 또는 “마마신(媽媽神)”이라 부르며 두려워했습니다.
- 여기서 “마마(媽媽)”는 사실 궁중용어로서 남녀를 막론하고 왕족에게 바치는 최고의
존칭으로 “대전마마”, “중전마마”, “대비마마” 등으로 쓰였는데 “천연두”가 워낙
무서워서 이런 호칭을 붙인 것으로 보입니다.
- 이렇게 하여 나온 말인 “마마신(媽媽神)”은 민간에서는 “천연두의 신”일 뿐만 아니라
“홍역(紅疫)의 신”도 되었는데, 이는 천연두나 홍역은 지극한 공포와 신비감을 주는
병일뿐만 아니라 누군가는 평생 한번은 치러야하는 병이고, 또 한 번 치르면 평생을
면역(免疫)도 된다는 점에서, 신령(神靈)의 조작이라는 믿음에서 연유됩니다.
* 제주도에서는 천연두를 “큰 마누라”라고 하고, 홍역은 “작은 마누라”라고 한다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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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마마신(媽媽神)”과 “별신(別神)” 그리고 “손님 굿”과 “별신제”
(1) 별신(別神)
- “마마신(媽媽神)”은 부르는 이름이 무척 많은데, 즉 위에서 말씀드린 “두신(痘神)”,
“마마“, “손님” 이외에도 “별상”, “별상애기”, “별상님”, “별성”이라고도 부르는데,
가장 일반적으로 부르는 다른 이름은 “별신(別神)”입니다.
- “별신(別神)”이란 질병 중에서 가장 무서운 신(神)이라는 데에서 출발하였고,
오래 머물지 않고 빨리 돌아가시라는 뜻에서 이를 위하여 “제(祭)”를 지냈는데,
이를 “별신제(別神祭)”라 하였으며, 그러나 이는 지금은 성격이 바뀌어서 “마을신”을
모신다거나 “용왕신(龍王神)”을 모시며 “풍어(豊漁)를 비는 굿” 등으로 바뀌었는데,
강원도 속초에서 부산 동래에 이르는 동해안의 “별신굿“, 남해안 ”별신굿“,
충남 부여 은산지방의 ”은산 별신제“, 경북 안동지방의 ”하회별신굿탈놀이“ 등등으로
남아있습니다.
- 여기서 일부 “별신굿”은 다음과 같이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즉,
“동해안별신굿”은 “중요무형문화재 제82-가호”,
“남해안별신굿”은 “중요무형문화재 제82-라호”,
“은산별신제”는 “중요무형문화재 제9호”,
“하회별신굿탈놀이”는 “중요무형문화재 제69호”로 지정되어 있는데,
이밖에도 “충청북도무형문화재 제8호인 제천오티별신제”,
“경상북도무형문화재 제3호인 영해별신굿놀이” 등등이 있습니다.
(2) “손님 굿”과 “마마배송 굿”
- 천연두에 대응하기 위하여 하는 굿을 “손님 굿”이라고 하는데 위의 “별신제”나
“별신굿”을 할 때에는 그 내용의 하나에 “손님 굿”이 들어있습니다.
- “손님 굿”을 할 경우에는 지방에 따라 “손님” 역할을 하는 사람이 “손님탈”을 쓰는
경우가 있는데, 이 탈을 또한 “곰보탈”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 그런데 “손님 굿”은 천연두가 돌기 이전에 예방의 목적으로 하는 굿이고,
또 천연두가 이미 돌 때, 천연두를 앓은 후 13일이 지나면 “마마배송 굿”을 하였습니다.
이는 천연두가 어서 물러가시라는 “두신(痘神)”을 전송하는 행사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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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연두(天然痘) ]
- “두창(痘瘡)”, “포창(疱瘡)”이라고도 하며, 속칭으로는 “마마(媽媽)” 또는 “손님”이라고도
하는, 이 병의 주요 증세는 고열과 전신에 나타나는 특유한 발진(發疹)입니다.
-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이후 유럽인들이 아메리카 대륙에 들여온 각종 병균은
지금으로서는 상상도 못할 정도로 엄청난 피해를 입혔는데, 이는 유럽 등 구대륙과
신대륙이 만년이상 떨어져 살았기 때문에 세균의 종류도 다를 수밖에 없었고,
이에 따라 면역체계도 다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 사실 천연두는 유럽에서 16세기에는 비교적 안정단계에 들어가서 일종의 풍토병으로
자리 잡았는데, 신대륙에서는 잠복기가 10~14일이나 되는 이 병의 특성 때문에
유럽인들의 침입을 피해 다니던 그들에게 엄청난 속도로 퍼져나가서 당시 멕시코에서
1800만 명이나 사망했다고 합니다.
- 16세기 당시 전 세계적으로는 천연두에 의해 8000만 명에서 1억 명 가까이 사망했는데,
이는 당시 세계인구 5억 명의 20% 가까이가 이 병으로 사망했다고 합니다.
- 이와 같이 천연두 균은 전염력이 매우 강하고, 예전에는 워낙 사망자가 많이 나왔는데,
지금은 법정전염병에서 해제되었을 정도로 사라졌습니다.
- 이 병에 걸렸다가 나으면 심한 사람은 얼굴이 얽게 되는데 이를 “곰보”라고 불렀습니다.
얼굴이 얽는 정도에 따라 “완전곰보”, “살짝곰보” 등으로 불렀는데, 예전에는 얼굴에
“곰보자국”이 하나 둘 정도 있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 영어로는 “smallpox"라고 합니다.
- 이 병에 대하여는 19세기 영국의 의사인 "제너(Edward Jenner : 1749-1823)“가 창시한
”종두(種痘) = 우두(牛痘)“가 보급되고부터 급감하였는데, 이는 소의 젖에서 개발한
백신입니다.
- 우리나라에는 역시 19세기 말 지석영(池錫永)선생이 이를 도입하여 접종을 시작해서,
이후 주욱 감소하다가 1993년 완전히 근절되었다고 발표했습니다.
- 그런데 미국의 2001년 9월 11일 테러사태 이후 “알 카에다”가 “천연두 바이러스”를
주로 하는 생화학테러를 자행한다는 첩보에 따라, 지난 2002년 다시 ”법정전염병"으로
지정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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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화학무기의 무서움과 우리나라의 현상 ]
지난 2011. 09월초 우리나라가 보유하고 있는 “천연두백신”이 아무 쓸모가 없다고
언론들이 보도하였는데 다음의 내용입니다. 즉,
- 천연두 바이러스는 공기를 통하여, 즉 호흡기를 통하여 전파되며, 감염된 사람의
기침 등을 통하여 급속히 확산됩니다. 예방접종을 하지 않으면 사망률이 30%이고
천연두에 걸려 출혈까지 생기면 100% 사망합니다.
- 전문가에 의하면, 북한이나 테러집단이 천연두 바이러스 10gram 만으로 10일 이내에
서울인구의 절반이상을 감염시킬 수 있다고 합니다.
- 2001년 미국의 9/11 테러사건 이후에 우리나라도 생물무기에 대한 대처를 시작했는데,
생물무기의 특징은 탐지가 어렵고 일단 살포되면 방어할 방법이 거의 없다고 합니다.
- 유일한 대책이 백신을 비축하여 접종하는 것인데, 따라서 나라마다 백신 확보경쟁이
치열합니다.
- 따라서 생화학무기는 핵폭탄 보다 더 무섭고 위협적이라고 합니다.
- 우리나라의 “식품의약품안전청”에 의하면 미국, 일본 등은 전 국민의 70~100% 분량을
확보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현재 14% 정도에 해당하는 700만명 분을 비축했으나
이중 565만명 분이 독성검사에서 불합격했거나 유효기간이 지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 또 다른 보도에 의하면 3500만명 분 가운데 2680만명 분이 부적합 판정 및
보존기간이 지난 것으로 드러났다고 하는데, 어느 보도가 정확한 것인가 보다는
이토록 심각하다는 것이 문제이겠습니다.
- 두 보도의 숫자의 차이는 아마도 “Dose"라는 단어의 해석에 따른 느낌인데,
어느 보도가 맞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어찌되었든 무서운 일입니다.
- 천연두 백신은 2002년부터 우리나라의 국내제약회사가 개발하여 납품하고 있는데,
문제는 완제품이 아니라 원료로 보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 즉, 원료로 보유하고 있다가 유사시에 12시간 안에 제품화 하여야하지만,
이번에 “감사원”이 “질병관리본부”를 감사한 결과, 원료를 제품으로 만드는데 최소4일이
걸려서, 감사원은 제품으로 만들어 보관하고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한 국가검정을
받으라고 지시하였습니다.
- 이에 따라 원료를 제품으로 만들어 검사를 실시한 결과, 안전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입니다.
- 또 다른 문제는 백신원료의 유효기간인데, 우리가 비축한 원료들은 이미 유효기간인
3년이 지난 것이 대부분이라는 것입니다.
* 탄저병(炭疽病 = Anthrax)과 페스트(흑사병-黑死病 = Pest)
- 천연두 이외에 무서운 것은 “공포의 백색가루”라는 “탄저균”인데,
이는 치사율이 95%에 달합니다.
- 탄저균은 9/11 테러 이후에 우편물을 통한 생물테러에 의하여 미국에서 5명이 사망한
기록이 있습니다.
- “탄저병”은 사람뿐만 아니라 동물에게도 있고 또 농작물인 식물에도 있는데,
이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에 다시 드립니다.
- 이 이외에도 “페스트 균” 도 무서운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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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산별신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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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의 신구간(新舊間) ]
- 제주도에는 “손 없는 날”이나 “윤달”과 매우 비슷한 풍습을 가진
“신구간(新舊間)”이라는 기간이 있어서 매우 흥미롭습니다.
1. 신구간(新舊間)의 뜻
- 제주도 세시풍속 중 음력 정월 초순경을 전후하여 집안의 신들이 천상으로 올라가
비어 있는 기간을 말합니다.
- 즉, 묵은해의 마지막 절기인 대한(大寒) 후 5일에서 새해의 첫 절기인 입춘(立春) 전
3일 사이로 보통 일주일의 기간이 되는데 양력으로 1월 25일 경부터 2월 1일 경까지의
기간입니다.
- 이 기간에는 이사나 집수리를 비롯한 집안 손질 등 여러 가지 금지된 일을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합니다.
2. 배경
- 이 믿음의 근본배경은 “가신신앙(家神信仰)”에서 나왔다고 알려집니다.
- 이 기간에는 이른바 구년세관(舊年歲官)의 신들이 신년세관(新年歲官)의 신들과 임무를
교대한다고 합니다. 즉, 신구세관(新舊歲官)이 교대하는 과도기간(過渡期間)으로 지상의
모든 신격(神格)이 천상으로 옥황상제(玉皇上帝)께 새로운 임무를 부여 받기 위해 하늘로
올라간다고 합니다.
- 따라서 신들의 부재기간이 되는데, 즉 새로운 임무를 부여받아 내려오기까지의
공백기간(空白期間) 인 셈입니다. 이때에 이사를 하거나 해 묵은 집수리를 하면
동티( = 액-厄)를 막을 수 있다고 합니다.
- 이 기간에 주로 하는 일은 이사를 비롯하여 부엌-문-변소의 수리, 외양간고치기,
집고치기, 울타리 안에서의 흙 파는 일, 울타리나 돌담 고치기, 나무 베기, 묘소 수축 등
다양합니다.
- 그런데 만일 아무 때나 이러한 일을 하면 동티가 나서 화를 입는다 합니다.
3. 이때의 풍경
- 신구간은 이렇게 여러 가지 일을 마음 놓고 하는 기간인데, 근래 도시지역에서는
이사하는 일이 강조되어 주로 이사하는 기간으로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 그래서 셋방살이하는 사람들은 이 기간에 일제히 이사를 하므로 거리마다 가고 오는
이삿짐을 많이 보게 된다고 합니다.
- 관련업계에 따르면 제주도내에서 한해 이사를 다니는 집 가운데 90% 이상이 이 시기를
택하고 있다고 하는데, 따라서 그에 따른 폐해도 심각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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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전에 “우리 집에 계시는 신(神)들”이란 주제로 글을 올렸던 적이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도 “삼신할머니”, “성주신”, “조왕신” 그리고 또 “터주대감” 등의
신들의 이름을 일상생활에서도 자주 쓰고 있고, 또 그 신들은 우리의 마음속에도
깊숙이 들어앉아 있는 정신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명절로 맞는 설날, 추석, 정월대보름, 단오, 백중 등의
민속기념일이나 요즘 많이 늘어나고 있는 등산하시는 분들이 “산신제(山神祭)”를
지내는 것 등등이 이러한 우리의 전통과의 일련의 연장선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자신의 집에서 항상 몸가짐을 바로하고, 말을 삼가고
항상 주위의 모든 것을 존중하는 마음이라 하겠습니다.
이것은 남을 불편하게 만들지도 않고, 남에게 내세우지도 않고, 또 그다지 돈이
들어가지도 않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하면, "손“은 이와 맥락이 같은 것으로 ”손 없는 날“을 따진다는 것은
한낱 미신(迷信)일 수도 있지만, 이는 이사나 혼례, 개업식 등의 중요한 행사를
신중하게 준비하고 처리하라는 우리 조상의 뜻과 당부가 들어있다고
보아야겠습니다.
다음에는 “살(煞)”에 대하여 살펴봅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우와 한달음에 읽었더니 숨이 먹히는군요. 손이라는게 손해의 뜻으로 막연히 알고있었는데 새로이 배웠슴다. 감사합니다 학장님! 이왕이면 좋은날을 고르고 싶은 것이 동서고금을 통해서 내려오는 인간의 욕망이지요. 성심 성의 껏 모든 것을 준비 한 후라면.. 어떤 결과든 후회 없을것 같군요. 후속 살도 궁금해집니다.
조금 길다고 생각했지만, 중간에 잘라서 둘로 나눌만한 자리가 없어서 길게 썼습니다. 우리 말은 "뜻 글"이 아니고 "소리 글"이기때문에 한자에서 온 말이 아닌 순수 우리말은 멍청히 있다가 갑자기 말을 하다 보면 "어! 이게 무슨 말이지???" 할 때가 있습니다. 한참을 공상의 나라에 갔다가 갑자기 "사람"하면 그 말이 무슨 말인지 몰라서 "사람이 무슨 뜻이야???" 하고 바보가 될 때가 있습니다. 나만 그런가요??? "손 없는 날"에 대하여 예전부터 흥미가 있었는데, 좀 더 상세하게 알아보려고 민속에 관한 책들도 들쳐 보았지만 기대한 만큼의 내용이 없었습니다.
옛날 노인에게서 들었는데 역병이나 귀신을 손이라고 하였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그 이름을 직접 부르면 귀신이나 역병이 자기를 부르는 소리를 듣고 찾아와 재난이 닥친다고 믿었다 합니다. 그래서 뭐라고 불러야 되는데 마땅한 이름이 없고, 귀신이나 역병이 모르게 하는 요샛말로 일종의 은어라고 합니다. 사람들이 손, 손님이라고 하면 우리는 다 알고 있는데 귀신 등은 자기 이름을 안 불렀으니 헷갈려, 눈치 못 재고, 그래서 재난을 안 당한다는 일종의 귀신 속이기라고나 할까? 그래서 귀한 아들일 수록 천한 이름, 개똥이, 도야지. 등 을으로 불러 귀신이나 역병을 속이려고 하는 일종의 관습이었다고 합니다.
예, 그렇습니다. 요즘도 직접적인 호칭이나 사물의 명칭을 그대로 부르지 않고 대명사를 사용하거나 또는 우회적인 표현을 하는 경우가 많고 아니, 언어의 발달로 그러한 경우가 더욱 늘어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 사장님은 워낙 아시는 것도 많고 또 깊이 알고 계시니 가끔 좋은 글을 올려주시면 좋겠습니다. 글을 쓰다보면 이것 저것 참고하다가 더욱 많이 알게되는 경우도 있고 또 이미 알고 있었던 것들이 잘못 된 것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좀 번거롭고 귀찮지만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잘 읽었읍니다. 전통적으로 사용하던 '손 없는 날'의 의미가 나름대로 있었으리라 생각합니다. 미신이라기 보다는 삶의 경계를 갖자는 의미가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수고하셨읍니다.
사업은 어떠신지요? 잘 나가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손 없는 날'도 그렇지만 옛부터 내려오는 우리의 전통이나 믿음에 어느하나 헛된 것은 없으리라 믿습니다. 모두 오늘날의 기준으로 다시 해석하여 새로운 뜻으로 바꾸어 이해하는 마음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