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총재 한국은행 창립 제75주년 기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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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aker: 이창용 총재
Date: 2025.06.12
Word Count: 386
<Glossary>
1. 통화신용정책 – monetary and credit policy → 기준금리·유동성 등을 통해 경기와 물가를 조절하는 중앙은행 정책
2. 금융통화위원회 – Monetary Policy Board → 한국은행의 통화정책(기준금리 등)을 심의·의결하는 기구
3. 전년 동기 대비 - on a year-on-year basis
4.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 - accommodative stance of monetary policy → 금리를 낮게 유지하고 유동성을 확대하는 정책 방향
<Script>
한국은행 임직원 여러분!
75년 전, 한국은행은 물가안정을 도모함으로써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하겠다는 사명을 안고 첫 발을 내디뎠습니다.
그날 이후, 시대마다 맡겨진 책무를 충실히 수행하며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오랜 세월 통화신용정책의 수립과 집행에 헌신하신 선배님들께 깊은존경을 표합니다.
아울러 한국은행의 나침반 역할을 해주시는 금융통화위원님들과 각자의 자리에서 소임을 다하고 계신 임직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올해는 한국은행 창립 75주년이자, 광복 80주년을 기념하는 뜻깊은 해입니다.
지난 6개월은 급변하는 국제 정세와 정치 갈등으로 인해 광복 직후의 혼란을 떠올리게 할만큼 엄중한 위기의식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국제적으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이스라엘-하마스 전쟁등으로 지정학적 긴장이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의 보호무역 조치 강화로 글로벌 통상여건이 악화되고 세계경제의 분절화 흐름도 뚜렷해졌습니다.
대내적으로는 지난해 말 비상계엄 이후 고조된 정치적 불안정성이 장기화되면서 사회갈등과 분열이 심화되었습니다.
지난 6개월은 ‘불확실성’이라는 한 단어로 요약될 만큼 혼란스러운 시기였습니다.
우리 경제는 이러한 대내외적 충격으로 인해 성장세가 크게 둔화되었고, 특히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은 큰 어려움에 직면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우리는 희망의 징후를 볼수 있었습니다.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경제적‧사회적으로 큰 비용을 치렀지만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우리 민주주의가 강건하고 회복력이 있음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성숙한 민주주의를 기반으로 새 정부가 출범한만큼, ‘통합’의 마음으로 사회 결속을 다지고 ‘실용’을 앞세워 경제활력을 되찾기를 기대합니다.
한국은행 또한 소신과 원칙에 따라 통화정책을 운용하고 물가안정 등 국가 경제의 미래와 국민 생활 안정에 필요한 모든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여 이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힘을 보태야 할 것입니다.
임직원 여러분!
올해 우리 경제상황은 결코 녹록지 않습니다. 지난달 경제전망에서 발표했던 것처럼, 금년도 경제성장률은 0.8%, 내년도 성장률은 1.6%로 지난 2월 전망에 비해 큰 폭으로 하향 조정되었습니다.
올해 예상되는 성장률은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19 위기를 제외하고는 지난 30년간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불과 3개월 만에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0.7%p나 낮춘 것 역시 매우 이례적인 일입니다.
이러한 낮은 성장률의 배경에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인한 수출 둔화 우려가 큰 부분이지만, 지난 6개월간 정치적 불확실성아래 내수 회복이 지연되면서 상반기 성장률이 전년동기대비 0.1%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는 점 역시 중요한 요인입니다.
내년 성장률 1.6% 전망에도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입니다.
앞으로 내수는 점차 회복할 것으로 기대하지만 미국 관세정책과 무역협상의 향방에 따라수출 흐름이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이러한 상황을 매우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그만큼 경기부양 정책이 시급해졌다고 보고 있습니다.
우리는 작년 10월 이후 네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등 경제 활력을 제고하기 위해 노력해왔으며, 앞으로도 당분간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할 생각입니다.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의 긴밀한 공조도 이어져야 할 것입니다.
다만 어느 정도의 경기부양이 적절한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낮은 성장률을 단순히 경기순환의 관점뿐만 아니라 구조적인 시각에서도 평가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