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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법 쌀쌀한 덴버의 아침 8시10분, 잭슨 롱호퍼는 서둘러 차에서 내려 그가 앞으로 서너시간을 보낼 건물 안으로 들어선다. 유니폼을 입은 경비원이 열어주는 정문을 지나 물고기가 노니는 시냇물을 건너서 빅토리아 스타일로 지은 가게를 거쳐서 도서관, 코코넛 극장, 음악실, 수학실, 컴퓨터실을 지나면 전세계 현재 시간을 표시해주는 시계 4개가 걸려있는 TV실에 도착한다.
이제 네 살바기인 잭슨이 방금 도착한 곳은 탁아소. 그렇지만 보통 탁아소가 아니라 평범한 곳에 보내면 자기 자식이 조금이라도 부족한 교육을 받을까봐 염려가 대단한 부모들이 아이를 맡기는 동화속에나 나올 것 같은 탁아소 「크렘 드 라 크렘」이다.
요즘 스스로를 「조기아동교육기관」이라 자칭하는 탁아소들이 전국의 탁아소에 가는 미취학아동 1300만명의 부모중 가장 부유한 이들로부터 과외 돈을 긁어모으고 있다. 그 또래 꼬마들 신체 사이즈에 맞춘 테니스 코트, 놀면서 배우도록 고안된 호화 운동장, 외국어 학습, 독해준비반, 컴퓨터 훈련, 두뇌기능증진 훈련등을 제공해서다.
이런 돈많이 드는 탁아소가 반드시 아이들에게 가장 좋은 것은 아니라고 반대하는 사람이 없는 것은 아니다. 『아직 유치원도 가지 않은 아이들에게 학과 공부를 시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고 비영리단체 차일드 케어 액션 캠페인 회장 페이스 월은 말한다. 이 시기에는 대화하고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지내는 것을 배우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래도 『자기 아이에게는 최고의 것만을 주기 원해 아무리 비싸도 기꺼이 부담하겠다는 부모들이 점차 많아지고 있다』고 탁아업계 뉴스레터 「차일드 케어 인포메이션 익스체인지」 발행인 로저 뉴제바우어는 말한다.
현재 덴버와 댈라스 교외, 캔자스 시티, 시카고에서 운영중인 「크렘」의 경우 기저귀를 찬 어린 아기들의 경우 월 1200달러, 기저귀를 뗀 아이는 900~1000달러를 받는데 모두 보통 집의 10배만한 면적에 500만달러씩 들여 온갖 호화시설을 갖추었다. 아이들 사이즈에 맞춘 TV 스튜디오와 극장은 물론 어린이 이발관, 탁아소 유니폼이나 바쁜 부모들이 아이 생일선물을 살 수도 있는 선물가게까지 갖추었다.
그뿐인가. 야외 코트에서 테니스 개인 레슨도 하고 역시 아동용 농구 코트와 조그만 축구장, 야외 극장과 놀이터는 물론, 뜨거운 여름 한철 요긴하게 쓰이는 물놀이 공원도 있다. 이 탁아소로 전화하면 상냥한 교환 아가씨가 불어로 응답하며 아침과 점심 메뉴를 탁아소 전체에 여기 저기 놓여있는 컴퓨터 스크린에서 번쩍인다. 시큐리티 또한 대단해 유니폼을 입은 경비원이 정문을 지키고 20개쯤 되는 폐쇄회로 카메라가 탁아소 전체에서 돌아가고 있다.
「크렘 드 라 크렘」의 대표는 페이 퍼 뷰 TV 공동창설자이기도 한 브루스 카파스로 1977년부터 이 일에 뛰어들었다. 「크렘 드 라 크렘」은 원래 17년전 휴스턴에서 시작된 탁아소로 아틀랜타에도 몇 개가 있는데 그 프랜차이즈 권리를 카파스와 동업하는 부동산 개발업자에게 매각한 것. 카파스는 이 회사를 전국적으로 확대할 계획으로 내년 5월, 댈라스에 5번째 센터를 여는데 이어 앞으로 5년내에 전국에 50개를 세울 예정이다.
크렘이 노리는 대상은 자기 아이가 눈 뜨고 있는 동안은 잠시도 쉬지않고 무언가를 배워야 한다고 생각하는 전문직업인들로 아침 6시30분부터 아이들을 받기 시작한다. 아이들이 하루 종일 한 장소에서 시간을 보내는 다른 탁아소들고 달리 크렘에 다니는 2세 이상 아이들은 30분에 한번씩 방을 바꿔 옮겨 다니며 하루 종일을 보낸다.
2살짜리들이 불어, 컴퓨터, 클래식 음악을 배우느라 탁아비는 자꾸 올라가
그 지역에서 가장 비싼 탁아소보다 최소 월 200달러가 더 비싸도, 좋다는
부모들은 많기만 하다고 카파스는 즐거워하고 있다.<The Washington Post>
- 10/30/99/hkusa -
* 학교 /선생님들 무력감
- 학생 생활지도 이미 교사손 떠나
1일 오전 인천지역 중-고등학교 교장 80여명이 시교육청에서 긴급회의를 가졌다.
교장 선생님들은 『중-고등학생 100여명이 화재로 술집에서 떼죽음을 당할 때 선생들은 무엇을 했느냐』는 사회의 따가운 질책 때문에 고개를 들지 못했다. 각 학교장 책임 아래 학생들의 유흥업소 출입근절 대책을 세우자는 결의도 있었다.
그러나 학교로 돌아가는 교장 선생님들은 하나같이 자신들의 무력함을 한탄했다.
『학생 생활지도는 학교의 손을 떠난 지 오래다』(경인여상 조경인 교장). 『한 반에 절반 이상의 학생 들이 주말이면 유흥가에서 술을 마시지만 교사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정석항공고 박수일 학생부장).
경인여상 이문우(51) 학생부장은 『교사들의 권위가 무너져, 교실에서 학습 분위기 잡는 것도 어려운데 교외지도를 할 수 있겠느냐』며 『교사들이 「패배주의」와 무력감에 빠져 있다』고 털어놓았다. 경인여상은 이번 화재로 5명이 사망하고 6명이 부상했다. 인천지역 각급 학교에서는 한 달에 3∼4차례 합동지도를 하고 각 학교별로 자체 지도를 하고 있지만 효과는 없다. 교사들은 『학생들이 많이 몰리는 업소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지만, 유흥가를 돌아다니는 학생들을 단속하려다 봉변 당한 교사가 한둘이 아니다』고 털어놓았다.
교사들이 유흥업소에 들어가려고 하면 술집 종업원이나 불량배들이 출입을 막는다. 「사법권」이 없는 교사들로서는 어쩔 수가 없다고 한다.
어차피 말을 듣지 않는 학생, 돈을 벌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유흥업소 주인들, 청소년 출입을 뻔히 알면서도 이를 묵인하는 경찰과 공무원, 여기에 교사가 무엇을 할 수 있겠느냐는 체념이다.
그러나 학생들 사이에서는 술을 마시지 않으면 「왕따」를 당하는 분위기가 널리 퍼져 있다. 아무 이유 없이 어른들처럼 일주일에 2~3회 술을 마시는 학생들도 적지 않다고 한다. 이번 화재로 부상을 당한 오모(17)군은 『주말이면 친구들과 어울려 술을 마시러 간다』며 『특히 생일, 시험 끝난 날, 여자 친구와 만난 기념일(100일, 1년 등), 수능시험 100일 전 같이 특별한 날에는 반드시 술을 마신다』고 했다.
김모(19·D여상)양은
『금요일, 토요일은 밤을 새워가며 술을 마시는 친구들이 많다.
평일에 술을 마시고 다음날 학교에 결석하거나 등교 후에 양호실에 누워
지내는 아이들도 있다』
고 말했다. - chosun/11/1/99 -
* 학교정보안내 웹사이트
많은 사람들이 집을 이사할 때 자녀가 다니게 될 학교를 거주지의 중요한 선택기준으로 삼는다. 또 공립학교 교육질에 대한 학부모들의 불만이 고조되면서 부모에게 학교 선택권을 주는 교육구도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이같은 추세에 따라, 주교육국, LA교육구 등 정부기관과 사설단체들은 학부모들이 특정 학교의 각종 정보를 손쉽게 구할 수 있도록 인터넷에 게시하고 있다. 한인 학부모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이 웹사이트들은 각 학교의 시험성적, 인종분포 등 기초적인 통계를 모두 제공한다. 학교정보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원스톱 웹사이트들을 소개한다.
▲LA교육구 홈페이지 (www.lausd.k12.us/welcome.html)
LA교육구산하 학교에 관해 가장 총괄적이고 최근(98∼99)의 통계자료를 제공한다. 위 웹사이트에서 「School Profile」에 마우스 버튼을 누르면 학교검색 페이지에 들어간다. 이 웹사이트는 지난 5년간의 인종분포, 출석률, 영어미숙 학생수, 전학률, 징계수 등의 통계와 추세를 비롯해 교과별 교사수, 담당교육위원 등 가장 방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그밖에 교육구 전체의 각종 통계자료를 열람할 수 있다. 그러나 스탠포드 9 등의 시험성적은 「Achievement」홈페이지에 들어가 따로 검색해야 한다. 이 페이지도 스탠포드 성적외 교사의 결근수, AP과목 수업률, 대입준비과목 낙제율 등 유익한 자료가 담겨있다. 또 학교별 캠퍼스 범죄통계는 LA교육구 경찰 페이지 (www.lausd.k12.ca.us/police)에 들어가 검색해야 하는데 범죄유형으로 정리된 세부한 자료를 지난 학년도까지 5년기간을 열람할 수 있다.
▲LA시장 학교성적표(www.cityofla.org/MAYOR/lausd/index.htm)
리처드 리오단 시장의 후원아래 UCLA 통계학자팀이 개발한 이 웹사이트 역시 LA교육구 산하학교의 정보를 제공한다. 이 웹사이트는 LA교육구 웹사이트를 비롯한 7개 출처의 자료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정리한 것이 특징이다. 학년별 스탠포드 9 및 SAT 성적, 클래스당 학생수, 학생당 지출액, 컴퓨터수, 범죄건수, 정학 및 퇴학건수를 비롯해 인종분포, 자격증 교사 비율, 무료급식 학생비율, 영어미숙학생 비율 등이 정리됐으며 교육구 평균과 비교할 수 있는 색깔로 분류됐다. 이와 함께 방과후 지도, 토요일 수업 등 각 학교에서 제공하는 특별 프로그램이 열거됐다.
▲주교육국 웹사이트(www.ed-data.k12.ca.us)
주교육국이 운영하는 이 웹사이트에서는 캘리포니아주 전체 초중고등학교를 검색할 수 있다. 각 학교의 통계자료 내용은 약 3장 분량으로 LA교육구 자료에 못지않게 방대하면서도 여러 웹페이지를 뒤질 필요가 없다. 그외 교사의 인종분포, 특별교육 교사수, 인종별 졸업생수, UC요구과목 이수생, 중퇴생수가 열거됐으며 특별 프로그램에 대해 더 자세한 내용이 있다. SAT점수는 10년간 추세를 볼 수 있으며 주/전국평균과 비교할 수 있다. 단점은 LA교육구 통계자료보다 1년이 늦다는 점. 스탠포드 9은 99년도 점수가 입력됐으나 나머지 대부분의 자료는 97∼98학년도가 가장 최근이다. 이 웹사이트에 포함되지 않은 더 자세한 내용의 정보는 교육국 홈페이지(www.cde.ca.gov)에서 「DataQuest」, 「Student Perfomance Data」등 여러 범주아래 분류되어 있다.
▲사설 웹사이트
Great Schools.net(www.GreatSchools.net/gs/)-비영리단체에서 운영하는 웹사이트로 캘리포니아 전체의 공립학교를 검색하고 여러 학교를 비교할 수도 있다. 스탠포드 및 SAT 성적, 평균 교사경력, 영어미숙학생의 모국어분류, AP과학 및 수학 이수율 등의 통계가 있으며 학교를 선정하는 요령에 대해 상세한 설명이 있다.
School Wise Press(www.schoolwisepress.com)-상업적 웹사이트로 캘리포니아 학교의 스탠포드 및 SAT 성적, 학생수 등 매우 간단한 정보는 무료로 볼 수 있으나 더 상세한 8∼12장 분량의 자료는 학교당 6달러에 구입해야 한다. 이 자료에는 학년별 또는 과목별 클래스당 학생수, 교사의 평균연령 및 경력, 시험성적 해설, UC 및 칼스테이트대학 합격률, 남성교사비율 등이 포함됐다.
그외에 미전국의 학교를 검색할 수 있는 상업 웹사이트(www.SchoolMatch.com)가 있는데 학교당 34달러를 부과한다. 부동산업체에서 운영하는 웹사이트(www.2001beyond.com)는 미전국의 교육구에 대해 기본적인 자료를 제공한다. - hkusa/11/1/99 -
* 공부에 등 돌린 아이들
인천 호프집 화재참사는 희생자들이 고교생이라는 점에서 어른들에게는 더욱 충격적이다. 당시 상황은 쉽게 유추할 수 있다. 50여평의 그리 좁지 않은 술집은 학생들로 가득 차 있다. 마침 토요일 저녁이라 다들 느긋한 마음으로 술잔을 기울인다. 실내는 담배 연기로 자욱한 가운데 곳곳에서 왁자지껄 웃음소리가 터지고 짓궂은 장난이 오간다. 화마(火魔)는 순식간에 이들을 덮치고 내부는 곧 아수라장으로 변한다.
▼ '학생 전용 술집'성업▼
이런 ‘학생 전용 술집’은 사실 전국적으로 한두 군데가 아니다. 청소년 음주인구도 결코 만만치 않은 숫자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문제가 표면화됐으므로 흡연 문제를 포함한 청소년 음주대책을 조속히 세워야 할 것이다. 이와는 다른 차원에서 짚고 넘어갈 일이 있다. 학생들이 유흥가를 자주 드나들고 밤늦도록 술을 마신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공부에서 마음이 멀어져 있다는 얘기가 된다. 이런 풍조는 이번 사고와는 별개로 전부터 감지되어 왔다.
요즘 거론되는 ‘교실붕괴’현상은 학생들의 ‘공부 기피’, 심한 경우 ‘공부 혐오’의 또다른 얼굴이다. 교사들이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하지 못하고 구태의연한 수업방식을 답습하는 측면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문제의 본질은 학생들 스스로 공부에 절실한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 데 있다. 한가지 학업성취 동기를 꼽는다면 대학 진학이 있기는 하다. 이 역시 2002년 대학입시부터 무시험 전형이 예고되면서 ‘공부 안해도 얼마든지 대학에 갈 수 있다’는 인식이 퍼져 있다. 특기 적성을 강조하는 것이 새 입시제도이므로 잘못된 생각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연예인을 지망한다든지 해서 처음부터 공부에 관심이 없는 학생도 상당수다.
학력저하도 두드러진다. 얼마전 한 입시 전문기관이 11년전의 모의고사 문제를 갖고 현 고1학생에게 시험을 보게 했다. 객관성 유지를 위해 같은 지역을 골라 11년전 성적과 비교했더니 전체평균점수가100점 만점에 64.9점에서 56.2점으로 8.7점이나 떨어졌다고 한다. 학생들이 공부를 하지 않는 데 따른 당연한 결과다.
어떤 사람들은 학습 목표가 달라졌기 때문에 과거와 같은 기준을 적용해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즉 창의력이나 개성을 키워주는 쪽으로 교육 방향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창의력 개발과 공부 안하는 것은 엄밀히 말해 별개의 문제다. 창의력은 기본적인 학습능력이 갖춰져 있는 상태에서만 제대로 빛을 발한다. 컴퓨터 만화 등 한가지만 잘하면 된다는 주장도 있다. 그럴듯하게 들리지만 우리처럼 특기나 적성교육을 위한 기초여건이 갖춰지지 않은 현실에서는 공부 안하는 구실이 되는 경우가 많다.
창의력을 중시해온 미국 교육의 예를 들어보자. 빌 클린턴 대통령은 94년 ‘The Goals 2000’이라는 이름의 교육개혁법을 제정해 ‘미국 학생들의 수학과 과학 실력을 세계 제일이 되도록 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 미래는 어찌될지…▼
그 결정적인 계기는 각종 국제학력평가 비교보고서에서 미국 학생들이 선진7개국(G7)과 한국 등 다른 국가에 비해 현저히 처지는데 자극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기대만큼 성과가 나오지 않자 올해에는 교육성과가 부진한 학교를 폐쇄 조치하겠다며 으름장을 놓고 있다. 여기에는 창의력도 중요하지만 먼저 학업성취도를 높여야 한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이런 노력은 다른 선진국들도 마찬가지다.
우리 경제발전의 원동력이 높은 교육열이었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초중고교시절 대학진학을 목표로 어느 나라 학생보다도 공부를 열심히 한 덕분이었다. 입시병의 문제가 지적되기도 하지만 과열에 따른 부작용일 뿐 경쟁 자체는 긍정적인 면이 많았다. 이런 강점이 서서히 사라지고 있다. 원인은 여러가지다. 이론에 치우친 교육정책, 가치관 변화, 가난을 모르고 자란 신세대들의 목표상실, 놀자판 사회분위기 등….
우리는 국제학력경시대회에서 선진국 학생들을 누르고 뿌듯해 하면서 그들을 흉본 적이 있다. ‘돈은 많지만 머리는 별로…’라면서. 이런 추세라면 우리가 그런 꼴이 안된다고 장담하기 어렵다. 미국과 같은 부자나라는 학생들이 공부를 못해도 별 상관이 없을지 모른다.
그러나 여전히 IMF체제 아래에 있고 훨씬 가난한 우리가 공부마저 안한다면 미래는 어찌될까.
-홍찬식-donga/11/2/99 -
* 영재교육, 국가적 관심을
지금 우리 사회는 교육과 관련해 우려의 목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교육부장관 교체시마다 예외없이 내놓는 교육개혁안이 취지와는 달리 많은 부작용을 낳는 현실을 보면 다른 사람들도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리라 믿는다.
오늘날 우리나라 교육제도의 문제점을 이야기할 때 많은 지식인들은 암기식 교육체질과 영재교육의 부재를 든다.
먼저 영재교육 부재 문제부터 따져보자. 혹자 가운데는 우리도 영재교육제도가 있고 그간 많은 영재들을 한데 모아 교육해 왔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제도 자체가 기술부족과 운영부실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면 그 제도는 없는 것보다 못하다고 생각한다.
중요한 국가의 정책이나 제도가 그 효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할 때는 국민들에게 큰 좌절감을 안겨줌과 동시에 많은 국가예산을 축내는 애물단지로 전락해버리는 경우가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거꾸로 생각하면 한민족의 자질이 세계 그 어느 민족에 비해 월등하다는 사실은 그간 우리의 교육제도가 가장 잘 증명해주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이유인 즉 지구상에서 가장 바람직하지 못한 교육제도를 계속 고수해오면서도 오늘날과 같은 경제발전을 이룩했기 때문이다.
영재란 신이 인간에게 내려준 극소수의 인재로서 보통 사람들이 갖지 못한 창조력을 가지고 태어나는 사람을 말한다.
그리고 인류의 발전은 이런 영재가 타고난 능력을 십분 발휘할 때 비로소 한단계씩 이뤄지는 것이다.
그런데 아무리 우수한 영재의 자질을 타고난 자라 할지라도 어릴 때부터 암기식 교육만을 계속 받게 되면 타고난 창조력은 모두 숨어버리고 모방만 하는 둔재로 변해버린다는 사실을 교육관계자는 반드시 염두에 둬야 한다.
그리고 둔재를 영재가 교육시킬 때에는 준영재로까지 이끌어 올릴 수 있지만 반대로 영재를 둔재가 교육시키게 되면 대부분 둔재로 변해버린다는 사실도 또한 알아둬야 한다. 누가 어떻게 교육시키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의 다양한 인재가 양성될 수 있다는 말이다.
우리는 어린이를 두고서 꿈나무란 말을 자주 하면서도 실제적으로는 이들 꿈나무를 어떻게 키우고 다듬어야 하는지를 제대로 연구하고 또 대처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나는 우리나라 교육제도의 문제점을 크게 두가지로 분류하고 각각의 해결방안을 다음과 같이 생각해보았다.
첫째 암기식 교육을 배격해야 한다. 국립대 입시에서 객관식 시험문제의 답안지 채점방법을 개선해 오답에 대해서도 정답과 같은 비율로 감점하는 것을 제도화해야 한다.
이땐 지금과 같은 암기식 교육을 받는 자보다는 원리 이해식 교육을 받는 자가 입시에 성공할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아지게 된다.
지금 국내의 초.중.고등학교 교육의 최종목표가 우수 국립대학에 입학하는 것이기 때문에 입시에 불리한 암기식 교육은 유치원 과정에서부터 학부모들이 앞장서 배격하게 마련이다. 이 방식이 정착되면 정답을 모르는 가운데 25%의 확률을 바라고 시도하는 연필 굴리기식 답안 작성은 사라질 것이다.
정직한 품성 배양, 즉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정직하게 밝힐 수 있는 자세와 용기는 국민이 바라는 교육목표 중 하나다.
둘째, 영재교육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국가 기간산업을 발전시키는 자세와
같은 국력을 모아야 한다.
분야별로 영재교육기관을 만들고 영재교육 전문가들이 교육을 맡아야겠다.
문제는 충분한 예산과 정책의 뒷받침이 있을 때 비로소 가능하다는
사실 또한 잊어서는 안되겠다.
-이의호 <한국건설방식기술연구소>-중앙/11/2/99 -
* 자녀들의 참화
정부의 청소년대책에 동공이 풀리고 있다. 55명의 중·고생들이 떼죽음을 당한 것도 그것이고, 초·중등학교의 교육붕괴현상도 바로 그것이다. 교실 한 구석에서는 나이 먹은 교사들이 학생들의 야유에 시달리는 나머지 하나 둘씩 학교를 떠나려 하고 있다. 유흥가 다른 구석에서는 청소년들이 무참하게 타죽었다. 정치 계산으로 교육의 비상구를 잠가 놓아서 교사들이 실종되고, 장삿속으로 비상구를 잠가놓아서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이다.
- 교육대책없는 청소년정책
불 난지 20여분만에 55명의 젊음을 스러져가게 했다니 말이 되는 소리인가. 정부는 교사들의 눈물과 젊은 영혼의 통곡소리를 낱낱이 들어야한다. 이번에도 어린 넋을 그대로 구천에 맴돌게 해서는 안된다. 정부가 이제는 교육의 비상구를 찾아내야 한다. 새천년의 문화를 준비하겠다고 구호로만 이야기할 일이 아니다. 새 천년은 이 시대 젊은이의 몫이니 당연히 그들에게 되돌려주는 교육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대통령이 교육을 바로잡는 고뇌를 보여주어야 한다. 이번에는 제발 후진국형 청소년정책과 교육정책을 벗어나야만 한다. 이번에도 저번처럼 어물쩡 넘어가는 정부의 모습을 보여서는 곤란한다. 누가 잘못했으니 누가 책임을 질 것이고 하는 식으로 빠져나갈 구멍을 찾지만 말고 아예 그 구멍부터 틀어막아야 한다.
어느 국가도 미성년자들이 불법영업 술집에서 떼죽음을 당하게 놔둔 적이 없다. 교실에서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모욕과 조롱을 당하게 방치하는 국가도 없다. 만신창이 클린턴 미국대통령마저도 청소년대책과 교육대책만큼은 본인이 챙기고 있다. 1년에 한번씩은 대통령이 주관하는 청소년대책회의를 열고 있다.
정부는 어린 넋들에게 명복을 빌겠다고 먼저 나설 일이 아니다. 이번 사고는 정부가 나서서 그들 어린 영혼들의 명복을 빌었다고 해서 금방 묻힐 사건이 아니다. 23명의 유치원생들이 떼죽음을 당한지 몇 달이나 지났는지 정신차리고 세어 볼 일이다. 정부가 국민과 어린아이들을 향해 무엇을 약속했는지 다시 한번 점검해 보라. 이제는 한 송이 국화 봉정으로 애도할 제스처도 없을성 싶다. 늘 하던 식으로 얼버무리면 일은 앞으로 더욱 더 터질 것이다. 청소년 대책, 교육정책이 모두 사각지대에 방치되고 있는 것을 먼저 막아야 한다. 수많은 아파트와 동네마다 그 흔한 청소년 놀이터 하나 없는 실정이다. 정부는 청소년들을 그렇게 홀대하고서도 그들에게 국가미래를 책임지라고 말하지는 말아야한다. 청소년을 보호한다는 말도 그렇고, 미성년자들에게 미래를 약속한다는 이야기도 이제는 공허하게 들린다.
모두가 청소년에게 이근안씨처럼 고문하기 때문에 하는 소리이다.그동안 교사들은 청소년들에게 명문대 입학이라는 자백을 받아내기 위해 별별난 고문을 다 해왔다. 학교붕괴란 것도 따지고 보면 학부모가 방조하고 정부가 수수방관한 대입시를 향한 정신적인 고문의 상처일 뿐이다. 그래서 새로운 교육대책이라는 것들은 말만 들어도 지겹게 된다.이 소리가 듣기싫어 국민의 소리에 귀를 막는 정부가 되어서는 곤란하다.
지금의 젊은이들에게는 놀 짬도 없고, 놀 터도 없다. 그 틈새를 유흥업소가 파고들어간 것이다. 이 틈새 메우기 싸움에서 정부는 언제나 속수무책이다. 그러니 만들어지는 청소년 대책마다 구호와 그림으로 채워질 수밖에 없다. 하지마라고 해서 안할 공무원들이 아니고, 팔지 말라고 해서 못팔 장사꾼도 아니다. 가지말라 해서 안갈 젊은이들이 아닌 것을 뻔히 알면서 만들어낸 청소년보호대책이니 하는 말이다. 게다가 청소년 대책에는 교육대책이 쏙 빠져있어 더욱더 공허하다.
- 땜질처방 더 큰 禍 부를것
청소년 업무가 행정적으로 교육부의 소관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그렇다는 것이지만 말도 안되는 소리이다. 청소년문제는 교사가 맡게 하라. 그러려면 교사들에게 용기를 주고 힘을 북돋아주어야 한다. 업무분장을 둘러싼 부처이기주의 때문에 젊은이를 죽음의 길에 내버려 둘 수는 없다. 앞으로 며칠 있으면 수능고사가 끝난 후 청소년들이 길거리로 쏟아진다. 겨울철 석달은 또 어떻게 할 것인가. 학교교육의 공백이 본격화되는 기간인데, 그들 모두에게 또 날벼락을 맞게 해서는 안될 것이다.
그러려면 우선 교사가 나서야 한다. 때맞춰 현장으로 교사들이 나서야 한다. 교사들도 청소년들과 함께하는 청소년 지도자들로 변해야 한다. 정부는 교사들을 교실밖으로 쫓아낸 교사정책도 반성해야 한다. 정치권력으로 교육정책을 들쑤셔 놓으면 결국은 교육만 다치게 된다는 교훈도 새겨야 한다. <韓駿相·연세대교수·교육학>-문화/11/2/99-
* 학생싸움에 교사월급 가압류
학생들끼리 교내에서 싸우다 부상당한 사건과 관련, 학생 관리를 소홀히 했다는 이유로 고교 교장과 교사들이 월급을 가압류 당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31일 서울시교육청과 시내 D정보산업고교에 따르면 이 학교 박모 전교장과 장모.박모.성모 교사는 지난해 7월23일 서울지법 북부지원으로 부터 "공무원으로서 불성실하게 학생을 관리했다"는 이유로 월급 1천780만원을 가압류당했다.
사건의 발단은 이 학교 3학년 K군(19)이 지난해 3월15일 교원 월요조회시간에화장실에서 L, H(18)군과 싸움을 벌이다 전치 4주의 상처를 입은 데서 비롯됐으며당시 K군의 어머니는 "학생관리를 잘못했다"며 담임교사인 장모 선생과 L군의 담임인 박모 교사, H군 담임인 성모 교사, 당시 박모 교장 등을 상대로 3천만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과 함께 각각 500만원씩의 채권 가압류 신청을 내 법원에 의해 받아들여 졌다는 것. 부상을 당한 K군은 지난 98년 자퇴했다 지난해 3월 복학했으며 L군등은 K군에게"네 나이가 몇살이냐"며 시비를 걸다 휴지 수거용 집게로 K군의 머리 등을 가격한것으로 알려졌다.
학교측은 지난달 11일 열린 이 사건 본안소송 첫공판에서
"공립학교인 만큼 논리상 사용자인 정부를 상대로 채권가압류 신청을 내야지
피고용인인 교사들을 상대로 월급을 가압류하는 것은 부당하다"
며 법원에 이의신청을 제기했으며 오는 2월29일 2차 공판이 열릴 예정이다
이 학교 신태준 교감은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을 일일이 통제하기 어려운 현실에서 학생싸움에
대해 교사의 책임을 묻는다는 것은 너무한 처사"
라고 주장했다.-한겨레/1/31/00-
* 영재학교 상위 0.01%돼야 입학
오는 2002년 문을 열 국립영재학교는 전국 초·중·고등학교에서 상위
0.01 %(각 100~300 명)의 우수 학생을 대상으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교육개발원 영재 교육 팀은 지난해 말 ‘영재 교육 진흥법’이 국회를 통과한 이후 ‘영재 교육 제도와 운영 방안 보고서’를 완성, 최근 교육부에 제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국립영재학교는 최상위 0.01 %에게만 입학 자격을 주고, 영재들은 초등 4~6학년 과정을 2 년 이내, 중·고등학교 과정 6 년을 4~5 년 이내에 마치도록 했다.
또 최저 입학 나이를 초등학교 4학년 이상으로 정해 초·중·고등학교 통합 학교 형태로 운영하고, 능력에 따라 월반이 가능하도록 무학년제를 채택할 예정이다.
한편, 영재학교 졸업생들은 무시험 전형이나 정원 외 입학 등의 방법으로
대학에 진학하게 된다.
이 밖에 보고서에는 영재의 판별 및 선발, 교육 과정의 제정 및 운영, 영재학교-영재학급 설치 및 운영, 학력 이수 인정 등 모든 사항을 담고 있다.-한겨레/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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